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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녕하세요?

지금 제 오른쪽 약지 손가락이 아프네요. 어쩌다 보니 손가락에 칼에 베여서 ㅠㅠ

사실 지금 타이핑 할 때마다 아프긴 합니다만...

그래도 올릴 건 올려봐야죠?

자주색은 선화, 파란색은 도혁이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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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기 많네...

 

 두번째 주말, 난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명동으로 놀러 갔다. 그런데...

 

"아잉~. 그러지 말고 좀 해줘잉~."

 

 어디선가 닭살 돋는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이 있나 난 친구들과 함께 소리가 난 쪽으로 갔다.

 

"야, 이거 놓지 못해? 어서 떨어져!!"

 

 약간 통통한 여자애가 자기보다는 키가 큰 한 남자애를 붙잡고 있었다. 남자애는 아직 추운지 레드와인 색 점퍼에 검은 카고바지를 입고 있었고, 여자애는 분홍색 후드 점퍼에 보통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여자애가 그 남자애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이었다.

 

"으응~. 점심은 내가 사 줄게~. 그러니까 구경 좀 시켜줘~. 진영아~."

 

 응? 저기 남자애 이름이 진영인가? 우리 반 애들 중에도 진영이가 있긴 한데. 비록 여자지만... 그 때였다.

 

"어머, 저길 봐."
"중학생 커플인가봐. 꺄악, 귀여워~."
"중학생? 그보다 더 커 보이는데?"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지자, 내 옆에 있던 정미가 말을 하였다.

 

"선화야, 우린 그냥 가자. 여기서 이럴 시간 없어."
"그, 그래..."

 

 우리들은 아쉽지만 자리를 떴다. 그리고 명동을 돌아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기분전환도 하였다. 그리고 점심은 명동에서 가장 맛있는 떡볶이를 먹었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과 좀 더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거기 서!!!"

 

 갑자기 누군가가 뛰어갔다. 그리고는 어떤 남자도 그 쪽을 향해서 뛰어갔다.

"무슨 일이야?"
"우리도 가 볼까?"

 

 우리들도 그 쪽으로 갔다. 그러다가 지하철 역에 도착했는데 어떤 남자가 한 남자를 먼지 나도록 패고 있었다.

 

"감히 내 지갑을 훔쳐서 달아나? 가만 안 둬!!"

 

 뭐야, 소매치기였어? 그 때였다. 갑자기 경찰이 다가왔다.

 

"꼼짝 마!"

 

 그 때였다. 갑자기 때리던 남자는 휴대폰을 보았다. 그런데 맞았던 남자가 그 남자에게 무기를 들고 공격을 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진영아, 위험해!!"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휴대폰을 보던 남자가 무기를 들고 있는 남자에게 발차기를 날렸고, 남자는 무기를 떨어뜨리며 쓰러졌다.
 경찰은 쓰러진 남자를 보고 그를 끌고 갔다.
 잠깐, 그러고 보니 저 남자...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자, 이제 끝났으니까 우리는 갈 길 가자고."

 

 재영이가 말을 하였다. 우리들은 자리를 떴다. 그리고 헤어졌다.

 

"잘 가, 다음에 또 연락해."
"그래, 나중에 보자."

 

 난 집에 돌아갔다. 그런데 그 날 저녁...

 

[오늘 오후 1시 경, 서울시 명동 한복판에서 소매치기 절도범인 김모 씨가 길을 지나가고 있던 17살 강모 군의 지갑을 훔쳐 달아나다가 쫓아온 강모 군과의 격투 끝에 체포되었습니다.]

 

 그 날 있었던 일이 뉴스에 나와 버렸다.

 

"17살이면 선화와 같은 나이잖아. 대단하다..."
 
 나와 동갑이라고? 잠깐, 그러고 보니 아까 그 쪽과 같이 있던 여자애가 남자애에게 뭐라고 그랬지?

