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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밤, 그녀는 정식으로 은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은비는 전신 거울 앞에 서 있다. 멍한 얼굴로, 거울 속 뭔가를 빤히 들여다보면서. 파자마 차림으로, 머리 말리는 것도 잊은 채 그녀는 벌써 30여 분간 거기 그렇게 있었다.


 딸랑.


 바깥에서 청아한 방울 소리가 울린다. 누가 손을 대지도 않았는데도 창문은 스스로 활짝 열려 선선한 밤공기를 방 안으로 들인다. 얇은 흰색 여름 커튼이 창 밖에서 들어온 바람에 떠밀려 돛처럼 배를 팽팽히 부풀어 올린다. 커튼이 살짝 들춰 올려 지면서, 창틀에 누군가 있는 것이 커튼 아래로 살짝 엿보인다. 화사하지만 앙증맞게 작은 꽃신 한 켤레를 신은 그녀는 은비의 방 안으로 들어와 방바닥 위에 사뿐히 내려선다.


 순간 섬광 같은 동작으로 은비가 그녀에게 칼을 휘둘렀다.


 문구용 커트 칼이나 부엌칼 따위가 아니다. 시퍼렇게 날선, 길고 날렵한 검은 요즘엔 사극 세트장이나 박물관 정도에서나 겨우 볼 법한 종류였다.


 소녀, 은비와 비교해 겨우 가슴팍에도 못 미칠 정도로 작고 어린 꼬마아이는 춤추듯 하늘거리며 그 검을 피했다. 소녀 옷 곳곳에 장식된 온갖 종류 장신구들이 제각기 짤그랑대며 다양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그 규칙 없는 음악 속에서 소녀는 무희처럼 춤추듯 이어지는 공격까지 죄다 피해냈다.


 순간의 찰나, 은비가 검을 내지른 것을 교묘히 흘려내고서 소녀는 은비 바로 곁에 제 몸을 붙였다. 채 은비가 다음 동작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품에서 꺼낸 작은 나뭇가지로 칼을 쥔 은비의 팔을 살짝 두드렸다. 단지 그것뿐이었는데도 은비는 들고 있던 칼을 떨어뜨리고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간 것처럼 고개와 두 팔을 축 아래로 늘어뜨렸다.


 소녀는 다시 한 번 나뭇가지를 들었다. 처진 어깨를 한 번 툭 치자, 깊이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를 내며 은비가 고개를 들었다. 마치 깊은 잠에 들었다가 누가 억지로 깨우기라도 한 것처럼, 게슴츠레한 얼굴로 조금 정신없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마침내 소녀를 본 은비가 입을 열었다.


 "넌, 누군데 여기 있어?"


 대답 대신 까르르 웃으며, 소녀는 그녀 주위를 빙빙 돌았다. 정신없이 뛰고 달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어린아이다. 은비는 입을 가리고 하품을 길게 뱉었다. 그녀에겐 아직 이 모든 상황이 정신없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얘, 좀 뛰어다니지 좀 마! 어지럽잖아!"


 주위를 깡충깡충 뛰노는 낯선 소녀에게 은비는 소리를 질렀다. 은비 말에 소녀는 그대로 제자리에 멈춰 섰다. 이제 좀 낫네. 은비는 뒤늦게 소녀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곤 제 얼굴을 두 손으로 훑어 내렸다. 그제야 조금이나마 잠이 깬 듯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 들어와 은비 얼굴에 쏘였다. 은비는 고개를 돌려 창문 쪽을 보았다. 분명 닫아놨을 터인 창문이 활짝 열려 있다. 소녀가 열어둔 것이려니 하고 은비는 지레짐작했다.


 그러고 보면 참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지 싶었다. 소녀는 붉은 천 옷으로 온 몸을 두르고 있었다. 저마다 다른 모양, 다른 용도긴 했지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소녀가 걸친 것은 전부 붉은 바탕이었다. 붉은 두건, 붉은 두루마기 아래 언뜻 보이는 붉은 바탕 꽃신까지. 그 모든 것 하나하나에 금실과 은실로 정성들여 수놓인 무늬가 또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해 보였다. 또, 그 위에 장식처럼 매단 온갖 유리종과 금은 방울은 또 어떻고.


