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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새 이야기입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

 

19. 무슨 생각이야?



 주말이 되었다. 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낯이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 이 근처에 산다. 넌? 여기서 학교 다녀?"
"그런 건 말할 필요 없을텐데? 그리고 말해 두겠는데, 난 더 이상 OOO이 아니야."
"OOO이 아니라고? 그럼 네가 뭔데?"

 

 이게 무슨 소리지? 난 좀 더 가까이 가 보았다. 그런데 거기에는 어떤 남자가 신도혁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

 

"뭐야? 설마 너, 입양되었다 그런 거냐? 그 사고뭉치에 골치덩어리인 OOO이 말이야?"

 

 OOO? 누구지?
 그런데 이 남자가 신도혁을 너무 몰아세우고 있었다.

 

"그만 하세요."

 

 아, 이런. 나 지금 괜한 짓 한 거 아니야?

 

"뭐, 뭐야?"

 

 에라, 모르겠다...

 

"이 사람이 싫어하는 거 안 보여요? 그만 괴롭히라고요."
"장선화, 너..."

 

 신도혁은 역시 놀란 눈치였다.

 

"뭐야? 야, 너 이 여자애와 아는 사이야?"
"같은 반이다. 왜?"

 

 내, 내가 괜히 나서서 일이 더 커진 거 아니야?

 

"호오~. 보기 좋은 것 같은데?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시간 되면 다시 만나자고."

 

 남자는 발길을 돌렸다. 휴~. 다행히 큰일은 안 일어났네.

 

"신도혁, 괜찮아?"

 

 난 신도혁에게 물었다.

 

"난 괜찮다. 그런데 너... 무슨 짓이야? 남의 일에 왜 참견하고 그래?"

 

 역시 이런 말 들을 줄 알았다...

 

"그, 그게... 누가 남을 괴롭히는 거 보면 말려야 할 것 같아서..."
"그, 그러다가 너까지 위험해지면 어쩌려고?"

 

 그 때였다. 그 남자가 뒤를 돌아보았다.

 

"아, 혹시나 했더니 역시 그랬었군. 입양 되어서 새 이름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신도혁이라고 했나? 그럼 다음에 보자고."

 

 그 남자는 가 버렸다.

 

"저기, 신도혁."

 

 난 신도혁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하다니, 나도 참 못난 놈이군."
"괘, 괜한 일에 참견했다면 미안해. 그럼 나 갈게."

 

 난 시계를 보았다. 약속 시간이 다 되어가는 거 같아서 얼른 발길을 돌리려고 하였다. 그런데...

 

"아, 저기."
"응?"
"오늘 있었던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줘. 혹시 너 방금 무슨 이름 들은 거 있어?"

 

 이, 이름?

 

"혹시 OOO 말이야?"

 

 그러자 갑자기 신도혁은 날 데리고 카페로 들어갔다.

 

"응? 여, 여긴 왜?"
"부탁한다. 그 OOO이란 이름, 다시는 입에 내놓지 말아줘."
"아니, 왜?"

 

 OOO이란 이름... 신도혁의 옛날 이름인 것 같은데 왜 말하지 말라는 걸까?

 

"그 이름... 아... 처음부터 다 이야기해야 하나? 지금까지 강진영에게만 내 과거를 이야기했었는데..."

 

 강진영에게 얘기했던 그 과거라면, 지난 여름방학 때, 화장실 들락날락 하고 있었을 때, 내가 어느 빈 강의실에서 들었던 그 과거 아닐까?

 

"내가 전에 지영이 사진 보여줬지?"
"으응, 봤어."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그러더니 신도혁은 휴대폰에 있는 여동생 사진을 보여주고 말을 하였다.

 

"이 애와 나, 닮은 거 같아?"

 

 의외의 질문이었다. 갑자기 여동생과 자기가 닮았냐고 묻는 이유가 뭘까?

 

"으응... 좀..."

 

 난 대답을 시원치 않게 했다. 여기서 내가 전혀 안 닮았다고 하면 신도혁이 눈치챌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고맙다. 조금이라도 닮았다고 해서."

 

 응? 무슨 소리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너에게는 나와 지영이가 좀 닮았다고 하니까 마음이 놓이는 것 같군."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러자...

 

"진짜 피를 나눈 남매였다면 더 많이 닮았겠지."

