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 굴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과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화로만 이야기할 때는 더러 오해를 낳기도 합니다. 사람은 입으로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얼굴과 몸으로도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생각을 남에게 이해시키려면 말도 잘해야 하지만, 적당히 표정을 짓고 몸짓을 섞어야 합니다.
문 장부호는 글의 표정이요, 몸짓입니다. 글에 표정을 담고, 몸짓을 섞음으로써 읽는 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장부호입니다. 문장부호를 제대로 써야 글이 빛납니다. 잘못 쓰면 오해를 낳습니다. 문장부호도 엄연히 문장의 한 부분이므로 정확히 써야 합니다.
국어 문장에는 아래와 같은 여러 문장부호가 쓰이고 있습니다(오른쪽 것은 세로쓰기를 할 때의 부호임).
1) 마침표[終止符·종지부]
▨온점( . ), 고리점( ◦ )
① 일반적인 문장의 끝에 씁니다.
이것은 사과의 열매이다.
제발 좀 조용히 해다오.
집으로 돌아가자.
단, 제목이거나 표제일 경우에는 쓰지 않습니다.
한국의 건아들 히말라야에 도전하다(표제어)
꺼진 불도 다시 보자(표어)
② 서구어의 약자(略字)와 연월일(年月日)의 생략 부호로 쓰입니다.
P. M.
1999. 1. 1.(1999년 1월 1일)
③ 표시 문자 다음에 씁니다.
1. 마침표
가. 인명
▨물음표( ? )
① 직접 물을 때 씁니다.
이름이 뭐지?
② 반어(反語)나 수사 의문(修辭疑問)을 나타낼 때 씁니다.
이게 은혜에 대한 보답이냐?
남북 통일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③ 특정한 어구 또는 그 내용에 대하여 의심이나 빈정거림, 비웃음 등을 표시할 때 괄호 안에 씁니다.
그것 참 훌륭한(?) 태도야(사실은 훌륭하지 않음).
④ 적절한 말이 아닐 때 괄호 안에 씁니다.
고양이가 가출(?)을 했다.
⑤ 한 문장에서 몇 개의 선택적인 물음이 겹쳤을 때는 맨 끝의 물음에만 쓰지만, 각각 독립된 물음인 경우에는 물음마다 씁니다.
너는 한국인이냐, 중국인이냐?
너는 언제 왔니? 어디서 왔니? 왜 왔니?
다만, 의문의 정도가 약할 때는 물음표 대신 온점(또는 고리점)을 쓸 수도 있습니다.
이 일을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느낌표( ! )
① 느낌을 힘차게 나타낼 때 씁니다.
앗!
아, 달이 밝구나!
② 강하게 명령하거나 부탁할 때 씁니다.
빨리 대답해!
부디 몸조심하도록!
③ 감정을 넣어 남을 부르거나 대답할 때에 씁니다.
철수야!
예, 어머님!
④ 놀라거나 따져 물을 때 씁니다.
이게 누구야!
내가 왜 나빠!
다만, 감탄의 정도가 약할 때는 느낌 대신 온점(또는 고리점)을 쓸 수도 있습니다.
개구리가 나온 것을 보니, 봄이 오긴 왔구나.
2) 쉼표[休息符·휴식부]
▨반점( , ), 모점( 、 )
① 대등하거나 종속적인 절이 이어질 때 절 사이에 씁니다.
콩 심으면 콩 나고, 팥 심으면 팥 난다.
흰 눈이 내리니, 경치가 아름답구나.
② 나열되는 각 항목을 구분할 때. 씁니다.
사자, 호랑이, 표범은 사나운 짐승이다.
③ 짝을 지어 구별할 때 씁니다.
지네와 닭, 개와 고양이는 상극이다.
④ 바로 다음의 말을 수식하지 않을 때 씁니다.
슬픈 사연을 간직한, 경주 불국사의 무영탑(※슬픈 사연이 어린 곳은 ‘경주 불국사’가 아니라 ‘무영탑’입니다).
온화하고 화사한, 거울 속에 비친 얼굴.
⑤ 부르는 말이나 대답하는 말 뒤에 찍습니다.
얘야, 이리 오너라.
예, 지금 가요.
⑥ 제시어(提示語·주제, 내용, 방향 등을 나타내는 말) 뒤에 씁니다.
빵, 빵이 인생의 전부인가.
⑦ 도치(倒置·문장의 앞과 뒤가 바뀜)된 문장에 사용합니다.
