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안녕하세요?
요새는 화수 맞추기가 힘드네요.
은영, 세나 편은 같지만, 진영 편은 두 편 더 많거든요.(일단 은영 편 기준으로 맞추고 있긴 하지만...)
그럼 시작합니다. 과연 빗 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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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잘못된 만남?
그 날, 수현이는 하루종일 '로봇 박람회' 사건 때문에 시달렸다.
["흐윽... 이제 그 귀여웠던 수현이도 남자가 되어가는 구나... 선생님은 한편으로는 기쁘지만 왠지 아쉽구나." - 국어선생님]
맞다! 국어 선생님께서는 20대 후반의 여자 선생님인데, 그 동안 수현이를 많이 귀여워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선생님도 놀랐단다. 우리 수현이도 어느 덧 남자 분위기가 나올 줄이야. TV에서 봤는데 선생님도 반할 뻔 했단다." - 국어선생님]
헉! 서, 선생님... 지금 수현이 얼굴 굳어졌어요...
"선생님, 수업 안 나가십니까?"
이대로는 안돼. 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나섰다.
["아, 미안해, 반장. 그럼 오늘 수업 시작할게." - 국어선생님]
휴우~. 하여간 저 선생님은 언제쯤 자기 짝을 찾아가실까나...
수업이 끝나고 나와 유세나는 프로젝트 모임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나저나 나와 유세나가 10년 전에 같은 유치원 출신이었다니... 하지만 난...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다. 난... 이젠 유세나의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으니까... 예전처럼 유세나 앞에 나설 수 없어.
["꺄악~. 어제 TV에서 말야..." - 민시현]
"그거 프로젝트 조 애들끼리 간 거래. 괜한 오해하지 마."
["어? 진영이도 알고 있었어? 그 윤수현인가 하는 애가 TV에서 드럼치고 노래 부르고 있는 거 말야..." - 민시현]
"윤수현이 아니라 임수현이겠지."
민시현, 또 틀렸어. 수현이가 아무리 너와 다른 반, 다른 조지만, 그렇게 모르냐?
["꺄아악~! 만약에 도혁이가 내 앞에서 그렇게 노래 불러주면 난 황홀할 것 같아~." - 민시현]
["나, 나는 음악 쪽에는 관심이 없거든." - 신도혁]
저기, 민시현. 갑자기 도혁이는 왜 끌어들이냐?
["도혁이가 드럼치면서 '본성 그대로'를 부른다... 꺄악~!" - 민시현]
치, 누가 불러도 난 들을 수 없으니 아쉽군.
["한수현 다음에 나온 여자애는 얼마나 황홀했을려나?" - 민시현]
"임수현이라니깐."
하여간... 민시현 얘는 일부러 이러는 거야? 아님 정말로 모르는 거야?
["그나저나 이 비는 언제쯤 그칠까?" - 유세나]
"그렇네? 한번 일주일 날씨를 봐야 겠네."
난 휴대폰에서 일기예보 어플을 보았다. 흐음... 목요일에 비가 그치겠군.
"아무래도 별자리 관측은 목요일까지는 쉬어야 겠어. 목요일부터 날씨가 갠다고 하지만... 소나기도 있을 거 아니야?"
그렇네. 두 번 쉬는 거니... 아무래도 다른 날에 대신 관찰해야 겠군. 7번을 채워야 하니까... 지금까지 겨우 세 번 사과자리를 봤으니 말야.
수요일이 되었다. 원래대로라면 오늘은 유세나가 비몽사몽하겠지? 그리고 난 밤에 사과자리를 봐야 할 테고... 그런데 아직 비는 오고 있으니...
내가 교실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으윽, 괜히 이어줬어... 짝 찾아줬더니 이젠 친구도 나몰라라야..." - 임수현]
이건 또 무슨 소리지? 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임수현이 날 끌어 안았다. 난 어플을 보았다.
["진영아, 수환이가 이젠 나보다 은영이를 더 좋아하나봐..." - 임수현]
하, 한수환... 내가 그러라고 은영이와 이어준 줄 알아?
