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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 K E L E T O N K I N G                     
= T h e   L o r d   o f   F l a m i n g   G u s t =

 

 

 

  악문 입술 사이로 바람소리를 낸 마는 고글을 내려 썼다. 그의 오른손이 본능적으로 등 뒤로 뻗어져 비죽 튀어나온 작대기를 잡았다. 왼손은 허리춤에서 늘어졌다. 마의 몸이 한껏 숙여지고 눈이 크게 뜨였다. 그가 소리쳤다!


 "왔다!"


 눈앞의 모래언덕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굉음을 냈다. 다행히 바람이 그들을 향해 불지는 않았기에 호흡이 곤란하다던가 하는 상황은 오지 않았다. 높게 솟은 모래는 일종의 연막이 되었다. 그 건너편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땅을 통해 느껴지는 진동은 대단했다. 마는 이를 악물었다. 만만한 상대가 아닐 것 같았다.


 모래 연막은 생각보다 쉽게 사라졌다. 다행한 일이었지만 수와 마는 기뻐할 수가 없었다. 그들을 노리고 눈앞에 서 있는 것은 그다지 반가운 존재는 아니었다. 수는 공포에 질린 얼굴로 내뱉듯 말했다.


 "무쇠인간!"


 무거운 암회색의 기형적인 몸체. 가진 색에 비하면 지나칠 정도의 광택. 소름이 끼치도록 붉은 단색의 눈. 무엇보다 마와 수를 공포에 질리게 하는 두꺼운 팔.


 "마! 저건 불벼락을 내뿜는 무쇠인간이야!"


 "젠장!"


 마는 수를 거칠게 밀쳤다. 수는 비명을 질렀다. 물론 마는 그녀의 비명에 신경 쓰지 않았다. 수를 간단히 처리하고 반대편으로 뛰어가는 마의 뒤를 가르고 지나간 무언가가 아득히 뒤에서 굉음을 냈다. 차마 그 모습을 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어차피 싸우지 않으면 죽는다. 싸우기도 전에 그 위력을 확인하면 분명히 위축될 테니까.


 돌연 방향을 꺾은 마가 무쇠인간을 향해 돌진! 그의 손에는 섬뜩하게 번뜩이는 칼과 망치가 들려 있었다. 무쇠인간도 위험하다고 생각했는지 방향을 틀어 그를 본다. 헌데 거리가 너무 멀었다!


 "이런……!"


 마는 자세를 낮췄다. 뛰어가던 속도 때문에 몸이 쓸렸다. 그는 죽는 것에 비하면 하찮은 아픔을 느꼈다. 마는 그 순간 그의 위를 지나간 무언가를 보았다.


 비교적 가까운 폭음이 들렸다. 몸을 옆으로 굴리며 자세를 갖춘 마는 다시금 튀어 나갔다. 이번엔 직선 돌격이 아니었다. 마는 무쇠인간의 왼쪽을 향해 돌며 뛴다. 하지만 무쇠 인간은 금세 자세를 갖췄다! 마는 순간 다시 엎드리려 했지만 지면의 경사 탓에 엎드릴 수가 없었다!


 "큭!"


 속도를 살려 뛰어 오른다. 그리고 한쪽 손에 들었던 망치를 던졌다! 하지만 무쇠인간의 팔이 이미 자신을 향했다는 걸 본다. 그의 눈이 커졌다. 늦었다! 무쇠인간의 팔에서 불꽃이 일어나고 거센 충격이 마를 뒤흔들었다! 뒤이어 굉음이 울려 퍼졌다.


 "마!" - "크악!"


 충격파에 나가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 버린 마의 왼쪽 어깨에서 피가 솟구쳤다. 그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상처는 깊고 출혈이 심하긴 했지만 치명상은 아닌 듯 했다.


 무엇보다 무쇠인간이 불벼락을 내뿜었는데 죽지 않았다! 아무래도 망치가 불벼락을 대신 맞아 준 것 같았다. 지혈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일어선다. 그리고 다시 뛰었다. 충격 덕에 호흡이 힘들었다.


 무쇠인간은 잠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불벼락의 충격이 미친 모양이다. 기회라고 생각한 마의 눈이 번뜩였다.


 일직선으로, 순식간에 쏘아져 어느 새 무쇠인간의 앞까지 당도했다! 무쇠인간의 섬뜩한 눈이 마와 마주쳤다. 무쇠인간이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무시무시한 소리에 재빨리 자세를 낮추고 몸을 굴린다. 그가 있던 자리로 천둥이 지나갔다!


 마의 심장은 한계에 도달했다. 심박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호흡은 더 이상 정돈할 수 없었고 시야마저 흔들리는데다가 어지러웠다. 칼을 든 마의 손에 핏줄이 도드라졌다. 좁아지는 시야의 틈새로 무쇠인간 몸통의 틈을 본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 찔러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에 감각이 없는 마의 팔은 이미 깊게 내질러져 있었다. 그의 손에 잡힌 칼이 틈새에 깊이 박혔다! 마는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손을 뗐다. 꽃아 넣은 칼에서 엄청난 불꽃이 튄다.


 굴러 나온 마는 비틀거리면서도 일어서서 수를 바라본다. 핏물이 흘러내려 그의 시야를 가린다. 그는 거칠게 피를 털어낸다.


