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비평) 7월도 어느새 막바지

by 시우처럼 posted Jul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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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비와 함께한 지난 며칠이었습니다.

불행히 서울에 사는지라 무서운 비의 강림을 목격했지만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다행히 피해 없이 버텨내는 중입니다.

 

이번 주에는 Mr. J 님이 새로 참가를 해주셨어요.

이전부터 비범하신 글솜씨로 좋은 작품 많이 올려 주셨던지라

앞으로도 저희 비평계에 기탄없이 참여해 주시고 따끔한 비평도 올려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정말로요. ^^

 

그런 이유로 이번주는 다섯 개의 글이 비평계의 먹이감이 되었습니다.

물론, 자가 비평을 빼면 네 개가 될테지만요. 아, 지난 번에도 다섯 명이서 했었던가요?

아무튼, 이제 시작합니다. 저의 비평계에 좋은 말은 없습니다. 있어도 안합니다. 왜냐구요? 비평계는 말그대로 비평계. 그런 아름다운 말들은 쓰디쓴 에스프레소에 넣는 시럽처럼 조금만 첨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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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J 님의 [이웃집 두근두근 그녀]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글에서 묻어나는 서스펜스가 상당한 수준으로 느껴졌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빠른 진행과 기이한 여자의 행색과 행동이 글의 분위기를 독특하게 하고 글에 맛을 잘 살리게하는 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문장력도 뛰어나셔서 탁월한 표현력(예를 들면, 딱정 벌레 같은 검은 눈동자)과 막힘 없이 읽혀내려가는 흐름이 좋았습니다다. 게다가 여름에는 역시 이런 분위기의 호러 판타지가 제격아니겠습니까? ㅋ

 

- 다만 아쉬운 점은, 글이 짧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여성의 기괴함을 한번에 드러내는 방법도 폭발력이 있어 좋지만 조금씩 알려주는 방법도 괜찮았을 것 같아요.  다시말해, 조금씩 여성의 기괴함을 보여주는거죠. 몇가지 에피소드를 추가해서 말이죠. 그 과정속에서 주인공은 천천히 옆집 여자를 의심하고, 마지막 부분에서 결정적으로 폭발하면 어땠을까요?

 

- 이웃집 여자도 물론 특이한 외향이 분위기를 살리는 요소이긴 합니다만, 오히려 반대로 너무도 멀쩡하고 친절한 여자로 설정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되면 독자로 하여금 그 여자가 마치 자신의 옆집에서 실존하는 느낌. 즉 현실성이 높아져서 좀 더 몰입되지 않았을까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여자가 남자를 스토커질 하고 남자가 조금씩 눈치를 채가는 와중에 마지막에 빵터지는 구조로 가면 어땠을까 싶어요. 사실, 이 글도 멋진 글이지만 독자입장에서는 방금 적은 저런 느낌의 글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 그리고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주인공을 관찰만 하던 여자는 왜 갑자기 남자에게 접근을 한거죠? 분명 글 전체적으로 중요한 사건임에도 그에 대한 징조나 설명이 없어서요.

 

 

건천하늘님의 [연상의 그녀]

 

- 건천님의 글은 발랄하고 생동감이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 글도 일상적인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내신 것 같아요. 비록 설정이 조금은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이 있긴 했지만 쉽게 잘 읽혀내려가는 글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익숙한 설정이라 읽고나서의 여운이 작은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인상이 희미한 느낌? 강렬하게 와닿지 않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 선생님이 교실에 등장하고 주인공이 담임을 묘사하는 장면 말인데요. 그 부분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이 글이 1인칭이다 보니 주인공이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거든요. 그런데 주인공은 이미 담임을 미팅장소에서 만나지 않았던가요? 그런데 묘사하는 느낌이 마치 처음 만난 사람을 묘사하는 듯 했습니다. 차라리 미팅신을 회상하는 장면을 짦막하게 넣어서 그 부분에 집어 넣었으면 어땠을까요?

 

- 그리고 교실에서 담임을 마주하고 긴장하고 두려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학칙상 미팅이 금지됐는지는 몰라도, 고등학생끼리 만나서 이야기 하는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닐 것 같은데 말이죠. 단순히 '미팅을 한 사실을 담임에게 들키다니!' 아님 '어제 만났던 사람을 오늘 학교에서 만나다니.' 와 같은 감정으로 주인공이 저렇게 두려워하는 건 좀 오버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담임이 어릴적 그 누나인것도 모르는 데 말이죠.

