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이벤트 응모작>백지

by idtptkd posted Nov 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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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그건 손에 잡히지 않을 거라는 말이 맞았다


그가 저주를 걸듯이 내뱉었던 말이 맞았다


나는 하얀 비어있고 꽉차있는 것에 꽂혔다


눈을 감아도 눈꺼풀 속 문자를 읽지도 못한다


절대 너는 하얀 종이를 더럽힐 수 없었다


네가 앉아서 생각만 한다면 완벽은 그대로다


검은 책상 아래에 어린 애라도 있어야 했다


발 끝 검은 때라도 빠지지 않아야 했었다


여린 손에 쥐어진 펜이 더 무거워야 했다


가는 손목에 치기의 상처라도 그어야 했다


눈을 찔러 뽑아내 어둠에라도 갖혀야 했었다


만난 누구라도 내 심장을 뽑아줘야 했었다


입은 멋대로 움직여도 이야기가 되질 않았다


눈은 뒤집여져 넘어가도 꿈은 보이지 않았다


펜은 휘갈겨졌어도 글씨는 남겨지지 않았다


손이 까맣게 변해도 지문조차 남지를 않는다


잉크 한 방울이 떨어져야 생각이 뛰어 나온다


생각 그 한마디가 물처럼 고여 입을 막는다


입은 거짓을 그리고 진실을 또 먹어 치운다


눈은 보기 싫어서 감아서는 뒤로 넘어간다


하얀 화면이 사라져 검게 태워지면 끝난다


끝은 지겹게도 완벽이 아닌 패배의 말이다


눈물 터져도 서러움이 베어나와 손이 아프다


손끝 종이에 베인 듯 피가 나지를 않는다


다만 그 얕은 상처가 두통처럼 떠나질 않는다


어딜 가야 이 것이 끝나련지 나는 모른다


그건 순수한 공포이자 호기심일 뿐인 걸 안다


단지 내 목을 졸라서 비명조차 삼킬 뿐이다


압사 질식사 실족사 의사 자연사 그건 아니다


독살 총살 교살 자살 유살 피살 그것 뿐이다


발끝 무게가 춤을 추어도 숨이 멎은 것이다


하얀 피가 검게 붉게 푸르게 더럽게 변한다


아직 그의 말처럼 나는 백지를 잡지 못한다


게다 나의 손처럼 나는 백지를 참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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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참가에 의의를!!


 


-_-참 시 쓰고 다니까, 이 참 거시기 하네요.


(이건 뭐)


 


중간에 나오는 의사는 병원의 의사가 아니고,


교사랑 비슷한 말인데, 여기서 교사는 또 학교의 교사가 아니고,


교사는 목이 졸라 죽음을 의미하고,


의사는 비슷하기는 한데, 목을 매달아 죽는 겁니다.


=_=;; 저도 어디선가 책에서 본 거기는 한데, 확신까지는 못하겠고요.


 


유살은 '유인하여 살해'하는 것입니다.


 


참, 저 놈의 살 채우느라 힘들었네요-_-;;


 


(시 쓰는 것보다 힘든, 어휘 찾기... 응?)


 


이 시의 정체는 ㅇㅈㅇ


 


=_=;; 참 백지 쓰기 힘들다는 겁니다.


 


전 한글창 쓰는데 한글창 딱 켜면


 


와, 요 놈의 백지는 완전 아무것도 못하게 하죠.


 


그나마 한 줄 쓰면 다시 지우고, 한 문단 쓰면 다시 지우고,


 


그러다가 새글을 누르면 또 답답하고.


 


어떤 거든 이 백지가 가장 무서운 것 같습니다 ㅇㅈㅇ


 


 


라는 걸 좀 횡설수설 그냥 타이핑되는 대로 썼습니다 ㅇㅁㅇ//


 


언제나 참가에 의의를 ㅇㅁㅇ///


 


전 시를 전문으로 쓰지도 않으니


(...그러고보니 소설도 전문이 아닌 아마추어로 쓰지요)


 


이번 이벤트에서 노려야할 건 소설인데!


 


악! 어찌해야할 지 모르겠네요ㅠㅈ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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