 

[김씨는 강군에게 마지막으로 흉기로 위협을 했지만, 강군의 뒷돌려차기에 제압당하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현상수배자인 김모 씨를 잡은 학생에게 용감한 시민상과 함께 현상금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SBC뉴스, 경성필입니다.]

 

 일단 성은 강씨인 건 확실한데...

 

[흉악범 김모 씨를 때려잡은 학생은 다름아닌 한 과학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남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학생이 2년 전에도 대단한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채지연 기자.]

 

 과학고등학교?

 

[경찰 조사에 의하면, 강모 군은 어렸을 때 태권도 등 온갖 무술을 배웠다고 합니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인데다, 이번에 자신의 지갑을 지키기 위해 김모 씨와 격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선화야, 혹시 너네 학교 학생 아닐까?"
"에이, 설마... 과학고등학교가 꼭 우리 학교만 있는 건 아니잖아."
"그렇지만... 혹시라도 모르니까 너네 학교 1학년 중에서 강씨 성을 가진 남학생들 좀 조사해 봐."

 

 지, 진짜로 언니 말대로 우리 학교에 그런 대단한 사람이 있을까?
 다음 주 월요일... 난 우선 우리 반 애들 중에서 찾기로 하였다. 우리 반에서 강씨라면...

 

"강진규."

 

 내가 갑자기 부르자 강진규는 깜짝 놀랐다.

 

"웬일이야, 장선화? 갑자기 날 부르고?"
"혹시 너... 지난 주말에 명동 갔었어?"
"명동? 내가? 난 명동에 간 적도 없는데?"

 

 강진규는 명동에 간 적이 없다... 그럼 우리 반에는 없다는 거잖아.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아~. 혹시 지난 주말에 있었던 사건 때문에 그런 거지? 미안하지만 난 명동 강모 군이 아니라고. 무기까지 들고 싸우는 사람과 용감하게 맞설 용기도 없고."

 

 김샜다... 그럼 다른 반 애들 중에서 찾아봐야 하는 건가? 난 밖으로 나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혹시... 어떤 남학생이 소매치기와 싸우는 거 봤어?"
"으응... 그런데..."
"그 남학생이 혹시 성이 강씨에다 중학교 얼짱 출신 아니야?"

 

 어떤 여학생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그 명동 강모 군이 중학교 때 얼짱이었다...

 

"최은영 왜 저렇게 뛰어가는 거야?"

 

 그 때였다. 갑자기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글쎄? 아, 맞다! 너 혹시 지난 토요일에 명동에서 용감한 남학생에 대한 기사 봤어? 성이 강씨라는데,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며 중학교 때 얼짱 출신이었대."
"바, 방금 뭐라 그랬어?"
"그러니까... 한 과학고에 다니는 강모 군이 지난 토요일에 명동에서 소매치기에 맞서 싸웠는데, 그 남학생이 중학교 때 얼짱 출신이었다고. 무술 유단자라는데?"
"에이~. 그런 학생이 어디 한 두명이야? 과학고등학교는 많아. 그리고 중학교마다 얼짱은 하나둘씩 있지 않아?"

 

 하, 하기야... 과학고등학교는 우리 학교 말고도 많지... 난 교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명동 강모 군'은 하루종일 화제가 되었다. '명동 강모 군' 이야기는 아마 3일동안 검색어 상위 순위권에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후, 우리 학교 홈페이지에 인기 투표가 시작되었다. 난 당연히 신도혁에게 한 표를 주었다. 그리고 또 며칠 후, 그 인기 투표의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신도혁이 2등?"
"그럼 1등이 누구야?"

 

 나는 친구들과 함께 결과를 보았다. 남자 중에서 1등은 3반의 강진영이라는 학생이었고, 신도혁은 그 뒤였다. 여자 중에서 1등은 강진영과 같은 반인 유세나라는 여학생이었다.

 

"유세나?"
"중학교 때에도 인기가 엄청 많았던 애래."
"뭐, 서명여중 퀸카라는 별명이 있다던데..."

