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붉은 날 첫째 아들이 찾아왔다
휴가차 온 아들은 돼지고기 한 근을 떠왔다
휴가 끝난 태양이 뜨자 아들도 떠났다
그녀는 아들에게
휴가차 온 아들의 트렁크에
언제 땄는지 모르는 대추 한 포대를 실었다.
나무잎 떨어진 날은 둘째 아들이 찾아온 날이다
태양은 하루거리 휴가라 둘째도 떠났다
그녀는 아들에게
극구 사양하는 아들에게
언제 샀는지 모르는 돼지고기 한 근을 건냈다
죄송시럽다며 둘째는 몰래 용돈을 두고 떠났다.
대추가 여물자 큰 딸이 손주와 찾아왔다
큰 딸은 장닭을 잡아왔다 인삼도 동행했다
그녀는 장닭을 끓여 손주 맥였다
그녀는 딸에게
방학이라 온 딸의 아들에게
언제 번지도 모르는 용돈을 몰래 쥐어주었다.
대추가 여물어 떨어진다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져
그것은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대추가 된다
일년마다 열리는 냉장고, 외출하는 대추
일년에 한 번 그녀는 대규모의 물물교환을 하는데,
희한하게도 그 장사는 한 푼도 안 남는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수지가 맞는 장사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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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걱정되는 게 자식이고
뭐라도 쥐여보내야 안심되는 게
자식인가 봅니다.
괴산에 계실 할머니를 떠올려봅니다.
또, 이렇게
시게 한 페이지에 제 글이 4개씩이나 있다는게
조금은 안타깝달까요.
여운이 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