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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지방에는 소각로 하나가 있다. 그곳에는 작업복을 입은 저승사자들이란 것들이 막대기로 타다 남은 시체를 들썩이고 있었다.

 

킬러들이 사람을 죽인 후 그 시체들은 전부 소각로로 가는데 소각이 덜된 재들은 근처 농가의 비료로 쓰인다. 물론 농부들은 전직 킬러들이다.

 

대머리는 이곳에서 저승사자들 작업복을 입고 막대기로 시체 더미를 들쑤시며 분리수거 중이다.

 

분리수거라는 것은 말 그대로 분리수거가 아니라 이곳에서의 분리수거는 이미 죽인 시체를 다시 꺼내서 의뢰인에게 주는 작업을 말한다. 여기서 의뢰인은 다양하다. 대상의 죽음을 원했던 의뢰인, 킬러에게 죽임을 당해 시체라도 찾아 장례식을 올릴려고 이곳저곳 킬러 회사에서 시체 좀 찾아달라고 부탁하는 피해자 주변인, 그리고 시체 떡방(이 부위 저 부위 붙여놔서 취향대로 누더기 시체를 만들어 창녀로 걸어 놓는 곳.), 고어 레스토랑(몇몇 변태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서 사람 시체로 음식을 만들어준다.), 킬러 양성(시체를 걸어놓고 사격훈련을 시킨다.) 그리고 참 의외라고 생각하지만 국회에서도 몇개 보내진다.

 

이용 용도는 극비리다.

 

대머리가 시체를 들쑤시다가 여자 시체를 쿡 찌르고 말았다.

 

"......................."

 

대머리랑 똑같이 저승사자 작업복을 입은 거지가 대머리 어깨를 두드리며 물었다.

 

"야, 야,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오늘 안에 후딱 찾고 순대국이나 말러 가자. 빨리해라, 빨리."

 

대머리는 잠시 여자 시체를 쳐다봤다. 임산부였다. 자기가 죽인 표적은 아니지만 어째서인지 마음에 걸려왔다.

 

몇시간 뒤 거지가 목표로 찾던 꼬마아이 시체를 찾아냈다. 아이의 시체만 빼내고 둘은 시체를 쌓아두는 곳에서 나와 탈의실에서 tv로 시체가 타는 모습을 구경하며 옷을 갈아입었다. 대머리의 눈에는 아까 그 임산부 시체가 아른거렸다.

 

어째서인지 사람을 죽이는데 요즘들어 죄책감이 들기 시작한다.

 

&&&

 

 "뉴킹 한장요."

 

"그럼 클라임 5장."

 

"디지 2장"

 

"이번 판은.. 관람하지."

 

"콜, 40장."

 

"좋아요.. 시작합니다."

 

어두운 지하 주차장에서 사람들이 돈을 걸고 4명의 킬러들이 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지금 뭘 하려는지 분위기만 봐도 잘 알겠지만 부가 설명을 더한다면 은퇴를 앞둔 킬러 중 퇴직금이 너무 적다고 생각되는 인물 몇몇은 자기 목숨을 걸고 서로 싸우는 게임이다.

 

살아남으면 한판에 1,000,000원을 준다.

 

딱 한번만 참가가 가능하기 때문에 본전 뽑으려고 몇판씩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2판을 넘기지 못하고 전부 죽는다. 사망시 보상금은 주최측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건 거의 돈도 안드는 알장사라 보면 된다.

 

어쩔 땐 은퇴를 앞두지도 않았지만 돈이 궁한 신입 킬러들도 철없이 하기는 한다.

 

이번 판에도 신입 킬러 한 명이 있긴하지만 그 누구도 신입에게는 걸지 않는다. 제일 처치가 쉬운 쪽부터 치는 것이 킬러들의 고정 관념이기 때문이다.

 

킬러인 대머리는 이 게임에 나서지 않고 돈을 거는 축에 들었다.

 

옆에서 캔맥주를 들고 마시던 한 허름한 차림의 아저씨가 대머리에게 물었다.

