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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노트라 할 거 없이 정말 그냥 메모긴 합니다;;

 글 쓰면서 다른 사람들은 글 어떻게 쓰는지 궁금할 때가 있잖아요? 그냥 한번씩 자기가 글 썼을 때 어떤 과정 거쳤는지 정리해 뒀다가 이렇게 소개란 등에 올려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나중에 자기 쓰는데도 도움이 되...고요;;

 사실 <시크릿>도 이런 식으로 소개해보고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이러는 것 자체가 좀 오버같긴 하니까요 ㅎㅎ


 [1. 사건의 발단]


 소재를 떠올리게 된 계기는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대한민국에서 마법소녀가 있을 수 없는 이유(맞으려나요;;)>, 그리고 미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교육에 대해 이야기했던 연설 장면이었습니다.

 거기서 즉흥적으로, 조금씩 생각을 정리하며 적은 게 아래 메모.

 

'...소위 '특이력'을 갖는 국가는 날이 갈수록 증가한다.

 아시아 지구, 특히 동북아 3국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마법소녀 열풍은 다분히 일본의 영향이 지대한 결과이며...

 한국의 마법소녀에 대한 제도적 지원 및 시스템은 특이할 만하다. '공인자격'이라 불리는 제도를 통해 마법소녀를 등록하고 이를 국가적으로 관리, 육성하는 기반을 닦기 시작해 이미 십수 명 가량 마법소녀가 등록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한국의 '특이력' 관리 제도는 최근 미국에서 대통령이 앞장서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는 연설을 펼치며 정계의 화두가 되기도 했다.'


[2. 망상]


 첫 번째 메모와 거의 이어져 두 번째 메모를 적었습니다. 솔직히 비판적인 의도나 고민을 갖고 시작한 게 아니라, 정말 '~카더라' 하는 온갖 이야기 + 개인적 울분을 뒤섞었던 기억이 납니다;;


' 한국에서도 마법소녀가 존재할 수 있다. 국가적 공인자격 제도 및 이를 획득하는 과정을 연구, 속성으로 제공하는 사설교육기관과 소위 스펙, 서열화된 관리 등 제도적 기반이 존재한다면 마법소녀는 한국에서 가장 유망한 직업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두 번째 메모를 적은 이후 수 개월간 이 소재는 잊혀집니다. 그동안 저는 <시크릿>을 썼고, 학교 수업을 들었고, 그리고 백수 짓을 했죠;;;


 <시크릿>을 완성시킨 후 조금 지나서, 문득 잊고 있던 이 소재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야기의 첫 장면이 여기서 떠오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제 경우엔, 도입부든 결말부든 이야기 속 한 장면 이상이 떠오르지 않으면 소재만 가지고는 절대 글을 못 써요;; 이때 떠오른 게 아마, 마법소녀 자격에 탈락한 악역이 개인적 원한에서건 대의명분에서건 복수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구도였을 겁니다;;


[3. 인물배치]


 <마법소녀...>에선 주인공 측 인물이 셋 나옵니다. 예진, 하린, 선비 이 세 명이죠. 어째서 세 명의 악역이 떠올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구상하면서, <절대가련 칠드런>같은 게 떠올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적은 게 아래 메모입니다.


 슬예진 - 임하린 - 윤선비(善斐)


 예진의 경우는 대한민국 성씨 중에 슬 씨가 없단 거 확인한 다음 일부러 썼습니다. 본래 저 이름 가지고 만담이나 드립을 하는 장면을 넣으려 했는데 진행상 넣지 않았습니다. 하린은 우연히 적은 이름인데, 이야기 적다보니 '하림'이란 업체가 생각나더군요; 반대로 선비는, 윤선도라는 드립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어떻게 이름 지을지 막 고민하다가 윤, 선까지 지은 다음, 윤선도 드립을 생각했고, 그냥 그대로 이름 쓰긴 그러니까 선비로 하자. 대신 뜻은 여자 이름처럼 지어보자. 그래서 비 자 들어가는 한자는 찾다보니 '아름다울 비'란 글자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선할 선, 아름다울 비 입니다. 대개 이름 이런 식으로 대충대충 짓고 있어요. 아직 캐릭터 이름에 의미 부여를 잘 안하는 편이라서;;;


 핑크엔젤, 레이디 큐어 (카드캡터 체리, 프리큐어 이미지 일부 사용)


 대립각을 이루는 두 캐릭터는 이름보다 먼저 컨셉을 정했습니다. 마법소녀물이지만 제 굳은 머리로 생각해본 들 참신한 마법소녀 캐릭터는 만들 수 없겠죠;; 그럼 아예 짝퉁을 만들지 뭐, 하면서 만화에서 끌어왔습니다. <카드캡터 체리> 오프닝에 주인공이 입고 나오는 의상이 핑크빛 드레스였었지. 그래서 핑크 엔젤. 가까운 거리에서 격투 스타일 싸움을 하는 얘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 고민하다가, <프리큐어>란 만화가 생각나서 거기서 빌려와 레이디 큐어. 중장거리 화력전과 근접 격투 커플 을 묶은 건 대개 이렇지 않나 하면서 적은 거지만, 언뜻 보면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와도 비슷해 보입니다.

