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8 05:24

던전 크롤(4)

조회 수 506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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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는 허리에 실을 묶어놓고선 던전의 어느 쪽부터 살펴볼지 정하기 전 만일 베블리가 이 자리에 올 시 베블리에게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을 해놀기 위해서 단검으로 던전의 벽에다가 글을 남겨두고선 이젠 안심이다라고 중얼거리고는 걸어나갔다.

 

한다가 벽에 남긴 글은 베블리, 만일 이 쪽으로 돌아오면 이 벽 아래에서 날 기다려줘.라고 쓰여져 있었다.

 

한다는 복도를 따라 다음 방으로 건너가니 바닥에 함정이 가득 깔려 있었고 보라색 피부의 고블린이 함정을.. 까는건지 치우는건지 애매한 동작으로 한다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다는 순간 이놈의 고블린이 날 함정에 빠트려서 쳐 죽일려고 준비하던 그 장면을 내가 중간에 알아차리고 말았구나아아아아! 싶은 오만가지 생각이 막 스쳐 지나갔다.

 

이지브는 마찬가지로 저 전사가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을 보면 무지 오해하렌데 어쩌지 싶어 머뭇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잠깐만!"

 

한다는 생각할 것도 없이 칼집에서 칼을 꺼내들었다. 이지브는 어쩔 수 없나 싶어 단검을 꺼내들었다. 한다가 내리친 칼을 이지브는 단검 하나로 막았다. 한다는 자신의 대검보다 훨씬 작은 단검으로 막아낸 것을 보고는 이 고블린이 보통 고블린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지브는 일단 적당히 기절만 시킬 생각으로 가볍게 쳤지만 한다는 심한 충격이라도 받은듯 쓰러졌다.

 

&&&

 

던전 깊숙한 엘프의 방에 조지프라는 인간 전사가 있다. 밖의 세상에서는 산양 용병단의 단장이였다. 하지만 그는 욕심이 너무 많았고 더 많은 보물과 더 많은 것을 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재물에 싫증이 났다. 아무리 싸우고 싸워도 얻는건 모두 몇일의 생활비로 날라가버리는 그런 허무한 생활이 진물이 났고 그는 안정적이면서도 평범한 삶을 꿈꾸었다. 하지만 그럴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다.

 

조지프는 어느 날 왕이 던전 크롤 깊숙한 곳에 있는 조트의 오브를 수배한 소식을 접하고는 왕의 3년치 세금이란 보상을 보고는 바로 던전 크롤로 달려왔다.

 

그는 그곳에서 우륵이라는 냄새나고 볼품없는 오크를 만났다. 그리고 조지핀이라는 하얀 드루이드 옷을 입은 아주 추악하게 늙은 엘프 마법사를 만났다. 또 요제프라는 보라색 갑옷을 입은 키가 큰 현상금 사냥꾼도 만났다. 조지프는 그들을 구슬려서 조트의 오브를 가지러 동행하지 않겠냐며 그들을 구슬려 데리고 갔다.

 

그러나 조지프는 밑으로 내려갈수록 강한 악마와 던전에 사는 괴물들을 이기기엔 자신의 힘과 자신이 끌고 다니는 무리로는 역부족이라 생각하고는 다른 수를 생각해봤다.

 

열심히 생각한 조지프는 들어오는 모험가는 많고 밑으로는 경험을 잔뜩한 노련한 소수의 모험가들이 있다. 머리를 굴린 조지프는 들어오는 모험가들을 구슬려서 군대 정도로 그들을 모으고 뭉치게 해서 던전 크롤을 층층마다 천천히 공략하는 것이다. 괴물의 둥지를 한층 한층 샅샅히 뒤져가며 박멸하고 전부 솎아내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던전을 솎아내기 시작한 조지프는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던전이 나쁘지 않다는걸 알았다. 깊숙한 곳만 들어가지 않는다면 나름대로 밖과 물자가 통하는 곳이 있고 물이나 공기가 외부랑 통하는 곳도 많으며 숨겨진 곳도 있고 돈도 재화도 힘으로 굴복시킬 대상도 많았다.

