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서 나는구깃구깃 구겨졌다나는 어디로든 숨고 싶었다뻣뻣이 풀을 먹였던 자존심은눈을 마주치는 순간울컥 치미는 뜨거움에흐물흐물 무너져버리고 말았다그저 발끝만 보고 있는 내 앞에서그대는 말이 없었다나는 발끝만 보고 있었다나는,나는 차라리 맨홀뚜껑이 되고 싶었다존재조차 잊혀진 채 그저 마구 짓밟히는그, 납작한,잔뜩 구겨진눈물이 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