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醒戰
더는 가난한 자에게 곡식을 주지 않겠다.
굽은 등에서 날개가 돋지 않은 새가 한 말이었다.
창과 칼이 땅에서 솟아나는 초원으로 내몰면서
그들의 가슴속에 추악한 희망을 불어넣으며
위대한 신을 위한 전쟁이라 말하였다.
꺾이는 창대마다 핏방울이 맺히고
친우는 노래를 부르며 까마기를 따라다녔다.
대서사시를 완성하는 찬탄이 음유시인들에게서 나오고
누가 묻는다면 성전이라 답하였다.
웃기게도 한쪽 깃발에는 하얀 독수리의 머리가 걸려 있었다.
당장에라도 소리를 지를듯한 머리와는 다르게
쪼그라든 날개와 몸은 찾을 수 없었다.
하이에나도 피하는 그 느끼한 고기를
누가 누가 가져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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