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27 08:56

이야기꾼 (2)

조회 수 316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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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을 다시 재워놓고 책상으로 돌아왔다. 밤늦은 시간이라 슬슬 자야할텐데, 이 방구석을 보면 잠기운이 싹 달아나서 그것도 힘들다. 내가 눈을 의지할 곳은 결국 이 종이쪼가리 위 밖에는 없다. 어휴.

 

 지금 이 방은 마샬을 위한 악의 신전이 되어있다. 닭과 돼지의 피로 쓴 글자, 유황먹인 밧줄, 끊임없이 불타는 머리카락.. 보고 있으면 멘붕이 올 것 같은 인테리어로 아주 도배를 했다니까. 시각적으로만 괴롭다면 모르겠지만, 머리카락 타는 노린내가 진동을 하는 터라 5분 주기로 구역질이 올라올 지경이다. 내가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도 여기가 창문이랑 가장 가깝기 때문이지, 글을 쓰기 좋은 곳이라서가 아니다. 마음만 같아서는 복도에서라도 자고 싶은데.. 내가 신전의 일부인 탓에 그건 불가능하다. 이 이야기는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으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겠다.
 

 플레밍과 만난 직후, 그는 자세한 이야기를 미뤄두고 내 손을 잡아끌었다. 일단 자기 집으로 가자는 것이다. 초대라? 이렇게 갑작스런 폭풍 호의는 당연히 의심을 할 수밖에 없지만, 그는 최소한 나보다는 악마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았기에 일단 수락하고 보았다. 생각은 가면서도 할 수 있었으니까.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난쟁이나 고산인처럼 인간과 닮은 '유사인종'이 아니고서는 이종족은 배척받기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악마란건 똥 싸는 사람을 주저앉히고 휴지까지 뺏어가는 극악무도한 존재. 이렇게 대중의 눈에 오랫동안 노출되어있다간 사람들의 불안이 폭발해서 필시 험한 꼴을 당하리라. 그런데도 플레밍은 악마 숭배자임을 밝히며 나에게 다가왔다. 이건 그와 함께있다는 여왕님인지 뭔지가 위험한 악마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고, 플레밍이 빽이 있거나 능력이 있어서라야 가능한 일이다. 순전히 같은.. 썅. 동지를 만난 기쁨에서는 우러나오기 힘들지. 게다가, 그가 마샬을 위한 상징물을 빌려준다고쳐도 그걸 설치할 장소가 마땅찮다. 도시 밖에 안쓰는 오두막이라도 있었다면 모를까, 그런 것조차도 오는 길에 보지 못했으니.. 물론 지금은 어쩌다보니 호텔에 묵고있지만, 그건 때가 되면 다룰 이야기다. 하여튼 그의 집으로 간다면 설치할 장소도 해결되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상징물을 운반하느라 겪을 수고도 덜고, 무엇보다도 마샬의 상태를 가장 빨리 호전시킬 수 있을게 분명했다.

 

 유일한 문제는.. 플레밍의 의도였다. 나는 탐험가로 활동하면서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거나 얕보이면 내 등에 칼을 꽂아댔으니까. 덕분에 내 양쪽 눈은 서로 색이 다른 오드아이가 되어있다. 씹어먹을 놈들 같으니. 미지의 것을 찾아내는 건 위험을 동반하는 행위지만, 그 위험에 날 밀어넣은건 항상 인간이었다. 고작 자기 몫이 줄어든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그런 면에서, 나는 같은 인간보다는 악마인 마샬에게 더 믿음이 간다. 그 놈은 싫은게 있으면 돌직구를 날리니까. 그게 내 눈깔을 오드아이로 만들지는 않는다. 팬더를 만들순 있어도..

 

 젠장. 플레밍이 누군지 설명하는걸 깜빡했다. 걔가 오덕친구에요. 우리으 오덕친구! 악마 숭배자 플레밍!

