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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지금 시간에 웬일이냐고요? 저 늦여름에 휴가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 쉬고 있습니다.

사실 휴가 아니면 올 여름을 일하면서 보냈을지도 모르죠.

그럼 시작할게요.

 

=================================================================================

 

3. 대체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두번째 주말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주엔 엄마가 안 계신다. 일 때문에 프랑스로 출장을 가셨다고 드리가 이야기 해 주었다. 그런데 드리 이 녀석은 또 친구들 만난다고 해서 덕분에 난 토요일에 집에 혼자 있게 되었다.
 하암~.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친구들과 약속 잡아서 어디 놀러갈걸 그랬나?
 난 TV를 보았다. 그런데...

 

[오늘 오후 1시 경, 서울시 명동 한복판에서 소매치기 절도범인 김모 씨가 길을 지나가고 있던 17살 강모 군의 지갑을 훔쳐 달아나다가 쫓아온 강모 군과의 격투 끝에 체포되었습니다.]

 

 명동이라... 아직도 소매치기가 판을 치고 있나보네.

 

[김씨는 강군에게 마지막으로 흉기로 위협을 했지만, 강군의 뒷돌려차기에 제압당하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현상수배자인 김모 씨를 잡은 학생에게 용감한 시민상과 함께 현상금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SBC뉴스, 경성필입니다.]

 

 강모 군이 17살... 나보다는 동생이잖아?

 

[흉악범 김모 씨를 때려잡은 학생은 다름아닌 한 과학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남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학생이 2년 전에도 대단한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채지연 기자.]

 

 과학고? 그 용감한 강모 군도 과학고 학생이란 말이야?

 

[경찰 조사에 의하면, 강모 군은 어렸을 때 태권도 등 온갖 무술을 배웠다고 합니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인데다, 이번에 자신의 지갑을 지키기 위해 김모 씨와 격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강모 군이 누군지 진짜 궁금하군.
 난 저녁 식사 때 가족들에게 그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자...

 

"오빠, 한번 오빠 후배 중에 있는지 찾아봐."
"얘도 참, 과학고가 한두 군데인 줄 알아? 게다가 성이 강씨인 남학생도 한둘이 아니라고."
"그래도... 혹시 몰라? 오빠 학교 학생일지 누가 알아?"

 

 시간은 흘러 월요일이 되었다. 난 주말에 드리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났다.

 

'"한번 오빠 후배 중에 있는지 찾아봐."
"혹시 몰라? 오빠 학교 학생일지..."'

 

 설마 드리 말대로 우리 학교 학생 중에 강모 군이 있다면... 뭐, 나와는 상관 없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휴우~. 오늘도 하루는 그렇게 지났다.
 그러고 보니... 마린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내가 국제중학교를 졸업하고 여기에 들어온 건 전에 이야기를 해서 알겠지? 내가 한참 내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을 때였다. 그 때, '난 분명히 한국 사람이다'라는 정신으로 살고 있었으면서도, 혼혈에 국제중학교 국제반이라는 이유로 날 외국인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소녀가 나에게 다가왔다.

 

'"Hey, what are you doing here?"'

 

 이 여자애도 날 외국인으로 보고 있는 건가?

 

'"Ah, speak Korean please?"'

 

 여긴 한국이라고, 한국말로 해줘. 라고 생각하며 난 일단 영어로 말했다. 그러자...

 

'"Oh, Sorry, I can't speak Korean."'

 

 여자애는 확실히 외국 사람이었다. 금발에 파란 눈...

 

'"What's your name?"
"Me? I'm Rion. Oh Rion."
"Nice to meet you Rion, I'm Marine. Marine Junifers. I came Korea last month. My father is a diplomat."
"'Diplomat'?"'

 

 처음에 마린이라 하는 여자애가 'diplomat'라고 하는 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러자...