 "수! 칼!"


 이런 상황에 익숙했는지 수는 이미 칼을 꺼내 들고 있었지만 그녀는 잠시 당황한다. 거리가 너무 멀었다. 이어지는 재촉에 수는 이를 악물고는 마를 향해 칼을 던졌다. 수 딴에는 힘껏 던진 것이었지만 역시 힘이 모자랐는지, 그에게 당도하기도 전에 땅에 떨어져 박힌다. 다행히 멀지는 않았다. 마는 바로 달려가 칼을 뽑아 들었다.


 "윽!"


 깊은 고통에 신음을 흘린다. 뜨거운 사막의 모래들이 마의 상처를 파고들어가 있었다. 부젓가락으로 지지는 듯한, 아찔할 정도의 고통이었다. 얼굴을 한껏 찌푸리고 갑자기 몰아 닥친 고통에 저항한다. 무쇠인간은 허둥대고 있다. 박아 넣은 칼 때문에 몸이 제대로 움직이질 않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가 피해를 입은 것은 단순히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다는 것뿐이다. 곧 공격을 시작할 것이었다. 마는 끝장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무쇠인간이 마의 행동에 고개를 들었다. 붉은 눈빛이 걸어오는 그를 본다. 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천천히 걸었다. 그의 팔도 천천히 올라갔다. 이윽고 칼이 무쇠인간을 향해 겨누어졌다. 마와 무쇠인간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순간 무쇠인간의 눈이 빛을 발했다.


 마는 놀라 순간 경직됐다. 식은땀을 흘리며 칼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고 무쇠인간을 보고 있자니, 무쇠인간이 한동안 그런 마의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 역시 검을 든 상태로 선 채 무쇠인간을 보았다. 왼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다행히 흘러 내리는 피는 정말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무쇠인간이 고개를 돌려 멀리 떨어진 채 이쪽을 주시하고 있던 수를 보았다. 그가 한 걸음 다가서자 빠르게 다시 쳐다보는 무쇠인간이었다.


 ‘역시 쉽사리 틈을 보이지 않는가?’


 마의 경험에도 이 정도로 위력적인 무쇠인간을 만난 기억이 없었다. 물론 불꽃을 일으키는 능력은 비슷했지만 판단력이나 민첩함은 도저히 비교할 수가 없었다. 만약 이런 무쇠 인간이 이 자리에 한 기만 더 있었어도 바닥에 쓰러져 죽음을 맞이하는 건 자신이 되었을 것이다.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행동하는 것을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와중에 무쇠인간이 뭔가 알아먹지 못할 괴상한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 나지막한데다가 탁한 소리라서 눈치채기도 어려웠는데, 이제 와서 보니 뭔가 말하는 것 같았다.


 순간 마의 등에 소름이 돋았다.


 “수! 엎드려!”


 마가 수를 돌아보며 그렇게 절규하듯 외치는 순간, 무쇠인간이 그를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아차 싶어 빠르게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수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무쇠인간의 육중한 몸통이 거칠게 마의 가슴팍을 들이받았다. "커흑" 하고 일그러진 신음을 내뱉으며 나가떨어지는 그의 눈에, 다행히 자신의 외침을 듣고 엎드려 불벼락에 피해를 입지 않은 수의 모습이 보였다.

 

 

 

 

현재 필자의 상황상, 성실연재는 힘들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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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깃글은 순수 창작물로써,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기반한 픽션입니다.

현실과 혼동하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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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hx :
   읽어주시는 온라인의 여러분들.
   HANULGARAM the Amusements Creators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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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6.23 05:12

     이 정도 퀄리티로 매일같이 올리시는 건가요. 대단하세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전투신 묘사 좋네요. 짧은 문장으로 긴박감을 살린다는 게 이런 걸까요? 좋은 예시 보고 갑니다. ㅎㅎ


     반면 느낌표가 자주 쓰인 게 저한텐 불편하게 느껴지네요. 한 단락 내에서도 두어 개씩 쓰인게 말예요. 의도하신 효과가 있는 건가요??


     궁금한 것 또 한 가지,

     무쇠인간이란 게 왠지 그림이 잘 안 그려져서 그러는데, 보통의 사람 크기인가요, 아니면 더 큰 건가요?

     혹시 <해황기>라는 만화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거기 등장하는 로봇과 비슷한 이미지 아닐까 하고 대충 생각하고 있네요;; 맞으려나요;

  • ?
    EsLu 2011.06.23 07:11

    매일은 힘듭니다 매일은! (웃음)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있고 해서, 시간 날 때만 가끔씩 업뎃될 겁니다.

     

    1. 느낌표는 긴박한 상황을 이어가기보단 한장면으로 끊는다는 느낌으로 사용한겁니다만, 아무래도 역효과인가보네요.  

    2. 해황기에 나오는 로봇과 비슷하다고 여기셔도 좋습니다.

    여러가지 형태가 있습니다만, 이번에 등장한 무쇠인간이라면 설정상으론 앞뒤 60cm 좌우 85cm 높이 200cm 정도입니다. 후인류는 환경과 영양의 문제로 신장 140~160 사이라는 설정이니 보통의 사람보다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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