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때에 나올 예정입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이번에는 도혁이와 진영이의 비밀이 밝혀집니다.(이미 별의 노래에서 밝혀졌잖아!)

 

=============================================================================================

 

11. 엄청난 비밀

 

 다음 날이 되었다. 보충수업 이틀째... 중학교 때였으면 난 지금도 꿈나라였을지도.
 이게 다 우리나라 대학입시 시스템 때문이야~!
 지루하지만 대학교 잘 가기 위해 오늘도 보충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 점심 시간이 끝나고 또 프로젝트 모임 시간이 다가왔다. 임승윤이 어제 되게 눈을 반짝거렸는데...

 

"어서 가자. 오늘은 내가 특별히 준비한 것도 있고..."

 

 그러고 보니 임승윤의 손에는 검은 비닐 봉지가 있었다. 저 안에 뭐가 들은 거지? 그리고 우리들은 제 3 과학실로 들어갔다.
 오늘도 실험이었다. 실험하는 동안 임승윤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어제처럼 건전지를 염산에 넣는다는 쓸데없는 소리는 안 했으면 좋겠는데...
 잠깐 쉬는 시간이 되었다. 임승윤이 갑자기 비닐 봉지를 꺼내들었다.

 

"자~. 주목~! 날씨 많이 덥지? 이거 마시고 힘 내서 하자."

 

 그러더니 정체불명의 음료수를 종이컵에 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 마셔. 몸에 좋은 거야."

 

 임승윤은 다른 아이들에게 그 음료수를 주었다. 그러더니...

 

"장선화도 이거 마셔."

 

 나에게도 이 음료수를 주었다. 뭐, 색을 보니 전에 줬던 그 음료수는 아닌 것 같군.
 난 음료수를 마셨다. 그런데 잠시 후...

 

"으윽! 소, 속이..."
"나, 나 화장실 좀..."

 

 다들 난리가 났다. 나도 역시 뱃속에서...

 

꾸르륵...

 

 뒤집어지는 소리가 났다. 임승윤! 대체 이번엔 또 무슨 짓이야?

 

"아, 이건 사실 우리같은 청소년들을 위해 내가 직접 만든 주스야. 변비에 특효가 있지."

 

 으윽! 화장실... 화장실...
 난 얼른 화장실로 뛰어갔다. 그리고 한참 동안 일을 치뤘다. 변기는 무사할지 걱정이네...

 

"하아~. 임승윤... 어디 두고 봐..."

 

 대체 그 주스는 뭘 갈아넣은 거냐고! 난 다시 제 3 과학실로 향했다. 그런데...

 

"내가 어제 5살짜리 여동생이 있다고 했지?"

 

 어느 실험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신도혁의 목소리였다.

 

"그래, 너 여동생 되게 많이 아끼는 거 같더라."

 

 그런데 상대방은 누구지? 그 때였다.

 

"... 사실, 나와 지영이는 친남매가 아니야."
"친남매가 아니라고?"
"난, 초등학교 4학년 때 입양되었어. 예전 이름은 말하고 싶지는 않아."

 

 뭐? 신도혁이 입양? 그럼...

 

"...우리 부모님은 둘 다 교수셔. 아버지는 경제학 쪽이고, 어머니는 미술 계열이시지. 사실 두분 사이에 애가 없었어.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입양을 하기로 하신 건데, 어머니는 입양에 대해 별로 좋아하시지는 않으셨대."

 

 신도혁의 부모가 둘 다 교수라는 소문은 예전에도 들었다. 신혁이 오빠가 자기 친구 담임 교수님이 신도혁의 아버지라고 하던 것 같았는데...

 

"당시 난 고아원에서 누군가가 날 입양해 가길 기다리고 있었어. 그 때, 교수 부부, 즉, 지금 우리 부모님께서 오신 거지. 난 밝은 표정으로 교수 부부, 우리 부모님이 되실 그 분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인사하고 그랬지.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별로 내키지 않으신 거야. 아버지 덕분에 난 입양이 된 것이고, 그렇게 부모님 집으로 들어간 거야. 난 그 집에 들어간 첫날 저녁, 갑자기 울기 시작했지. '이렇게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은 고아원 선생님들 외에는 처음'이라고..."

