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4 19:32

The Daybreak

조회 수 402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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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악장.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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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Of Isuemia La Er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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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경이를 사인이의 침대에 눕혀놓는다.


 


 존재중복현상(Existance Overlapping). 단 하나만이 있어야할 개체가 2개 이상 분리되어 세계에 오류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흔히 말한은 해리성 장애 즉, 다중인격과 비슷하지만, 존재중복현상은 완전히 같은 개체로 현실에 존재하는 인격이 생성된다.


 


 조금 특이한 이 정신계열의 상위 인터럽트는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지연성 양립형과 급성 분리형.


 


 지연성 양립형은 인터럽트라고 부르기 힘든 형태이다. 거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로, 긴 시간을 두고 서서히 분리해가는 형이다. 발생원인의 주 원인은, 감각의 이상적인 발달이다. 시각의 이상적 발달인 천리안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감각을 사용할수록 점차 인격이 분리된다. 바로 지금 눈앞에서 쓰러지던 우경이라는 아이에게 발생한 인터럽트.


 


 우경이의 몸상태를 살펴보았으나, 그것 이외에는 별 문제점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는건 흡혈귀가 된쪽은 사인이가 쫓아간 우경이 쪽이구나.


 


 보통 사람이 이 현상에 걸려 분리되었을 경우 분리된 개체 중에 하나 이상은 흡혈귀가 되는걸 막을 수 없다. 자연발생이든 강제적으로 인터럽트시킨 경우이든 어쨌든 인터럽트. 결국 댓가를 필요로 한다. 일정 이상의 생명을 줘야하는데, 이렇게 거대한 인터럽트를 인간이 행했다가는 수명이 급격하게 줄것이다. 결국 타인의 생명을 갈취하는 수 밖에 없다. 우경이의 경우는 분리된 쪽이 흡혈귀가 된것이다. 아무래도 분리된 쪽이 우경이의 '자리'를 노리려는 의지가 강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상한 현상 하나가 이해가 된다. 학교에서 사인이를 마주치기 전에, 사인이의 주변을 감시하던 중 계속해서 일어나던 실종사건. 리케아가 사인이의 일에 관여한다는 걸 안 뒤로 전부 리케아의 짓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인식장애 인터럽트를 행해서 학교의 사건을 은폐하는 리케아가 그렇게 일을 뉴스에 나게 할리가 없었다.


 


 뉴스에 보도된 일련의 실종사건은 아마도 분리된 우경이의 짓이겠지. 존재중복현상을 위한 제물로.


 


 우경이의 상태가 안정된걸 확인후 현관을 나선다. 엘리베이터 앞에 섰을 무렵에, 굉음이 몰려온다.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어, 창문을 내다본다.


 


 큰 도로를 지워버릴듯 말려올라가는 붉은 기류. 사인이의 흔적이다. 싸움의 흔적이다.


 갈라진 또 하나의 '우경'이가 사인이로 하여금 저런 공격을 하게 만들정도로 대단한건가? 아니다. 사인이의 힘은 적혈(Postgenity)를 상회한다. 나조차도 완벽하게 제압할 수 없을정도의 능력이다. 하물며 흡혈귀가 된지 얼마 안된 우경. 싸움자체가 말도 안되는 상대다. 학살이라면 몰라도.


 


 상대는 리케아일지도 모른다. 물론 솔라리스(Solaris)인 리케아가 밤에 돌아다닌다는건 말도 안된다. 그러나, 리케아는 그 '말도 안되는 존재'. 하지만 도로를 이미 집어삼키며 전진하는 적풍은 더 이상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창문을 열고, 창틀을 양발로 딛는 동시에 아파트 단지를 감싸고 있는 콘크리트 울타리를 넘는다. 그걸 막기라도 하는듯 온몸을 부비고 스쳐가는 역풍.


 


 콰-앙! 쨍그랑- 쨍그랑-


 


 인도 옆에 밭으로 보이는 사유지에 착지하는 동시에 신경거슬리는 소음이 곳곳에서 울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의 비명소리는 들리지않는다. 사람들의 인기척도 없다.


 


 한차례 듣는 사람마져 깨져버릴듯한 파쇄음이 난동을 치더니 잠잠해진다. 하늘을 받치듯 서있던 붉은 기둥도 사라졌다. 설마, 사인이가.. 죽은건 아니겠지?


 


 그것은 분명 '걱정'이라고 불리우는 감정이겠지. 그러나, 이유를 알수 없다. 사인이와 나는 이제 만난지 겨우 1주일정도. 그런데, 나는 어째서 이렇게 '걱정'을 해 안달이 났을까.



 마치, 오랫동안 같이 지낸 사이인것처럼...


 


 그 사이를 못참을정도로 걱정이 됐던걸까. 내 다리는 도로위를 밟고 있고 눈은 그 앞에 황폐해진 광경을 보고있다. 보도블럭과 유리파편이 정신없이 흩어져있는 아스팔트.


 


 사인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사인이의 상대도 찾을수 없다.


 


 "어디로 간거야...."