["저기, 수환아. 너무 은영이에게만 신경쓰지 말고, 진영이와 수헌이 좀 신경써 줘. 네 친한 친구들이잖아." - 신세인]
["그, 그래... 수현이 저러다가 삐치면 어쩌려고?" - 최은영]
수환이는 결국 여자애들에게 한 소리 들었다.
["미, 미안해... 모두들..." - 한수환]
"수환아, 너 아무리 은용이가 좋다고 해도, 우리들을 잊으면 안된다고."
["그래, 내가 요새 얼마나 서운한 지 알아?" - 임수현]
그래, 난 사랑 때문에 우정을 가볍게 여기는 친구는 싫다고.
["저기, 진영이 너... 또 은용이랬다!" - 한수환]
"아, 또 실수했군."
내가 또 은영이를 '은용'이라고 불렀다. 잠깐, 그러고 보니... 난 지금까지의 대화를 보았다.
["저기, 수환아. 너무 은영이에게만 신경쓰지 말고, 진영이와 수헌이 좀 신경써 줘. 네 친한 친구들이잖아." - 신세인]
요새 신세인도 수현이를 '수헌'이라고 부르는 군. 나는 습관이 되어서 그렇다 쳐도... 신세인은 왜 수현이를 수헌이라고 부르는 거야?
프로젝트 모임 시간이 다가왔다. 계속되는 비로 관측이 어렵게 되자, 결국 시간이 되는 날에 대신 하기로 하였다. 비가 5일 동안 계속 내리니...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관측을 못한 사람들 중에서 일단 두번 이상을 빠지게 된 사람 있지?" - 마선우]
그렇게 해서 두 번 이상 빠진 사람은 나를 포함해서 민시현, 주호영... 이렇게 세명이었다.
["나, 나는 내일해도 좋아." - 민시현]
["민시현. 내일은 세명이서 관측하는 날이라고. 웬만하면 두명이서 관측하는 날에 대신하지 그래? - 신도혁]
["이잉~. 난 내일 도혁이와 같이 하고 싶단 말야~." - 민시현]
으윽, 닭살이다... 이거 은영이와 수환이보다 더 징그럽다고.
"네명이면 더 복잡할 거야. 되도록이면..."
난 일정을 보면서 말을 하였다.
"내일을 뺀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수요일이 낫겠지? 아, 민시현과 주호영은 원래 토요일에 하는 날이었군."
["피이~. 어째서 도혁이가 하는 날은 다 세명이냐고." - 민시현]
민시현은 투덜대고 있었다. 그럼 난... 언제가 좋을까? 토요일엔 집에 있으니까 안되겠고...
["저기, 강진영." - 유세나]
응? 유세나가 왠일이야? 나에게 말을 걸다니?
["괘, 괜찮다면 금요일에 해도 좋아." - 유세나]
금요일? 뭐... 토요일 오전에 집에 가도 되겠지만 말야. 그런데 왜 유세나가 먼저 나서는 거야?
["난 절대 바, 반대야!" - 심주호]
쟤, 쟤는 또 왜 저래?
["왜 그래, 미스터 심?" - 민시현]
["그, 그건..." - 심주호]
뭐냐, 심주호. 너 유세나가 마음에 드는 거냐?
["그럼 내가 할까?" - 주호영]
["그건 더욱 안돼!" - 유세나]
"민시현, 넌 어때?"
할 수 없지, 금요일은 민시현에게 맡길 수 밖에.
["내, 내가 금요일 하라고? 저기 난 이틀 연속은 무리라고. 넌 여, 여자애에게 그런 무리한 걸 맡긴단 말야?" - 민시현]
저, 저기, 무리라면 처음부터 반대하면 되는 거 아니야?
["할 수 없지. 그럼 세 사람이 일단 가능한 날이... 민시현에겐 수요일과 토요일은 원래 하는 날이니까, 이번 주 금요일, 다음 주 일요일, 월요일, 금요일 중에서 하나 고르면 되겠고..." - 마선우]
["저기, 미스터 마, 난 금요일, 일요일은 쉴래. 그냥 월요일 할래." - 민시현]
결국 이틀 연속은 무리라고 생각한 민시현은 월요일로 하기로 하였다.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는 마선우, 심주호, 민시현, 이렇게 세 명이서 하는 거군.