 

 신도혁이... 고아였다니...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때가 바로 아버지와 같이 목욕탕에 가는 거야. 고아원에 있었을 때에는 목욕탕에 자기 아버지와 같이 다니는 애들을 보고 부러워했거든. 내가 처음으로 아버지와 같이 목욕탕에 갔을 때, 너무 기뻐서 그만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지."

 

 몰랐다. 난 신도혁이 고아 출신이었다는 것도, 가족사도...

 

"난 그래서 부모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라면 뭐든지 다 했지. 내가 집에 들어오자, 부모님의 일도 잘 되고 그러셨어. 특히 제일 잘된 일은... 몇년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애가 생기지 않았던 어머니께서, 내가 들어온 뒤에 아이를 가진 거야."
"그 애가... 네 여동생 지영이야?"
"그래, 난 동생이 생기면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그 애에게 주기로 생각했거든. 그러면서 동생은 내가 잘 돌봐주기로 했지. 비록 지금은 이렇게 멀리 있지만 말야."

 

 맞아! 신혁이 오빠가 친구 이야기를 했는데, 신도혁은 여동생에게 지극정성이었다고 했지.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그런데 그 때...

 

"강진영과 신도혁은 뭐 하느라고 안 오는 거야?"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얼른 자리를 피했다. 잠깐, 신도혁의 대화 상대가 강진영이었어? 그나저나...

 

'"난, 초등학교 4학년 때 입양되었어. 예전 이름은 말하고 싶지는 않아."
"당시 난 고아원에서 누군가가 날 입양해 가길 기다리고 있었어."
"난 그 집에 들어간 첫날 저녁, 갑자기 울기 시작했지. '이렇게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은 고아원 선생님들 외에는 처음'이라고..."'

 

 신도혁... 너에게 그런 과거가 있을 줄이야...
 난 제 3 과학실로 돌아왔다. 마침 임승윤은 다른 애들에게 혼나고 있었다.

 

"임승윤, 너 이게 무슨 짓이야?"
"으아악~! 나, 나 죽어~!"
"으윽... 아직도 속이..."

 

 임승윤에겐 안됐지만, 이게 다 네가 한 짓이니까 난 책임 없다고.
 그나저나 신도혁이 고아 출신이라니... 그럼... 그의 친부모는... 어디에 있을까?
 아니, 그들이 지금 자기 아들의 모습을 본다면...
 잠깐,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신도혁은 분명히... 예전 이름은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 그렇다면 과거도 밝히고 싶지 않아할거야.

 

-------------------------------------------------------------------------------------------------------------------------------------------------------------------

 

네, 승윤인 결국 다른 애들에게 속칭 다굴을 당했습니다.

그나저나 선화가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앞에 나왔던 진영이의 비밀은 못 들었다는 거죠.

그럼 도혁 편 시작합니다.

이번 프로필 소개는 생략할게요.

 

-------------------------------------------------------------------------------------------------------------------------------------------------------------------

 

11. 오해와 진실

 

 다음 날이 되었다. 으음... 역시 졸립군. 하지만 참아야 돼. 수업 시간에 졸면 선생님께 혼나니까. 난 잠을 무릅쓰고 그 날 보충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 점심을 먹은 뒤, 프로젝트 모임에 갔다. 우리들은 어제 찍은 사진을 애들에게 보여주었다.

 

"이게 9시, 12시, 새벽 3시, 새벽 6시의 하늘 사진이구나."
"그럼... 여기서 우리가 만들 별자리를 상상해 보자고."

 

 우리들은 별자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순간, 난 밤마다 지영이에게 읽어주는 동화책이 생각났다. 그래, 동화책자리라면 지영이와 좀 더 가까이 있는 느낌이 들 거야..
 난 하얀 선으로 별을 동화책 모양으로 이었다. 민시현은 강아지 얼굴을 밤하늘 사진에 그렸고, 유세나는 왕관을 그렸다. 왕관자리인 건가?

 

"이건 여왕자리야. 왕관은 여왕의 왕관인 거고."

 

 맞다! 그러고 보니 유세나는 중학교 때 퀸카라고 소문이 났지...
 그렇게 다들 별자리를 만들었는데, 유독 한 사람, 강진영은 아직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야, 뭐하냐? 얼른 골라."
"네가 생각해 낸 아이디어인데 아직도 그러면 어떻게 하냐?"