 

 플레밍이 집이라고 했던 곳은, 집보다는 사교 클럽에 가까워보였다. 더 큰 문제는 이게 들어가기 껄끄러운 곳이라는 거지. 시발 간판에 써놓은거 보소, '고통의 집' 이라니! 고통의 집 아니랄까봐 보고있으려니 머리가 아프더라. 겉보기엔 건물이 정갈한데다 로비까지 있는게 비즈니스 센터에 더 가까워보였다. 하지만.. 그 뭐? 아홉꼬리고양이? 플레밍이 '여왕님'에게 그걸로 쳐맞았다고 떠들던게 덧씌워지자 이 건물의 정체가 바로 보였다. 이상한 곳일 수록 겉보기에 멀쩡해야된다 이거지. 공감능력이라곤 없는 싸이코패스가 남들보기엔 존나 건실하고 서글서글하게 보였듯이.

 

 "나랑 장난하는거야? 이런 곳에 데려와서 뭘 어쩌겠다고?"

 

 "여기가 제 집입니다."

 

 정색하면서 그런 말을 하니 할 말이 아주 수그러들더라. 로비 직원은 무어라고 말하려는 것 처럼 보였지만, 플레밍을 보더니 아무말 없이 영업용 미소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가리켰다. 내 똥줄은 섭씨 1백도로 타올랐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간 다음 내가 본 것은..

 후.. 그 안에서 본 것들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광택이 예사롭지 않는 수많은 가죽 제품들, 사람 간지럽혀서 죽일 수도 있을 정도로 많은 깃털, 입에 재갈이 물려져있거나 눈이 가려진 채 하악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기저기 보이는 (진짜) 악마들. 플레밍은 그 사이를 자연스럽게 헤쳐가며 나를 이끌었다. 그의 정체가 뭘까? 매니저? VIP 고객? 클럽 주인? 이쪽 계열 전문가? 다 가능성이 높지만, 나에겐 악마 숭배자 이상은 필요없었다. 한시바삐 필요한 정보를 얻고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마샬에겐 이 환경이 오히려 더 편안해보였다. 축 늘어져있던 날개가 내 몸을 두드리고, 가쁘게 몰아쉬던 숨도 누그러졌으니. 의식은 없는 것 같았지만, 고통의 집은 마샬에겐 고통의 집이 아닌 모양이었다. 무엇보다도, 나와 마샬을 바라보는 시선에 적대감은 없었다. 오히려 친근한 구석이 강했지. 구태여 말하자면..

 

 '어서와, 신입.'

 

 이런 거였지. 적고보니 눈물난다. 나 그런 놈 아닌데..

 

 피학, 혹은 가학성 19금의 전조로 가득한 엘리베이터 앞의 홀을 가로지르자 복도와 방이 줄지어 나타났다. 아마도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거겠지. 실제로 그 옆을 지나가면서, 나는 찰진모리? 자진모리? 그 장단으로 맞는 소리를 들었다. 플레밍도 그렇게 엉덩이를 맞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 이 작자라면 휘몰이 장단으로 맞았을 지도..

 (유머 이해를 위해 적자면, 자진모리 장단은 두 번째로, 휘몰이 장단은 첫 번째로 빠른 장단이다. 하지만 직업 이야기할때 말했듯.. 설명이 필요하단 시점에서 이 유머는 이미 망했다. 이걸 보면서 지을 실소는 확보했는지 몰라도.)

 

 플레밍의 '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층 보다도 더 지하에 있었다. 우리는 건물 구석에 있는 계단을 타고 내려갔는데, 몇 층을 내려가도 다른 곳으로 통하는 길 따윈 없었다. 층 수 세는 것도 잊고 마샬의 무게에 눌려 벽에 머리를 찧을 무렵, 우리 눈 앞에 뜬금없이 호화로워보이는 문이 나타났다. 계단도 거기서 끝났기 때문에, 나는 목적지가 눈 앞이란 생각에 조급해졌다.

 "도와주는 사람에게 이건 무례한 말이지만 제발 서둘러!"

 

 "걱정 마세요. 이 건물은 악마가 지내기에 안성맞춤이도록 되어있으니까."

