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2 05:26

The Day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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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악장. 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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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가 끝난 후 우유를 벌컥벌컥 들이킨 이슈미아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거실에 널부러졌다. 이젠 아예 자기집이다. 


 


"좋아, 배도 불렀으니, 슬슬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난데없이 목소리가 굳어지는 이슈미아. 그것에 이질감을 느껴 살짝 감기려는 눈을 붙잡아 세운다.


 


 "이야기?"


 


 "그래, 어제의 일 말이야. 너 분명 내가 '공간을 잘랐다'라고 말했지?"


 


 재차 확인을 요구하는 목소리.


 


 "어, 내 시각에 큰 문제가 없다면."


 


 대답을 해주자, 굳어지는 이슈미아의 표정.


 


 "내가 그런 고위 인터럽트(interupt)를 발생시킬 수 있을리가.. 단절(Severance)조차 하루에 2~3번밖에 구현시키지 못하는데!"


 


 내가 본 현실은 이슈미아는 인정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뿐. 인터럽트라든지, 단절이라든지, 이해할 수 없는 말들 뿐이었다. 그것의 의미를 몰라, 아무런 반응도 할수 없는 나를 내팽개치고 홀로 혼란의 도가니에 빠진 이슈미아. 인심쓰는 셈치고 손을 뻗어준다.


 


 "좀 알아 들을 수 있게 설명 좀 부탁해. 뭘 알아야 놀라든지 말든지 하지."


 


 "으음. 그러니까..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할까나..."


 


 잠시동안 생각에 잠긴 이슈미아. 곧 침묵을 깨고 입을 연다.


 


"귀찮지만, 처음부터 설명할께. 잘들어. 너 마법이라는게 뭔지 알지?"


 


 약간 엉뚱한 질문에 고개를 끄덕인다.


 


"원래 마법이라는 건, 세상을 이루는 물질인 오오라(Aura)를 다뤄서 술자가 원하는 현상을 만들어내는거야. 하지만 오오라는 그리 쉽게 변형시킬수 있는게 아니지. 먼 옛날에는 수많은 마법사가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거의 잊혀진 존재지. 잊혀졌다기 보다는 예전보다 오오라의 흐름이 적어져서 사용할수 없다는게 맞는 말일까. 하지만 완벽하게 잊혀지는건 불가능한 일이야. 현재 너희가 '마법'이라고 부르는 것과 옛날에 존재하던 '마법'의 의미가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것이 그 증거지. 또 신비적이고 탈세속적인 분위기라든지, 세상을 이루고 있는 '물질'이 있다고 보고 사용하려고 한다는 것도 있고."


 


 이슈미아는 세상이 꼭꼭 숨겨놓은 비밀을 하나 둘씩 풀어헤치는 듯이 말을 이어간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이거 정말 앞의 내용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인건가. 꽤나 진지하게 설명하는 모습에 내용의 필요여부를 묻지 못하고 얌전히 듣는다.


 


 "하지만 말이지. 현대에도 마법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물론 예전의 '마법'들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것들이지. 과거의 마법은 오오라(Aura)와의 친화를 통해 자연스레 현상을 유발시키는데 반면 현대의 마법은 세계와의 거짓계약을 통해 강제적으로 현상을 만들어내지. 현대마법과 고대마법의 큰 차이는 바로 여기지. 고대마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만, 현대마법은 원래에 있던것을 일그러트리므로 현상을 만들어내지. 현대마법의 시점에서는 이 세계는 오오라로 구성되어있다가 아닌, 계약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봐."


 


 산만한 설명이 귓가를 어지럽힌다. 이 녀석, 분명 남에게 무언갈 알려주는데에 소질이 없을거다. 딴길로 새는 이야기를 잠시 멈춘 이슈미아는 다시 입을 연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이야기야. 소실되어가는 오오라의 흐름덕에 마법을 쓰지못한 마법사들이 인터럽트(Interrupt)의 연구, 이론을 정립하고 실제로 행하기전까지, 해결못한게 있었는데, '바로 무엇으로 계약을 조작하느냐?'였어. 다시말해, 거짓계약을 거짓이 아닌거처럼 꾸미기위한 그럴듯한 '매개체'의 발견이 없었던거야. '적어도 세상을 끌어내려면 오오라에 상응하는 '무언가'가 필요할것이다'라고 생각한 마법사들은 수백년간의 실험을 통해 유일한 매개체를 찾아냈어. 여기서 문제. 그 매개체 뭐일것같아?"