 

 그러고 보니 강진영의 표정이 심각하였다. 설마 잠 못 자서 저러는 거 아니야?

 

"저기, 잠깐 쉬었다 하자."

 

 갑자기 강진영이 쉬자고 하였다. 그런데...

 

"신도혁, 잠깐 나 좀 보자."

 

 갑자기 그가 날 불렀다. 그것도 심각하게 말이다.

 

"웬만하면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곳으로 가자고."

 

 난 강진영을 따라 아무도 없는 실험실로 갔다. 다행히 문은 열려 있었다. 대체 왜 날 부른 거지?

 

"무슨 일이야?"

 

 난 강진영에게 물었다. 그러자...

 

"신도혁, 난 네가 몸집이 크고 그래서 남의 비밀은 잘 지킬 수 있는 녀석이라 생각했어. 그런데 그 새를 못 참고 다른 녀석에게 말해 버려? 그게 날 친구로 여긴다는 거야?"

 

 갑자기 강진영이 화를 내면서 말을 하였다. 저기, 비밀이라니... 설마 어제 말했던 그거?

 

"무슨 비밀? 혹시 너와 최은영이 6촌이라는 거 말야?"

 

 난 오늘 너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고.

 

"그거 말고도 있잖아. 내가 정말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 비밀 말야!"
"목소리가 너무 커. 비밀 이야기라면 소리 좀 낮춰."

 

 넌 비밀이라면서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그러자 강진영이 진정을 하면서 말을 하였다.

 

"그래, 나 어제도 말했지만, 사고로 못 듣게 되어서 내 목소리가 지금 큰 지 작은 지 모르거든.  그런 걸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닌, 우리 반의 입 가볍고 잘 까부는 이원준 자식에게 그대로 말했냐?"

 

 잠깐! 뭐라고? 못 듣는다고?

 

"너... 너..."

 

 이봐, 강진영... 너... 못 듣는 거 사실이야? 아무 것도 안 들리는 게 사실이냐고?

 

"너 어제 들었잖아. 그런데 마치 오늘 처음 듣는 것처럼 말한다?"
"강진영 너... 진짜로 전혀 못 듣는 거야?"

 

 잠깐, 그럼... 어떻게 대답은 하는 거지? 아무 것도 안 들리면 대답도 못하는 게 정상 아니야?

 

"뭐야? 너 지금 시치미 떼는 거냐? 새벽 3시에 천문대에서 나와 둘이 있었을 때 들었잖아."

 

 그러더니 강진영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 보니 그의 휴대폰에는 나와 강진영이 말했던 말들이 나와 있었다. 그가 휴대폰 화면을 밑으로 밀자, 새벽 3시 정도에 했던 말들이 쭉 나와 있었다.

 

["이거 하나는 묻고 싶다. 넌 왜 이런 것을 생각한 거지?" - 신도혁]
["신도혁, 너... '별의 노래'라는 거 들어봤어?" - 나(강진영)]
["'별의 노래'? 별이 노래를 한다고?" - 신도혁]
["하긴, 별이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노래 쯤이야..." - 신도혁]
["별이 이야기한다는 거, 누구에게 들은 거야?" - 나]
["...여동생." - 신도혁]
["나와는 띠동갑이야. 지금 5살인데, 한참 귀여울 때라고. 가끔 동화책을 읽어주곤 하는데, 어느 날 지영이가 말했지. '오빠, 별은 무슨 말을 하고 살까?'라고 말야." - 신도혁]
["그래서 난 지영이에게 별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어서, 이 학교에 지원한 거지." - 신도혁]
["그럼 넌, 그 '별이 노래한다'라는 말을 어디서 들었지?" - 신도혁]
["난 '별이 노래한다'는 말은 어떤 고마운 형에게 들었어. 그 형도 별이 노래하는 걸 듣고 싶어 했거든." - 나]
["너도 나와 비슷하네. 비슷한 말을 들었고, 비슷한 목소리 톤... 우리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 같군." - 신도혁]
["그래." - 나]

 

 나와 강진영이 했던 이야기가 다 나와 있었다. 이, 이 휴대폰...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사실, 그 고마운 형은... 인기 가수 정지원이야. 지금은 아마 병장 정도 되어 있으려나? 그 사람이 나에게 먼저 '별이 노래하는 걸 듣고 싶다'고 했거든. 처음엔 어떻게 별이 노래하는 소리를 듣냐고 했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어. '별의 노래는 마음으로 듣는 거'라고." - 나]
["마음으로... 듣는 거?" - 신도혁]
["그래, 그런데 아무리 해 봐도 아직까지 들은 적은 없었어." - 나]
["마음으로라... 그렇군." - 신도혁]

 

 아무리 봐도 신기하고 놀랄 따름이다. 설마 강진영은 이걸 보고 다른 사람과 말을 한 건가? 아니, 이거에 의지하고 있다는 게 맞을 것 같군.

