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뇌망상판타지]Nameless 2

by 칠흑 posted Jan 1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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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아직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이 시각

왠지 모르지만 2층침대가 놓여있는 집사방에서

"아우우우....머리야....골이야...."

페르딕가문의 집사 칠흑이 눈을 떳습니다

부스럭부스럭 거리며 잠을 설치더니 결국 일어났군요

"머리가...머리가...왜 이렇게 쑤시지....."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머리를 집고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는걸 보니

두통이 심한 것 같습니다

과연 어제 그가 무슨 일을 했기에 이렇게 머리가 아픈것일까요

그는 어제 자신이 뭘했는지 고민하며 중얼거렸습니다

"술을 마셨나?"
글쎄요 어제 조용히 잠들었는데요

이내 그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다시 중얼거렸습니다

"아냐아냐,술은 못 마시잖아 그러면 근육통인가?"
일반적으로 근육통때문에 두통이 일어날리는 없는데 말이죠

그는 더욱 강하게 고개짓하며 고민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도대체 왜 머리가 아픈거지?"

그렇게 고민해도 답이 나올리 없지요

단지 그가 엎드려서 잔게 문제라면 문제일지도 모르죠

아무튼 이유없이 머리가 아픈 그는 이내 일어났습니다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 나을거라고도 생각했을까요

그는 침대옆에 있던 슬리퍼를 질질 끌듯이 신고는 창문으로 가서

창문을 밀어 열었습니다

쾅!

열자마자 닫혔군요

칠흑은 다시 열었습니다

쾅!

무척이나 강한 겨울바람은 칠흑이 문을 여는걸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칠흑은 풀어놓았던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뒤로 묶고-일반적으로 포니테일이라고 부르죠?

집사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머리색도 검은색이면서 입은 옷마저 검은색이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이군요

"우으아아아! 부스럭부스럭거리지마 잠도 없냐!"

부스럭거리는 소리때문에 짜증났는지 소리를 지르며

척살마는 베게를 집어던졌습니다

퍽 툭

절묘하게 얼굴에 맞은 베게가 땅에 떨어지면서

화가 난 칠흑의 얼굴이 드러났습니다

꽤 불쾌해보이는 게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네요

"부지런한 것도 죄냐!"

역시 폭발해버린

칠흑도 베게를 집어 던졌습니다

그러나 척살마가 피해버려서 베게는 침대위에 떨어졌습니다

"이 애늙은이가!"

"이 잠만 자는 멍청이주제에!"

서로서로 베게를 집어던지는 사이

열리는 걸 거부하던 창문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페르딕가의 아침은 결국 이렇게

한 집사와 한 남자의 베게싸움으로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