 

"근대 넌 왜 게임에 나서지 않고 매일 걸기만 하는거니? 너가 나선다면 너한테 팍팍 걸어줄텐데.."

 

대머리가 말했다.

 

"아뇨, 찾는 사람이 있어서.."

 

대머리는 아버지를 찾으려고 흥신소, 킬러 카페, 도박장, 창녀굴, 창남굴, 마약 거래소, 지하 벙커 등등 어두운 곳은 다 찾아보고 사람도 풀어서 찾아봤지만 걸리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버지를 봤다는 사람 자체가 없는 것을 보고는 해외로 도주했을지도 몰라서 세계 각지에 끄나풀을 퍼트려놨지만 몇년째 찾지 못하고 허탕만 치고 있었다.

 

가끔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 세상에 없는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날 밤 대머리는 영영 일어나질 못하게 되었다.

 

...죽었다는 소린 아니다. 주인공이 죽으면 드림of타운은 4편으로 완결나는 것이다.

 

&&&

 

스카프를 머리에 쓰고 간편한 반팔옷에 청바지를 입은 남자가 4차원 미로의 공중에서 의자에 앉은 채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갑자기 페이지 한 장이 찢겨나갔다.

 

남자가 찢겨나가 어디론가 나풀나풀 사라지는 종이를 보더니 의자에서 박차고 날아올라 종이를 쫓아갔다.

 

"도대체... 누구지? 이런 꿈을 꾸는 녀석은 처음이다.."

 

싸움이 시작되었다... 아직 드림of타운 분량은 남아 있다.

 

&&&

 

대머리가 일어나자마자 모리 꼭대기가 팍 떙겨왔다. 머리를 더듬어 살펴보니 뭔가 낚시 바늘 같은 것이 머리가죽에 박혀있었고 낚시줄 같은 것이 연결되어 있었... 아니 이거 낚시 바늘이랑 낚시 줄 맞잖아?

 

대머리는 머리에서 낚시 바늘을 빼려고 고개를 숙이다 문득 자신이 차가운 돌바닥을 보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감옥이였다.

 

감옥 문을 열어보려 시도를 했더니 아주 가볍게 안 열렸다.

 

감옥 문이 잠겨있음에 빡친 대머리는 머리속으로 두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올드 보이처럼 자신을 15년간 가두려고 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자신이 일(살인)을 하던 도중 몇개 증거가 경찰에 제대로 걸려서 결국 자신이 자는 사이 감옥행으로 되어버리거나 둘중 하나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두껍고 큰 벽돌로 감옥을 만들었던 곳이 있나 싶다.창살 사이로 밖을 쳐다보니 길고 긴 복도는 안보이고 하얗기만 해서 뭐가 뭔지도 모른채 대머리는 고개를 숙였다.

 

몸을 뒤져보니 자기전 입었던 옷을 입고 있었다. 자기 외출용 코트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정말 거짓말처럼 손에는 외출용 코트가 들려있었다.

 

대머리는 어찌된 영문이고 나발이고 너무 추우니 난로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코트를 입으니 바로 코앞에 난로가 있었다.

 

어디서 이런 난로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이 위에 양철 도시락 올려 놓으면 진짜 맛있겠다고 생각하니 양철 도시락이 자갈자갈 익으며 맛있는 냄새를 품기기 시작할즘 대머리는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이거 꿈인가?"

 

볼을 꼬집어보니 아픈듯 안아픈듯 긴가민가한 것을 보아하니 이건 꿈인지 현실인지 긴가민가 했다. 그때 누군가 귀속으로 말해줬다.

 

"꿈이긴 꿈이지."

 

대머리는 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음에 안도하고는 침대에 누웠을리 없었다. 뒤를 돌아보니 한 남자가 태연하게 책을 읽으며 웃고 있었다.

 

"드디어 날 봐주는군."

 

&&&

 

"드디어 나를 봐주는군."