 

 맞아, 강진영에게 한 말을 들으니까 두 사람은 친남매가 아니라고 했지.

 

"사실 이건... 강진영에게만 이야기했던 건데... 이걸 여학생에게 하는 건 처음이군. 나 사실, 아까 그 녀석 말대로 입양되었어."

 

 여학생에게 처음 한다고? 잠깐, 그럼 얘... 날 여자로 본다는 의미야?

 

"초등학교 4학년 봄이었어. 어느 교수 부부께서 아이가 없으셔서 입양을 선택했는데, 거기서 데리고 온 게 나야."
"그, 그럼 아까 그 남자는 누구야?"

 

 그러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같은 보육원 출신인 천재빈이야. 저 녀석 때문에 보육원에서 항상 나쁜 일에 휘말려 버렸지. 난 보육원에서 항상 말썽꾸러기에 사고뭉치로 찍혔어."

 

 그랬었구나. 그래서 아까 신도혁이 그 남자를 별로 안 좋아하는 눈치였어.

 

"그런데 그 녀석은 내가 10살 때 입양이 되었더라? 난 그 때, '저 녀석은 나쁜 짓도 많이 하고 그런데 어떻게 나보다 더 일찍 입양이 된거야?'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난 처음엔 신을 많이 원망했어. 하지만 곧이어 난 천재빈보다 더 좋은 집으로 입양되게 해달라고 빌었지."

 

 그런 과거가 있을 줄은 몰랐다. 전에 강진영과 이야기했을 때 얼핏 들은 게 있어서 별로 놀라지 않았는데, 천재빈이란 남자와 연관된 과거는 오늘 처음 들었다.

 난 시계를 보았다. 엄마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저, 나 오늘 약속이 있어서 말이야. 이만 가 볼게."

 

 그러자...

 

"아, 음료수 값은 내가 낼게."

 

 신도혁이 말을 하였다.

 

"저기, 우리 둘 다 학생이야. 그런데 어떻게 여기 두 사람의 음료수 값을 혼자 낸다는 거야?"
"괜찮아. 그 정도의 돈은 있다고."
"그, 그래도..."
"우리 아버지께서 그러시는데, 여자에게 부담주는 남자는 좋은 남자가 될 수 없다고 하셨어."

 

 결국엔 신도혁이 내 음료수 값까지 내 버렸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고, 고마워."
"친구들이 기다리지 않아? 어서 가봐."
"그, 그럼... 나중에 학교에서 보자."

 

 난 뛰어갔다. 그나저나...

 

'"사실 이건... 강진영에게만 이야기했던 건데... 이걸 여학생에게 하는 건 처음이군."
"우리 아버지께서 그러시는데, 여자에게 부담주는 남자는 좋은 남자가 될 수 없다고 하셨어."'

 

 신도혁... 날 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걸까?
 난 시간에 맞춰서 정미와 재영이와 만나자고 한 약속 장소에 도착하였다.

 

"아, 선화야~!"
"아, 정미야, 재영아."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그럼, 잘 지냈지."

 

 난 친구들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친구들과 있으면서도 오늘 신도혁이 했던 말들이 자꾸 떠올랐다.

 

'"사실 이건... 강진영에게만 이야기했던 건데... 이걸 여학생에게 하는 건 처음이군."
"우리 아버지께서 그러시는데, 여자에게 부담주는 남자는 좋은 남자가 될 수 없다고 하셨어."'

 

 신도혁이 혹시 날... 좋아하는 걸까?
 에이~. 아니야, 나처럼 평범하고 푼수인 애를 누가 좋아하겠어? 게다가 신도혁은 엄친아 중 엄친아인데... 비록 선택된 엄친아지만 말이야.
 다음 주가 되었다. 학교에서는 수학여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 수학여행 장소 어디일 것 같아?"
"글쎄, 과학고니까 아마도 일본 아닐까? 거긴 첨단과학이 많이 발달되어 있으니까."
"에이~. 일본이 뭐냐? 적어도 미국은 되야지."
"미국은 너무 비싸서 안돼. 달러가 얼마인데..."

 

 수학여행이라... 초등학교 때엔 경주, 중학교 때엔 설악산, 고등학교 때엔 어디로 갈까? 혹시 비행기 타고 가는 거 아닐까?

