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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하는 길고 긴 한숨을 내 뱉은 뒤 머리 위에 흐르는 보송보송한 땀방울들을 닦아갔다. 자신의 머릿결 색과 비슷한 토지를 호미로 파낼 때마다 산뜻한 흙의 냄새가 코로 들어와 풍선에 바람을 넣듯 폐부를 채우는 사이, 땅을 파낸 곳에 살색의 두꺼운 고무줄을 연상케 하는 지렁이가 고개를 내밀더니 흙과 물로 젖혀진 체 파헤쳐진 땅을 요리 조리 살펴본 뒤 자신의 작은 몸을 비틀며 뱀 마냥 땅을 파헤쳐 나갔다..

 

-하는 돌맹이가 흙 속으로 파 묻히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하아-하는 긴 한숨이 밖으로 나오면서 흙으로 인해 더럽혀진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한참 동안 쪼그리고 앉아서 인지 사탕처럼 굳어 있던 다리의 근육이 풀려지는 느낌은 왠지 모르게 기분을 좋게 하는 동시에 피로함이 몰려오게 하였다. 체리 하나가 젤리 속에 파 묻힌듯한 감자를 흙 속에서 꺼내준 뒤 바구니에 넣으려고 할 때 어린아이 자신의 귀를 간지럼 태우듯 미약한 무언가의 소리가 자신의 귀로 들어 온 것이다.

 

사각사각-무언가를 나무에 긁는….아니 좀더 기울여서 들어보니 종이에 글을 써가는 소리였었다. 시에라가 조용한 곳으로 나와 약초 목록들을 노트에 적고 있는 소리인가 라고 하다가 금세 귓가로 들려오는 펄럭-하는 바람에 스쳐 지나가는 깃발의 소리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감자 밭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 보기만 해도 퐁당 빠져들듯한 푸른 바다의 색의 하늘 아래에 잿빛을 연상케 하는 망토를 입고 귀족들이 차고 다닐 만한 갈색의 지팡이를 쥔 체 노트에다 글을 써내려 가는 흑발의 머리카락의 남자를 비롯 해 그의 옆에는 회색빛 털의 허스키가 태양의 따스함을 맞은 체 누워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얼굴을 보아하니 그다지 늙지 않은 얼굴이었는데, 젊게 봐준다면은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정도?

 

푸른 하늘 어디간에 나타난 서늘한 바람은 항상 내 피부를 스쳐 지나 등에 달려진 망토를 휘날리게 하지. 바람이 흔적을 남기려고 한 증거랄까?”

 

혼잣말인지 사트라에게 향한 말이었는지 모르지만 그의 말대로 어깨에 달려진 망토는 물의 파동을 그린 체 천천히 휘날리고 있었다. 망토를 스쳐 지나간 바람은 곧 소년의 뺨을 스치면서 갈색 머리카락이 사늘사늘-춤을 추듯 흔들자 툭-하는 책이 닫혀지는 소리와 함께 바람개비 돌 듯 지팡이를 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이런 날씨가 매우 좋아. 분위기도 비롯해 하늘의 색과 세상의 색은 내 손에 쥔 펜을 더욱 더 부드러운 글씨와 내용을 쓰게 해주지. 동감하지 않아 소년?

 

소년 이라고 말 한 거 보니까 아무래도 이미 아까 전부터 있는듯 하였다. 남자의 말을 따라 한번 고개를 들어보니 남자의 말대로 기분 좋은 날씨였다. 계속해서 불러오는 선선한 바람은 여름의 뜨거움을 잊게 해줄 정도였고, 바다와 같은 푸른 하늘에는 솜털의 구름들은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 마냥 자기가 가고 싶은데로 날아가고 있었다.

절름발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이를 먹인 노인도 아니면서 지팡이를 쥐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스캔 해보았다. 꽤 단정한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어느 귀족 출신인가 라는 착각이 들었지만, 그의 손에 쥐고 있는 책을 비롯해 깃털 팬이 곧 그가 소설가라는 것을 알아내는 데 그리 길지 않았다.