이리 오세요, 어머니.
⑧ 가벼운 감탄을 나타내는 말 뒤에 씁니다.
아, 당신이었군요.
⑨ 문장 첫머리의 접속이나 연결을 나타내는 말 다음에 씁니다.
첫째, 몸이 튼튼해야 한다.
아무튼, 나는 집으로 돌아가겠다.
다만, 일반적으로 쓰이는 접속사(그러나, 그러므로, 그리고, 그런데 등) 뒤에는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⑩ 문장 중간에 끼어든 구절 앞과 뒤에 씁니다.
철수는 웃음을 띠고, 속으로는 화가 치밀었지만, 그를 맞았다.
⑪ 되풀이를 피하기 위해서 한 부분을 줄일 때에 씁니다.
여름에는 바다에서, 겨울에는 산에서 휴가를 보냈다.
⑫ 문맥상 끊어야 할 곳에 씁니다.
갑돌이가, 울면서 떠나는 갑순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갑돌이가 울면서, 떠나는 갑순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⑬ 숫자를 나열할 때에 씁니다.
1, 2, 3, 4
⑭수의 폭이나 개략의 수를 나타낼 때에 씁니다.
5, 6세기
6, 7개
⑮ 수의 자릿점으로 씁니다.
14,314(만 사천삼백십사)
▨가운뎃점(·)
① 쉼표로 열결된 어구가 다시 여러 단위로 나누어질 때 씁니다.
철수·영희, 영수·순이는 짝을 지어 윷놀이를 했다.
시장에 가서 사과·배·복숭아, 명태·고등어·꽁치를 샀다.
② 특정한 의미를 가지는 날을 나타내는 숫자에 씁니다.
6·25 전쟁
8·15 광복
③ 같은 계열의 단어 사이에 씁니다.
경북 방언의 조사·연구
충남·충북 두 도를 합하여 충청도라고 한다.
▨쌍점( : )
① 어떤 말에 포함되는 종류나 사항을 여러 개 예로 들 때 씁니다.
보석 : 다이아몬드·사파이어·루비……
② 이미 서술한 말을 다시 자세히 설명할 때 씁니다.
개나리가 피고 나비가 날았다 : 봄이었던 것이다.
③ 잔 것을 늘어놓고 디시 뭉뚱그려 서술할 때 씁니다.
몇 권의 시집, 낡고 헌옷, 10년이 넘도록 써 온 만년필 하나 : 이것이 그의 전 재산이었다.
④ 한 문장이 다음 문장과 아주 밀접한 의미상의 연결을 보일 때 씁니다.
형제는 용감했다 : 폭탄 속을 뚫고 적진에 뛰어들었다.
⑤ 긴 인용이나 진술을 이끌어 낼 때 씁니다.
성경에 이르되 : 우리에게 독생자를 주셨으니……」
⑥ 글쓴이 다음에 책이름을 적을 때 씁니다.
정약용 : 목민심서, 경세유표
⑦ 어떤 말을 풀이할 때 씁니다.
편집증(編輯症) :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고 남의 말을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는 일종의 정신병 증세.
⑧ 비율을 나타낼 때 씁니다.
77 : 75
⑨ 소표제 뒤에 간단한 설명을 붙일 때에 씁니다.
일시 : 1999년 5월 5일 오전 10시
장소 : 서울대공원
⑩ 시(時)와 분(分), 장(章)과 절(節)을 구별할 때 씁니다.
오전 10 : 30(오전 10시 30분)
요한 3 : 6(요한복음 3장 6절)
▨빗금( / )
① 대응·대립되거나 대등한 것을 함께 보이는 단어와 구, 절 사이에 씁니다.
남궁만/남궁 만
백이십오 원/125원
착한 사람/악한 사람
맞닥뜨리다/맞닥트리다
② 분수를 나타낼 때에 씁니다.
3/4분기
3/20
3) 따옴표[引用符·인용부]
▨큰따옴표(“ ”), 겹낫표(『 』)
① 글 가운데서 직접 대화를 표시할 때 씁니다.
“전기가 없을 때는 한밤중에 어떻게 책을 읽었을까?”
“그야 등잔불을 켜고 보았겠지.”
② 남의 말을 인용할 경우에 씁니다.
예로부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는 돕는다.”라고 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학자가 있다.
▨작은따옴표(‘ ’), 낫표(「 」)
① 큰따옴표의 문장 속에 다시 따온 말이 들어 있을 때에 씁니다.
