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4 00:16

임종臨終

조회 수 412 추천 수 4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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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마지막 호흡이

한가닥 한가닥 잘려가는 와중에

본인 외 누구도 방관하고 있다

마치 그 모습이 숭고한 의식인 양 지켜보는

이들에 대해 두려움이 일었다

 

악마가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고,

사신이 낫을 들이밀어 목이 잘린다 생각하고,

마침내 몸에서 혼魂이 나가기 직전,

웃는 낯짝으로 눈물을 흘리는 이들에게

노인은 진심으로 두려움이 일었다

 

살려달라 몸 전체가 부르짖는데도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는 모양새를 보며

노인에게 보인것은 지난 생애의 주마등이 아니라

구원의 손길을 아무도 내밀지 않는

가족이라 믿었던 이들의 증오로 일그러진 초상화였다.

 

 

----------------------------------------------------------------------------------------------------------

 

오랜만에 시좀 썼더니 몸의 진이 다 빠져버리듯 합니다.

지금 저도 임종 직전의 찰나에 와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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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RainShower 2010.01.24 00:16
    임종의 순간을 조금은 이기적인 시점에서 바라본 시인것 같네요. 타인의 죽음은 아름답게 포장되지만, 결국엔 타인의 죽음일뿐 그들의 슬픔은 일순간, 혹은 가짜라는 시선이네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편안하게 가세요'라는 말조차 죽음을 맞이한 본인에게는 '어서 빨리 죽으라'는 소리로 들리는게 되는군요. 주마등이 아니라 일그러진 초상화가 보인다는 표현에서 그때까지 쌓아왔던 관계는 죽음으로 인해 모두 헛된일이 된다는 걸 은근히 말하고 있네요.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 profile
    샌슨 2010.01.24 20:41
    이렇게 해석을 고급스럽게 해주셔서 감개무량 ㅠㅠ
  • profile
    샌슨 2010.01.24 20:40
    그런 느낌 좋습니다. 꾸준히 갖고 가시는게 중요한느낌이에요.(이봐.)
  • ?
    여노 2010.01.24 20:40
    심오하군요 시의세계란...
    뭔가 어렵습니다
    딱읽어봣을떈 너무좋아요 굿굿
  • profile
    샌슨 2010.01.24 20:42
    심오하기에 대충 난해하게 써놓는걸로 창도 레벨 경험치 챙겨갈때도 있지요.(응?)
  • profile
    Yes-Man 2010.01.24 20:59
    죽음. 종교 믿는 분들에겐 죄송한 말이지만, 사후세계가 있다는것이
    전혀 증명된것이 없기에 죽음은 소멸로 해석고 있습니다.

    소멸, 그것은 한 사람이 죽는것이 아닌 그 사람에게는 세상의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죠.

    남은자는 슬프지만, 죽은자는 그 슬픔의 행위조차 할 수 없는 소멸로서 절망합니다.
  • ?
    ThePromise 2010.01.24 22:37
    샌슨님은 모르시나 봅니다.
    임종을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은 세상을 떠나는 사람을 숭고한 의식인냥 보는것이 아니라
    단지 마지막으로 한번만더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가족들에 대한 중오의 마음이 아니라 미안함입니다
  • profile
    샌슨 2010.01.25 21:57
    물론 압니다. 허나, 세상만사 모든 임종이 님과 같은 아름다운 임종일 수는 없는 법이지요.
    그리고 임종도 경험해보지 않은 똑같은 입장에서 임종에 대해 모든 걸 안다는 듯이 입을 연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임종 같은 건 경험해본적은 당연히 없으니 뭐라 할 자격은 없지만서도
    제가 생각하는 임종의 순간이란 저럴 것이라는 느낌을 시로 표현해본것입니다.
    님도 이런 제 생각에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님도 엄연히 자신의 생각을 댓글로 표현해주신걸테니까요.
  • ?
    ThePromise 2010.01.24 22:39
    인생의 주마둥같은건 없습니다 단지 가족들에 대한..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마음뿐입니다
  • ?
    돈방석 2010.04.06 18:57
    심호한 시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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