 

 이야~. 엄청 부럽다... 나도 한번 그 유세나를 보고 싶은데...
 그런데 난 3반에 친한 애가 없잖아? 아아, 난 안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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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프로필 소개 나갑니다. 이번엔 룸메이트 편입니다.

 

*. 서은서(여)
 - 생일 : 5월 5일(17)
 - 키 : 161cm

 - 몸무게 : 51kg
 - 혈액형 : A형
 - 선화의 룸메이트, 1학년 4반이다.
 - 쌍둥이 동생도 과학고에 들어왔다고 하는데...(바로 은영의 룸메이트인 은재)

 

*. 윤재훈(남)
- 생일 : 12월 4일(17)
- 키 : 175cm

- 몸무게 : 63kg
- 혈액형 : B형
- 도혁의 룸메이트, 1학년 7반이다.

- 약간 소란스러우면서도 사람들과 잘 친해지는 성격

 

 네, 쌍둥이는 은영이만 있는 것이 아니었군요.

 그럼 도혁 편 이어서 갑니다. 선화 편과는 다른 제목의 다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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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행복이 계속되길...

 

 두번째 주말이 되었다. 이번에도 난 지영이와 놀고 있었다.

 

"지영이 어딨나~? 어, 여기 있네?"
"으아아~."

 

 그렇게 놀고 있었을 때였다.

 

"도혁아, 지영이 데리고 밥 먹으러 와."
"네, 알겠어요."

 

 난 지영이를 데리고 거실로 내려왔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마침 TV에서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오늘 오후 1시 경, 서울시 명동 한복판에서 소매치기 절도범인 김모 씨가 길을 지나가고 있던 17살 강모 군의 지갑을 훔쳐 달아나다가 쫓아온 강모 군과의 격투 끝에 체포되었습니다.]
"와아~. 저 강모 군도 참 용감하네."

 

 아버지께서 감탄하셨다.

 

[김씨는 강군에게 마지막으로 흉기로 위협을 했지만, 강군의 뒷돌려차기에 제압당하고 말았습니다. 경찰은 현상수배자인 김모 씨를 잡은 학생에게 용감한 시민상과 함께 현상금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SBC뉴스, 경성필입니다.]

 

 17살이면 나와 동갑일텐데... 참 대단한 사람이네.

 

[흉악범 김모 씨를 때려잡은 학생은 다름아닌 한 과학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남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학생이 2년 전에도 대단한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채지연 기자.]

 

 과학고등학교?

 

"오빠, 오빠도 과학고등학교 다니잖아."
"으응, 그렇지."
[경찰 조사에 의하면, 강모 군은 어렸을 때 태권도 등 온갖 무술을 배웠다고 합니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인데다, 이번에 자신의 지갑을 지키기 위해 김모 씨와 격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세상엔 정의가 아직 살아있군. 나도 저 강모 군처럼은 아니지만 무술을 배워보고 싶군.
 과연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는 그 용감한 강모 군은 누굴까?
 월요일이 되었다. 난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런데...

 

"야, 강진영, 너 우릴 두고 최은영과 같이 명동에서 데이트했어?"

 

 응? 저건 임수현의 목소리인데? 잠깐, 아까 '강진영'에 '명동'이라고 했었지? 설마 명동 강모 군이 강진영인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3반 교실 문 쪽에서 꽝 소리가 났다. 그리고 잠시 후...

 

"세나야, 괜찮아?"
"이거 양호실에 가야 하는 거 아니야?"

 

 세나? 맞다! 여기에 서명여중 퀸카 출신인 유세나가 있다고 했지. 그런데 그 때...

 

"하하하..."
"뭐, 뭐야? 왜 기분 나쁘게 웃고 그래?"
"미, 미안해... 하지만... 아하하하..."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지? 아, 이럴 때가 아니지. 난 얼른 교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점심 시간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그나저나 유세나, 너... 남자애들에게 시달리느라 너도 참 피곤하겠구나."