 은비 눈에 소녀 모습은 어딘지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그 화려한 옷이며 장식들이 마치 어른을 닮아보려 애쓰는 어린 아이를 보는 것 같아서였다. 그래서였을까. 처음 보는 아이에게 이름을 묻는 대신 은비가 처음으로 소녀에게 물은 말은 다음과 같았다.


 "넌 대체 어디서 온 거니?"


 소녀는 조금이라도 고민해보는 눈치 없이 곧바로 답했다.


 "언니를 도와주려고 왔어요오."


 소녀는 말끝을 조금 길게 늘였다. 그녀 대답에 은비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얘, 그건 완전 동문서답이잖니.


 "혹시 이거 기억나요오?"


 그러다 소녀가 가리킨 것을 보았다. 처음엔 영문을 모르겠단 듯 멀뚱히 쳐다보던 은비 얼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굳어져갔다. 소녀가 가리킨 것은 한 자루 검이었다. 은비는 그 검을 본 기억이 있었다. 수십 번 반복해 꾼 악몽 가운데 몇 번인가, 꿈 속 여자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했던 적이 있었다.


 '전부 내게 맡기렴. 뒷일은 신경 쓰지 말고.'


 설원 위에서 울부짖기만 하던 여자가 그녀에게 다가와 먼저 말을 걸었을 때, 은비는 조금 놀라 뒷걸음질 쳤었다. 그런 은비를 쫓아와 여자는 그녀를 붙잡았다. 너무 가까이 붙은 거 아냐, 하고 생각했을 때 여자는 은비 얼굴 가까이 제 얼굴을 붙였다. 한 순간 입술에 온기가 스쳤다고 느껴진 직후 여자는 얼굴을 떼었다. 무슨 짓이냐고 항변할 새도 없이 돌연 수마가 쏟아져온다. 이상하다고 은비는 생각했다. 꿈속에서도 잠이 올 수 있는 걸까? 여기서 잠을 자버리면, 난 대체 어떻게 되어 버리는 걸까?


 검은 그 때에 보았다. 여자가 자신을 놓아줬을 때, 쏟아지는 잠을 애써 참으며 간신히 들어 올리려 했던 눈꺼풀 사이로 여자가 품에 안은 검 한 자루가 언뜻 보였다. 여자는 검 끝을 바닥으로 향한 채 자루를 감싸 쥔 두 손을 가슴팍까지 올려들고 있었다. 은비가 기억하는 건 아쉽게도 거기까지가 전부였다. 검의 모양, 여자가 검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정도. 그 직후에 그녀가 그 검을 어떻게 했는지까진 보질 못했다. 매번 심한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지고 나면 어느새 잠에서 깨어 현실 속 자기 방으로 되돌아와 있었으니까.


 "나 어떡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불안감에 은비는 몸을 떨었다. 다리에 힘이 풀린 나머지 제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런 은비에게 다가가 소녀는 그녀 얼굴을 껴안아 제 가슴팍에 묻었다.


 "괜찮아요오. 다 괜찮아요오. 걱정하지 마세요, 신경 쓸 건 하나도 없어요오. 제가 당신을 도와줄게요, 그러기 위해 제가 여기 온 거니까아."

 "네가, 도와준다고?"

 "네. 저느은, 당신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여기 온 걸요오?"


 그 말에 안심이 되었는지, 은비는 소녀에게 얼굴을 묻은 채 그대로 잠이 들었다. 소녀는 그녀를 바닥에 조심스레 눕혔다. 그러는 사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영 귀신이 소녀 곁에 다가와 그녀에게 물었다.


 "당신, 정말 이 여자를 도와줄 셈이야?"

 "그럼요오. 당연하죠오."