 

"그 전에 운동회 한다는데?"
"운동회?"
"그래, 운동회 다음엔 중간고사, 중간고사 다음이 수학여행이야."
"이야~. 명성과학고 대박이다."

 

 운동회라... 1학기 때 했던 체육대회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에이, 만약에 체육대회와 비슷한 종목을 한다면, 이번엔 우리 반이 더 잘할 거야. 다른 건 몰라도, 이제 신도혁은 수영을 할 수 있으니까 3반의 강진영도 이길 수 있다고!

 

-----------------------------------------------------------------------------------------------------------------------------------

 

 네, 오랜만의 새 인물 등장이네요.

 

*. 천재빈(남)

 생일 : 5월 14일

 나이 : 17세

 키 : 183cm

 몸무게 : 75kg

 혈액형 : AB형

 - 도혁이 예전에 고아원에 있었을 때, 같이 지냈지만, 질이 나빴던 소년. 도혁보다 1년 먼저 입양이 되어 고아원을 떠났다.

 

 그나저나 선화는 엄청난 오해를 하고 마네요. 그럼 도혁 편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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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지우고 싶은 과거

 

 주말이 되었다. 난 부모님 결혼 기념일 선물을 사기 위해 서울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저기..."

 

 누군가가 날 부른 것 같았다.

 

"누구?"
"아! OOO!!"

 

 응? OOO?

 

"나야, 나. 천재빈. 기억 안나? 우리 태양보육원에서 같이 살았잖아."

 

 천재빈?

 

"아, 벌써 7년이 되었나? 내가 도중에 입양되었으니까 말이야."

 

 설마... 그 말썽꾸러기 천재빈?

 

"넌 요새 어떻게 지내냐? 혹시 아직도 양부모 기다리고 사는 거 아니야? 아니다. 이제 17살이 되었으니까 보육원에서도 나온 거 아니야?"
"...여긴 무슨 일이야?"

 

 천재빈을 만나자마자 난 순간 고아원에 있었던 일들이 생각나기 시작하였다. 좋은 날도 있었지만, 주로 나쁜 일들이 많았었던 고아원 시절...
 그 중 몇몇은 이 천재빈이란 녀석 때문에 생긴 일도 많았다.

 

"나 이 근처에 산다. 넌? 여기서 학교 다녀?"
"그런 건 말할 필요 없을텐데? 그리고 말해 두겠는데, 난 더 이상 OOO이 아니야."

 

 그러자...

 

"OOO이 아니라고? 그럼 네가 뭔데?"

 

 그런데...

 

"뭐야? 설마 너, 입양되었다 그런 거냐? 그 사고뭉치에 골치덩어리인 OOO이 말이야?"

 

 이 녀석, 지금도 날 괴롭히려고 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그만 하세요."

 

 어떤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뭐, 뭐야?"

 

 잠깐, 저 여자애는...

 

"이 사람이 싫어하는 거 안 보여요? 그만 괴롭히라고요."
"장선화, 너..."
"뭐야? 야, 너 이 여자애와 아는 사이야?"
"같은 반이다. 왜?"

 

 이봐, 너 이젠 장선화마저 괴롭힐 생각이냐? 아무리 그래도 여자애를 괴롭히면 안되지!

 

"호오~. 보기 좋은 것 같은데? 좋아,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시간 되면 다시 만나자고."

 

 천재빈은 발걸음을 돌렸다.

 

"신도혁, 괜찮아?"
"난 괜찮다. 그런데 너..."

 

 이 상황에 장선화까지 나서다니...

 

"무슨 짓이야? 남의 일에 왜 참견하고 그래?"
"그, 그게... 누가 남을 괴롭히는 거 보면 말려야 할 것 같아서..."
"그, 그러다가 너까지 위험해지면 어쩌려고?"

 

 그 때였다. 천재빈이 뒤를 돌아보았다.

 

"아, 혹시나 했더니 역시 그랬었군. 입양 되어서 새 이름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신도혁이라고 했나? 그럼 다음에 보자고."

 

 그는 가 버렸다. 귀찮은 녀석이다.

 

"저기, 신도혁."

 

 장선화가 말을 걸었다.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하다니, 나도 참 못난 놈이군."
"괘, 괜한 일에 참견했다면 미안해. 그럼 나 갈게."

 

 장선화가 발길을 돌리려고 하였다. 난 장선화를 불러 세웠다.