 

 이 목소리는? 자세히 보니 강진영과 어떤 여학생, 그리고 임수현과 다른 남학생이 서 있었다. 잠깐, 강진영이 저 여학생에게 '유세나'라고 했지? 저 여학생이 유세나란 말이지...

 

"뭐, 이, 이젠 익숙해졌어. 그런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너도 '남경중 얼짱'이란 타이틀이 있다보니 여자애들에게 인기 많잖아."

 

 강진영도 나처럼 인기가 많은가 보네. 하기야, 처음 봤을 때 잘생긴 편이었지.

 

"하, 하기야... 진영이에 비하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지..."
"아아... 잘생긴 애들만 관심 보이는 이 더러운 세상~."
"저기, 한수환, 임수현, 너희들도 그럭저럭 괜찮거든..."

 

 저 키 큰 남학생 이름이 한수환인가 보네.

 

"응? 내가 '남경중 얼짱'? 그런 소리 가끔 듣긴 하지만... 난 신경쓰지 않아. 내가 그렇게 멋있다고 생각이 들진 않거든."

 

 그러자...

 

"너 의외로 겸손하네? 다른 얼짱들과는 달라. 다들 자기가 잘났다고 하지... 아마 그게 너의 가장 큰 매력일지도 모르겠네. 어서 들어가자. 좀 있으면 오후 수업이거든."

 

 맞다! 나도 들어가야 겠군. 그리고 며칠 후, 아니, 4일 후였다. 그 날따라 아침 공기가 상쾌하였다.

 

"오늘이... 3월 18일, 금요일이네."

 

 윤재훈이 달력을 보면서 말을 하였다. 3월 18일... 그래, 그 날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 한 소년이 고아원에 있었다. 거기의 다른 아이들은 제각각 자기 양부모님을 따라 고아원을 나가고 있었다. 그 소년도 언젠간 양부모님을 따라 고아원에서 나갈 기대를 하고 있었다.
 소년의 친부모는 누군지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았다. 언제부터 소년이 고아원에 있었는지도 알 수 없다.
 그 고아원에서는 17살 - 지금의 내 나이 - 이 되면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했다. 소년은 17살이 되기 전에 양부모를 만나서 집에 가고 싶었다. 그의 새해 소원, 대보름 소원, 크리스마스 소원은 모두 부모를 만나서 새 가족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봄날, 한 중년의 부부가 찾아왔다.

 

'"꼭 이래야 되겠어요? 전 입양 같은 건 원하지 않는다고요."
"하지만 어쩌겠소? 당신이 아이를 그렇게 원하는데 아이를 가지지 못한 것도 벌써 10년째요. 이왕 이렇게 된 것, 아이를 입양하여 같이 삽시다. 여보, 당신은 아들을 원해요? 딸을 원해요?"
"아, 됐어요. 전 갈 거에요."
"그러지 말고..."'

 

 당시 그 부부 중 부인은 입양을 원하지 않았다. 입양한 아이보다는 자기 뱃속으로 낳은 아이를 원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결혼한 지 10년이 지나서도 아이가 없었던 그 부부는 결국 입양을 택하기로 한 것이었다.
 부부는 데려갈 아이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였다. 그 소년이 그 부부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오호, 너 목소리 한번 씩씩하다. 이름이 뭐니?"'

 

 남편이란 사람이 그 소년에게 말을 걸었다. 소년은 기쁘고 씩씩하게 자기 소개를 했고, 그 부부를 반가워하였다. 그 당시에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는지,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하였다. 소년은 언젠가 다시 오시라는 의미로 그 부부를 빤히 쳐다보았다.
 며칠 후, 바로 오늘이었지. 그 남편이라는 사람이 고아원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이 아이로 결정하겠습니다."'

 

 소년의 바람이 이루어진 날이었다. 남편이라는 사람은 원장과 뭐라고 이야기를 한 후, 뭔가를 썼다. 그리고 몇분 후, 소년을 데리고 차에 탔다.
 소년과 그 남자가 도착한 곳은 인천에 있는 어느 양옥집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남자와 부인 모두가 대학교 교수라는 거다. 소년은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자, 여기가 앞으로 네가 살 곳이란다."'