 

"그래서 백마를 탄 왕자님~"

 

다리 밑에서 자고 있는 허스키를 살짝 쓰다듬어 주면서 사트라를 식탁 위의 맛있는 음식을 쳐다보았다. 보듯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를 바라보며 오래 전에 한번 만난 적 있었나? 라고 속으로 말하면서 호미를 감싼 자신의 손이 저절로 꽉 쥐어지게 되었다. 대한 대답이라는 듯 남자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오늘 아침에 잘도 애 아빠 허락 없이 딸에게 해코지 하려 했어~간이 단단히 부어도 너무 부었구먼~”

저기..딸이라뇨? 저 아저씨 딸 누군지……”

아침에 한번 부딪히고 머리 쓰다듬어주는 거 까지 다 봤는데 어디서 오리발이야? 하여간 여자 꼬시는 녀석들이란~”

 

못된 아이 버릇 고치는 듯 지팡이를 휘두르는 그의 모습은 농담 하는지 진지해 하는 건지 구분 할 수 없는 표정이었고,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야 할까 라고 생각하다가 트윈 테일의 갈색 머리카락의 푸른 색 눈동자의 여자아이가 자신의 키의 반만한 책을 땅에 떨어트린뒤 자신을 바라보는 장면이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 뒤 서로간의 얘기가 몇 번 오가다가 살짝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자신의 모습까지...아 설마딸이라는 여자애가 바로

 

"혹시 제가 그 애를 다치게 했나요? 저 때문에 넘어지고 그 뒤…”

"다치지 않았으니 걱정하지 마. 단순히 엉덩방아 찍은 건데 무릎이 까거나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잖아 기사 양반. ”

하하하주의 하겠습니다.”

 

휘익-하는 돌맹이 가 포물선을 그리는 소리가 귀로 들려오면서 새 한 마리가 바람을 따라 날개 짓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마치 사람 약 올리는듯한 말투와 미소로 인해 보통 사람 같았음 지금 이 자리에서 성질이 긁어지는 기분이 들어야 하겠지만 사트라는 그저 웃어 보일 뿐이다. 오히려 그로부터 왠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진 것은 자신 뿐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어요. 제 시간 내로 성당에 가야…”

그 전에 묻고 싶은 게 있는데….여자 친구 찾기는 잘 되가 기사 나으리?”

 

흙 냄새 한폭히 품 겨져 오는 감자들이 가득 찬 바구니를 들려던 손이 남자의 한마디로 인해 멈춰졌다. 아래를 바로 보던 고개가 자신에게 돌려지는 그의 모습을, 기다리고 있던 반응이었다는 듯 흐흥-하면서 콧노래를 부르는 그의 모습은 더욱더 무거운 당혹감을 사트라에게 건네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은근히 얄미운 느낌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여자 친구 찾기는 잘 되가냐고 시골 소년. 보아하니 한달 동안 허탕만 치고 다니는 거 같아서 묻는 거야. 물고기가 튀는데도 바다 위에 맴 돌기만 하는 갈매기 마냥 말이야.”

 

뭐라고 말해야 되는데 재봉사가 자신의 입을 꿰매었는지 입도 열려지지 못하고 아무 말도 못하는 소년을 바라보던 남자는 검 손에 쥔 지팡이를 검사 흉내 내듯 허공에 휘두르면서 말을 이어갔다.

 

소문이란 것은 원래 깊숙이 숨겨져 있어 보이지만 사실 눈앞에 보일 때도 있다고 기사 나으리. 아니 보일 때도 있는 게 아니라 들을 수 있다 라고 해야지. 소문이란 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들을 수 있는 거니까.”

 

선선한 바람 대신 뜨거운 태양빛이 피부를 스쳐가는 느낌이었다. 땀이 바다색의 푸른 눈동자로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눈만 살짝 감았다 떴을 뿐 얼굴에는 여태까지 찾아 해 매던 무언가를 찾은 듯한 사람의 표정 그 자체였었다.

 

그 뜻은혹시 마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시는 게 있나요? 어디 있는지..”

자 자 소년. 흥분하지 말고.”

 

남자가 자신의 몸을 덥힌 회색 망토를 뒤로 넘기자 펄럭 하는 소리가 귀로 들려왔다. 생각하듯 가만히 있던 남자는 어린아이 막대기 가지고 노는 거 마냥 돌리고 있던 지팡이를 공중에 띄워서 원을 돌리게 하였다. 주인의 손을 떠나 공중에서 자신의 몸을 돌리고 있던 지팡이는 땅의 중력이 자신을 잡아당김으로 인해 끌려지게 되면서 다시 주인의 손으로 돌아왔다.