 

어느 한 남자 책을 덮으며 일어나 천천히 대머리에게 다가왔다. 흡사 덮치려는 포스였다. 불엄한 ang한 기분을 느낀 대머리가 방어의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너.. 너... 넌 뭐냐!"

 

남자가 쓰고 있던 안경을 검지로 추스리며 말했다.

 

"딜러라고 한다. 편하게 상인이라고 불러라."

 

대머리가 더듬으며 말했다.

 

"그... 그... 그게 뭡니까?"

 

상인이 단호히 말했다.

 

"상인이다."

 

대머리가 물었다.

 

"아, 장사꾼."

 

상인이 부정의 뜻이 역력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사꾼 아니라 상인이다."

 

대머리가 상인의 안경을 쳐다보며 물었다.

 

"댁은 그 안경을 파는 장사꾼이지?"

 

"장사꾼이 아니라 상인이라니깐."

 

"그래, 맞잖아. 상인."

 

"내 이름이 상인이라고."

 

"웃기시내 나에게 안경을 강매하려는 더러운 꼼수 집어치워."

 

"아니, 뭘 팔려는 사람이 아니라 내 이름이 상인이다 이거란 말이다."

 

"자기가 상인이라는거 인정했내."

 

"아니 내 이름이 상인이라고."

 

"그래, 맞아. 안경 상인. 네놈의 본체는 그 안경이더냐? 그 숙주를 버리고 나에게 기생해 들어오려는 사악한 안경 기생충이냐?"

 

"아니 이건 그냥 안경이고 내 이름은 그냥 상인이다 이 말이야."

 

"그 기생 안경 이름이 상인이다 이거냐? 본체 이름은 뭔데? 오른손이?"

 

상인씨가 대머리 멱살을 잡고선 따귀 몇번 날리고는 물었다.

 

"내 이름은 뭐?"

 

대머리가 큰 소리로 또박또박 발음했다.

 

"상 자 인 자 쓰셔서 상인입니다!"

 

남자가 대머리를 침대에 앉히고는 바로 옆에 다정히 앉으며 말했다.

 

"처음에는 다 당황스럽고 그렇겠지만 내가 차근차근 가르켜줄께."

 

대머리가 수줍게 옷섬을 가리며 말했다.

 

"아잉, 대머리는 그런거 잘 모르눈데."

 

상인이 급 정색한 표정으로 단호히 부정의 말을 꺼냈다.

 

"아니, 이상한 짓 하려던건 결단코 아니야. 그나저나 너 임마 받아들이는 폼이 너무 자연스럽다? 너 설마 게잌...!"

 

대머리가 상인의 멱살을 붙잡고는 따귀를 몇번 날리고는 말했다.

 

"난 2D가 아니면 관심 없어, 너 같은 변태는 결단코 아니야."

 

"아니, 그건 여러가지 의미로 변태.."

 

"어허 이 양반아. 이건 다른 여러가지 의미로 페미니스트야. 현실에선 마음에 드는 사랑을 찾지 못하고 가상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찾으러 간 비운의 페미니스트야."

 

&&&

 

잠시 대머리가 지친듯 자리에 주저 앉으며 상인에게 물었다.

 

"당신 정체가 뭐에요."

 

상인이 말했다.

 

"상인이라고 몇번을 말해."

 

"그거 진짜 이름이야? 쪽팔리겠다."

 

대머리가 침대에 피곤한듯 누우며 물었다.

 

"댁 말대로라면 난 지금쯤 벌써 내 스스로의 의지로 일어나야하는거 아니야?"

 

상인이 앉은 자리에서 목만 돌려 대머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애석하지만 그러진 못해. 넌 지금 이 탑에 단단히 묶어있거든."

 

&&&

 

우주의 끝에는 무엇이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일까? 근대 실상 별거 없다. 그냥 하얗고 넓은 공간에 바닥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거대한 탑을 중심으로 2개의 우주가 돌고 있다. 우주는 빅뱅 폭발 이후로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으며 우주와 우주가 겹치는 일 없이 서로 엇갈린 자석처럼 서로가 서로를 밀어내며 돌고 있다.