 

 남자가 웃으면서 소년에게 말을 하였다. 저 사람이 앞으로 내 아빠가 될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한 소년은 마음 속에서 뜨거운 감정을 느꼈다.

 

'"반갑구나, 앞으로 난 네 엄마가 될 사람이다. 이제부터 아빠 엄마 말씀 잘 듣도록."'

 

 엄마가 될 여자는 못마땅한 게 있었는지 소년에게 차갑게 굴었다. 그러나 소년은 그것에 개의치 않았다.
 다음 날, 소년은 아빠가 된 중년 남자를 따라 동사무소로 갔다. 소년의 아빠는 뭔가를 적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것은 바로 '입양신청서'였다. 소년을 정식으로 그의 아들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었다.

 

'"자, 이제부터 너도 신씨 사람이다. 그렇지, 그럼 앞으로 이름을 어떻게 할까?"'

 

 소년은 고아원에서 지어준 이름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
"아, 이제 넌 내 아들이니까 아빠라고 부르렴. 괜찮아, 불러 봐."
"아, 아빠."
"그래..."'

 

 소년은 기뻤다. 이제 나도 아빠 엄마라고 부를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격스러웠다.

 

"아, 그렇지. 앞으로 네 이름을... 그래 '도혁'이라고 하면 좋겠구나."
"도혁? 그럼..."
"그래, 신도혁."
"신...도혁..."

 

 그렇게 해서 소년에겐 새로운 이름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그 소년은 신도혁이란 이름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아버지의 집에 처음으로 들어간 날, 난 그 날을 내 생일로 삼았다.

 

"도혁이 오늘 즐거운 일이 있나봐. 하루종일 생글생글이야."
"저렇게 웃으니까 너무 멋있다..."

 

 다들 날 보고 쳐다봤지만, 난 개의치 않았다. 토요일 아침, 난 마침 아버지께서도 쉬는 날이다 하니 오랜만에 같이 목욕탕에 가려고 하였다.

 

"아버지, 오늘 오랜만에 목욕탕 같이 갈까요?"
"그래, 좋지. 가자구나."

 

 우리 가족은 목욕탕으로 향했다. 도중에 나와 헤어지지 않으려는 지영이를 달래느라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오랜만에 아버지와 둘이서 목욕탕이라니 기분 좋아요."
"그렇네. 등 밀어줄까?"

 

 난 아버지에게 등을 맡겼다.

 

"참 세월도 빠르다. 처음 봤을 때엔 나보다 조그만했었는데, 이젠 아버지가 너한테 가려서 안 보이겠다. 고등학교 들어가니 운동도 열심히 했나봐?"
"하하하, 아버지도... 그냥 체력을 기르려고 하는 거라고요. 고등학생에겐 체력이 중요하잖아요."
"그, 그렇긴 하구나."

 

 어느 덧 내가 아버지의 등을 밀 때가 되었다. 내가 아버지의 등을 밀고 있을 때, 갑자기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도혁아, 너 처음에 나와 목욕탕 갔을 때 기억나?"
"네?"
"너 내가 등 밀어줬을 때 갑자기 울었잖아. 난 처음에 내가 너무 세게 밀어서 아파서 우는 줄 알았단 말이야."
"그, 그건..."

 

 생각났다. 아버지와 처음으로 목욕탕에 갔던 날,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갔었지. 고아원 선생님과 다른 아이들과 같이 목욕탕에 간 적은 많았지만, 이렇게 아버지의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하게 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고아원에 있었을 때, 난 아빠 또는 엄마 손을 잡고 목욕탕에 가는 아이들이 부러웠었다.

