습관이란게 무섭다. 그냥 천천히 여유롭게 차분하고 편안하게 글자를 읽어 내려가도 될 것을 오른손 밑에 깔린 마우스는 쉴 새 없이 파란 블록을 만들고 딸깍대는 왼쪽 버튼이 무의미의 경종을 울린다. 정신병으로 분류해야 할 지도 모를 정체불명 무의미한 행동. 나도 모른 채 간과하고 넘어갔을 일들에 습관이란 명찰을 달아 줄 그나마의 여유가 남았나보다. 긁어도 시원해지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