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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3월 11일 서울 하늘 한쪽 귀퉁이. 오색의 탱탱한 풍선들이 수놓았다. 이벤트이었을까. 풍선들은 공허한 하늘의 구석을 채워나갔다. 그런 공허함을 채워나가는 풍선들처럼 아이들의 공허한 마음을 치유해보고자 마음먹은 기태의 마음 또한 자신의 꿈으로 채워졌으리라.




 기태로 말할 것 같으면 유명한 A대학의 체육 교육과에 다니는 우등생이고 그렇기에 항상 장학금은 그의 것이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서점의 사장은 어찌나 인심이 넉넉한지 월급에 종종 보너스 1~2만원씩 더 주곤 할 정도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현재와는 다르게 기태의 과거는 그렇게 맑은 것만은 아니었다. 기태의 아버지는 그가 세상에 오자마자 불같이 떠났다. 때문에 동네에서는 기태를 자기 애비 잡아먹은 녀석이라고 말은 안했지만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 눈치를 일찍이 알아챈 어머니는 항상 슬퍼했고 때문에 기태를 자신의 배필에게 대하듯 지극 정성으로 대하였다. 얼마 후 기태는 A대학의 부설 고교인 A고교에 입학했으나 그만 어머니마저도 그의 아버지와 같은 길로 향하고 만다.




 기태는 무너지는 듯 했다. 외로움을 속칭 잘 노는 학생들과 어울려 풀려고 하였으나 명문 고였기 때문에 불량 학생들은 없었고, 비슷하게 따라만 하는 학생들만이 전부였기 때문에 그는 아주 나쁜 길로는 빠져들지 않았다. 3학년이 되었을 무렵 기태는 자신과 같이 슬픈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의 성적은 체육을 제외한 전 과목이 하위권이었기에 국어 선생이나 수학 선생은 꿈꿀 수가 없었다. 그런 사정을 선생님께 말한 그는 뜻밖의 조언을 받게 된다.




“박기태, 요거이 요거 아예 꿈도 없이 사는 줄만 알았더마 뭔 일이고 상담실에.”


“선생님이 함 되볼라고예, 근디 제가 성적이 안 좋아가…….”


“어데… 성적 좀 자세히 보자. 다행히 최하위 등급은 없네, 근디 이거 가지고는 수시는 택도 없다. 꿈하고 현실하고 너무나도 달라부네, 뭐 다른 꿈 생각해 본건 없노?”


“없심더 지금은.”




“그럼 있다 밥 묵고 온나. 내랑 적당한 거 의논해보자 우찌할 것도 정하고.” 선생 말은 선생말고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의 꿈은 무너져 내렸다.




“여 기태, 잠깐만 멈춰봐라. 박선생님요 기태 체육 성적이 좋아가 올해 전국소년체전 나가가 뭐 금메달 한번 따면, A대학 체대 붙을 수 있을깁니다.” 체육과 선생의 목소리였다. 박선생과 체육선생은 뭔가 몇 마디 나눠보더니 기태에게 다가와 그의 의견을 물었다. 당연히 긍정의 의사를 표현 한 기태는 그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육상부분을 연습하기 시작한다. 여러 가지 육상 종목 중에서 무엇이 그에게 맞는지 실험해보았다.




“기태야, 니는 100메다 달리기가 딱 일 것같은디.”


“그라믄 선생님요, 뭐 어떤 부분을 연습해야 되는디요?”


“니 잘하는 뜀박질 억수로 잘하면 된다, 다리 근력도 좀 기르고 알았재?”


“하모요, 알았심더.”




여러 가지 분야에서 만족할만한 기록을 냈지만 가장 돋보이는 것은 100m 달리기였다. 그렇게 그와 체육 선생은 스톱워치의 기록을 일주일을 멀다하고 단축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을 빠르게 지나가 3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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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09.09.15 08:23
    뒷 얘기도 올라올까요? 어떤 얘기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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