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5 21:06

열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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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야


 


 


 


 밤은 고요하고 거룩하기만 하다.


 세상을 집어삼킨 나찰의 시선도 범접할 수 없는 세상.


 태초의 어둠은 공포를 낳았다고 하나


 바람의 아이들은 이곳에서야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모든 꿈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세상.


 은 빛 별의 질주와 함께 또다른 고뇌를 준비하는 시간.


 


 항상 나를 기다리는 밤이 슬며시 손을 들었는데.


 


 하루라는 시간을 고통으로 늘리는


 7월 말, 별도 없이 까막득한 하늘에


 텅 빈 공간을 보니 허탈한 웃음만 나오고,


 그래서 조금은 예쁘게 보일까해서


 붉은 물감을 덧칠하고 붓기도 하지만


 물감은 옷에 튈 뿐이고 하늘은 여전히 새까맣다.


 


 꿈을 쫒던 비둘기도 참새도 쉴 곳을 찾아 헤매고


 이제는 내 마음 속 주머니를 조금 열어둘 때도 되었는데


 창문을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도 결코 나를 웃게 만들지 못하고


 밤은 밤인데 어째서 이렇게 밤이 아닐까.


 


 바람처럼 스쳐지나가는 어느 밤의 광시곡.


 슬픔이 젖어 흘러내리는 어둑어둑한 구름이 그리워지는 날.


 한번은 그 흐릿한 것으로 몸을 씻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밤하늘에 잔뜩 내 허세의 말을 묻어놓고


 아름다운 시, 고독해 보이려는 남자가 손을 뻗어 하늘을 향하지만


 하늘은 하늘이고 그냥 하늘도 아니고 밤을 장식하는 하늘이며


 불구덩이 하나 몰래 감추어둔 깜찍한 저 하늘 덕분에


 오늘도 나름 화들짝 정신을 차리며 밤을 지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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