["그래? 그럼... 주호영 쪽은... 화요일과 토요일이지? 그 날을 제외한다면, 이번 주 금요일, 다음 주 일요일, 수요일, 금요일 중에 하나 골라." - 마선우]
["뭐, 난 무리라도 할 수 있어. 토요일엔 수업이 없잖아." - 주호영]
그러자 유세나의 얼굴이 굳어졌다. 주호영 녀석, 대체 유세나에게 어떻게 찍혀서 유세나에게 저런 반응이 나온 거야?
"그럼 나와 같이 할래?"
그러자...
["돼, 됐거든!! 그, 그럼... 나 아무래도 금요일이 낫겠지?" - 주호영]
"야, 내가 무섭냐? 왜 날 피하냐?"
["미스터 주, 다음 주 수요일에도 나와 같이 할래?" - 민시현]
민시현이 말을 걸었다. 그러자...
["너, 너와 있으면... 아, 아니다..." - 주호영]
그러더니 주호영은 뭐라고 중얼거렸다.
["쟤와 같이 있으면 신도혁 이야기만 주구장창 들을텐데..." - 주호영]
민시현도 참 푼수군. 잠깐, 도혁이 이야기만 한다고? 설마 민시현 녀석, 도혁이에게 관심이 있는 거 아니야? 처음에 도혁이가 있는 목요일로 하겠다고 할 때부터 알아 봤어야 했어.
난 도혁이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는 거 보면 주호영이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한 것 같군.
["이야~. 이거 빅 매치야. 과연 유세나가 있는 금요일을 차지할 사람은 누구일까?" - 지우석]
뭐, 뭐가 빅 매치라는 거야?
["잠깐~. 이건 세나에게 맡기자고. 세나는 내일까지 마음의 준비를 해 줘." - 민시현]
민시현이 나섰다. 그래, 결국엔 유세나에게 떠넘긴다는 거군.
["뭐, 난 누가 들어오든 내키지는 않지만, 어떤 녀석이 들어온다면, 내 입장이 곤란해 지니까." - 심주호]
그, 그 어떤 녀석이 누군데?
["저, 저기. 난 이미 정했어. 그러니까 내일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을 거 같은데?" - 유세나]
벌써 정한 건가? 빠르군.
["그, 그럼... 두 사람은 뒤로 돌아서. 유세나가 선택한 사람이 금요일에 하는 걸로 하자고." - 마선우]
결국 나와 주호영은 창 밖을 쳐다보게 되었다. 자, 잠깐... 겨우 선택받는 거 가지고 심장이 빨리 뛰는 건 아니잖아!
위이잉~
["이얏호!" - 주호영]
주호영의 목소리와 함께 진동이 울렸다. 아무래도 금요일은 주호영이 하는 건가?
위이잉~
["으아악!!" - ???]
어플을 보니 여러 사람이 비명을 질렀나 보군. 이, 이것들이 왜 갑자기 비명을 지르는 거야? 그런데 등이 따뜻하다. 뭐지?
["으아악!! 미, 민시현, 네가 왜 내 뒤에 있는 거야?" - 주호영]
["후음... 기분 나빴어?" - 민시현]
민시현이 주호영 뒤에? 그럼 내 뒤에는... 난 뒤를 돌아보았다. 유세나였다!
["럴수럴수 이럴수가..." - 심주호]
["마, 말도 안돼~!" - 주호영]
["내 일요일 파트너가 유세나와 같이 한다니... 부러운 자식..." - 지우석]
누, 누구더러 자식이라는 거야, 지우석?
["두, 두고 봐... 일요일 때 가만 안 둬..." - 지우석]
이거... 같은 요일에 하는 것도 이런데, 만약 파트너를 정할 때라면... 살벌하겠군. 유세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하는 날이었다.