 

난 그 여자애 이름과 모습 이란 것을 소문으로만 들었어. 귀로만 들었지 눈으로는 직접 보지 못했다 올 시다.

넌 지금 뭐 인줄 알아? 아까 전에 말했듯이 물고기가 튀는 바다 위에 맴 돌기만 하는 갈매기야 갈매기. 나는 그 물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신나게 잡고 있는데 너는 잡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에게로 물고기가 튀는 것을 기다리는 갈매기야.”

 

변함없이 남자는 지팡이를 돌리고 있었다.

 

"........... 도저히 사람이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머릿결, 그리고 보기만해도 푹 빠져들 것만 같은 붉은색 눈동자를 지닌 여인이 있었습니다.”

 

생각을 마저 끝내기도 전 망토가 다시 펄럭이는 소리 와 함께 지팡이를 땅으로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느 꽃보다 아름다웠던 그녀의 몸과 마음을 차지 하기 위해 수많은 남자들이 그녀의 안식처로 들어왔지만, 그럴 때 마다 여인의 날카로운 칼날이 그들의 심장을 찔러서 피를 쏟아 붙게 만든 뒤 남자들이 원하는 데로 자신이 곁에 영원히 있게 해준 것이죠. 어느 날 이었습니다. 소위 사람들로부터 용사라 불리 우던 남자가 동굴로 들어온 것입니다. 그 동안 자신에게로 쳐들어온 남자들과 다른 분위기를 뿜고 있던 그에게 무언가의 감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언가가 뜨거운...떠나 보내면 가슴이 아파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든 것이죠. 하지만 그것은 잠시뿐, 그 용사란 남자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검을 치켜들었지만, 문득 머릿속에 무언가가 외쳐지게 되었습니다. 베지마, 베면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가지게 되 라면서요. 결국 죽이지 못 한 체 용사가 자신의 목숨을 가져갈 것을 기다렸지만 자신은 남을 함부로 죽이는 사람이 아니고 그리고 당신은 사악한 사람이 아니다 라고 말하면서 그녀를 살려두었습니다. 그 뒤 용사는 몇 번 던전으로 들어오게 되고 그때마다 몇 번 그녀는 용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못하였지만, 서서히 그녀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도저히 죽일 수 없다는 것을.

5번째 만나는 날 여인은 남자에게 고백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게 해 달라고. 당신을 사랑한다고. 그러나 남자는 거부 했습니다. 자신은 드루이드 고 게다가 여신의 이름으로 무언가를 완수해야 된다면서 말이죠."

 

할아버지, 할머니가 창문의 별을 보여주며 자는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거 마냥 소년에게 들려주고 있었다. 매미가 맴맴-하는 울음소리는 이야기 속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들려오지 않게 되었다. 귀로 들려오는 글자 하나 하나는 여인의 안식처에 존재할만한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 오래된 방일수록 덥혀질 먼지와 곰팡이 냄새, 그 속에서 일어나는 칼 싸움 그리고 사람의 비명 소리와 함께 분수처럼 뿜어지는 선혈.......이 모든 것들이 단순 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실제로 자신이 거기에 서 있다는 듯 선명하게 보여 준 것이다.

 

"이상 용사와 사랑에 빠진 몽마였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준 것을 꽤 만족스러워했는지 어린아이마냥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지팡이가 다시 한번 허공에서 동심원 형태로 궤적, 그리고 그 궤적에서 고상하면서도 고풍 격인 분위기를 내뿜은 뒤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주인의 손으로 돌아왔다.

 

"다른 이야기 더 듣고 싶으면 이 시간에 다시 오도록. 언제든지 들려줄 테니."

 

펄럭-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는 바람이 부는 쪽을 따라가려는 듯 망토가 휘날리는 반태편으로 걸어갔다. 그 옆에 있던 허스키 도 막 잠을 자다 일어나서 인지 길고 긴 하품과 함께 자신의 주인을 따라갔고 사트라는 그저 그들이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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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슬럼프 기간이어서 조금밖에 못썼습니다....글이 써질래야 써질수가 없더군요....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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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5.30 09:20

     프롤로그에 잠깐 보였던 서큐버스 얘기인가요? 흥미 돋는 사연이네요. 이어질 사건은 어떤 게 될지 궁금해요 ㅎㅎ

  • profile
    XatraLeithian 2011.05.30 10:56

    그런것도 있고요....아마도요...킬킬킬. 'ㅂ' 일단 지켜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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