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어둠을 몰고
소피아, 하얀 숨결이 맴돌때
나는 그대의 가슴에 머리를 파묻고
부러진 가지 끝에 늘어진 초승달이 일그러지면
깜빡거리며 잠에 든다.
소피아, 금빛 머리칼 휘날리며
누런 모래가 날리는 사막을 걸을때
나는 낙타가 되어 그대를 따르다
어느덧 쓰러져 쓸쓸히 모래속에 묻힌다.
소피아, 너의 휘도는 핏방울 속에서
나는 가득 주름진 손으로 너를 붙잡고
수천억년을 늙어간다.
소피아, 침묵을 지키며.
꽃은 물이 없어서 낡아가고
나 또한 초점 잃어 낡아간다.
어둠은 몰리고 몰리어 구름이 되고
주사위 굴려 그 확률에 갇힌
너와 내가 같은 사람이 된다.
소피아, 그대를 사랑해서
헝헝 울며 번져 없어지네.
어둠을 몰고 와서
모든 이에게 공등하게 던져준 주사위.
그리고 나는 침전하며
모래가 되어 모래시계 속을 이리저리 돌아
소피아, 그대의 의미 속에서
나는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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