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29 23:14

나의 사랑 아버지 -4-

조회 수 349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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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가도 되겠습니까? "

 

정중하게 두번, 똑똑 노크를 한다.

 

" 들어와 "

 

안쪽에선 거칠지만 연륜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닫이로 되어있는 기품있는 목재 문에는 큼지막한 고딕체의 '회장실'이라는

플라스틱 판이 붙어있었다.

 

승완은 마른침을 한번 삼키고 낮은 숨을 한번 내뱉은 뒤,

문을 열었다.

 

"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회장님 오승환 입니다. "

 

" 앉아. "

 

'회장실'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귀티나는 소파와 회의탁자가 눈부시게 빛나서

어쩐지 앉기가 거북하기도 하겠다.

 

" 정이사가 다시 정신차렸다고 하길래 불렀어. "

 

" 아닙니다.... 아직 부족합니다. "

 

잠시동안의 침묵이 흘렀다. '회장'이란 높고 뚱뚱한 이사람도 쉽사리 말을 꺼내기가 쉽지만은 않은가 보다.

 

" 요전번의 일... 말인데... 정이사도 신경못써줘서 굉장히 미안해 하더구만...

  그...... "

 

승완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말을 끊고 싶은가보다.

 

" 목숨은 건졌으니 그것만으로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걷지 못하는거야 바퀴라도 타면 되는거고 말입니다. "

 

" 음... 고생하겠구만... 이정구라는 녀석은 내선에서 처리했네.

  지 애미 죽여달라고 하는 의뢰를 어떤 씹어먹을 녀석이 받았는지는 아직 찾고있는 중이야.. "

 

"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 저그런데말이야..... "

 

" 네... 회장님 "

 

회장의 왼쪽 눈썹라인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보였다.

 

" 김 금녀 그 여자말인데... "

 

" 막둥이 어머니 말씀이십니까? "

 

" 어....어... 그 여자.... 우리 정육점에서 일하는 여자라는데... "

 

" .....그렇습니까? "

 

" 그래.... "

 

" 알겠습니다. 처리하겠습니다. "

 

" 미안하네.... 쓰레기 처리할 연차는 아닌데, 이미 관여한일이니까.... "

 

" 신경쓰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습니다. "

 

'꿀꺽'

 

" 아닙니다... 주제넘었습니다.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

 

 

승완은 회장실에서 뒷걸음쳐 나오면서 생각했다.

역시 세상일은 돌고도는 것이라고.

종전의 데자뷰가 다시한번 떠올라서 얼굴이 일그러졌다.

 

 

 

조직에서 하고있는 사업중에는,

정육점이라는 것이 있다.

알고 있는 사람은 알고 있듯이, 그것은 불법 성매매를 지칭하는 은어이기도 하다.

어디선가 본 다큐멘터리에서 설명했듯.

돈을 빌려주고, 빌려준 돈만큼 일을 시킨다.

여기서 포주의 성향에따라, 감금을 시키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는데,

굳이 감금시키지 않는다고해서 좋다고 보긴 힘들다.

여기서 조직은 프렌차이즈의 본사격의 역할이며,

또는 문제를 일으킨 종업원(우리의 일꾼들)에게 적절한 처우를 하는 일은 맡고있다.

작업이라 하는것도 사실 대부분은 이 일을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 종업원들의 죄가 클 경우 조직에서는 최대 사형을 구형한다.

허나 확실한것은 이것이 그 어떤 공동체의 법이 아닌 조직의 법이라는 것이다.

 

 

승완에게 있어선 이런 정육점업무는 담배맛 커피와도 같은 것이었다.

왜냐하면 지금 머리속에 그녀, 시은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눈앞에 현실화 되어있다.

 

" 별일없었지...? "

 

" 응.... "

 

창밖을 응시하고있었다.

대답을 할때조차도 그녀는 승완을 바라보지 않았다.

 

승완의 시선이 혼란스러웠다.

그녀를 보고있는 것일까.

방금 머리속에 떠오른 그녀를 바라보는 것일까.

 

머리속에 떠오른 그녀가 손짓했다.

 

승완의 발길이 손짓을 따라 흘러가고,

시간을 거슬러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잠깐 들어볼 수 있었다.

 

 

 

 

 

 

3년전.

 

 

"재철아!!! 한잔 더!!! "

 

" 아예 형님! "

 

콸콸콸콸콸....

 

우리친구들은 발렌타인도 글라스에 가득 담았다.

룰은 하나다 원샷!

 

젊은이들의 술판.

아무것도 없다. 그냥 마시는 중이다.

 

얼굴이 붉어진 재철이 승완에게 실눈을 부스스 뜨더니 말했다.

" 형님, 정육점에 물건하나 들어왔답니다... 진짜 죽인다던데... "

 

퍽.

 

"아야.... "

 

재철의 얼굴이 돌아갔다. 아, 많이 아프겠다.

 

" 이 개시키가...!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

  몇년뒤 니자리 내가 이렇게 몸소 따뜨허게 달궈주고 있는데 말이다. "

 

" 갑자기 왜그러십니까.... 형님 "

 

울상이네.

 

" 포주가 따먹어도 벌써 골백번은 따먹었겠다, 멍청한놈아 이제서 얘기하냐? "

 

울다가 웃는다?

 

" 아, 형님 제가 누굽니까. 지금 특별보호시스템을 적용해놨습니다. 

  배때지에 구녕 나기 싫으면 지가 알아서 돌보듯 할거에요 "

 

퍽.

 

" 왜또이러세요 형님... "

 

또 우네

 

" 귀여운새끼... 씨팔 눈물나게 귀엽네 "

 

퍽.

 

또 울다가 웃는다

 

" 그리고 지금 바로 준비되있습죠 "

 

퍽.

 

웃지만 눈물나게 아프다.

애정어린 승완의 감사의 표시다.

 

" 들어와 "

 

 

'오....'

 

면허취소분량의 알콜을 섭취한 네마리 늑대들이 하나같이 탄성을 쏟아냈다.

 

재철이 벌떡일어나서

그녀의 자리를 안내했다.

 

승완의 옆에 '찰싹'달라붙어서...

 

" 너 이름이 뭐냐? "

 

'심봤다'

 

" 임....시은이요..... "

 

털썩.

 

퍽.

 

승완의 머리가 넓은 룸전체를 울리게 만들었다.

조금만 더 높은데서 떨어졌다면 테이블이 두동강이 났을수도...

이어진 코골이가 언젠가 들어본적있는

아버지의 콧노래 같았다.

 

승완이 잠든자. 늑대들의 눈빛이 번뜩였다.

곧장 일어난 재철이 발정난 늑대들을 저지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 야 이년 킵해놔 "

?
  • profile
    클레어^^ 2012.03.30 07:03

    주인공의 이름이 '승완'이죠?

    그런데 회장실에 들어갈 때 '승환'이라고 했네요?

    그나저나 이제 수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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