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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는 남고다. 그래서 이곳 저곳 쿠리쿠리한 남자 특유의 냄새가 난다. 내 중학교 때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조철영은 이렇게 말했다.

 

'내 생각엔 남고의 어딘가에 성욕 억제 효과가 있는 향을 피우는게 아닌가 싶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남중 남고 다니면서 조용하겠어?'

 

녀석의 말대로 우리 학교는 너무 조용하다. 그렇다고 사고가 아예 없는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할 자극이 될 사고도 없고 불량한 아이들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모범생도 없다.

 

시험을 보면 한 학급 전체가 5등급만 받는 경우도 있었다. 점수까지 평범함의 극치였다.

 

학교 구석구석에는 감시 카메라가 있어서 그것이 우리의 행동을 억제하고 억압하긴 하지만 제대로 그 역활을 한 적이 없다. 애초에 우리 모두 그 감시 카메라의 내부엔 카메라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란스럽게 굴거나 사고를 일으키진 않는다.

 

아주 작은 자극도 없는 지극히 조용한 이 학교에서 아주 잠깐이지만 시끄러워 질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점심 시간이다.

 

우리 학교는 특이하게도 밥은 지원 안해주고 반찬만 지원해준다. 원래는 도시락을 싸오도록 하는 식이였는데 어쩌다보니 반찬 가지고 애들이 서로 시기하고 왕따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나 교장 선생님이 특별히 손을 써서 급식 업체에서 반찬만 받아서 학생들에게 보급해준 것이다.

 

애초에 급식을 해줬으면 좋겠지만 도시락을 먹으면 좋은 점이 자유롭고 한가하게 먹을 수 있으며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점이 있기에 우리는 반찬 급식에 대해 불만을 표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반찬은 빨리 받을 수록 따뜻하고 양도 듬뿍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제일 앞줄을 차지 하기 위해서 전교생이 반찬 트럭 앞에 줄을 서기 위해서 잠깐 소란을 일으킨다.

 

아이들을 제지하는 선생님이 없기에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애초에 선생님이 트럭 옆에 서서 아이들을 감시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너무나도 질서있게 하기 때문이다. 소란도 잠깐 일으키고 말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나서서 말릴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열어 뚜껑에 반찬을 받고나면 그대로 반찬을 올린채 뚜껑을 닫아 밥 위에 반찬을 올리거나 아니면 도시락에 반찬 칸만 비워두고 그 안에 가득 반찬을 채우거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아이들이 반찬을 받고 식사를 위해 적당한 장소를 모색하러 간다.

 

아이들이 전부 받은 것을 확인하면 반찬 트럭은 점심 시간이 끝나자마자 바로 떠난다.

 

&&&

 

시각은 11:54분. 반찬 트럭이 도착할 시간이다. 수업 종류 6분 전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분주하다. 수업에 열중은 하지만 교실문을 박차고 반찬을 제일 먼저 받으러 갈 생각에 몸은 가만히 있는데 발만 동동 굴러서 교실 문으로 달려가기 편하게 위치를 잡고 있다.

 

나 또한 그러고 있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참 이러는게 정말 웃기는 짓이라 생각한다.

 

생각해봐라 교실에서 수업하는데 누가 뭐라하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이 전부 옆으로 발을 내밀고 뛰쳐나갈 준비하는 모습을 뒤에서 쳐다본다면 얼마나 재밌는 장면인가? 미리 연습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12:00분. 수업 종류와 동시에 점심 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 학교 전체가 흔들릴 엄청난 함성과 함께 아이들이 꼬리에 불이 붙은 소 마냥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운동장 한 가운데 진을 치고 우리를 기다리는 반찬 트럭을 향해 달려갔다.

 

반찬 트럭 앞에 줄을 서있기 위해서 아이들은 실랑이를 하지만 일단 한번 줄이 정해지면 군소리 없이 아이들은 그 뒤로 서기 때문에 별 소란 없이 줄은 정돈되고 반찬 급식이 시작되었다.

 

나와 철웅이는 아이들에 밀려 제일 뒷줄에 서서 기다리게 되었지만 한 5분 남짓 기다리기만 하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여유롭게 기다리기로 했다. 점심 시간은 넉넉하게 1시간 30분이나 주기 떄문에 닥달할 이유는 전혀 없다.

 

내 뒤에 서있던 철웅이가 내 어깨에 대고선 말했다.

 

"미.. 민주야.. 나 교실에 도시락 통 두고온 모양이야.. 잠시만 내 줄 좀 잡아주라.. 나 빨리 다녀올테니깐!"

 

그러고선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철웅인 뒤도 안 돌아보고 교실로 뛰어갔다. 난 제멋대로인 녀석이라고 중얼거리며 뒤에 서있던 애한태 양해를 구하려고 뒤돌아봤다. 내 뒤에는 나보다 키가 살짝 작지만(내 키는 170이다. 170 몇인지는 자세히는 모르겠다.) 눈매가 날카롭고 코가 오똑하며 앙 다문 입은 살짝 촉촉하다 못해 침이라도 바른 듯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학교 규정에 맞도록 자른 듯 하지만 살짝 찰랑일 정도로 길었다.

 

녀석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왠지 모르게 녀석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거 같다는 생각에 잠시 멍하니 그 녀석의 얼굴만 쳐다봤다. 이름도 모르겠고 학교에서 처음 보는 녀석인데 마치 수십년간 알고 지낸듯한 느낌이 들었다.

 

녀석이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방금 뛰어간 녀석.. 네 친구야?"

 

우와.. 목소리가 나긋나긋 마치 나에게 속삭이는거 같다.. 큰일이다. 하마터면 녀석에게 반할 뻔했다.

 

***

 

...제 정신이 아닐 때 쓴겁니다. 내가 미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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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다시 2011.03.27 13:36

    다같이 5등급이면 특이의 극치죠...... 님 근데 동시 몇 연재?ㅋㅋ크롤 기다리는 분이 몇 있는것 같던데..

  • ?
    백수묵시록 2011.03.27 18:37

    블로그에선 동시에 10가지나 연재를 합니다. 물론 매일매일 업데이트 되는건 전혀 아니니 실속만 따지면 3가지만 연재합니다. 물론 다른 것도 가끔 쓰게 되내요. 던전 크롤은 그냥 5화로 끝내고 싶어요... 다 끝내고는 싶은 마음은 있는데 다 끝내려면 도대체 이게 몇화까지 가야하는거야..

     

    쓰긴 써야죠.

  • ?
    다시 2011.03.27 19:00

    근데 그중에 하나만 연재할 수 있다면 저는 이거였으면

  • profile
    윤주[尹主] 2011.03.27 20:25

     제 정신이 아닐 때 쓰셨군요 ㅎㅎ


     웬만한 수준까지는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뭐, <시크릿가든> 보면서 좀 돋긴 했지만서도...;;;

  • profile
    클레어^^ 2011.03.28 00:55

    헉, 처음 봤을 때 민주 여자애인 줄 알았습니다...;;

    남고인데 왜 찰랑찰랑한 머리의 민주라는 여학생이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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