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처
검은 방, 그 곳은 나의 안식처
창 밖은 비가 오는 혼란의 세상
안심하고 또 안심하고
나의 눈이 침전해 갈 때 쯔음
방 안으로 들어오는 비
가만히 누워 씻어보려만은
아, 나는 두려워하지 않았는가
아, 나는 역겨워하지 않았는가
내가 만든 검은 방은
그대들과의 해후만을 만들었을 뿐, 아니
나의 괴멸과 모순을 만들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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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처'라는 단어는 '눈에 비친 사물이나 사람의 형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끔 저는 생각합니다. 저 역겨운 짓거리가 행해지는 곳을 욕하고 증오하면서도
결국 나도 그 곳에서 살고, 나 또한 깨끗하지 않은 것은 참 모순적이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