 


 잠시 생각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일단, 여기에서 한바탕 벌어졌다는건 충분히 알겠는데. 그러다가 이런 상황에선 생각을 정리하는것조차 할수 없다는걸 깨달았다.


 


 영문도 모른채 어찌할 방도를 몰라 발을 구를 무렵, 엄습해오는 '증오'


 


 짓눌려 버릴듯한 감정의 무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아님에도 가슴이 찢어질듯한 아픔. 한 인간이 품기에는 거대한 증오의 소용돌이.


 


 "이런, 사인인가!"


 


 '새벽의 지배자'라고 단정지을 수 밖에 없는 살기. 하지만 그럼에도 사인이는 '새벽의 지배자'가 아니다. 그걸 증명하듯 텅비어버린 사고와 인격. 오로지 증오밖에 없다. 사인이는 마치 '증오'라는 감정 그 자체인것처럼.


 


 사인이는 그저 조금은 큰 '파편'일뿐이다.


 


 마음이 급해진다. 어서 녀석을 찾아서 말려야한다. 그리고 앞으로 달려나간다.



 하지만 그 행동은 무뚝뚝한 음성에 의해 제지된다.


 


 "'루나리스의 검'. 당신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단 늦었군요."


 


 한쪽벽이 깨끗하게 날아가버린 2층 건물위에 보이는 검은 코트. 양손에는 보기에도 무거워보이는 커다란 총이 들려있다. 그 모습은 곧 머릿속에서 '언홀리(Unholy)'이라는 인물을 떠올리게 충분했다.


 


 "언홀리... 사인이랑 싸운건 당신이야?"


 


 확인차 질문을 던진다.


 


 "네. 보시다시피 저로써는 '파편'인 그조차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을 공격할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제 사고에 오류가 생겨서 당신이 그걸 해결해줬으면 합니다."


 


 그녀는 이미 사인이가 '파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적의는 없는 모양인데, 오류를 해결해달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긍정한걸로 이해하고 말하겠습니다. 어째서 현사인을 죽이지 않습니까?"


 


 당연한걸 묻는다. 내 목적은 '새벽의 지배자'를 죽이는거지, '파편'을 죽이는게 아니다. 물론, 그 '파편'이라는 것도 어찌보면 위험하지만, 결국 하나의 '감정'일뿐.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굳이, 생명을 빼앗을 필요까지는 없다.


 


" '파편'일뿐이잖아? 괜히 손을 더럽힐 이유는 없어."


 


 안 그래도, 이젠 사인이와 헤어지려고 했었다. '파편'이라는 사실을 알고나서, 더 이상 사인이와 같이 있을 필요가 없어진것이다. 그래서 그날 밤에 작별인사를 하려고 학교에 찾아갔던것이다. 불행히도 예상치못한 리케아의 습격을 받았지만..


 


 "하지만 '파편'은 '새벽의 지배자'를 공간계에 봉인할때, 인과율을 버티지 못하고 그에게서 튕겨나온 감정의 부스러기. 오히려 '새벽의 지배자'보다 흡혈귀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가요?"


 


 반발 하나 할수 없는 옳은 말이다. '새벽의 지배자'의 감정만이 일부분이 떨어져서 나온 '파편'은 흡혈귀를 증오한다는 것밖에 하지 않는다. 그저 증오하고 죽인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충동적인 '감정'일뿐, 보통사람이라면 금세 지워버릴것이다. 하지만 사인이는 그렇지 못하다. '파편'에 잡아먹혀버린것이다. 그것은 외부에서는 결코 해결줄수 없는 사인이만의 문제.


 


 "옆에서 보았으니 아시겠지만, 그는 이미 '파편'에 동화한지 오래입니다. '파편'이 도중에 없어질 확률도 있지만, 지속될 수도 있습니다. '루나리스의 검'으로서, 위험요소는 제거하는게 현명한 판단이 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왜입니까?"


 


 대답할 수 없는 정론에 그제야 깨닫는다. '죽일 필요가 없다'가 아니였다. 나는 '죽일 수 가 없다.'였다. 그 녀석을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세상을 다 포기한 노인처럼 세월을 죽여가는 녀석을 혼자 둘 수가 없었다. '왜?'라고 물어도 응답할수 없는 애매한 자신의 마음.


 


 눈물이 난다. 크게 흔들리는 마음. 그 진동에 눈물샘에 찬 뜨거운 것이 흘러내린다.


 


 "어째서 눈물을 흘리시는 겁니까? 이해할수 없습니다."


 


 아무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왜 우는건지, 내 자신에 물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한채 하염없이 볼을 흐르는 눈물. 천천히 흘러내려가 턱끝에 고여, 무거워진 몸을 바닥으로 내던진다. 그와 동시에 엄청난 파문이 대기를 뒤흔든다.


 


 "인터럽트 발생. '파편'이 있는 위치와 동일한 지점입니다."


 


 더 이상은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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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09.09.14 19:32
    잘 읽었습니다.
    뭔가 떠오르려는 게 있는데, 끝까지 보면 생각날 모양입니다. 어쨌거나 매번 재미있게 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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