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 휘 하고 바람 불적에
조용히 밤은 익어가고
촘촘히 집들이 모인 언덕 위에
붉은 촛불이 밝았다.
너무 많은 것들이 지나쳐 가서
돌이켜 보고 또 생각한지 어언 80년.
그동안을 하나하나 깊숙히 담은
하얀 머리에 깊은 주름살의 할머니.
그렇게 밤은 익어가고
별빛, 옥빛, 초롱빛의 반짝이는 눈동자들.
그 자라나는 호기심을 위하여 자리를 펴고
주름살을 펴서 아이들의 머리 위에 노래를 읊는다.
꿈 속에 그리듯 선명히 눈 앞에 떠오르고
가슴 속 깊이 호랑이가 담배피던 그 시절로
그 옛날로 하나 둘 빠져 들어가면
어느세 흰 머리는 없고 한명의 여인만 남았다.
눈을 감은 아름다운 여인의 뒤로
사랑과 슬픔, 추억과 이별이 천천히 지나가고
옥 구슬의 목소리에서 이제 안식의 말이 맴돌 때
그녀는 옛날로 돌아가 다시 길을 걸었다.
따뜻한 밤이 지나고
별빛도 옥빛도 초롱빛도 이제 조용히 잠이 들었을때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가 밖으로 나왔다.
추억을 걸었던 하늘엔 그저 산새 하나 지나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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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cre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