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9 01:37

[진심(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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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어둠이 소리 없이 내려 앉아 세상으로 스며들었다. 줄지은 말뚝 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가로등이 깜박 거리며 주황빛 불구슬을 맺기 시작했다. 탈색된 느낌의 불빛, 거리를 넓혀가는 불빛에 으슥한 분위기의 어둡던 공원도 차갑게 가라앉은 그 삭막함을 지워갔다.

  겨울의 중심으로 접어들어 공기마저 차갑게 느껴지는 지금, 공원은 바람에 굴러가는 잎사귀의 바스락거림으로 가득했고 생의 모든 것을 태워버리고 추위에 빈 껍질만 남은 조경수들이 마른 나무 가지를 흔들어 대고 있었다.

  얼어버린 것일까? 추위에 불빛 마저 얼어버린 듯 가로등의 불빛이 일렁거렸다. 그 일렁거림 속에 두 개의 인영(人影)이 서서히 다가왔다. 가로등 아래 벤치에 힘없이 걸터 앉은 소녀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물기가득 한 눈을 하고 있었다. 붉게 상기된 볼에 양손을 가져간 소녀는 꾹 다물었던 입술 사이로 하얀 그리고 뜨거운 입김을 내 뱉었다. 희고 진한 숨결이 공중에 흩어지고 그것을 보고 있던 소년은 말 없이 소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두 사람의 시선은 전혀 다른 곳,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보고 있었고 그렇게 긴 침묵은 계속 되었다.

  달이 차고 있는 것인지 지고 있는 것인지 입김 같은 구름에 가려 어스름 한 달이 하늘에 떠 있었다. 땅을 보고 있는 소녀와 하늘을 보고 있는 소년의 침묵은 굳게 다문 소녀의 입술이 벌어지며 깨어졌다.

  “만약, 너에게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닌 생각이 들려온다면 너는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할 것 같아?”

 사람은 입에서부터 귀로 들려오는 목소리와 자신의 머리에서 들려오는 생각이란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그리고 소녀는 자신의 생각이 아닌 타인의 생각을 들을 수 있게 된다면 그를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라는 질문을 소년에게 던졌다.

  “글쎄, 일단은 그 사람이 생각 하는 것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그러면 그 사람이 지금 하고 있는 말과 생각하고 있는 것이 다르다면, 너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과 생각 하는 것이 다르다면 너는 그 사람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

  소년을 바라보는 소녀의 눈은 차게 식어 있었다. 감정이 없는 소녀의 표정과 그런 소녀를 바라보며 소년은 잔 숨을 내쉬며 말을 했다.

  “아마, 믿지 않겠지. 그렇지만 그를 완전히 믿지 않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까? 그가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의 전부를 믿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게 아닐까?”

  “말하는 것과 생각하고 있는 것이 다르다면 그건 거짓말이잖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

  “세상엔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잖아. 진심이 아닐 수도 있잖아."

  “그렇다면 거짓일지도 모르는 그 사람의 말에 아무것도 모르는 척, 아무 일도 없는 듯 그렇게 그 사람 앞에서 웃고 있으란 말이니? 그 사람 생각을 알 수 있어서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나 역시도 거짓으로 그를 대하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일지 생각해봤어? 혹시라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자신을 알게 된다면 분명 기분 나빠하고 싫어지고 나중에는 미워하게 될 거라는 두려움을 생각해본적 있어?"

  소녀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는 악에찬 목소리에 소년은 잠시 주춤했다. 무엇이 소녀를 이렇게 까지 압박하고 있는 것인지 소녀는 어째서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인지 반쯤은 알 수 있었지만 당사자가 아닌 자신이 전부 알고 있다는 식의 말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그녀를 위로하기 위한 위선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너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너를 머리로만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너를 미워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 설령, 그가 너를 두려워하거나 미워한다면 너 역시 그 사람을 미워하면 되"

  “내가 무슨 자격으로? 그 사람의 생각이 들려서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듣기 좋은 말만 골라서 속이고 있는 것은 자신인데 어떻게 그를 미워할 수 있겠어?”

  “그렇다면 지금 부터라도 사실을 말하면 되. 처음 부터 사실대로 속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

  “그 사람이 내게 소중한 사람이라면? 곁에 있고 싶은데 함께 있고 싶은데 이런 나를 알고 그가 나를 떠나게 되면? 혹시라도 이런 내가 싫어져서 미워져서 더 이상 같이 있지 못하게 된다면 그런 두려운 생각 밖에 들지 않는 자신인데 어떻게 사실대로 말할 수 있겠어?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함께 있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되면 그렇게 하면 아무도 모르게 나만 참으면 곁에 있을 수 있잖아."