 

'"얘, 너는 엄마 아빠도 없어서 같이 목욕탕도 못 가지?"'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서글프고 화가 났다. 그래서 더욱 양부모를 찾고 싶었나 보다. 내가 양자로 들어간 후, 처음으로 아버지께서 목욕탕에 같이 가자고 하였다. 난 기뻐서 아버지를 따라갔고 거기에서 처음으로...

 

'"자, 등 밀어줄게. 이리 오렴."'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등을 밀어주겠다고 하셨다. 난 아버지께 등을 맡겼다. 약간 좀 아팠지만 시원하였다. 아니, 이래서 아이들이 부모님과 같이 목욕탕에 가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아버지와 같이 목욕탕에 가는 소원을 이뤘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자, 이젠 팔 밀어줄... 어, 너 왜 그러니? 내가 너무 세게 밀었니?"
"아... 아니에요... 그냥... 기뻐서..."'

"도혁아, 뭐하니?"

 

 아, 이런, 옛날 생각을 한 나머지 난 아버지의 등을 밀다가 말았다.

 

"죄송해요. 잠시 옛날 생각이..."
"네가 처음에 우리 집으로 들어왔을 때, 넌 완전히 울보였지."
"아버지, 그, 그건..."
"하하하... 난 다 이해한다. 괜찮아. 이제 우리가 있잖아."
"아버지..."

 

 난 지금 이 생활이 좋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그리고 지영이도 있으니까...
 목욕을 마치고 난 지영이와 함께 바나나 우유를 사 먹었다.

 

"자, 이건 이렇게 잡고..."

 

 이 목욕탕에 처음 왔을 때에도 그랬다. 아버지는 너무 행복해서 울고 있는 나에게 바나나 우유를 사 주셨다. 그런데 난 바나나 우유를 마시면서도 울고 있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그 날 밤엔 난 아버지와 같이 잔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행복한 나날들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

 

에, 이번에는 도혁 편이 압도적으로 기네요.

아, 그리고 한가지 더... 요새 여러가지 작품을 연재하는 것이 대세인 듯 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 대세에 들어가 볼까 합니다.

사실 제가 처음 소설을 쓰게 건 팬픽이었습니다. 어떤 애니메이션의 팬이 되어서 상상력을 발휘하다 보니 팬픽을 쓰게 되었고, 그것이 발전하여 제 독자적인 소설을 쓰게 만들었죠.

처음은 그냥 무난하게 나갈까 합니다.(장르는 영화로 치면 로드 무비 스타일?)

그럼 전 이만~. 다른 소설은 조만간 나올지도 몰라요~.

Who's 클레어^^

profile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 중국어 셰셰~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 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어로 메르시~ 독일어 당케~

이태리어 그라지에라고 하지요~.

꺾기도는 감사합니다람쥐~! 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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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4.26 15:34

     부담이 많지 않으시다면야 이야기 많이 올려주시면 보는 사람은 그저 감사하죠^^ 

     

     이번 화는 <별의 노래>와 맞물리는 부분이 있네요. 같은 에피소드지만 선화가 보는 시선은 신선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아예 다른 반이라 그런 걸까요?

     도혁이 가정사 얘기도, 흥미롭게 잘 봤습니다. 아버지께서 도혁이와 친해지기 위해 많이 신경써주셨군요 ㅎㅎ

     그러면 어머니는, 이제 도혁이와 좋은 관계로 지내고 계신 걸까요? 그 얘기도 조만간 볼 수 있을지 기대합니다^^;

  • profile
    클레어^^ 2011.04.27 04:41

    에헤헤헤.. 항상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번 명동 강모 군 사건을 제3자의 눈으로 보았을 경우를 상상해 본 것입니다.

    도혁이의 과거는 이야기가 진행할 때 슬슬 드러날 생각입니다. 역시 아버지와 아들 사이라서 더 친했다던가 그러겠죠?(사나이들의 정은 여자인 전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뭐 나쁜 건 아닙니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도혁이가 집에 들어왔을 때부터 일이 잘 되어갔거든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도혁이에게 여동생이 생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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