 

- 그리고 건천님 글을 보다보면 이야기가 하나의 독립된 이야기가 아니라 긴 이야기 속의 일부, 특히 도입부 부분을 가져다 놓은 느낌이 있네요. 그런탓에 이야기가 좀 허무하게 끝나는 느낌이 매번 있더라구요. 그래서 부탁드리는건데 언젠가 기승전결이 뚜렷한 글을 써주셨으면 좋겠어요. 뭐랄까, 건천님의 또다른 매력을 느끼고 싶습니다. 크허헐.  

 

 

다시님의 [Love In Stockholm]

 

- 주인공의 가방을 누군가 훔쳐가고 주인공이 훔쳐간 도둑을 뒤쫓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하지만 또 쉽게는 일어나지 않는 사건을 흥미롭게 풀어내신 것 같습니다.

 

- 다만, 다시님의 글을 보다보면 매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상황과 인물의 심리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지요. 물론 저도 그 부분에 있어서 잘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고 많이 부족하지만, 이번 다시님의 글을 읽다보면 문장의 흐름이 끊기고, 문장 자체의 의미가 이해가 안 돼 몇 번을 다시 읽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독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데 독자가 작가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면 그건 개선해야 할 사항이 아닐까요? 물론 다시님과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이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글을 쓰는 사람은 최대한 독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머리속에는 글에 대한 모든 정보가 들어가 있지만 글을 처음 읽는 독자에겐 그 어떤 정보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불친절하고 불충분하게 설명하면 독자는 그저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죠. 그건 독자가 눈치가 없어서도 머리가 나뻐서도 아닙니다. 그저 상황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최대한 친절하고 자세하게 상황과 인물의 심리를 설명해야 합니다. 내가 글을 읽는 독자라고 가정하고, 이 문장은 독자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항상 고심하면서 문장을 써야 합니다. 어렵진 않은가? 잘못 이해할 부분은 없는가? 하고 말이죠. 물론 글의 설정상 감춰야 할 정보는 감춰야 하겠지만요. 아무튼 그런 점에서 이번 다시님 글에서 독자로써 제가 느꼈던 어색한 부분을 알려드립니다.

 

  이 대낮에 무슨 잠이야. 몸은 정말 많이 피곤하다.

  > 1인칭 시점인데 이 대낮에 무슨 잠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마치 누군가 주인공에게 말하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몸은' 보다는 '몸이' 가 더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이것도 조사가 어색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설마 그쪽이 이 갤럭시 탭을 중고를 팔 생각이 있었다면 약간 비극이 일어나겠지만.

  > 이게 무슨 말인가요? 누구한테 비극이 일어난다는 건가요? 여자? 주인공?

 

  도, 도착! 아직 버스는 안 왔다. 이미 지나간 건가? 설마. 가끔 신호에 안 걸리면 놀라운 속도로 도착하긴 하지만 역 앞 이 긴 도로에는 버스가 보이지 않았다. 라고 말하는 순간...

  > 주인공이 말한건 어느 부분인가요? 글을 읽다보면 [라고 말하는 순간] 때문에 주인공이 [가끔 신호에 안 걸리면 놀라운 속도로 도착하긴 하지만 역 앞 이 긴 도로에는 버스가 보이지 않았다] 라고 말한 걸로 이해가 됩니다. 물론 글을 찬찬히 읽으면 이해는 되지만 처음 읽는 순간에는 엇? 하고 이상한 느낌이 들어버리는 거죠. 차리리 문장의 순서를 바꾸면 어땠을까요? 설명하는 부분을 앞으로 돌리고 주인공의 대사를 [라고 말하는 순간] 앞에 붙이면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내가 소리쳤다. 나는 방금 달렸어야 했다.

  > 주어에 붙는 조사가 어색합니다. 내가 소리쳤다보다는 나는 소리쳤다가 더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나라는 주어가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반복됩니다. 두번째 나는 생략하고 [하지만 여자는 듣지 못한듯 했다.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달려나갔어야 했는데.] 식으로 풀어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친구한테 전화할까? 늦을거야...

  > 뭐에 늦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물론 글을 읽다보면 이해할 수 있지만 분명히 이부분도 문맥을 짤라먹는 부분입니다. 조금더 친절하고 자세하게 주인공의 심리를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게 없으면 고통스러워 진다. 우리는 고통을 피한다. 우리가 '피하고 싶어하는 것' 의 정의가 고통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은 아사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 나는 돈이 없다.