 

'"I said my father is a foreign service officer. He works at an Embassy."'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마린의 아버지는 외교관이라고 하였다. 한국으로 발령이 나서 마린도 이 한국에 온 거라고 그런 것이었다.
 난 그 때 들었던 'diplomat'과 'Embassy'를 찾아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마린과 대화를 하려면 영어 공부는 필수겠군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시간은 흘러 난 마린과 친해졌다. 나도 영어가 늘었고, 마린도 한국말을 조금이나마 말할 수 있게 될 무렵이었다. 아마 그 때가 9학년이었을까? 한국으로 따지면 중3이라고 해야 겠지?
 마린은 아버지께서 다른 나라로 발령이 되어서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난 당시에 아버지처럼 천문학자가 되기 위해 명성과학고를 위해 공부를 하고 있었을 때였다. 마린과 헤어지게 되던 날, 난 마린과 작별 인사를 하였다.

 

'"한국 다시 올 거지?"'

 

 난 마린에게 물었다. 그러자 마린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한국에 다시 오지 않을 기분이 들었다.

 

'"Rion, I'll miss you... Maybe God bless you..."'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난 다시는 마린을 볼 수 없었다. 키는 작고 약간 통통한 체격의 귀여운 여자아이였던 마린...

 

"Marine, I'm missing you..."

 

 지금은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
 며칠 후,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 인기 투표가 시작되었다. 1학년에 이어 2학년도 있군...
 1학년을 잠깐 보니, 강진영이란 애가 올라와 있었다. 하기야, 처음 봤을 때 잘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인기 투표에 많은 표를 얻고 있을 줄이야...
 그럼 우리 2학년에는 과연 누가 올라와 있을까? 응? 저, 저건... 나잖아? 누구야? 이런 장난을 치는 녀석이?
 난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그런데...

 

"아!"

 

 저 양갈래 머리는... 머리 색은 다르지만, 분명히...

 

"마린!"

 

 난 여학생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가 날 쳐다보았는데...

 

"뭐, 뭐야?"

 

 역시 마린이 아니었단 말이야? 이름표를 보니 푸른 빛으로 '민시현'이라 나와 있었다.

 

"리온~."

 

 그러자 그 여학생이 나에게 갑자기 앙탈을 부렸다.

 

"자, 잠깐? 너... 1학년인데 어디서 선배 이름을..."

 

 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잠깐! 이, 이 녀석은?

 

"으아악~!!!"

 

 미, 민시훈? 마, 말도 안돼? 이 녀석이 왜 여기에... 그것도 여장을 한 채로...

 

"가, 갑자기 왜 그래?"
"미, 민시... 읍..."

 

 그러자 민시훈이 갑자기 내 입을 틀어막았다.

 

"조용히 해. 여긴 학교라고."
"으읍... 으으...읍..."

 

 야, 이 자식아. 손이나 치워! 숨 막혀 죽겠다!
 난 힘으로 그의 손을 치우고 민시훈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자, 잠깐만! 이거 좀 놔줘."

 

 내가 그를 데리고 간 곳은 다름아닌 천문대 앞이었다. 천문대는 밤에 이용하니까 낮에는 사람들이 별로 잘 이용하지 않겠지? 여기엔 아무도 없는 것 같으니... 다행히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민시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난 민시훈에게 조용히 물었다.

 

"뭐, 뭘?"
"네가 왜... 아니지, 그것보다... 꼴이 대체 뭐야?"

 

 민시훈, 대체 너 이번엔 무슨 사고를 치려고 하는 거냐? 중학교 때엔 싸움박질, 이번에는 여장이냐?

 

"대체 너 왜 이러는 거냐?"

 

 그러자 이번엔 앙탈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잉~. 리온은 너무해..."
"여긴 우리 둘 뿐이니까 평소처럼 하시지?"

 

 그러자...

 

"오랜만이다, 리온."
"그래, 나도 참 오랜... 그런데 왜 네가 여장을 하고 여기에 있는 거야?"

