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4 20:54

[Test]로맨스 영화를 보다.

조회 수 540 추천 수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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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가 있다.
 김게이가 있다.
 성이 김씨인 게이가 있다.
 성이 김씨인 게이와 한 방에 있다.
 성이 김씨인 게이와 한 방에서 비디오를 보고 있다.
 성이 김씨인 게이아 함께……"
"그만해, 멍청아."
"쳇"
김게이의 말에 김게이의 친구는 아쉬운듯이 혀를 차며 눈 앞의
영화사의 로고가 나오고 있는 바보상자를 바라봤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사랑을 너무나도 감동적으로 표현했더라.'
라는 비디오방 아저씨의 말에 자신의 왼손은 이미 대뇌의
'지갑에 공허한 황폐화지대가 넓어지고 있으니 모두들 주의해주세요.'
라는 경고문구를 무시한 채 비디오를 들어 카운터에 내려놓았고
오른손은 바지춤에서 동전을 꺼내 비디오값을 계산했다.
그리고 그 비디오가 저 안에 있다.
이 하나를 위해 내일 2교시는 빵을 먹을 수 없다.
하지만 상관없다.
멜로영화를 볼 수 만 있다면!
김게이의 친구는 근원을 알 수 없는 기쁨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방금 막 사자로고가 사라진 전파수신장치의 액정부분을 응시했다.
김게이는 하품을 했고 이내 영화가 시작되었다.

 

 


두 사람이 있다.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있다.
서로를 사랑하기에 서로가 죽지를 않길 바라는 두 사람이 있다.
서로를 사랑하기에 서로가 죽지를 않길 바라기에 그 둘 대신 다른 이들을 죽이던 두 사람이 있다.
단지
너무나도 서로를 사랑하기에
너무나도 서로가 죽지 않기를 바라기에
너무나도 많은 사람을 죽인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죽인다.
살아남아 살아남고 살아남기 위해
서로가
살아남아 살아남고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둘이서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 전날
갈매기 울음소리와
파도가 해변을 때리는 소리가 뒤덮고 있는 해변에 간다.
전쟁터의 옆에 이런 곳이 있는게 의아하지만
둘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윽고 그 즐거움은 깨진다.
한 남자가 나타나 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멍하니 지켜보고 있던 한 명의 가슴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
방아쇠가 손잡이안으로 밀려들어가고
총신안의 해머가 탄피의 뒤를 친다.
탄피안에 화약이 폭발하고
강렬한 총성과 함께 총알이 힘을 이기지 못해 총신안에서 쫒겨난다.
강제로 자유를 얻게 된 총알은 탄피에서 벗어나 밖으로 날아간다.
강제로 얻게 된 자유를 채 만끽하기도 전에 총알은 자유를 준 자가 목표했던 심장이 아닌
다른 이의 어깨에 박힌다.
대신 맞은 이는 고통에 허덕이며 바닥에 주저앉고
원래 맞아야 할 자는 적을 추격해 뛰쳐나간다.
그리고 총성을 듣고 다른 이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웅성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탄창을 가는 소리도 들린다.
'이런 전쟁터에서 팔 하나 없는 병신을 데리고선 살아남을 수 없다.'
라고 그는 판단한다.
그는 연인을 위해
바지춤에서 권총을 꺼내 그의 관자놀이를 겨눈다.
다친 어깨때문에 손이 떨려 총을 흘린다.
다시 주워 겨눈다.
그리고 또 다시 떨린 손 때문에 그는 총을 흘린다.
그는 깨닫는다.
자신이 흘린 이유는 죽음이 두렵기 때문이다.
연인이 흘릴 눈물이 두렵기 때문이다.
살아남고 살아남아 살아남기 위해 싸워왔고 투쟁했고 죽여왔다.
하지만 이제 그는 연인을 위해 스스로의 본능과 싸우고 투쟁하고 죽인다.
그의 손은 더 이상 떨리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관자놀이에 권총을 겨눈다.
그리고 방아쇠를 천천히 당긴다.
적이 연인을 죽이기 위해 했던 행동이
그의 관자놀이 옆에서 연인을 살리기 위해 일어난다.
이윽고 총성과 함께 그의 머리가 관통된다.
죽음과 함께 그의 손은 바닥으로 축 늘어진다.
머리가 힘을 잃고 떨어진다.
몸이 무게를 견디지 못해 미끄러진다.
연인은 적을 죽였다.
총성에 놀라 연인에게 뛰어 돌아온다.
그리고 연인을 바라본다.
연인이 죽어있다.
연인이 죽었다.
서로 살아남고 살아남아 살아남기위해 함께 싸워 온 연인이 죽었다.
'누가 죽인 것일까'
라고 생각하고 주변을 둘러본다.
바다쪽엔 갈매기 우는 소리와 파도소리밖에 들리지 않고
반대편 수풀쪽엔 풀벌레 우는 소리와 바람에 풀끼리 스치는 소리만이 들린다.
모래사장엔 갈매기들에게 뜯기고 있는 적의 사체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렇다.
무의식적에 무시하고 있었지만 연인은 자살했다.
왜일까
어째서일까
이제 행복해질 수 있는데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되는데
더 이상 미치지 않아도 되는데
더 이상 죽이지 않아도 되는데
어째서,왜,왜!!!!!!!!!!!!!!!
연인은 미칠것만 같다.
그렇기에 연인은 마지막으로 연인과 함께 할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의 곁으로 가면 된다.
그들이 바랬던 대로 그들은 함께 있을 것이다.
연인은 연인의 축 늘어진 손을 소중히 감싸쥐더니
그 손에서 총을 꺼낸다.
그리고 총구를 자신의 입에 물린다.
연인을 죽이기 위해 범인의 오른손안에서 일어났던 일이
연인을 살리기 위해 연인의 관자놀이 옆에서 일어났던 일이
연인과 함께하기 위해 연인의 입안에서 일어난다.
총성과 함께 연인의 뒷머리가 꿰뚫린다.
연인은 그 순간 이제는 무게를 견디지 못해 쓰러진 연인의 몸 위에 쓰러진다.
마치 연인을 껴안는듯한 모습으로 연인은 쓰러진다.
그렇게 해변가에는 두 연인의 시체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들이 죽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영원히 두 남자는 함께일것이다.

 

 


텔레비전의 액정에 쓰러진 두 남자가 점점 흐려지며 화면에 글자가 뜬다.
-The End-
그리고 그와 함께 간신히 눈물을 참아오던 김게이의 눈물이 쏟아진다.
"흑..크흑...정말 감동적인 영화야,어흐허흐헣흐허흐헣"
김게이가 감동에 겨워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그의 옆에서 김게이의 친구는 감동적이지만 뭔가 아닌 것을 느낀다.
'어째서...두 남자인건데?!'
그의 의문과 김게이의 눈물을 뒤로 하며
오늘도 해는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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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9.08 17:25

     영화 이야기 좋네요. 길게 풀어써도 괜찮을듯요.

     주연 둘을 원작대로 남-남으로 가져갈수도 있고, 평범하게 남-여도 좋고, 여-여도 괜찮을 것 같네요 ㅎㅎ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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