 

예상보다 나쁘진 않았다.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거 같았다.

 

그래서 조지프는 여기서 처음 들어온 초짜 모험가들을 상대로 자신의 편으로 끌여들어 던전 크롤의 초반부를 기반으로 세력을 넓혀갈 생각이다. 그러기만 하면 자신이 죽을 때까지 평안한 삶을 누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던전 크롤을 정복할 생각이다.

 

&&&

 

베블리가 순간이동을 하고 난 후 정신을 차려 주변을 살펴보니 아무것도 없는 조용한 방이였다... 그냥 던전 룸이였다. 무작위로 장소가 바뀐 모양이다. 아마 아까랑 똑같이 2층에 계속 있나 싶었다. 그때 붉은 갑옷을 몸에 걸친 인간 전사가 베블리의 앞을 지나갔다. 그는 베블리를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지만 베블리는 그가 지나가는 것을 분명히 봤다.

 

마음만 같아선 싸워야 겠지만 상황이 다르다. 저것은 노베르트라는 인간 전사로 다른 뜨내기 전사들과 달리 전투에 숙련이 되어있고 능숙한 전사다. 아마 자신의 마법의 다트를 수십번 쏴도 그 전에 노베르트의 칼에 베블리는 죽어날지도 모른다.

 

만일 이때 한다가 같이 있었다면 노베르트를 손 쉽게 제압할 수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강함의 차이가 너무 났다. 베블리는 노베르트가 사라질 때까지 숨어있으려 했다. 숨어있다가 노베르트가 걸어간 방향으로 비명소리가 들리길래 싸움이라도 났나 싶어 혹시 뭔 일이 생겼나 싶어 가보니 노베르트는 황금 용의 좀비랑 싸우고 있던것이다.

 

베블리는 그냥 가도 괜찮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치기엔 잘 하면 같은 편이 될 수도 있는 노베르트를 보내긴 싫었다. 베블리는 아까 마법서로 익혀둔 마법을 써볼까 했다.

 

노베르트는 조지프 밑에서 싸우는 전사다. 던전 크롤에 들어온지는 대략 4주가 되어가고 있고 노베르트를 만난건 불과 2주 전이다. 노베르트는 던전 크롤 2층의 정찰을 맡았고 정찰을 한지 대략 2일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던전 6~7층 쯔음에나 있을 황금용의 좀비가 던전 2층에서 등장한 것이다.

 

어떻게 싸울지도 모르겠고 힘으로 밀어 붙여도 이길 수 있을까 싶었다.

 

황금용의 좀비는 강력한 앞발로 노베르트의 방패를 밀쳐냈고 방패를 단단히 붙잡었지만 황금용의 강력한 힘 앞에 노베르트는 방패 째로 밀려났다.

 

좀비더라도 용은 용. 과연 막강한 힘과 체력을 보여주는 무시무시한 몬스터다.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도망치려해도 도움이 될만한 스크롤도 아이템도 아무것도 없다. 노베르트는 어쩌지 싶었는데 그때 누군가 황금용의 좀비에게 감속(주술)을 걸었다.

 

노베르트가 돌아보니 딥 엘프 마법사가 비장하게 웃으며 다가왔다.

 

***

 
모래가 어떻게 웃는줄 아십니까?
 
흙흙.
 
(썰렁한 농담은 아주 폭력적인 반응을 부른다고 합니다.)
 
근대 난 웃겼어. 왜 그래 난 작은거에도 행복해할줄 아는 사람이야.
 
그랬다고 합니다.
?
  • profile
    윤주[尹主] 2011.03.18 08:37

     등장인물이 꽤 많네요;;

     좀 복잡하지만 재미있네요; ...생각해보니 <헌터X헌터> 처음 봤을 때랑 비슷한 느낌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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