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면서부터 때묻은 아이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늘을 바라보면
파아란색
노오란색
깜깜한색
있는 그대로 올려다보던
그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
수박을 마음껏 훔쳐먹고
배를 두드리며
들판에 누워도
걱정을 모르던 그 마음
매를 맞으며 울고도
돌아서서 배시시 웃던 그 마음
먹는 것 하나로도 싸우던
그 어린 마음이
오늘은 참
그리워집니다.
구름 테두리를 장식하고
하늘 가운데를 채색하던
별로 오랜 옛날은 아니건만
괜스레 그리워지며
눈물이 핑 돌듯 합니다.
정직하게 노래를 부를 수 없어
슬픈 오늘
붓을 들어보아도
코끝에 맺히는 진흙냄새
빗물이 실어다 준 그 향기가
싱그럽다 못해
서럽습니다.
밤하늘을 보랏빛으로 보는 법을
잊어버렸고
조각구름에 웃음을 실어보던 그 날을
떠나보냈고
참아도 되지 않을 눈물을
서럽게 울어 내보내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바람이 전해주던 소식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그 바람에
누가 들을 일 없을 말을
띄워봅니다.
나면서부터
때묻은 아이는
없습니다.
돌아갈 때까진
쌓인 때를
벗겨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