 

["그런데... 너와 최은영, 정확히 말해서 무슨 사이냐?" - 신도혁]
["은영이와 난... 친구야." - 나]
["친구? 보통 친구? 아니면 이성 친구?" - 신도혁]
["아마 너와 민시현과의 관계에 가까울 거야. 아니지, 사실... 은영이와 난... 먼 친척이야." - 나]
["촌수로 따지면 6촌이야. 우리 할아버지와 은영이의 할머니가 남매신 것을 이번 달에 들어서 알았거든. 솔직히 말해서 은영이는 사람을 잘 못 알아보잖아. 그래서 처음에는 마음에 안 들고 그랬거든. 날 보고도 못 알아보니까 답답한 거야." - 나]
["하기야... 처음에 민시현도, 2학년 선배도 못 알아봤으니..." - 신도혁]
["그래서 초반에 은영이에게 이름 좀 외우라고 구박도 했지. 그러더니만 은영이는 날 반장으로 밀었고, 난 반대로 은영이를 부반장으로 내밀었지. 그렇게 해서 우리가 반장, 부반장이 된 거고. 그런데 그렇게 가까이 있다 보니까 은영이를 다시 보게 되었지. 은영이가 있으면... 난... 내가 멀쩡한 놈처럼 착각하게 되더라고." - 나]

 

 잠깐! 저 뒷 말은... 그래, 아마 저 쯤에서 내가 그만 잠이 들어 버렸나 보군. 난 강진영의 손을 막으면서 말을 하였다.

 

"잠깐, 나 '은영이가 있으면...' 부분은 못 들었..."

 

 아, 맞다! 얘 소리 못 듣지... 난 휴대폰 메모로 다시 내가 할 말을 적어서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거짓말 하지 마!"

 

 강진영은 전혀 믿지 않았다. 참 나도 미치겠네. 대체 누가 강진영의 비밀을 퍼뜨린 거냐고? 나도 모르는 비밀을 어떤 녀석이...
 강진영은 이어서 자기 휴대폰을 보여주었다.

 

["실은... 나, 2년 전에 어떤 여자아이를 구하다가 그만... 물놀이 사고로 다시는 못 듣게 되었어. 처음엔 많이 방황하였지. 그러다가 만난 사람이 바로 가수 정지원이었고, 그 '별이 노래하는 것'을 처음 들은 거야. 처음엔 믿기지 않았지만, 생각할 수록 나도 그 노래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야. 그래서... 별을 가장 많이,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고등학교인 이 학교로 지원한 거고. 내 친구 중에서 한수환이라고 지금 가장 친한 친구 중에 하나가 있는데, 그 친구가 내가 다시 마음을 잡자 가장 기뻐하였고, 걔도 나와 같은 학교로 따라온 거야." - 나]

 

 그나저나... 강진영에게 그런 과거가 있을 줄이야...

 

["저기, 신도혁?" - 나]
["미안하군." - 신도혁]
["내가 한 말... 다른 사람에겐 비밀로 해 줘." - 나]
["알았다. 약속하지." - 신도혁]

 

 그런 거였어? 어제 그 비밀이라는 게...

 

"왜 그 때에는 내가 이야기 했을 때 아무 반응도 없고 한참 있다가 '미안하군'이라고 한 거지? 너 그 때, 내 비밀을 들어서 '미안하군' 이라고 한 거 아니었어?"

 

 강진영이 물었다. 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너... 그, 그랬었구나... 미안해, 정말 몰랐어."

 

 그저 이런 말만 할 수 밖에 없었다.

 

"네가 2년 전에 여자 아이를 구한 사실... 난 오늘 처음 알았어. 그 때, 내가 말이 없었고 한참 있다가 말한 건... 실은... 네가 말하고 있는데 깜박 졸아서 그런 거라고."