 

거대한 탑의 까마득한 꼭대기에는 거대한 푸른 자수정이 있는데 그것은 온 우주에 가느다란 흡사 실 같은 것을 펼쳐두고 있는데 어떤 생명체든 죽으면 이 자수정으로 돌아온다. 자수정이 가득 차면 탑에서 알아서 떨어져 적당한 장소에서 새로운 우주를 만들어낸다.

 

생명체들이 죽기 전에는 잠을 자면서 그날 얻은 정보를 탑의 자수정으로 보내는데 그것이 다음 우주의 지식에 적용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생명체와 이 탑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죽지도 않은 생명체가 자수정에 이끌려 이 탑으로 끌려오게 되었다.

 

어떻게든 내보내고 싶지만 탑의 힘을 알아버린 생명체는 나가길 거부하고 상인에게 저항해왔다.

 

극소수는 나가길 희망했으나 이 탑에서 원래 세계로 보내는 일은 상인의 힘으로도 살짝 힘들었다.

 

내보내는 방법도 모르거니와 억지로 내보내면 통칭 악몽이라고 해서 주로 신상이나 종교의 마크 등 사람들이 선호하는 어떤 대상을 모방한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 탑을 갉아먹으며 탑에 연결된 생명 자체에게 영향을 주는데 이 과정에서 연결된 생명체는 악몽의 원한과 원망이 꿈으로 타고 들어와 원치 않는 괴로운 꿈을 꾸게 된다.

 

그냥 있어도 악몽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나중에 설명하겠고..

 

일단 못 나가는 이유는 이 탑의 자수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지만 다른 이유로 들자면 아무래도 이 악몽이라는 것들이 탑을 갉아먹으며 생긴 부작용이라 생각한다.

 

물론 어쩌면 인간의 편을 들고있는 시스터의 짓으로도 생각이 가능하지만 그 정도의 실력을 행사한다해도 생명체가 우주에서 이 탑으로 오는 과정에서 도저히 감히 상상도 못할 어마어마한 시일이 걸리고 만일 온다해도 오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압력과 애초에 우주 공간에서 생존이 가능한 생명체가 없기 때문에 시스터의 짓으로는 생각 안한다.

 

그리고 아무리 신에 의해 탄생되어 놀라운 힘을 가진 시스터딜러(상인)이라고 해도 생명체의 영혼, 즉 정신만 쏙 빼내오는 일은 무리였다.

 

다른 가능한 경우를 추리하자면 무궁무진한 자수정의 능력에 의해 딸려온 인간을 제외하면 우주로 여행을 간 신이 변덕을 부려서 마음에 드는 인간을 탑으로 보낸 경우를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신에 가까운 힘을 가진 도저히 상상도 못갈 어떤 미지의 인물이 인간 몇명을 차원 이동 비스므리 시켜서 탑으로 보낸 경우를 생각할 수 있지만 둘 다 검증할 방법이 아예 없기 떄문에 이것도 보류.

 

하지만 지금 내보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로는 상인(딜러)시스터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주에서 숨만 쉬어도 우주의 시공간이 일그러져 우주가 깔끔하게 삭제될텐데 직접 데리고 가는 것도 불가능하거니와 생명체의 정신체만 이 탑으로 오기만 하면 상인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위에 언급한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안된다.

 

"..그러면 자수정과 연결된 그 실인가 뭔가를 자르면 되지 않으려나?"

 

대머리가 아무것도 모르는듯 어벙벙하게 질문하자 상인이 냅다 따귀를 때리며 말했다.

 

"그런 짓 했다간 바로 악몽이 되어버려서 아주 피곤하고 내 힘으로도 그 실은 끊기가 힘들어."

 

대머리는 낙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바닥에 팍 숙이고는 중얼거렸다.

 

"그러면 평생동안 이 공간에서 살아야 한단 말이야..?"

 

상인이 대머리의 찰진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다행히도 최근에 해결책을 알아냈지."