["그, 그럼... 금요일에 해도 괜찮겠어?" - 마선우]
마선우가 나에게 물었다.
"뭐, 나는 별 상관 없겠지만..."
["아니다. 강진영 넌, 나와 민시현과 함께 토요일에 하자고! 금요일은 내가 할 테니까!" - 주호영]
["주호영, 넌 사나이가 결과에 승복해야지 그게 뭐야?" - 유세나]
결국엔 한 소리 들은 주호영이었다. 결과는 이렇다. 민시현은 다음 주 월요일에, 나는 이번 주 금요일, 주호영은 눈물을 머금고 다음 주 수요일에 하기로 하였다.
[8월 첫째 주
- 일요일 : [비로 인해 관측 불가]
- 월요일 : [비로 인해 관측 불가]
- 화요일 : [비로 인해 관측 불가]
- 수요일(오늘) : [비로 인해 관측 불가]
- 목요일 : 마선우, 지우석, 신도혁
- 금요일 : 유세나, 심주호, (강진영[수요일 대신])
- 토요일 : 민시현, 주호영
8월 둘째 주
- 일요일 : 강진영, 지우석
- 월요일 : 마선우, 심주호, (민시현[첫째 주 수요일 대신])
- 화요일 : 유세나, 신도혁, 주호영
- 수요일 : 강진영, 민시현, (주호영[첫째 주 화요일 대신])
- 목요일 : 마선우, 지우석, 신도혁
- 금요일 : 유세나, 심주호
- 토요일 : 민시현, 주호영]
서, 설마 다음 주에도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린 건 아니겠지?
"아, 만약에 다음에도 이런 일이 벌어지면... 시간 차이를 두고 관측하는 게 어떨까? 예를 들어서 우리가 9시, 12시, 3시, 6시에 하잖아. 그것을 10시, 1시, 4시, 7시에 하는 건 어때?"
["7시에는 해가 벌써 뜨는데?" - 마선우]
"아, 여름에는 해가 일찍 뜨지..."
["그럼 일찍 해서 8시, 11시, 2시, 5시는 어때?" - 신도혁]
["아, 그런 방법이 있었지!" - 지우석]
잠깐, 그렇게 되면, 일찍 하는 쪽과 늦게 하는 쪽 이렇게 또 나누는 건가? 그렇게 해서 오늘 같은 결과가 나오면... 난 아마 학교에서 '공공의 적'이 될거야...
어쨌거나 난 내일 모레 유세나와 심주호와 같이 하게 되었다. 그런데 유세나가 어째서 나에게 같이 하자고 한 거지? 게다가 심주호가 반대하는 거 보면... 난 내일 모레 고생 길이 훤하겠군.
치, 역시 세월의 힘은 어쩔 수 없는 건가? 그 내성적인 유세나가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줄이야.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다고.
프로젝트 모임이 끝나고 종례도 마쳤다. 난 복잡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현관으로 나왔다. 비는 아직도 오고 있었다. 그런데 노란 비옷을 입고 노란 우산을 쓴 아이가 멀리서 걸어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초등학생인 거 같은데, 우리 학교엔 무슨 일이지?
난 그 아이에게 다가가서 물으려고 하였다.
"저기, 무슨 일로 왔..."
잠깐! 이 아이는... 내가 2년 전에 구해줬던 그 아이 아니야?
"저... 자, 잘 지냈어?"
내가 말을 걸자, 갑자기 그 아이가 겁에 질린 모습으로 뒷걸음질쳤다. 저, 저기, 나 나쁜 사람 아니야. 그 때였다. 갑자기 그 아이가 뒷걸음질 하다가 뒤로 넘어지려고 하였다. 난 얼른 그 아이를 잡았다. 그런데...
위이잉~!
["이, 이거 놔요!!" - ???]
그 아이가 소리를 쳤는지 진동과 함께 말이 떴다. 난 얼른 그 아이를 놓고 앞에 섰다.
"저, 저기... 나 나쁜 놈 아니야. 오해하지 말라고..."
그 때였다.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리고는 갑자기 내 뺨을 쳤다.