 


 애초에, 세상을 이루는 물질을 대신 할만한 '존재'가 있긴 있는거야? 아니, 있으니까 이런일들이 발생하는거니까. 그렇다면, 그런 감당한 수 없는 '존재'의 대용품은..


 


 "사람의 수명이라든지... 뭐 그런거 아닐까..?"


 


 예전에 수도없이 보았던 판타지를 떠올리며, 대충 대답한다.


 


 "그래, 맞아. 정확히는 수명이 아니라, 혈액이지. 자신의 피로 세상과 계약을 하는거지. 게다가 결과를 구현시키기 위해 배제되는 원인이 클수록 계약에 소비하는 혈액이 증가하지. 그만큼 생명이 줄어드는거야. 꽤나 비효율적인 방법이지.. 실제로, 아무리 작은 인터럽트라도, 보통 인간이 평생 소비하는 혈액의 반이상이 소모되니까. 그래서, 보통 인터럽터들은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넘기위해, 흡혈귀가 되지. 인간으로서 인터럽트를 사용한다는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으니까."


 


 그러니까 핵심은, 인터럽트는 쉽게말해 마법이라는 거고, 그것을 위해선 자신의 생명과 맞바꿔야한다는 소리구나.


 "...대충 이해했어. 그럼 그 '공간을 자른다'라는 인터럽트는 엄청난 수명을 필요로 한다 이건가?"


 


 쓸떼없이 주절주절 설명하는 이슈미아를 기다리지 못하고 질문해버린다.


 


"응, 보통 그정도의 인터럽트는 흡혈귀의 피가 가장 짙은 포스트제니티(Postgenity)조차 사용하면 죽음에 이를정도인걸... 공간을 자른다는 의미는 상당히 무거워. 보통 공간을 자른다. 그것은 이 공간의 건너편의 것, 즉 공간계로 통한다고 믿지만, 그건 큰 착각이지. 내가 자주 사용하는 '단절'은 공간을 자르는게 아니고 원래 이어질 수 없는 두 세계를 잇는 길을 만드는 거야. 그러니까 그와 반대적인 행동, 공간을 자르면 공간계도 아닌, 이 세계도 아닌 곳이 나오는거야. 아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지. 공간을 잘랐다는 건, 공간을 지운거나 다름없어. 완벽한 무(無). 흔히 말하는 신의 세계이지. 모든 것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그걸..."


 


 이슈미아는 검지를 입에 댄채 눈을 가늘게 뜬다. 그러길 10초나 지났으려나..


 


"아아아앙~ 몰라몰라!! 뭐, 살아있으니 됐지!"


 


 그럼 그렇지. 금세 포기하고 만화책을 집어서 거실바닥에 엎어지는 이슈미아. 만화책 겉표지를 한장넘기더니, '아!'라고 외치며 다시 고개를 든다.


 


 "그러고보니, 어제 그.. 우경이인가, 네 친구말이야..."


 


 이슈미아는 리케아와의 전투로 부상을 입고 이슈미아를 엎고 집에 돌아가던 중 만났던 우경이를 언급한다. 하지만 이 녀석 그때 기절해있던거 아니였나.


 


 "너 그때, 깨어있던거였어?"


 


 "그 전부터.. 아마 초등학교를 지나갈때쯤부터 깨어있었어. 후후. 너 보기보다 등이 넓고 편안해서 잠자코 매달려있었어."


 


 속으로 작게 한숨을 쉬고는 이슈미아의 의미불명의 미소를 외면한다.


 


 "그래, 우경이가 왜?"


 


 "그 아이, 사라질지도 몰라."


 


 이슈미아는 살짝 굳은 목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나는 덤덤히 받아드린다. 아니, 기뻐한다.


단지, 무언가를 찾았다는 기쁨. 그래, 이 기분. 희미했던 '우경'이라는 존재가 내 눈앞에서 깨끗하게 사라질때, 몰아치던 희열. 카타르시스. 그 감촉을 놓치지 않으려고 입을 연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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