 

대머리가 앉은 자리에서 상인의 멱살을 붙잡고 아주 정중하게 부탁했다.

 

"이렇게 정중히 부탁할테니 그 꼼수를 전수해줄 수 없습니까."

 

상인이 대머리의 민머리를 손바닥으로 찰지게 스파이크를 찍어내리고는 말했다.

 

"일단 사람 말 끝까지 들어."

 

생명체는 본래 상상만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신의 힘을 지니고 태어나는데 그 힘이 탑의 꼭대기의 자수정에 멀어질수록 약해진다. 이 탑에 있게됨은 자수정과 가까워짐을 말하고 그것은 곧 본래의 힘을 100% 발휘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근대 대머리의 경우는 그 힘 자체가 강해서 자수정과 연결된 고리가 끊기엔 너무 강하단 말이다.

 

물론 그 힘을 소진하면 돌아가든 말든 상관 없겠지만 소진하는데 기간이 좀 걸린다.

 

"라는 말씀이다. 그럼 이번편은 여기서 끝."

 

***

 

지루하고도 긴 설명편. 빨리 끝내고 전투씬 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좀 씀.

 

챙이 없는 모자를 쓴 남자가 왼손에는 소 한 마리만한 지우개를 들고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오른손에는 거대한 공업용 파이브 같은 연필을 들고 있었다.

 

챙이 없는 모자를 쓴 남자는 레빈즈 후드티를 입은 남자는 넵넵. 둘은 30이 다 되어가는 동년배기 친구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왼손에는 파란색 기, 오른손에는 노란색의 기를 쥐고선 웃고있는 얼굴에 철판을 깔은 간편한 복장의 10대 남짓되어 보이는 소년이 있었다.

 

레빈즈가 지우개에 기대어 한 마디 했다.

 

"이봐요? 갑자기 말도 없이 덤비는건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지?"

 

넵넵이 연필로 바닥에 원을 그리고는 말했다.

 

"자, 자. 소년 잘 보라고 나와 레빈즈의 능력을."

 

그러더니 넵넵이 발을 내딛어 원 안으로 들어가자 레빈즈가 지우개로 바닥의 원을 지워갔다. 동시에 넵넵의 모습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레빈즈가 바닥에 남겨진 지우개를 치우며 말했다.

 

"이해가 잘 안되겠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넵넵 녀석은 바닥에 공간을 그려내고 난 그 공간을 지우면 넵넵은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버리지 물론 이 공간으로 돌아올 공간은 녀석이 그릴 수 있고."

 

소년의 뒤의 바닥에 원이 그려지더니 원에서 넵넵이 거대한 창을 들고 휘둘렀다. 소년은 반격할 생각도 안했는지 그대로 창을 맞고는 피를 흘리며 야구 방망이로 세게 휘둘러친 공처럼 멀리 떨어졌다.

 

레빈즈는 봐줄 생각이 전혀 없는지 넵넵에게 뭔가를 부탁하였다. 넵넵은 바로 바닥에 펜으로 레빈즈의 지우개만한 도끼를 그려서 던져줬다. 레빈즈는 도끼를 한손으로 받자마자 바로 소년에게 달려들어 도끼로 한참동안 내리찍었다. 소년의 피가 바닥에 흥건했다.

 

"참고로 내 지우개가 지울 수 있는 영역은 무한해. 사람의 존재조차 지울 수 있다고~♩"

 

레빈즈가 다른 한손으로는 지우개로 소년을 내리찍었다.

 

레빈즈가 한참을 지우다 정신 차리고 쳐다본 곳에는 넵넵의 팔이 있었다. 레빈즈가 시선을 돌려 넵넵을 쳐다보니 왼쪽 팔이 없었다.

 

"이게 무슨.."

 

레빈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넵넵이 바닥에 쓰러졌고 그 뒤에 소년이 하얀색 구체를 들고 있었다.

 

"네... 넵넵?"