크윽... 꽤 아프잖아! 난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았다. 유세나가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는 뭐라고 말을 하고 있었다. 난 휴대폰을 보았다.
["너 대체 내 사촌 동생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너 내가 너에게 요새 관대하게 구니까 네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데, 나 유세나, 그렇게 만만한 애 아니거든!" - 유세나]
뭐? 이 여자애가 유세나 사촌 동생이라고?
["뭐야? 너 나 무시하는 거야? 왜 휴대폰만 보고 그러는 거냐고! 너 내 사촌 동생과 무슨 원수 진 일이라도 있어? 왜 아무 죄 없는 수빈이에게..." - 유세나]
그러더니 갑자기 유세나가 내 멱살을 잡았다. 그 때...
위이잉~.
갑자기 진동이 울렸다. 무슨 일인 거야? 유세나에게 잡혀 있어서 휴대폰을 볼 수가 없잖아. 그런데 유세나가 뒤를 돌아보면서 뭐라고 말을 하였다. 그렇게 말하는 중에, 갑자기 유세나가 날 놓았다. 무슨 일인가 해서 상황을 보았다.
["세나 언니, 그만 해!" -???]
["수빈아, 이 언니가 나쁜 오빠 혼내 줄테니까, 넌 어서 안전한 곳으로 도망쳐." - 유세나]
유세나, 난 나쁜 사람이 아니라니깐. 그런데 갑자기 유세나가 놀라면서 저 멀리 뛰어갔다. 대체 무슨 일이야?
["그, 그 오빠야!" - ???]
["그 오빠라니?" - 유세나]
["나... 구해준 오빠... 2년 전에 날 구해줬다고!" - ???]
여기서 대화가 끝이 났군. 그러고는 유세나가 뛰어갔다... 난 수빈인가 하는 아이를 보았다. 그 아이는 울고 있었다!
["훌쩍훌쩍..." - ???]
"저, 저기... 울지 마. 난 괜찮으니까... 아니지, 이러지 말고 우리 안으로 들어갈까?"
난 그 아이를 데리고 매점으로 갔다. 한참을 울던 아이는 곧 그쳤다. 이 아이, 아니지, 수빈이와 유세나가 사촌이었다니...
"저기, 이제 괜찮아?"
난 수건을 그 아이에게 건네 주었다.
["... 네." - ???]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야?"
["그게... 세나 언니 만나러 왔어요. 그런데... 여기서 오빠를 만날 줄이야..." - ???]
"그, 그럼... 갑자기 왜 도망치려고 한 거야?"
그러자...
["저... 고, 고맙습니다... 저, 저 때문에... 저 때문에..." - ???]
또 울기 시작하려고 하였다.
"저, 저기 울지 마... 누가 보면 내가 여자애 울리는 나쁜 놈으로 오해한단 말이야..."
["미, 미안해요..." - ???]
이거 아무래도 이 애를 달래줄 수 밖에 없겠군.
"저기, 뭐라도 먹을래? 내가 사줄게."
["아니, 괜찮아요. 저, 오빠..." - ???]
"응?"
["요새... 어떻게 지내요? 절 구해준 이후로... 무슨 일은 없었어요?" - ???]
잠깐, 이 애 앞에서 앞으로 다시는 들을 수 없다고 말하면, 이 아이는 분명히 자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슬퍼할 거야. 할 수 없지. 사나이 강진영, 이번에는 선의의 거짓말 좀 하자고.
"으응, 괜찮아. 난 멀쩡하다고."
["다, 다행이에요... 전 혹시라도 잘못되는 줄 알고..." - ???]
"기, 기운 내. 난 이제 괜찮다고."
["죄, 죄송해요. 저희 사촌 언니 때문에..." - ???]
솔직히 이 아이와 유세나가 사촌이라는 건 놀랐다. 으윽... 아까 맞은 데가 아직도 얼얼하네. 이원준의 심정이 이해가 되는 군.
"너네 사촌 언니가 오해를 한 모양이야. 난 너에게 절대로 나쁜 의도로 다가간 건 아닌데 말야."