 ...뭐, 재미로 쓴 글이니까요;;


[4. 초고 작성, 그리고 삭제된 부분]


 대충 그림이 그려지고 하루 3, 4시간 가량 즉석에서 이야기를 지어가며 적었던 것 같습니다. 단편은 호흡이 중요하다고들 얘기합니다. 짧은 글이니까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통일성 있는 편이 좋겠죠. 그래서 본래는 하루만에 끝을 보려고 생각했었습니다. 나누어 연재하더라도 약 3회 분량으로 진행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왠걸, 이야기는 자꾸 길어만 집니다. 본래 처음 예상과 계획은 틀어지라고 있는 겁니다;;


 쓰고 싶었던 장면 몇 가지가 본래 있기도 했지만, 따로 메모해둔 것도 아니라서 자고 일어나면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있을 리 없습니다;; 게다가 정말 손 가는데로 쓴 글이라서 큰 방향만 의도대로 따를 뿐, 세부적으론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 진행이 달라졌죠;;


 그 와중에도 정말 어떻게 할 수 없어 쓰다가 지우고 다시 쓰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아래 메모는 제가 본문 중에 넣었다가 뺀 내용입니다. 이게 들어가면 그렇잖아도 재미없는 글이 너무 지루해질 것 같아 뺐어요;;


공인 마법소녀 자격이 어떻게 주어지는지 알고 있지? 취학 연령층부터 누구나 응시할 수 있는 3급과 2급. 이 중에서 진짜 마법소녀로서 권한이 주어지는 건 2급부터야. 이 2급에서 2년 이상 현장 경험을 가진 마법소녀는 공인 1급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져. 단, 육성법에 근거해 일정 연수 과정을 이수한 경우 역시 1급 시험에 응시할 수 있지. 2급 자격 및 6개월 이상 현장 경험이 추가로 필요하긴 하지만. 그래, 너희처럼 말야.


[5. 완결!!]


 참 쉽죠, 란 말은 않겠습니다. 일단 제 자신이 느끼기에 기대보다 쉽게 쓴 글은 아니었기 때문에요. 잘쓴 글도 전혀 아니고...

 정리만 살짝 해보자면,


 1. 아이디어는 정리해 던져두었습니다. - 일단 떠오른 아이디어나 소재는 그 자체로 이야기로 풀어나가기 껄끄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뭔가 영화나 만화, 드라마와 같은 영상 속 장면처럼 딱 잡히는 스토리가 없으면 글은 쓸 수 없어요;; 경우에 따라서 첫 장면이나 끝 장면이 먼저 떠오를 때가 있는데, 그러면 곧장 스토리를 짜고 글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지는, 글 쓸 때 정말 필요한 건 참신한 소재가 아니라 스토리입니다. 최소한 저한테는요 ㅎㅎ;


 2. 능력 부족이다 생각하는 부분은 다른 곳에서 따왔습니다. - 일단 제가 쓰고 싶었던 게 독특한 캐릭터가 아니라 특수한 상황, 설정이었고 복잡한 생각 않고 글을 써보고 싶었기에 중요하지 않다 생각하는 건 다른 데서 빌려왔습니다. 어쩌면 패러디를 하는 편이 더 재미있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일단 되던 안되던 넣을 의도와 핑계거리는 계속 생각해가면서 글을 적어봤어요 ^^;


 이외에도 하나 추가한다면, 즉흥으로 쓸 땐 처음부터 끝까지 빨리, 기왕이면 단번에 적어야 한다는 점. 경험상, 저는 타이밍 놓치면 글은 평생 완결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특히 이번처럼 스토리 계획도 없이 쓰는 글은 더더욱이요; 매일같이 연재를 한 것도 그것 때문이고요. 지금 안쓰면 영영 끝까지 못쓴다, 이런 심정이었죠;


 워드 프로그램에 일단 떠오르는 데로 타이핑하고, 막히면 이래저래 장면을 그려보다가 답이 없으면 이전 장면부터 다시 써보고, 하루 연재 분량(이번에는 A4 3, 4장 가량이었습니다)이 나오면 한글 맞춤법검사를 해보고 업로드. 이 과정이 5일동안 계속 이어졌네요. 다행인 건, 그 5일간 딱히 방해 안받고 일정한 시간대에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던 점입니다. 조금이라도 방해를 받았다면 다 못썼거나 지금보다 더 막장 글이 되었겠죠;; 이런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암튼, 재미없는 글 한 편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을 지켜보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 ㅎㅎ

 기왕이면 다른 분께서, 재미있는 글 한 편이 어떻게 쓰여지게 되었는지 작업 과정이나 노하우를 공개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어설픈 저보단 아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그럼 모두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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