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수천이 여기저기 스러져가는 광경 속에
홀로 찬 바람 맞으며 섰다
나는 수백수천의 희생물이 아니요 또한
이들을 아가리에 집어넣는 괴물도 아닌
다만 늪구덩이 옆에 선 버들가지
두려운 갈대는 도망치며 부르짖고
모두들 부르짖음 앞에 수백수천의 군중이 되어
또 다른 괴물을 잉태한다
나는 다만 부르르 떨 뿐,
허나 분개가 아니라 두려움에
끼이기도 끼기도 싫은
의지의 이율배반 속에서 한 걸음, 비껴설 뿐
묵빛 그을음은 입속에서 쓸쓸히 불타고
영원히 썩을 땅 위에서
나는 나아가지도 물러서지도 못한 채
번뇌를 그만둔다.
유주제 인가요? 아니면 자유주제?
그리고 불법 펌 금지 태그 해제 해주세요, 제가 작품들 모아서 정리해서 심사평도 같이 쓰고 해야돼서... 불편하게 해주셔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