["그, 그럼..." - ???]
"너네 사촌 언니는 널 매우 아끼나 보네."
그러자 그 아이가 말을 하였다.
["2년 전, 그 사고에서 죽을 뻔하다 살아났거든요. 그래서 세나 언니가 절 많이 걱정해 줘요." - ???]
"그랬군."
하긴, 사촌이라면, 가까운 편이겠지. 뭐, 나와 은영이는 6촌인데 친구처럼 지내는 거 보면 저 애와 유세나의 관계는 얼마나 돈독할까?
"아, 그러고 보니 이름을 모르고 있었구나. 난 강진영이야. 너네 사촌 언니와 같은 1학년 3반이지. 너는?"
["저, 저는... 명수빈이에요. 일산에 살아요. 올해 12살이에요." - ???]
명수빈이라... 난 이름을 재빨리 입력하였다. 성이 다른 거 보니 아무래도 외사촌인 건가?
["고, 고마워요. 진영이 오빠. 저... 구해줘서요. 그리고... 살아 있어줘서요..." - 명수빈]
"누,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구해줬을 거야. 난 단지 좀 무모했을 뿐이고."
그래, 내가 조금만 더 침착했더라면 지금쯤 수빈이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겠지?
["흐음... 세나 언니가 전화를 받지 않네요. 아무래도 오빠에게 했던 게 마음에 걸려서 그런 거 아닐까요?" - 명수빈]
12살이라는 나이에 맞지 않게 의젓하군.
["어쨌거나 고맙습니다. 그럼 전 세나 언니를 찾으러 갈게요." - 명수빈]
"그래, 너네 사촌 언니에게 잘 좀 전해 줘."
["그리고... 다음에 만나면... 그 땐 진영이 오빠라고 하지 않을 거에요." - 명수빈]
그래, 다음에 만나면...
잠깐, 뭐라고? 다음에 만나면 진영이 오빠라고 하지 않을 거라고? 설마...
'"강진영, 이젠 더 이상 날 어린 여자아이로 보지 말아줘. 나도 여자란 말이야! 언젠간 꼭 너의 마음을 훔치겠어!"'
라고 막 나가는 건 아니겠지?
"저기, 그 마지막 말은 무슨 뜻이야?"
난 그 아이에게 물었다. 그러자...
["진영이 형, 그럼 안녕~." - 명수빈]
그러고는 가 버렸다. 자, 잠깐! 나, 남자였어? 이, 이런... 내가 괜한 상상을 했었군...
["이, 이거 식스 센스보다 더 충격적인 반전이잖아!" - 한수환]
어, 언제 수환이가 왔지?
["그, 그럼 진영이는 저 남자애 구하다가 사고를 당한 거였어?" - 최은영]
역시 바늘 가는데에 실이 안 갈리가... 은영이와 수환이가 같이 있었다.
"언제 왔어?"
["방금, 그나저나... 괜찮아?" - 한수환]
"그래... 이제 저 애는 날 피하지는 않을 것 같아."
명수빈이라... 여자애인 줄 알았는데 남자였다니...
뭐, 어쨌거나 무사했으면 됐잖아. 이걸로 수빈이와의...
맞다! 명수빈이 유세나 사촌 동생이면... 언젠간 다시 만날 확률이 좀 있을 거 아니야?
그나저나 유세나는 어디로 뛰어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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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런 겁니다.
역시 '강대인' 타이틀은 여전하네요.
아, 맞다! 다음이 설 연휴잖아요. 그래서 저도 특집을...[퍼버버벅!!!]
은영이도 세나도, 진영이도 수빈이도, 원준이도 아닌 다른 사람의 시점입니다. 그것도 두 사람...;;
그 두명이 누굴지는 다음주 월요일(올릴 예정)에 밝혀집니다.
그럼 전 이만~.
설 연휴 다 끝나고서야 보네요 ㅎㅎ 그러고보면 수빈이는 왜 진영이를 오빠라고 불렀던거죠? 이전 화들을 다시 읽어봐야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