  긴 숨을 토해낸 차가운 눈의 소녀는 굳게 다문 입술을 질끈 물었다. 매 마른 잎사귀 같은 소녀의 입술에 붉은 핏기가 올라 금방이라도 진하고 뜨거운 피가 터져 나올 것 같았다. 소년은 격정을 인내한 소녀의 무표정해진 얼굴을 쫒다 구름을 헤집고 나온 달을 보았다. 달은 은은한 빛을 내뿜으며 감출 것 없이 세상 아래 자신의 내면을 드리우고 있었다.

  “만약, 그 역시 너처럼 너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너에게 맞추어 행동하고 있었다면 너는 그 사람을 미워하게 될 거 같니?”

 “그가 나처럼 나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처음부터 서로 솔직해 질 수 있었을 거야. 속이는 것 없이 솔직하게 모두 말할 수 있었을 거야.”

  “너의 생각을 들을 수 있고 네가 생각 하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그가 알 수 있는 너와 똑같은 그런 사람이라야 솔직해 질수 있다는 거야?”

  “그렇잖아 다른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기분 나빠해 숨기고 싶은 것을 모두 알게 된다니 그런거 싫은 게 당연하잖아. 나와 같은 사람이라면 서로에게 숨길게 없겠지. 그러면 더 솔직해 질 수 있을 거야.”

  “그건 반대로 말하면 서로에게 아무것도 숨길 수 없다는 거야.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더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될 수도 있어. 생각하는 것이 반드시 진심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 사람은 때때로 자신이 정말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모르는 때가 있어 생각은 말 그대로 생각 일뿐. 그 사람의 진심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 진심이란 건 그렇게 쉽게 알 수 있는 게 아니야.”

  “너는 내가 아니라 내 기분을 이해하지 못해.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아니 이젠 어떤 것이 정말 내 진심인지 몰라. 귀찮아서 편해지고 싶어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고 듣기 좋은 말만 좋아할만 한 행동을 하면 누구와도 좋게 지낼 수 있어”

  “괴롭다면 그만 두면 되잖아. 다른 사람에게 맞추어 행동할 필요 없어.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잖아. 누가 너에게 그렇게 하라고 한 것도 아냐. 아무도 너에게 그렇게 스스로를 속박하고 속이라고 말 한적 없어.”

  “그렇지 않으면 난 누구와도 함께 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그래!”

  소녀는 생각했다. 처음에는 단지 함께 하고 싶어서 평범하게 다른 사람들처럼 생각하고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진심으로 소중히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를 바랐을 뿐. 사람들 속에 섞여 웃고 떠들고 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따위는 알고 싶지 않았는데 어느 샌가 자신도 모르게 생각을 읽고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거짓된 자신을 만들어 가고 내가 바란 자신이 정말 어느 것이었는지 모르게 되어 버렸다.

  소녀의 차갑게 식은 손은 어느새 주먹을 쥐고 있었다.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만큼 있는 힘껏 아픔이 아픔으로 느껴지게 고통만은 거짓이 아니게 진심으로 느껴지도록. 그것만이 자신이 허상이 아닌 진실로 살아가는 반증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게 참아 왔던 모든 것이 허무 하리 만큼 보잘 것 없어졌다. 생각을 읽어 내고 거짓으로 대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을 진심으로 소중히 생각해줄 사람은 찾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눈앞에 있는 소년에게 자신은 어떤 존재일까? 그동안 소년에게 대한 행동들 모두가 소녀의 거짓이었다면 소년은 용서 할 수 있을까? 지금 소녀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너는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는 거니?"

  “…용서?”

  “아니면, 너는 진실하지 못한 사람들이 두려운 거니?”

  얼어붙은 듯 차가워진 소년의 목소리가 소녀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자신을 책망하는 소년의 목소리. 아니, 평범한 높낮이의 목소리에 소녀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실하지 못한 건 바로 나야. 그렇기 때문에 나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건지도 몰라.”

  “스스로를 그렇게 몰아붙이는 것은 이제 그만해. 정말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면 그건 그 사람을 상처 입히기 싫은 너의 상냥함 때문 일거야. 너는 그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고 그래서 죄책감이 들어 스스로를 책망하고 있어. 내가 알고 있는 너라면 그것은 전혀 스스로를 책망하고 용서 할 수 없는 것이 아니야. 오히려 너는 누구보다 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괴로워하고 누구에게도 상처 입히기 싫어서 자신을 상처 입고 있어.”