 그는 나를 안심시키려는듯 웃으며 말했다. 하기사, 확실히 마샬이 더 편안해보이긴 했지. 나는 폴짝 뛰어 녀석을 재차 들쳐멨다. 그 사이 플레밍은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고, 나는 안으로 들어섰다.

 

 적기 전에 솔직히 말하겠는데, 고통의 집 내부는 들어가기만 하면 알 수 있는 것인지라 별 거리낌 없이 끼적였지만, 건물 지하의 문 너머 공간은 플레밍의 사생활이 있는 곳이다. 내가 호의를 베푼 사람의 집 안을 낱낱이 기록하길 기대하지 말았으면 한다. 궁금해할 수는 있겠지만, 여기 적힌게 글자라고 해서 인간사회의 예의를 잊어버리면 안된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 그럴만한 정신머리도 없다. 방에 바람이 안들어와서 토할 것 같아..

 

 그는 내가 들어오자마자 곧장 문을 잠갔다. 나는 마샬을 근처에 보이는 소파에 눕혀놓고 플레밍과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제 들을 사람도 없으니까 이야기를 좀 들었으면 좋겠는데."

 "무슨 이야기가 듣고 싶지요?"

 

 "급한 것 부터. 마샬의 상태가 어떤건지 궁금해."

 

 "그의 이름이 마샬인가요?"

 

 플레밍은 녀석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였지만, 나는 일부러 인상을 구겼다.

 

 "아하하,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마시고.. 당신은 그와 얼마나 같이 다녔지요?"

 

 "세 달 정도 되었어."

 

 "그렇다면 악마에 대해 어느 정도 아실 법도 한데.."

 

 "내가 아는건, 녀석에게 달린 뿔이나 꼬리를 만지면 맥을 못춘다는 것 정도야."

 

 뿔은 키가 안닿아서 만질 일이 없었고, 꼬리 쪽은 질감이 말랑말랑한게 재밌어서 나도 모르게 손이 가곤 했지. 마샬은 얼굴까지 빨개질 정도로 싫어했지만.

 

 "꼬리와 뿔은 공통적인 약점이죠. 하지만 그건 지금 상황하곤 그다지 관계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간하고 악마는 기본적으로 사는 세상이 달라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악마나 천사 같은 종교적 존재들은 사람들의 믿음에 기인해 생겨난 것입니다. 인간이 살고 있는 세상을 물질계라고 한다면, 악마나 천사의 세상은 허무계, 또는 정신계라고 하죠."

 

 탐험가 생활을 하면서 날개돋친 뱀이라던지, 고통의 신이라던지, 괴상망측한 존재들과 마주친 적이 있었지. 확실히 그들과 만났던 곳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다른 세상같았다.

 

 "그 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거야?"

 

 "허무계는 본래 없던 것이 사람의 정신 에너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그곳은 온갖 상징과 추상이 떠도는 관념의 세상이죠. 마샬 님도 예외는 아닙니다. 악마는 허무계의 지옥이란 곳에서 나고, 악마는 인간이 부정하다고 여기는 것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 녀석은 그게 부족해서.. 배 곯다가 쓰러진거고?"

 

 "곯을 배는 없겠지만.. 배를 곯았다기보단 배탈이 났다고 해야 옳겠지요."

 

 "배탈이라니? 뭘 먹고 배탈이 나?"

 "당신의 부정한 생각들이겠지요. 마샬 님은 에너지가 부족하긴 커녕 넘쳐서 몸이 그걸 못견디고 있는 상태입니다. 요 근래 들어 고민이나 격한 감정에 휩싸인 적 없습니까?"

 

 나는 그 때 차마 대답할 수가 없었다.

 

 "괜한 참견이야."

 

 "대답을 바란게 아닙니다. 그냥 확인해보려고 했던 것이죠. 반응을 보니 고민이 있으신 모양이군요."

 

 의표를 찔린 탓에 주먹을 꽉 쥐었지만, 한숨을 쉬며 화를 가라앉혔다.