 

"아, 저기."
"응?"
"오늘 있었던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줘. 혹시 너 방금 무슨 이름 들은 거 있어?"
"혹시 OOO 말이야?"

 

 아무래도 안 되겠네. 난 장선화를 데리고 조용한 카페로 갔다.

 

"응? 여, 여긴 왜?"
"부탁한다. 그 OOO이란 이름, 다시는 입에 내놓지 말아줘."
"아니, 왜?"
"그 이름... 아... 처음부터 다 이야기해야 하나? 지금까지 강진영에게만 내 과거를 이야기했었는데..."

 

 이걸 장선화에게 말하면, 장선화가 내 비밀을 지킬 수 있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전에 지영이 사진 보여줬지?"
"으응, 봤어."

 

 난 휴대폰에 있는 지영이의 사진을 장선화에게 보여주었다.

 

"이 애와 나, 닮은 거 같아?"

 

 그러자...

 

"으응... 좀..."

 

 '좀'이라... 그래도 닮았다는 의미인가?

 

"고맙다. 조금이라도 닮았다고 해서."

 

 장선화의 말이 '조금 닮았다'라고 하는지, '좀 안 닮았다'라는 의미인지는 상관 없다. 지금은 장선화에게 이야기를 하기 전의 일종의 '워밍 업'이니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너에게는 나와 지영이가 좀 닮았다고 하니까 마음이 놓이는 것 같군."
"그게... 무슨 소리야?"
"진짜 피를 나눈 남매였다면 더 많이 닮았겠지."

 

 난 본격적으로 장선화에게 내 과거를 이야기하기로 하였다.

 

"사실 이건... 강진영에게만 이야기했던 건데... 이걸 여학생에게 하는 건 처음이군. 나 사실, 아까 그 녀석 말대로 입양되었어."

 

 역시나 장선화는 놀란 눈치였다. 하기야, 내가 고아 출신으로 입양되었다는 걸 꿈에도 몰랐을 테니까.

 

"초등학교 4학년 봄이었어. 어느 교수 부부께서 아이가 없으셔서 입양을 선택했는데, 거기서 데리고 온 게 나야."
"그, 그럼 아까 그 남자는 누구야?"

 

 갑자기 장선화가 천재빈이란 녀석에 대해 물었다. 난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말을 하였다.

 

"같은 보육원 출신인 천재빈이야. 저 녀석 때문에 보육원에서 항상 나쁜 일에 휘말려 버렸지. 난 보육원에서 항상 말썽꾸러기에 사고뭉치로 찍혔어. 그런데 그 녀석은 내가 10살 때 입양이 되었더라? 난 그 때, '저 녀석은 나쁜 짓도 많이 하고 그런데 어떻게 나보다 더 일찍 입양이 된거야?'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난 처음엔 신을 많이 원망했어. 하지만 곧이어 난 천재빈보다 더 좋은 집으로 입양되게 해달라고 빌었지."

 

 이야기가 끝이 났는데, 장선화가 시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저, 나 오늘 약속이 있어서 말이야. 이만 가 볼게."

 

 장선화는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하였다. 그리고 지갑을 꺼내려는 순간...

 

"아, 음료수 값은 내가 낼게."

 

 내가 말렸다. 아버지께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여자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 것이다.

 

"저기, 우리 둘 다 학생이야. 그런데 어떻게 여기 두 사람의 음료수 값을 혼자 낸다는 거야?"
"괜찮아. 그 정도의 돈은 있다고."

 

 선물은 꼭 비싼 거 사지 않아도 되니까.

 

"그, 그래도..."
"우리 아버지께서 그러시는데, 여자에게 부담주는 남자는 좋은 남자가 될 수 없다고 하셨어."

 

 난 장선화의 음료수 값까지 계산하였다. 값은 합쳐서 6000원이 넘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선물을 살 돈은 있군. 만약에 음료수 값 가지고 쪼잔하게 굴면 장선화는 나더러 덩치에 안 맞게 쪼잔하게 군다고 욕할지도 모른다.

 

"고, 고마워."
"친구들이 기다리지 않아? 어서 가봐."
"그, 그럼... 나중에 학교에서 보자."