  > 배고픈데 돈이 없다. 라는 걸 설명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무슨말인지 이해를 못해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궂이 어렵게 표현하기 보다는 쉽게 설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해할 수 있는 힌트를 좀 더 주시든지 말이죠.

 

  전에도 몇 번 앞지른 적이 있었고. 폐는 터질 것 같았지만.  

  > 다시님 글을 읽다보면 조어가 어색하게 체언에 붙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문장의 [있었고] 에서도 '고' 즉 조어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있었고] 보다는 [있었다] 가 낫지 않을까요? [전에도 몇 번 앞지른 적이 있었다. 물론 폐는 터질 것 같았지만.] 이렇게 말이죠.  

 

 

윤주님의 [환생]

 

 - 파격적인 소재. 마치 올드보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네요. 올드보이에서는 남동생과 누나의 관계였지만요. 특히 이번 글에서는 글의 묘사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불쑥 튀어나온 한 장의 사진이었다.] 은 시의 한 구절 같았고, [겁쟁에 남자답지 않다는 말에 분노를, 그리고 다 불어 버리겠단 말에 공포를] 부분은 글의 라임이 멋지게 반복되며, [그녀가 오기로 사랑을 시작했던 것처럼, 나는 오기로 그 사랑을 끝내버릴 셈이었다.] 부분은 비슷해 보이는 두 문장이 극적인 대비를 이루면서 감각적인 표현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 아쉬운 점은 주인공의 나이에 대한 부분입니다. 제가 눈치가 느려서인지 글을 읽는 동안 교수의 나이에 대해 잘 눈치채지 못했다고 할까요? 뒷 부분의 [아무리 늙은이라고 때로는 주책을 부리고 싶어지는 법이다.]에 가서야 아 주인공이 나이가 많구나 라는걸 알았으니까요. 물론 힌트는 많이 주셨습니다. 하지만 뭐랄까 확실하게 와 닿지 않았다고 할까요? 어려운 문제 같았다고나 할까요? 나중에 답지를 보면 알지만 푸는 동안에는 해법을 눈치채기 어려운 그런 느낌 말이죠. 예를 들면 [나이가 들어선지 영 몸이 제 것 같지가 않아]  부분도 나이가 많다라는 정보를 주셨지만, 전 젊은 사람의 엄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주위에서도 저란 말을 하면서 엄살을 부리는 친구 녀석들도 많거든요. 또 주인공의 말투, 환생녀가 교수실로 찾아와서 대화를 나눌때 주인공의 말투는 다분히 중년의 말투입니다. 하지만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서 일까요? 전 젊은 사람이 웬 말투가 저렇담 하고 넘어 갔을 뿐, 나이가 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뭐랄까... 흰머리가 조금씩 보였다라는지, 이마의 주름이 움직였다는지. 그런 외향적인(직접적인)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 주인공의 감정 묘사도 조금 피상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글에서는 그녀를 사랑했다. 진심으로 사랑했다. 한번도 사랑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라고 말은 하는데 글 전반적으로는 그녀와의 좋았던 추억, 사랑했던 이야기는 전혀 나오질 않고 그녀를 피하고, 그녀와 다툰 이야기 밖에 나오지 않아서 주인공의 감정에 대해 의심스러운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다시말해, 사랑했다라는 정보만 전달할 뿐 주인공이 왜 여동생을 사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 그리고 여동생과의 옥상 장면, 이 부분은 조금 의야했습니다. 물론 감정처리나 심리 묘사는 좋았지만 상황 자체가 조금은 비현실적이지 않나 싶네요. 다시 말해 이 장면은 주인공이 여동생을 죽인 장면입니다. 그런데 사건이 너무 쉽게 넘어가네요. 경찰은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당연히 사건 장소에 같이 있었던 주인공을 유력한 용의자로 올려놓고 수사를 했을 겁니다. 게다가 주인공이 사건 현장에서 재빨리 도망쳐 시치미를 뗐다고 할지라도 여동생에 팔에는 주인공의 지문이 남았을 것이고, 보통 자살이 전면으로 추락한다면 이와 같은 경우엔 뒤로 떨어진 경우라서 타살의 가능성이 높아 경찰도 쉽게 자살로 판정짓지 않았을텐데요. 살인사건치곤 너무 경찰의 대처가 허술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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