 

 하마터면 녀석의 페이스에 말려들 뻔 했다.

 

"응, 나 올해 과학고에 입학했어."
"입학? 여장하고 입학했단 말야?"
"그, 그게... 사정이..."
"설마 너... 이번에 여학생이 부족하다는 거 이용해서 여장하고 들어온 거 아니야?"

 

 그러자...

 

"리온, 제발 부탁이야.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얘기하지 말아줘..."

 

 민시훈은 나에게 애걸복걸 사정하였다. 참 징한 녀석이군.

 

"좋아, 그럼... 여기에서 제~발 사고는 치지 마라. 또,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고."

 

 일단은 지켜보기로 하였다. 만약에 무슨 사고라도 쳤다간 그 땐 나도 모른다고!

 

"아, 그리고 나 네 연락처 좀."
"왜?"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앞으로 자주 연락하게."

 

 휴우~. 이 녀석은 언제 이렇게 넉살이 좋아졌지? 난 어쩔 수 없이 연락처를 주고 받게 되었다. 민시훈 이 녀석, 제발 사고나 치지 마라... 이건 중학교 동창, 아니 선배로서의 부탁이니까.

 

----------------------------------------------------------------------------------------------------------------------------------

 

아, 리온 편에 대해 일단 사과의 말을 하겠습니다.

리온이 국제중학교 출신에 다문화 가정 출신이라 영어나 프랑스어 같은 외국어가 가끔 나올 수 있습니다. 외국어를 모르시는 분들에겐 죄송합니다.[꾸벅]

(사실 클레어가 프랑스어는 모르지만, 요새 N모 포탈사이트에 '프랑스어 사전'이 있더라고요.)

그럼 이번엔... 프로필을 하나 올려 볼까요?

 

*. 마린 주니퍼스(Marine Junifers : 여)

 생일 : 8월 6일

 나이 : 18세 (한국 나이)

 키 : 158cm (중학교 때 당시)

 몸무게 : 53kg (중학교 때 당시)

 혈액형 : B형

 - 중학교 때 리온의 첫사랑. 아버지는 외교관으로 미국 시카고 출신이다.

 - 양갈래 머리의 통통한 체격, 중3때 아버지를 따라 다른 나라로 갔다.

 

네, 사실 마린이란 여자애는 리온의 회상에만 나오지, 실제로는 나올 확률은...

참고로 diplomat은 '외교관', embassy는 '대사관'이란 뜻입니다.

그럼 시현 편 시작합니다~.

 

==================================================================================

 

3. 리온과의 재회

 

 두번째 주말이 되었다. 난 하는 수 없이 일단 집으로 왔다. 휴우~. 기숙사를 나가는 것 역시 007작전이었다.

 

"왔어~?"

 

 누님, 누님은 대체 양심은 어디다 팔아버린 거요?

 

"내가 다시는 누나 부탁 들어주나봐... 알아보는 사람 있을까 조마조마했단 말야."

"후훗, 그래도 스릴은 넘치지 않았어?"

 

 누님, 제발 좀 조금이라도 미안하다고 눈치라도 주면 어디 덧나요?

 

"아, 시훈아. 오늘 누나와 함께 명동가지 않을래?"
"갑자기 왜? 나 피곤해."
"여자 옷 사게."

 

 뜬금없는 누나의 제안이었다.

 

"여자 옷은 왜?"
"그럼 너 기숙사에서 교복만 입고 있을 거야?"
"그냥 내 평상시 옷 입으면 안돼? 뭐, 여자 옷을 입는다고 뭐가 달라져? 지금 입고 있는 옷도 괜찮거든. 나 등하교 하는 거 제외하고는 줄곧 기숙사에 있으면 된다고."

 

 그러자...

 

"휴우~. 어쩔 수 없네. 그럼 나 혼자라도 갔다 와야 겠다."