 "그게 말이지, 이 소녀는 도통, 이해가 안 된단 말야. 뭐, 까놓고 말해서 당신 남 도와줄 사람처럼 안 보이니까."


 알영 말에 소녀는 깔깔대며 웃었다.


 "그거 재밌네요오. 전 언제나 누군가를 구원하기 위해서 행동하는 걸요오?"

 "정말이야, 그게?"

 "뭐어, 당신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없진 않죠오."


 사뿐사뿐 걸음을 옮겨 창문 쪽으로 걸어간 소녀는 허공을 향해 누군가를 부르듯 손짓했다. 잠시 후, 하늘에서 커다란 청삽살개 한 마리가 내려와 창 밖에 멈춰 섰다. 올라타라는 듯 소녀 쪽에 등을 들이밀며 개는 소녀가 창문 밖으로 나오기까지 충직하게 자리를 지켰다.


 "누구도 고통 받아서는 안 되요오."


 시퍼런 장모로 덮인 등에 올라탄 채 소녀가 창 너머 알영에게 말했다. 대형 견종, 혹은 그 이상으로 몸집이 큰 삽살개 위에 올라탄 모습이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그 상태로 소녀는 알영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전 그녀를 아무런 고통 없는 세상까지 인도할 생각이랍니다아."


 소녀를 등에 태운 채 삽살개는 그대로 공중을 날아 밤하늘 속으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배웅한 후 알영은 다시 방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은비는 방바닥에 누운 채였다. 한숨을 쉬며, 알영은 그녀를 향해 무언가 손짓을 했다. 그녀 손짓에 따라 은비의 몸은 공중에 붕 떠올랐다가 조심스럽게 옮겨져 침대 위에 눕혀졌다. 그녀를 침대에 눕힌 뒤, 알영은 이번엔 바닥에 있는 검을 집었다. 매번 은비가 어디서 그 검을 꺼내는지 알영은 알지 못했다. 아마 은비 본인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알영이 검을 대충 한쪽 구석에 세워두려는데, 갑자기 검이 제 홀로 움직여 허공에 붕 떴다. 방 안을 몇 바퀴인가 빙빙 돌던 검은, 침대 위에 눕혀진 은비 몸을 보고는 그녀에게 다가가 깃털처럼 사뿐히 그녀 위에 내려앉았다. 검의 면이 은비 몸에 맞닿았다 싶은 순간, 검은 흡사 은비에게 빨려들듯 그녀 몸을 투과하더니 이윽고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걸 본 알영은 무릎을 탁 쳤다.


 "아, 저런 데에서 나오는 거였구나?"


 검을 처분하자마자 알영은 다시 주변 정리를 마무리 지었다. 이리저리 헤집어지거나 뒤엎어진 물건들을 제자리에 놓고, 은비가 소녀와 몸싸움 벌였던 흔적도 그녀가 손을 보자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방 안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꾸며졌다. 만족스런 듯 그 모습을 둘러본 뒤 알영은 창문 쪽으로 향했다.


 금방 무언가 생각났는지 몸을 돌리긴 했지만.


 "아차, 잊어버릴 뻔했다."


 품을 뒤져 알영은 작은 목각 인형을 꺼냈다. 개인지 사자인지 분간되지 않는 짐승 위에 올라탄 여자 모습을 깎은, 열쇠고리 크기 인형이었다. 은비의 책상 위에 그것을 남겨둔 뒤 알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자 중얼거렸다.


 "근데 저 얜 왜 이런 걸 일부러 놔두고 오란 걸까?"


 인형을 잠시 쳐다보다가 알영은 이윽고 방을 나섰다. 사라진 그녀를 뒤따르듯 방 조명도 스스로 꺼졌다. 방 안은 삽시간에 어둠에 휩싸였다.