  “아니야. 내가 잘못 한 거야 다 내가 솔직하지 못해서…”

  “정말 솔직하지 못하다면 진실하지 못하다면 어째서 넌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 거야?”

  “그건….”

  “넌 누구보다 솔직해. 누구보다 거짓과 진실을 잘 알고 있고 때문에 누군가 상처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어. 사람들은 평소에 자신이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해 그래서 그것을 깨달았을 때 놀라고 괴로워하거나 상처를 입기도 하는 거야. 너는 단지 누구보다 그것을 빨리 정확하게 깨닫는 것뿐이야.”

  “하지만.. 하지만.”

  “너를 미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소년의 말에 소녀의 얼굴은 다시 처음처럼 붉게 상기되었다. 붉어진 눈가로 뜨거운 것이 스며들었고 소녀의 숨은 조금씩 거칠어져 벌어진 입술 사이로 하얀 입김이 맺히기 시작했다. 소년의 손이 들썩이기 시작한 소녀의 어깨에 닿자 이제껏 텅 비어 버린 자신의 껍질 속에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잊고 있었던 포근하고 따듯한 것이 다시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처음부터 누구도 잘못 한 사람은 없어. 단지 그렇게 느끼고 있었을 뿐. 아무도 네가 잘못 되었다고 말한 사람이 없고 누구도 너에게 잘못 되었다고 말한 적 없어. 그건 너 스스로가 가장 솔직했고 너를 만났던 누구도 상처받지 않았고 누구도 너를 미워하지 않았어. 그리고 너는 이미 여러 사람들에게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어.”

  자신이 소중히 여겨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리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거짓투성이인 자신인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어 행동한 것 뿐인데 그런 자신을 소중히 여겨줄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난 진심이란 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해. 물론 생각한다고 해서 그게 진심이 될 수도 없다고 생각해 왜냐면 진심이란 건 마음이니까. 말로 할 수 없고 들을 수도 없어 단지 마음으로 느낄 수밖에는 없는 것. 한 사람 한 사람이 서로에게 진심이란 것을 느낌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그것이 진심이라고 생각해.”

  “…마음으로 느끼는 것.”

  “그래 입에서 입으로 머리에서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마음으로 느끼는 것. 그때서야 자신 스스로가 가장 솔직할 때란 걸 알 수 있으니까.”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던 소녀는 자신을 용서해주고 진심으로 함께해 줄 사람을 만나기 위해 항상 웃으며 버텨왔다. 그런 그녀에게 소년은 오히려 이미 소중히 여겨지고 있는 자신을 책망하지 말라는 말을 한다. 오랫동안 텅 비어버린 허상 속에서 쓰러지지 않기 위해 힘을 주어 억지스럽게 버텨왔던 소녀는 지금 자신을 지탱해주고 있는 소년의 품에 기대어 그동안 버텨왔던 그 껍질을 깨어버리고 그 속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 끝내는 더 이상 웃지 못하고 울어 버렸다. 오랫동안 참아온 것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와 이렇게 소리 내어 울어본 것이 언제인지 소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얼어붙은 적막한 겨울밤의 추위도 소년과 소녀의 머리위에 높게 뜬 달이 지고 다시금 붉은 태양이 떠오를 때, 혼자서 사납게 울어대던 겨울도 지나가고 멀게만 느껴지던 저 하늘도 조금씩 봄과 함께 가까이 다가와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소녀의 마음에 소년이라는 달이 떠있고 그 달은 점점 차올라 한 낮의 태양처럼 어둠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겨울의 밤은 더욱 더 깊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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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11.04.19 05:39

     잘 읽었습니다. 공들여 쓰셨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대단하시단 생각만 듭니다;;


     이 글, 혹시 손으로 직접 쓰신 거 타이핑해 옮기신 건가요? 어쩐지 워드프로세서에서 곧바로 썼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아서요. 생각 많이 하시고, 또 시간 들여 고쳐 쓰시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딱히 근거있는 건 아니고요, 그냥 제멋대로;;;


     또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기대할께요^^;

  • ?
    Roci 2011.04.19 18:46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측하신게 맞습니다.^^.

      저는 글을 쓸때 항상 종이에 연필로 쓰는 버릇이 있어서 워드 작업은 추후 수정할 때만 사용하고 있어요. 기본기가 탄탄하지 않아다보니 워드에 바로 쓰면 전혀 문법에 맞지 않게 읽기 난해한 장문장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 다 쓰고 나서 글 쓴 사람인 제가 읽어도 이게 무슨 생각으로 쓴거였지? 하면서 반문 할 때가 많거든요.

      윤주님 글도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뒷 이야기를 기대하도록 만드는 제주가 있으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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