 

 이야기 도중에 졸았다고 말하면 강진영이 더 화를 내지 않을까? 하지만, 그 때 졸았다는 건 사실이었다고.

 

"그럼, 그 '미안하군'이라는 말은? 내 비밀을 들어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면?"

 

 강진영이 이번에는 다른 화제로 물었다.

 

"네가 말하고 있는데 졸아서 미안하다고 그런 거였으니까."

 

 아마도 강진영은 나에게 자기가 이야기하는 데 왜 졸았냐고 따질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때였다. 갑자기 강진영이 주저앉아 버렸다. 아니,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군.

 

"미, 미안하다... 신도혁..."

 

 이제야 내 진심을 알아주는 건가? 나는 강진영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기운 내, 너 답지 않게 왜 이래? 난 널 이해한다."

 

 나도 너와 비슷한 입장이었다면 나도 화 났겠지. 그러자 강진영이 일어났다. 난 내 비밀을 강진영에게 말하기로 하였다.

 

"나에게도 남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으니까. 강진영 너만 비밀이 있는 건 아니야."

 

 아, 맞다! 그러고 보니 강진영의 그 휴대폰은 혹시 어떤 프로그램이 되어 있는 거 아닐까? 난 강진영에게 휴대폰에 대해 물었다.

 

"그나저나 그 휴대폰 프로그램, 참 신기하군. 어떻게 우리가 말한 게 바로 뜰 수 있는 거지?"
"이건 내 친한 친구의 형이 만든 어플리케이션이야. 내가 다른 사람의 말에 대답할 수 있는 것도 이것 때문이지. 혹시, 우리 반의 한수환이라고 알아?"

 

 맞다! 강진영과 임수현과 같이 자주 붙어 다녔던 그 키 크고 인상 좋은 남학생!

 

"한수환? 너와 같이 다니는 애 중 좀 키 큰 애 말이야?"
"그래, 수환이의 형이 여기 출신인데, 그 형이 만들어 준 거야. 여기 면접 잘 보라며."
"그렇군. 역시 명성과학고야..."

 

 형이 다녔던 학교를 동생이 다닐 줄이야... 난 내 과거를 본격적으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윤재훈이나 김영호, 임수현에게도 말 하지 않았던 내 비밀을 말이다.

 

"내가 어제 5살짜리 여동생이 있다고 했지?"
"그래, 너 여동생 되게 많이 아끼는 거 같더라."

 

 강진영은 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니지, 분명히 저 어플리케이션을 보고 있을지도...

 

"... 사실, 나와 지영이는 친남매가 아니야."
"친남매가 아니라고?"
"난, 초등학교 4학년 때 입양되었어. 예전 이름은 말하고 싶지는 않아."

 

 내 예전 이름을 말하면... 안 좋은 과거마저 떠오르게 되니까...

 

"말하기 싫으면 말 안해도 돼. 우리에겐 넌 언제나 신도혁이니까."

 

 강진영, 너...

 

"... 고맙다. 우리 부모님은 둘 다 교수셔. 아버지는 경제학 쪽이고, 어머니는 미술 계열이시지. 사실 두분 사이에 애가 없었어. 그래서 아버지께서는 입양을 하기로 하신 건데, 어머니는 입양에 대해 별로 좋아하시지는 않으셨대. 당시 난 고아원에서 누군가가 날 입양해 가길 기다리고 있었어. 그 때, 교수 부부, 즉, 지금 우리 부모님께서 오신 거지. 난 밝은 표정으로 교수 부부, 우리 부모님이 되실 그 분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인사하고 그랬지. 그런데 어머니께서는 별로 내키지 않으신 거야. 아버지 덕분에 난 입양이 된 것이고, 그렇게 부모님 집으로 들어간 거야. 난 그 집에 들어간 첫날 저녁, 갑자기 울기 시작했지. '이렇게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은 고아원 선생님들 외에는 처음'이라고..."
"신도혁..."

 

 강진영 그도 놀란 듯한 표정이었다. 난 이렇게 많은 말도 강진영의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에 나오고 있나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다시 이어서 말했다.