 

 "당신과 함께 있는 한, 마샬 님은 앞으로도 곧잘 포식 때문에 쓰러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신 한 명 분으로도 포식한 나머지 이 지경이 되는데, 다른 이들의 정신 에너지까지 끌어들이면 문자 그대로 폭발해버리겠지요."

 

 "그건 절대로 안 돼!"

 

 "그건 당신의 오른쪽 눈 때문입니까?"

 

 이 작자는 대체 어디까지 알고있는거지?! 나는 점점 그가 더 껄끄러워졌다. 악마 숭배자라서가 아닌, 좀 더 원초적인 것으로.

 

 "아냐."

 

 플레밍은 내 반응에 놀란 눈치였는지 잠시 말이 없었다.

 "..어찌되었건, 이건 만성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그게 뭔데?"

 

 "그릇이 작아서 물이 넘친다면, 그릇을 키우면 됩니다."

 

 "이 녀석 밥통을 늘린다는 말이야?"

 

 "말은 그렇죠. 하지만 그 '밥통'이란건 많이 먹인다고 늘어나는 쫄깃한 위장같은게 아닙니다."

 

 나는 그 말 너머에서 누군가가 치뤄야할 큰 댓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쉽지 않다는 뉘앙스가 느껴졌지. 하지만 결국 나는 해결책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

 

 플레밍은 말했다. 악마의 천성은 부정한 생각과 감정을 먹는 것이지만, 악마이기 이전에 마샬은 허무계의 생명체라고. 그런 마샬에게 물질계로 건너온 것도 모자라 강한 부정의 근원에 가까이 있는 것은 그의 몸이 견딜 수 없으니, 그걸 막으려면 물질계에 보다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고.

 

 젠장.. 마샬에게 필요한 것은 인신공양이었다. 사람의 피에 몸을 씻기고, 사람의 살을 먹이고, 사람의 생명을 붓는게 해결책이었다고..! 나는 경악해서 주저앉았고, 선택은 커녕 고민조차도 해선 안될 것을 고민하고 말았다.

 

 "당신은 이미 한 단계를 끝마친 상태지요. 안그렇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은 오래걸리겠지만, 한 사람만 수고하면 아무도 다치지 않을 방법이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까?"

 

 거기엔 선택권 같은건 없었다. 그 한 사람이란 나여야했다. 다른 사람일 수는 없었지..

 

 그 결과가 이거다. 마샬을 위한 산제물로서, 그를 위한 작은 신전에 묶여있는 것.

 

 사실.. 그리 큰 댓가는 아니었다. 사흘에 한 번씩 내 몸을 찔러 피를 뿌리고, 강령술을 할때 쓰는 목걸이를 걸음으로써,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잉여 생명력인 활기를 불어넣는 게 전부였다. 물론, 생전 먹지도 않던 생간이나 곱창따위를 피를 보충하려고 미친 듯이 먹는 것이나, 멘붕오는 환경에서 히키코모리 마냥 앉아있는건 전에 없던 괴로운 경험이지만..

 

  긴 이야기지만 결국 현실로 돌아올 때까지 멈추지는 않았군. 장하다, 이야기꾼!

 

 물론 빠진 이야기는 많다. 내가 왜 마샬에게 그렇게까지 하는지, 왜 고통의 집에 있지 않고 호텔에서 체류하는 것인지, 고통의 집은 결국 뭐하는 곳이었는지, 내가 끝마친 단계가 무엇인지.. 자체 숙제같은게 아직 좀 남아있긴 하지.

 

하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
  • profile
    클레어^^ 2012.03.28 03:49

    흐, 흑마법...;;

    설마 주인공이 나중에 악마와 계약이 된다던가 그러는 건 아니겠죠?

  • ?
    드로덴 2012.03.30 07:55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 profile
    클레어^^ 2012.03.30 07:04

    저, 그럼 모태솔로에 28살의 여자는 어떻게 됩니까?[궁금]

  • ?
    드로덴 2012.03.28 05:22

    25세가 되어서 청년막을 상실하면 흑마법사가 된다던 짤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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