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특급 4류 유머 무협 휴먼 드라마 픽션, 뒤집어야 산다!
4류인만큼 모두 같잖은 자세로 읽어내려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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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어야 산다 - 제 1 편: 초인과의 만남
때는 21세기 중반. 동방 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한 작은 나라.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평화로운, 하지만 구석구석 잘 보면 서로 지지고 볶고 할건 다하는 나라, 대한민국.
해가 뜨는 아름다운 나라의 저녁에도 해는 진다. 이 무슨 알도못할 말인지는 성인이 된 후에 한국의 밤문화정도는 즐겨야 이해할 수 있을 터...
그날 역시 해가 산등이에 걸침과 동시에 아름다운 노을빛을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한 젊은이는 오늘도 열심히 땀을 흘리며 집중하고 있다.
그도 이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주변 구경꾼들 역시 그에게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하나. 둘. 셋... 다섯... 일곱... 여덟.”
도도하게 생긴 백인 여심판이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어울리지않게 유창한 한국말로 카운트를 시작하였다. 진혁의 공격차례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손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이번 순서에 모든걸 걸어야 하기 때문이리라.
서진혁 : 이야압!
진혁은 있는 힘껏 다하여 상대방의 딱지를 내리쳤다. 하지만 긴장한 탓에 약간의 떨림이 있었는지 결국 상대방 "한량"의 한지(閑紙)를 넘기지 못하였다. 진혁은 곧 좌절하였다. 자신이 힘들게 공들여 만든 격지(擊紙)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 체 사람들의 안타까움속에 잊혀져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아니, 어쩌면 지금 그의 상대에게 대항하는 것 자체가 비웃음거리가 되는건 아닐런지 진혁은 순간 생각했다.
이윽고 삿갓을 쓴 상대방이 젊은이를 보며 냉소를 지었다.
한량 : 훗. 겨우 그 정도로 나에게 도전했던가.
자신의 승리를 예측한 한량는 상대방을 비웃어주며 화려한 기술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한량 : 스킬! 회전치기!
모두들 : 우오오...
유치하기 짝이 없게도 "스킬!" 이란 말을 잘도 내뱉으며 딱지를 던졌지만, 위력만큼은 억대 화보집을 무력화하는 PrintScreen키인마냥 대단했다. 마치 부채춤을 추듯, 아름다운 원형들을 손가락으로 그려가며 알 수 없는 기를 뿜는 한량의 격지를 사람들은 넋을 잃고 쳐다보았다. 한량이 자신의 적인지도 잠시 잊은 체, 진혁 역시 잠시 할말을 잃고 말았다.
서진혁 : '아, 정말 아름답구나.'
그가 두세 바퀴즘 돌았을까. 한량이 한손을 좌에서 우로 강하게 휘둘렀다. 그러자 바람소리와 함께 어느새 한량의 격지가 진혁의 딱지를 가볍게 뒤집어놓고 있었다. 구경꾼들은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전설로만 내려져오는 기술을 직접 보게 되다니! 엔코딩이 잘못된 야동마냥 정적의 소리가 흐를즘에, 한량은뒤돌아보며 윙크를 하며 멋지게 한마디를 속삭였다.
한량 : 그럼 난 이만.
모두의 환호와 아부를 한몸에 받으며 한량은 그렇게 멋있는 뒷모습을 보였다. 물론 자신이 가장 아끼던 격지 한장을 손에 들고서... 이정도의 굴욕이라면 동고기립수기(東高技立手氣)의 빗겨지르기라도 한대 놓아줬을 테지만, 오랜만에 맛 본 패배자의 쓰라린 가슴을 느끼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과연 딱지치기에서 질 수 있단 말인가? 이젠 무엇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야 한단 말인가? 것보다 한량이란 자는 진짜 존재했던 고수였던가? 믿지 않았지만, 지금 막 한량이란 자가 화려한 기술로 자신의 딱지를 가볍게 넘기지 않았던가? 진혁은 밀려오는 생각에 털석 주저앉고 말았다.
노인네 : 껄껄껄. 그대 이미 늦었도다.
갑자기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진혁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의 키보다 한참 아래인 그곳엔 웬 흰 수염을 기른 늙은이가 지팡이를 들고 서 있었다. 겉으로 보면 그저 거지꼴을 한 노인이었지만, 그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그 무언의 기운을 무시할 수 없었던 진혁은 얼른 자리를 고쳐앉으며 되물었다.
서진혁 : 어찌하여 늦었다 하십니까?
노인네 : 네 바지를 보거라..
영문을 모르는 진혁이 자신의 바지를 보고 기겁을 하였다. 너무 긴장이 풀린 나머지 그만 바지에 오줌을 지린 것이었다. 황당해진 진혁은 할말을 잃었다.
노인네 : 껄껄껄. 오줌이 황금색인걸 보니 자네 장이 아주 튼튼하구먼! 눈빛 또한 범상치 않으이. 현재 딱지질 이외엔 무슨일을 하고 있는고?
서진혁 : 한국 모 걸그룹 팬클럽의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노인네 : 흠. 백수구먼.
그리 틀린말 같지는 않았다.
노인네 : 그럼 자네, 혹시 이 딱지치기의 진리를 아는가?
진혁은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현재까지 그 답을 얻으려고 시작한 수행만 벌써 몇년째인 그였지만 아직까지 해답을 얻지 못하였으니. 딱지접는 아들에게 버럭 밥상을 뒤엎으며 차라리 10급 공무원 시험이라도 치라는 부모님의 뜻을 어기고 겨우 찾아낸 설산 꼭대기에서의 혹독한 훈련들. 그리고 얻었던 딱지기술들로 이루내언 수많은 승리들.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노력과 승리들은 결국 헛된 도전이었단 말인가? 무엇이 잘못되었단 말인가? 그렇게 잠시나마 인생의 주마등을 감상한 진혁은 문뜩 여기 이 노인이 해답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진혁은 느닷없이 큰절을 올리며 노인네에게 외쳤다.
서진혁 : 가르침을 주십시요! 윽!
젖은 바지로 엉성하게 절을 한지라 서진혁은 앞으로 꼬꾸라지면서 머리로 땅을 세게 박았다.
노인네 : 허허. 그대의 깨우침은 이미 하늘에서 정해진 일. 큰 부담 갖지 말고 날 따라오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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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첫회는 재미없는거임.
버티면서 읽어주세요.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개그 소설이라면 잘 읽는 편은 아니지만, 조금 호기심 동하네요, 이건^^;
이런 글은 센스가 필요한데 전 그런 센스가 없는지라...
잘 보고 가요~ 다음 화도 조만간 올려주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