 

"사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때가 바로 아버지와 같이 목욕탕에 가는 거야. 고아원에 있었을 때에는 목욕탕에 자기 아버지와 같이 다니는 애들을 보고 부러워했거든. 내가 처음으로 아버지와 같이 목욕탕에 갔을 때, 너무 기뻐서 그만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지. 난 그래서 부모님께서 기뻐하시는 거라면 뭐든지 다 했지. 내가 집에 들어오자, 부모님의 일도 잘 되고 그러셨어. 특히 제일 잘된 일은... 몇년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애가 생기지 않았던 어머니께서, 내가 들어온 뒤에 아이를 가진 거야."
"그 애가... 네 여동생 지영이야?"

 

 강진영이 물었다.

 

"그래, 난 동생이 생기면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그 애에게 주기로 생각했거든. 그러면서 동생은 내가 잘 돌봐주기로 했지. 비록 지금은 이렇게 멀리 있지만 말야."
"하긴... 12살 차이니까 더욱 귀여워 하겠지. 내 동생은 나와 두 살 차이인데, 키가 나보다 크다는 것 때문에 항상 나에게 까분다고. 그래도 너보다는 작지만..."

 

 후훗, 아무리 키가 강진영 너보다 커도 동생은 동생이라고.
 난 웃음이 나오려고 하였지만 강진영의 표정을 보니 웃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덩치에는 안 맞게 어리광을 잘 부린다고. 그러면서 뭐 애교라고 하질 않나... 난 말야, 내 사촌 누나의 애교를 지겹도록 봐서, 애교라면 질색이라고."

 

 후훗, 강진영의 동생도 참 귀여운 면이 있군. 난 그만 웃어 버렸다.

 

"후훗, 미, 미안하군. 강진영 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서 그만 웃음이 나와 버렸어."
"난 별로 안 웃기던데. 그러고 보니 신도혁 너도 웃을 때가 있었군."
"나, 나도 사람이라고."

 

 강진영 이 녀석은 날 대체 뭘로 본 거야? 그 때였다.

 

"강진영, 신도혁! 어디에 있어?"

 

 이런, 주호영과 심주호의 목소리잖아!

 

"이런, 우리들을 찾고 있잖아. 어서 가자고."
"그, 그래..."

 

 우리들은 밖으로 나갔다. 역시 주호영과 심주호였다.

 

"너희들 여기에 있었구나.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오래 한 거야?"
"그, 그건 비밀이야... 나와 도혁이만의 비밀."

 

 강진영이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그런데... 이번엔 내 이름만 불렀다. 난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하였다.

 

"어서 가자. 민시현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우리 넷은 모임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유세나와 민시현, 두 사람이 자리에 있었다. 그것도 얼굴을 붉힌 채로 말이다. 그러더니 민시현이 갑자기 강진영, 아니 진영이에게 다가가서 따지기 시작했다.

 

"가, 강진영, 너! 도혁이 데리고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짓이라니? 난 그냥 도혁이와 이야기만 한 것 뿐이라고."

 

 잠깐! 방금 민시현이 '강진영'이라고 불렀지?

 

"잠깐! 드디어 얘도 성을 제대로 불렀네?"

 

 어떻게 된 거야?

 

"도혁아~. 많이 걱정했어... 괜찮은 거지?"

 

 민시현이 나에게 물었다. 그러자 강진영이 못마땅한 듯이 말했다.

 

"야, 민시현. 내가 도혁이를 때리기라도 했냐? 왜 그렇게 오버하는 거야?"
"민시현, 난 괜찮다. 진영이는 아무 짓도 안했으니까 이제 프로젝트 계속 하자고."

 

 난 민시현을 안심시켰다. 그러고 보니 나와 진영이는 어느 새 자연스럽게 이름만 부르고 있었다. 어쨌거나 프로젝트는 계속되고 있었다. 진영이는 하늘 사진을 보고 말을 하였다.

 

"...민시현은 강아지자리, 유세나는 여왕답게 여왕자리네. 그럼..."

 

 그러더니 갑자기 어떤 부분에 하얀 펜으로 사과 모양을 그렸다.

 

"난 사과자리로 하겠어."
"그, 그러고 보니 별들이 꼭 사과 먹고 난 뒤의 그 모양 같네."
"진영이는 머리가 좋은 거 같아."
"뭐, 난 그다지 머리는 좋은 편 아니야. 요새 사과로 자주 변하는 그 분(?) 덕분이지."

 

 응? 그 분? 그나저나... 진영이가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이런 비밀... 대체 누가 이야기한 거지?

