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마름에 긴 새벽을 마구 삼켰다. 뜬 눈으로 삼켜대며 꼬박 밤을 새웠더니 쏟아지는 졸음에 골골- 하고 있었다. 궁금하였다. 내가 여기에서 이 날카롭게 시리운 새벽속에 어찌 술 잔을 기울일까- 수억번의 생각 속에 온 몸에 까슬까슬 소름이 돋고, 친구의 말이 꿈처럼 들릴 즈음 문을 열고 그가 왔다. 한 손에 펜을 들고, 머릿 속에 꽉 차는 감성을 가슴 가득히 불어 넣으며 언젠가 가장 열정적인 나로 돌아가라며- 그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