 

 그러면서 어느 새 준비를 다 하고 밖으로 나갔다.
 으이구, 내 팔자야... 저렇게 철 덜든 누나를 둔 내가 제일 불쌍한 것 같았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수능이 코 앞인데 저렇게 돌아다녀도 되는 거야?

 

"휴우~. 엄마, 아빠... 저 누나 좀 어떻게 하면 안될까?"

 

 난 돌아가신 부모님에게 하소연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들으시려나? 제발 늦기 전이라도 정신차려서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다.
 누나는... 나처럼 재수하면 안돼.
 오랜만에 방에 있는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그 때였다.

 

메시지 왔다~!

 

 확인해 보니 누나였다. 무슨 일이지?

 

[시훈아, 긴급뉴스! 명동에 소매치기 지금 어떤 남자에게 얼굴이 떡이 되도록 맞고 있어!]

 

 응? 명동에 소매치기?
 그런데 잠시 후, 또 문자가 왔다.

 

[또 긴급뉴스! 소매치기가 무기를 들고 남자에게 덤볐는데 남자가 돌려차기로 KO시켰어! 완전 멋있어~.]

 

 이거 뭐, 중계방송도 아니고...
 몇시간 후, 누나는 돌아왔다. 그런데...

 

"지금쯤이면 뉴스 하겠지? 아까 방송국 사람들도 오고 그랬단 말야. 시훈아, 어서 TV 켜."
"누난 손이 없어, 발이 없어?"
"그럼, 넌 나 아니었으면 3수 했거나 다른 일반계 고등학교로 갔을텐데?"

 

 참 치사하군. 난 할 수 없이 TV를 켰다. 마침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오늘 오후 1시 경, 서울시 명동 한복판에서 소매치기 절도범인 김모 씨가 길을 지나가고 있던 17살 강모 군의 지갑을 훔쳐 달아나다가 쫓아온 강모 군과의 격투 끝에 체포되었습니다.]
"17살이면... 시훈이보다 한살 어리네?"

 

 17살이라... 나보다는 어린데 용감하네, 짜식.

 

[김씨는 강군에게 마지막으로 흉기로 위협을 했지만, 강군의 뒷돌려차기에 제압당하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현상수배자인 김모 씨를 잡은 학생에게 용감한 시민상과 함께 현상금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SBC뉴스, 경성필입니다.]

 

 저 강모 군은 이제 스타가 되는 건 시간문제겠어.

 

[흉악범 김모 씨를 때려잡은 학생은 다름아닌 한 과학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남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학생이 2년 전에도 대단한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채지연 기자.]

 

 뭐야? 2년 전에도?

 

[경찰 조사에 의하면, 강모 군은 어렸을 때 태권도 등 온갖 무술을 배웠다고 합니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인데다, 이번에 자신의 지갑을 지키기 위해 김모 씨와 격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야~. 완전 대박이다... 그런데 과학고라고 했지?"

 

 갑자기 누나가 날 바라보았다.

 

"왜 그래?"
"시훈아, 너 1학년 남학생 중에서 성이 강씨인 애 잘 찾아봐."
"가,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혹시 몰라? 아, 아니다. 그 애 찾아서 사진 좀 찍어서 나에게 보여줘. 내가 그 남자 얼핏 봤으니까, 누군지 보면 알 수 있을지도 몰라."

 

 누나, 속 보인다고. 그리고 누나는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누나, 과학고는 한두 군데가 아니야. 명성과학고 뿐만 아니라 전국에 과학고가 얼마나 많은데?"
"그래도 서울 쪽이니까 명동에 놀러 왔겠지? 한번 속는 셈치고 찾아봐."

 

 휴우~. 누가 저 누나 좀 어떻게 말려 주세요...
 시간은 흘러 주말은 끝이 났고, 난 다시 학교로 갔다.
 그러고 보니 그 강모 군, 소매치기를 무술로 때려잡고, 유명 인사까지 된 것 보니, 보통내기는 아닌 것 같군. 부러운 녀석...
 일단 누나 말대로 우리 학년에 강모 군을 한번 찾아나 볼까? 그런데 난 남의 성을 헷갈려 하잖아?