 

==============================================================================================

 

네, 참고로 진영이의 비밀은 진영이의 동창인 차수혁이란 다른 학교 남학생이 이원준에게 말한 겁니다.

('별의 노래'에서 다 나왔지만요)

그럼 전 이만~.

Who's 클레어^^

profile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셰셰~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어로 메르시~ 독일어 당케~

이태리어 그라지에라고 하지요~.

꺾기도는 감사합니다람쥐~! 라고 하지요~.

?
  • profile
    윤주[尹主] 2011.05.24 17:15

     잘 봤어요.


     도혁이 비밀을 알게 된 선화가 어떻게 행동하게 되려나요? 진영이 소문에 비해 도혁이 소문은 그렇게 퍼지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하고...물론 진영이 시점에서 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승윤이가 주는 음료수는...절대 먹으면 안되겠네요;; 보이는 것과 상관없이 이 모양이라니;

  • profile
    클레어^^ 2011.05.25 07:00

    아마 선화는 지금쯤 혼란스러울 지도 모르겠군요. 참고로 선화는 진영이를 알지만, 진영이는 선화를 모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음료수의 내용물이 바뀌었다고 하면 속는 셈 치고 마시는 게 인간의 심리일지도 모르죠.

    만약에 또 음료수 나온다면 아마 또 마시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300 [완결이 얼마 안 남았어요]별의 노래(진영 편 - 30. 비밀이 탄로나다) 4 클레어^^ 2011.03.20 392 1
1299 [완결은 아마 다다음주 정도에?]별의 노래(은영 편 - 26. 2학기의 시작, 진영이의 생일) 2 클레어^^ 2011.03.08 403 1
1298 [올리라는 '별의 이야기'는 안 올리고!]'태양의 여자' 가상 팬픽 - 그의 소원 2 클레어^^ 2011.06.25 341 2
1297 [오리엔탈 판타지]마지막 제국 크리켓~ 2006.03.05 618 1
1296 [오리엔탈 판타지]마지막 제국 또또님 2006.03.07 591 1
1295 [오리엔탈 판타지]마지막 제국 10 다르칸 2006.03.11 822 1
1294 [오리엔탈 판타지]마지막 제국 크리켓~ 2006.03.16 752 1
1293 [오리엔탈 판타지]마지막 제국 또또님 2006.03.30 822 1
1292 [오랜만입니다]별의 노래(진영 편 - 8. 그냥 화해할까?) 4 클레어^^ 2010.08.13 147 3
1291 [오랜만이네요^^]별의 노래(은영 편 - 11. 차근차근) 3 file 클레어^^ 2010.07.07 157 1
1290 [오랜만의 컴백이에요^^]기억해줄래 - 15. 새로운 일상 2 클레어^^ 2012.11.19 451 2
1289 [오랜만의 세나 편이네요]별의 노래(세나 편 - 8. 그만 싸워!) 2 클레어^^ 2010.07.15 148 1
1288 [오래된 거겠지만...]The Spiritual Entertainers Series 클레어^^ 2007.07.31 978 1
» [오늘은 제대로 세이프~]별의 이야기 Side A - 11. 엄청난 비밀 / 오해와 진실 2 클레어^^ 2011.05.24 409 1
1286 [오늘은 몰아서 쓰네요]별의 이야기 Side B - 4. 생일과 시험, 그리고... / 명동 강모 군의 정체 2 클레어^^ 2011.08.27 449 1
1285 [오늘도 좌충우돌]우리들도 용사다 - 3. 평화로운 나날들 2 클레어^^ 2011.05.19 415 1
1284 [오늘도 열심히!]별의 노래(진영 편 - 23. 실마리) 2 file 클레어^^ 2011.01.22 359 1
1283 [오늘도 결국 날을 넘어섰군요 ㅠㅠ]별의 이야기 Side A - 8. 어머나! / 골치 아프군... 2 클레어^^ 2011.05.14 497 1
1282 노래방 [옛날곡]김현식-사랑했어요 file 심장도려내기 2007.07.24 676 2
1281 [예상은 하셨을려나?]기억해줄래 - 20. 또 다른 진실(2) 1 클레어^^ 2013.01.23 809 1
Board Pagination Prev 1 ... 151 152 153 154 155 156 157 158 159 160 ... 220 Next
/ 220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