“여러분! 침착해야 합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솓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습니다.”
② 마음속으로 한 말을 적을 때에 씁니다.
‘내가 1등을 하면, 엄마도 깜짝 놀라겠지.’
③ 문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드러냄표 대신에 씁니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
4) 묶음표[括弧符·괄호부]
▨소괄호( ( ) )
① 어떤 부분을 한 덩이로 묶을 때 씁니다.
하루에 세 번(아침 6시, 낮 12시, 저녁 10시) 종이 울렸다.
② 원어(原語) 설명(說明) 주석(註釋) 등을 필자나 편집자가 삽입할 때 씁니다.
커피(coffee)는 기호식품이다.
3·1 운동(1919년) 당시 나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무정(無情)’은 춘원 이광수(6·25 때 납북)의 소설이다.
③ 빈 자리임을 나타낼 때에 씁니다.
미국의 수도는 ( )이다.
▨중괄호( { } )
① 여러 단위를 동등하게 묶어서 보일 때에 씁니다.
국토
국가의 3요소 { 국민
주권
▨대괄호( [ ] )
① 묶음표 안의 말이 바깥 말과 음이 다를 때에 씁니다.
손발[手足]
② 묶음표 안에 또 묶음표가 있을 때에 씁니다.
김갑동[김을순(1897~1977)의 아들]은 실향민이다.
5) 이음표[連結符·연결부]
▨줄표( ― )
① 문장 중간에 앞의 내용에 대해 부연하는 말이 끼어들 때 씁니다.
그 천재는 세 살 때에―보통 아이 같으면 한글도 모를 나이에―벌써 천자문을 깨쳤다.
② 앞의 말을 정정 또는 변명하는 말이 이어질 때 씁니다.
어머님께 말했다가―아니, 말씀드렸다가―꾸중만 들었다.
이건 내 것이니까―아니, 내가 처음 발견했으니까―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붙임표( )
① 사전이나 논문에서 합성어를 나타낼 적에, 또는 접두사·접미사와 어미를 나타낼 때 씁니다.
돌고래
연속극
-(으)ㄹ걸
② 한 단어가 두 행에 걸쳐 적힐 경우에 위 행 끝에, 특히 로마자 표기에 씁니다.
Kore-
an Airline」
▨물결표( ~ )
① ‘내지’ ‘에서부터 에서까지’라는 뜻으로 씁니다.
서울~부산
3∼8월
② 어떤 말의 앞이나 뒤에 들어갈 말 대신 씁니다.
새마을 : ~운동 ~노래
-가(家) : 음악~ 미술~
6) 드러냄표[顯在符·현재부]
▨드러냄표(˚, ˙)
① 문장 내용 중에서 주의가 미쳐야 할 곳이나 중요한 부분을 특별히 드러내 보일 때에 씁니다. 가로쓰기에서는 글자 위에, 세로쓰기에서는 글자 오른쪽에 씁니다. 가로쓰기에서는 드러냄표 대신 밑줄( _ )을 치기도 합니다.
한글의 본 이름은 훈민정음이다.
7) 안드러냄표[潛在符·잠재부]
▨숨김표(××, ○○)
① 공공연히 쓰기 어려운 비속어의 경우, 그 수효만큼 씁니다.
초등학생 입에서 어찌 ○○○이란 말이 나올 수 있느냐.
순간, ×××란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다.
② 비밀을 유지할 사항일 경우, 그 글자의 수효만큼 씁니다.
육군 ○○○○부대 병사 ○○명이 작전에 참여했다.
그 회의에는 김×× 씨, 이×× 씨 등 5명이 참석했다.
▨빠짐표( □ )
① 옛 비문이나 서적 등에서 글자가 분명하지 않을 때에 그 글자의 수효만큼 씁니다.
大師爲法主□□賴之大□薦(옛 비문)
② 글자가 들어가야 할 자리를 나타낼 때에 씁니다.
훈민정음의 초성 중에서 아음(牙音)은 □□□의 석 자다.
▨줄임표( …… )
① 할 말을 줄였을 때에 씁니다.
“어디 나하고 한번……” 하고 철수가 나섰다.
② 말이 없음을 나타낼 때에 씁니다.
“빨리 말해!”
“…….”
8. 기타
▨ 가지런표( 〃 )
① 공문 서식 같은 데서 윗줄과 같은 위치에 있는 글자를 가지런히 놓아서 거푸 쓸 때 사용합니다.
서기 1983년 : 2백억원
〃 1984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