 

"강진규."

 

 그 때였다. 선화가 진규를 불렀다. 그런데 얘가 무슨 선화였지?

 

"웬일이야, 장선화? 갑자기 날 부르고?"
"혹시 너... 지난 주말에 명동 갔었어?"
"명동? 내가? 난 명동에 간 적도 없는데?"

 

 설마 선화도 '명동 강모 군'을 찾고 있는 거 아니야?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아~. 혹시 지난 주말에 있었던 사건 때문에 그런 거지? 미안하지만 난 명동 강모 군이 아니라고. 무기까지 들고 싸우는 사람과 용감하게 맞설 용기도 없고."

 

 일단 우리 반엔 '명동 강모 군'은 없는 건가?
 아, 맞다! 그럼 다른 애를 찾아볼까?

 

"저기, 강시원."
"나 도시원이야. 강시원 아니라고."

 

 아, 아닌가?
 그런데 그 때...

 

"글쎄? 아, 맞다! 너 혹시 지난 토요일에 명동에서 용감한 남학생에 대한 기사 봤어? 성이 강씨라는데,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며 중학교 때 얼짱 출신이었대."

 

 그 명동 강모 군이 중학교 때 얼짱 출신이라고? 크윽, 신은 역시 불공평해...

 

"에이~. 그런 학생이 어디 한 두명이야? 과학고등학교는 많아. 그리고 중학교마다 얼짱은 하나둘씩 있지 않아?"

 

 그래, 우리 학교엔 그런 학생은 없을 거야. 명동 강모 군은 분명히... 다른 학교 학생일 거야!
 시간은 흘러 방과 후가 되었다. 난 한번 2학년들의 생활을 엿보기 위해 2학년 쪽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Marine, I'm missing you..."

 

 어? 쟤는 오리온이잖아?
 이름이 특이해서 얘 이름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오리온이 여기에 있을 줄은 몰랐군.
 과학고에 들어간다고 하는 소리는 들었지만, 거기가 여기일 줄은 몰랐다.
 게다가 아까 마린이라고 했었지? 리온과 친하게 지냈던 그 미국인 여자애...
 후훗, 한번 리온 좀 놀려볼까?
 난 저녁 때 가발을 샀다. 기숙사로 돌아온 나는 가발을 양갈래로 묶었다. 그리고 써 보니...

 

"이 정도면 마린과 비슷하게 보이겠지?"

 

 교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검은 가발을 샀지만, 이 정도라면 마린으로 볼지도 몰라.
 다음 날이 되었다. 그런데...

 

"민시현, 너 머리가 갑자기 길어졌네?"
"혹시 가발 아니야?"
"그, 글쎄? 자고 일어나다 보니 이렇게 머리가 길어졌네?"

 

 그러자...

 

"푸하하하... 뭐야? 너 그거 가발이지? 세상에 어떻게 하루 만에 머리가 그렇게 길어지냐?"
"난 아무리 야한 생각을 해도 그 만큼은 못 자라겠는데..."

 

 휴우~. 하는 수 없지...

 

"더, 더 예뻐지려고 한 건데 어디가 덧나냐?"

 

 그러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방과 후,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요새 인기 투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호~. 우리 반에 도혁이도 있고... 3반에는... 강진영이란 애도 있네? 우리 반에도 진영이가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진영이었더라?
 여학생 쪽을 보니 3반의 유세나라고 하는 여자애가 있었다. 보니까 예쁘게 생겼긴 하네...
 2학년에는 누가 있을까나... 응? 오리온? 얘도 후보야? 좋아, 이렇게 된 이상, 리온을 만나러 가자.
 난 리온을 찾으러 2학년 쪽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몇 반이지? 무작정 쳐들어가기도 그렇고...
 그런데 그 때였다.

 

"아!"