 그 어둠 속에서 작은 빛이 은은하게 퍼지는 곳이 있었다. 은비의 책상 위, 알영이 놓고 간 인형에서 검푸른 빛이 연기처럼 스멀스멀 피어올라 방 안에 서서히 퍼졌다. 빛은 은비를 향해 조개의 발과 같은 일부를 꾸물꾸물 내밀었다. 은비에게 그것이 거의 가 닿으려는 순간, 새하얀 빛이 잠깐이지만 은비 몸에서 뿜어져 나와 그것을 쳐냈다.


 그 상황이 재미있단 듯 소녀는 키득키득 웃었다. 은비 집으로부터는 이미 수십 m 이상 떨어진 장소였다. 그럼에도 그녀에겐 은비 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마치 제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 인양 생생히 보였다. 알영이 은비 방에 놓아두고 온 '꼭두', 그 목각 인형을 통해서 소녀는 은비를 관찰하고 그녀 반응 하나하나를 모두 살폈다.


 "역시 흥미로운 언니에요오. 어떻게 생각해요오, '적막'은?"


 소녀가 묻자, 커다란 개는 입을 다문 채 작게 웅, 하고 소리를 내어 답했다. 소녀의 손길이 길고 보드라운 삽살개 '적막'의 털을 찬찬히 쓰다듬었다. 소녀의 양 눈썹  사이 미간 위로 흐릿하지만 곤충 겹눈과도 닮은 두 쌍 눈 형태가 드러나 있었다.


 "이 언니도 우리 편으로 끌어 들이죠오. 분명 힘이 돼 줄 거라고 봐요오. 그리고 그녀 역시이, 우리와 함께인 편이 훨씬 행복할 테니까아."


 키득키득 대며 소녀는 다시 웃었다. 삽살개 '적막'은 왕, 하고 크게 한 번 짖고선 다시 허공을 달려 어딘가로 향했다.


 소녀에겐 별칭이 많이 있다. 그림자들의 왕, 귀신들의 자식. 하지만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별칭은 따로 있었다.


 사랑하는 딸. '적막'을 비롯해 6만 9천 귀신들이 사랑하고 따르는 자신에게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이름은 없을 거라며 그녀는 자신하고 있었다. 6만 9천 귀신들에게 사랑받는 자신이, 6십 9억 인류에게 사랑받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담?


 그녀는 사랑받고 싶었다. 사랑받고 싶어서, 사랑을 바치길 간절히 바라고 설득한다. 이번엔 은비가, 자기 사랑을 그녀에게 바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차례다.


=================================================

 조금 더 일찍 올리려고 했는데 늦어졌습니다;;

 이번 2-4 편은 사실상 2-3 편의 연장입니다. 사랑하는 딸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은비를 탐내는 장면입니다. 때문에 이번 화는 분기가 없고, 다음 주에 올릴 2-5 화에서 다시 선택 분기가 나오겠네요 ㅎ

 어쨌든 이걸로 필요한 인물들은 전부 나온 셈입니다. 아마도요;;;
 슬슬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죠^^;

Who's 윤주[尹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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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한 인간이 성장해 가는 것은 운명이다"

?
  • ?
    乾天HaNeuL 2011.07.20 17:19

    그렇군요. 다음화를 기대해 봅니다. 훗.

  • profile
    윤주[尹主] 2011.07.21 01:02

    기대해 주세요 ㅎㅎ

  • profile
    클레어^^ 2011.07.21 07:39

    아앗, 시크릿에 나왔던 그 '사랑하는 딸'이 여기에서도 나오네요?

    그런데 '신부'도 나오려나요? 진연씨나 마녀, 시현씨는?

  • profile
    윤주[尹主] 2011.07.21 07:55

    <E.M.A.>에서 등장하는 건 '사랑하는 딸'과 마녀 정도입니다. 거기다 이들도 어디까지나 조연이라서, 실제 주인공이 되는 명현이나 은비 정도 비중이 되진 못할 겁니다.


     ...다만 분기에 따라서, 마녀가 주인공인 루트 하나 정도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 이야기에 도달하느냐 못하느냐는 어디까지나 여러분 선택에 달린 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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