 

소년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잘 듣도록. 난 베타라는 구역에서 도둑질로 연명해왔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도둑질로 연명할 수 밖에 없더군. 이거 참 슬픈 일이야. 내가 들고 있는 것은 네 친구의 기억이다. 아까 들고 있던 파란색과 노란색의 기는 내가 조작한 기억이고.. 물론 네 친구에겐 방금 그 두 기억 중 하나가 들어갔었지.

 

지금 네 친구는 널 적으로 밖에 생각 안하는 모양이야."

 

레빈즈가 도끼를 바닥에 던져버리면서 말했다.

 

"젠장! 당했구만!"

 

레빈즈는 지우개로 도끼를 지워버리고는 말했다.

 

"방금 창에 맞아준건 훔치기 위한 접근이였나?"

 

소년이 정답이 아니라는 제스쳐를 취하면서 말했다.

 

"이거 참.. 그렇게 따지면 처음부터 접근해서 훔치면 되는걸 일부로 왜 맞아주겠어? 내가 도망치면 어차피 쫓아올테고 그건 오히러 체력 낭비아니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오히러 넌 내가 맞았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끼로 나에게 결정타를 날리다니 제법인데?"

 

레빈즈가 지우개를 조금 뜯어 손으로 조물조물 무언가 모양을 만들면서 물었다.

 

"그럼 어떻게?"

 

소년이 말했다.

 

"너 아까 내가 훔친 것이 뭐라고 생각해? 기억을 훔치려면 뒤통수의 척추를 접촉한 채 기억에 따라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지. 그래서 난 처음 맞았을 때 네 친구의 연필의 흑연 부분을 조금 훔쳤지. 그것으로 바닥에 원을 그렸고.. 물론 너에게 한참 도끼로 맞는 동안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

 

하지만 난 그 지우개로 분명 날 지우려고 할거라 생각했지. 역시 적중했었고.. 바닥에 그린 원은 내가 흘린 피 때문에 못 알아본건지 모르지만 니가 날 지우개로 지우려 하기 이전에 피하려고 지우개를 조금 훔쳐서 연필로 바닥의 원을 지웠다.

 

너가 지우개 어쩌구 할때 난 이미 네 친구가 내 뒤통수를 칠 때 열어둔 공간으로 나와서 네 친구의 머리 속의 기억을 훔쳤다."

 

넵넵이 일어나더니 연필로 바닥에 칼을 그렸다. 소년이 복부와 팔에 가득한 상처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하지만.. 아까 도끼로 너무 많이 맞았나봐. 아무래도 네 친구와 너가 싸우는걸 지켜보는게 고작인거 같내."

 

넵넵이 레빈즈에게 덤벼들자 레빈즈가 웃더니 지우개를 한번 휘둘러 넵넵을 지워버렸다. 지워진 단면에서 넵넵의 피가 하늘에서 흩날렸다.

 

"미안하지만 친구이기 이전에 나도 살아야 하거든.. 그리고 넵넵이 창조하는 창조자라면 난 그것을 파괴하는 편집자. 상하관계 이전에 파괴가 창조에게 질리가 없잖아?"

 

소년이 제길하자 넵넵이 지우개를 들고 달려들었다.

 

그때 핸드백을 든 한 여성이 나타나 넵넵과 소년 가운데에 서서는 둘을 막았다.

 

"잠깐 잠깐.. 싸움은 이제 그만~ 너희 둘 다 마음에 들었어.. 죽어버린 네 친구도 마음에 들어.. 나랑 게약하지 않겠어?"

 

넵넵이 지우개를 바닥에 세게 내리치며 물었다.

 

"아까부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진다 생각했더니 시스터 네 년이였군."

 

시스터가 넵넵을 쳐다보더니 물었다.

 

"그래서.. 계약할거야? 아니면 죽을거야."

 

***

 

전투씬을 쓰고 싶었다.

근대 구림.

?
  • profile
    윤주[尹主] 2011.02.09 09:07

     가끔 이런 글은 어떻게 쓸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억지로 내려 해도 이런 분위기 저는 잘 안 만들어지더라고요;; 제가 글쓰는 게 어설퍼선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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