 

 이 목소리는?

 

"마린!"

 

 리온이었다. 리온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리온을 쳐다보자...

 

"뭐, 뭐야?"

 

 역시 깜짝 놀라는 것 같군. 이제 본격적인 작전을 해 볼까?

 

"리온~."

 

 난 여자 목소리로 리온에게 애교를 부렸다. 그러자...

 

"자, 잠깐? 너... 1학년인데 어디서 선배 이름을..."

 

 리온은 날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으아악~!!!"

 

 갑자기 리온이 날 보고 비명을 질렀다.

 

"가, 갑자기 왜 그래?"
"미, 민시... 읍..."

 

 설마 내 본명을 말하려는 건 아니야? 난 얼른 리온의 입을 틀어막았다.

 

"조용히 해. 여긴 학교라고."
"으읍... 으으...읍..."

 

 그러자 리온이 내 손을 치우고 날 데리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자, 잠깐만! 이거 좀 놔줘."

 

 하지만 리온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리온이 날 데리고 간 곳은 다름아닌 천문대 앞이었다. 명성과학고에는 천문대가 유명하다고 했는데... 여기가 그 천문대구나.

 

"민시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리온이 조용히 물었다.

 

"뭐, 뭘?"
"네가 왜... 아니지, 그것보다... 꼴이 대체 뭐야?"

 

 꼴... 휴우~. 철 없고 정신상태 이상한 누나 때문에 내가 여장하고 이런다고 리온 앞에서 차마 말을 못했다.

 

"대체 너 왜 이러는 거냐?"

 

 리온이 날 무섭게 노려보며 물었다.

 

"이잉~. 리온은 너무해..."
"여긴 우리 둘 뿐이니까 평소처럼 하시지?"

 

 휴우~. 안 통하네... 난 원래 말투로 인사했다.

 

"오랜만이다, 리온."
"그래, 나도 참 오랜... 그런데 왜 네가 여장을 하고 여기에 있는 거야?"

 

 뭐야? 끈질기네.

 

"응, 나 올해 과학고에 입학했어."
"입학? 여장하고 입학했단 말야?"
"그, 그게... 사정이..."
"설마 너... 이번에 여학생이 부족하다는 거 이용해서 여장하고 들어온 거 아니야?"

 

 헉! 자식... 귀신이 따로 없어... 난 리온에게 매달려서 사정하였다.

 

"리온, 제발 부탁이야.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로 얘기하지 말아줘..."

 

 그렇게 애걸복걸을 한 결과...

 

"좋아, 그럼... 여기에서 제~발 사고는 치지 마라. 또,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고."

 

 다행이다... 리온이 비밀만 지켜준다면, 난 무사히 2년을 보낼 수 있을 거야...
 난 이제 리온만 믿을 수 밖에 없네.

 

"아, 그리고 나 네 연락처 좀."
"왜?"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앞으로 자주 연락하게."

 

 난 리온에게 연락처를 받았다. 나도 리온에게 연락처를 주었고 말이다.
 앞으로는 심심하지는 않겠어, 후훗.

 

=================================================================================

 

흐음... 이제 리온이 고생인가요?

아, 리온이 시훈이 때문에 많이 망가지네요. '별의 노래' 진영 편과 'Side A' 도혁 편에서는 그저 훈남에 상냥한 선배로 나왔었는데...

그럼 전 이만~.

Who's 클레어^^

profile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셰셰~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어로 메르시~ 독일어 당케~

이태리어 그라지에라고 하지요~.

꺾기도는 감사합니다람쥐~! 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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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8.23 02:58

     귀찮은 일에 얽혔네요, 리온도 ㅎ

     설마 여장하고 입학한 동기생을 만나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겠죠 ㄷㄷ;

  • profile
    클레어^^ 2011.08.23 04:36

    하여간, 세희 누나가 모든 것의 원흉입니다...;;

    제가 리온도 주인공으로 한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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