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부터
나는 나에게 부여받은
불확실한 생에 대해
나름 진지하고 깊은
고찰을 한 적이 많았다.
때론 산다는 것의 중압감에 치여
방관하고 살며
나의 만족과 불만족의 잣대에
정신없이 달렸다.
그러던 어느 더운 여름날의 오후.
콘크리트 계단에
위태롭게 피어난 너를 만났다.
흙먼지 뿐인 그 곳에서 너는
누구도 눈여겨 보거나
의미를 가져주지 않아도
자연의 순리대로
혹은 섭리대로
주어진 모든 생을
즐기는 여유마저 보인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가가 태어나면서
인생이란 것에 주제넘는 의문을 가질 때
너는 콘크리트에 피어난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