 

 장선화는 뛰어갔다. 나도 선물을 사러 거리로 나섰다. 다행히 천재빈 같은 녀석은 만나지 않았지만, 그 녀석을 만난 후로 난 고아원에 있었던 안 좋은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거면 되겠지?"

 

 난 팬시점에서 커플 머그컵 두 잔을 골랐다.

 

"아저씨, 이거 얼마에요?"

 

 이 정도라면 부모님께서 기뻐하실까? 난 머그컵들을 사고 집에 돌아왔다.

 

"어서 오렴. 오늘은 좀 늦었네?"
"아, 어머니. 드릴 게 있어요."

 

 난 머그컵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부모님께서 보시고 말씀하셨다.

 

"이, 이게 뭐니?"
"두 분 결혼 기념일 축하해요. 제가 지금은 학생이라 이 정도밖에 못 해드리지만, 어른이 되어서 나중에 직장을 다니게 되면 이것보다 더 좋은 거 해 드릴게요."

 

 그러자...

 

"고, 고맙구나..."
"역시 내 아들이야. 고맙다."

 

 두 분께서 좋아하셨다. 고맙다고 하시면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마음이 녹는 듯 하였다.
 꿈 같은 시간은 흘러서 어느 덧 주말은 끝이 났다. 그리고 난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애들은 벌써부터 학교 행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 수학여행 장소 어디일 것 같아?"
"글쎄, 과학고니까 아마도 일본 아닐까? 거긴 첨단과학이 많이 발달되어 있으니까."
"에이~. 일본이 뭐냐? 적어도 미국은 되야지."
"미국은 너무 비싸서 안돼. 달러가 얼마인데..."

 

 수학여행이라... 1학년은 수학여행을 간다고 했었지? 2학년은 수련회를 간다고 했고...

 

"그 전에 운동회 한다는데?"
"운동회?"
"그래, 운동회 다음엔 중간고사, 중간고사 다음이 수학여행이야."
"이야~. 명성과학고 대박이다."

 

 운동회... 순간, 난 고아원에 있었던 과거가 떠올랐다. 특히 지난 주에 천재빈이란 녀석을 만나서 그랬는지 더 선명히 떠올랐다. 아직 부모가 없던 시절, 같은 학교 아이들은 나에게 '너넨 운동회 때 같이 뛰어주는 엄마 없지?'라고 놀리곤 하였다. 그 때마다 난 자존심이 상해서 자주 애들과 싸우다 선생님께 혼이 난 적이 많았다. 물론 입양된 후에도 부모님은 둘 다 바쁘셔서 못 오셨지만, 그래도 입양 전보다는 많이 싸우진 않았다.
 난 입양되고 나서는 고아원을 완전히 떠났고, 전학도 하고 완전히 새 인생을 살기로 했으니까.
 난 고아원 일은 잊어버린 줄 알았다. 하지만, 지난 주에 만난 천재빈 때문에 다시 기억하게 되었다. 이젠... 완전히 잊고 싶다.

 난 더 이상 사고뭉치 고아가 아니다. 난... 명성과학고등학교 1학년 5반, 신도혁이다.

 

==================================================================================

 

흐음... 도혁이가 마음이 복잡하군요.

과거의 나쁜 친구를 만나게 되었으니...

참고로 도혁이의 과거 이름은 생각해 둔 것이 있지만, 그냥 밝히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쓸 드라마 팬픽에서 드러날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드라마 실제 내용이 아닌 가상이겠지만요.

그럼 전 이만~.

Who's 클레어^^

profile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셰셰~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어로 메르시~ 독일어 당케~

이태리어 그라지에라고 하지요~.

꺾기도는 감사합니다람쥐~! 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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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6.21 17:19

     재밌게 봤습니다.

     도혁이의 과거 사정이랄지, 그걸 알게된 선화의 귀여운 망상같은 것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다른 것에 좀 더 관심이 갑니다. 2학기라니!!

     <별의 노래>가 2학기 시작하고 얼마 안되는 시점에서 끝난 게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릅니다. 역시 학창 시절엔 수학 여행 얘기가 빠지면 섭섭해요~


     그러면 다음 화도 기대하겠습니다^^;

  • profile
    클레어^^ 2011.06.22 07:19

    아하하하...;;

    스포일러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에는 아마 2학년이 되질 않을까 생각합니다^^

    팬픽 소재가 되는 드라마의 힌트를 주자면, 보육원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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