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03 19:27

The Daybreak

조회 수 357 추천 수 1 댓글 0
Atachment
첨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3악장. 분열


 


+  +  +


 


 '흥'하고 돌아선 소혜는 후배의 손을 이끌고 복도의 인파속으로 사라진다.


 


 "후우. 무서웠다. 순간 큰기술이 나올줄 알았네."


 


 긴장했던걸 한꺼번에 해소하려는 듯, 길게 한숨을 쉬고 몇번이고 심호릅을 하는 기진.


 


 "너 무슨 짓을 한거냐. 소혜, 화나 있던거 같은데."


 


 "그랬나? 화나 있던거냐? 글쎄. 평소와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데. 정말로 화가 났다면, 나 이렇게 살아있지 않을텐데..."


 


 기진이는 내가 느낀 위화감을 느끼지 못한건지, '별일없었다'라는 표정으로 말한다. 천성적으로 눈치가 없는 건지, 아님 모르는 척하는건지, 마치 '5,00 4,99' 같이 초단위로 째깍대는 시간폭탄같아 보였던 소혜를 알아보지 못하는 기진. 아무래도 말해주지 않으면,


 


 분명 오늘안에 폭발시킬 것이다.


 


 일단 어떻게든 녀석이 눈치채서 원인을 파악하게 만들어야겠다. 악의인지 우연이지는 몰라도, 그 폭발에 죄없는 나까지 휘말린게 한두번이 아니니까, 사전에 제거해 두어야겠다


 


 "음, 정말 화난거면 큰일 아니겠어? 아니면 그만이지. 돌다리도 두드려보는게 좋잖아. 잘 생각해봐. 그러고보니, 전에 화장실에서 무슨일 있었냐? 아까 말하는 거보니.."


 


 '바보같은 실험, 아니 장난질 치러 온거지?'라는 소혜의 말을 떠올리며, 기진이가 잊고있던 실수를 떠올리기 쉽게 유도한다. 내 말에 무언가 떠오르는게 있는건지, 기진이는 말문을 열기 시작한다.


 


" 그래그래. 있었어. 저번에 말이야..."


 


 그 후 이어진 기진의 이야기. 쓸떼없이 '심리학, 반응, 혁명'이란 말이 나와 당황했지만, 전혀 신경쓸 필요 없는 말들이었다. 그러니까 녀석의 이야기의 요점은 '화장실에서 장난을 쳤는데, 선생한테 걸려, 같이 하교하려고 기다린 소혜가, '남자화장실 청소'라는 처벌을 기진이와 함께 받게 되었다'이었다. 할말을 잃어버렸다. 뭐라고 길게 쏘아주어야 했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도 없고, 사태가 진정될 방법만 알려주면 그만이니까.


 


 "사과해. 소혜한테. 그럼 난 간다."


 


 멀뚱하니 서있는 기진이를 버려두고, 급한 불을 끄러 화장실로 들어간다.



+  +  +


 


--------------------


View of Yeon so hae


--------------------


 


+  +  +



 "휴일에 만나기로 해놓고 연락도 안되고, 오늘은 결석까지 했어요."


 


 1학년 복도 끝. 북적대는 쉬는 시간에 유일하게 조용한 곳이다. 그곳에 미은이가 시작한 이야기는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다. 모련이가 결석했다니. 게다가 휴일부터 전화를 안받았고. 무슨일이 생긴걸까.


 


 "혹시. 언니 주말에 모련이한테 무슨 연락 못받았어요?


 


 미은이는 약속도 안지키고, 학교까지 안 나온 모련이게 못내 걱정되나보다.


 


 "그게.. 연락은 아니고.. 문자가 하나 오긴했는데..."


 


 "네? 무슨 문자요?"


 


 미은이는 안색을 바꾸며 되묻는다. 혹시 미은이라면 알 수 잇지 않을까? 나는 핸드폰을 꺼내 메세지 함을 열고 미은이에게 보여준다.


 


 "자. 이거야."


 


 문자를 본 미은이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하긴 뜬금없이 '도'라는 문자를 보고 해석해보라고 하면 누가 하겠는가. 역시, 별 다른 뜻이 있던것은 아니였던걸까.


 


 "어..!? 이거 혹시 쓰다만 거 아니예요?"


 


 그렇다면 뭐라고 쓰려고 했던거지? 모련이의 평소모습을 돌이켜보면서 해볼법한 말을 되집어본다. 하지만 떠오르는 건 몇일전 우리 교실 앞에서 마지막 대화를 나눌때의 서글픈 표정뿐. 그 얼굴은 마치..


 


 설마... 그 '도'가...


 


 "돌아와요...."


 


 모련이는 그런 말 한적도 없는데, 모련이의 표정을 생각하자마자 말로 튀어나왔다.


 


 "네?"


 


 "아, 아니야. 수업시간 다됐네. 일단 갈께. 모련이한테 연락오면, 나한테 바로 알려줘. 나도 틈나면 전화해볼테니까."


 


 되묻는 미은이의 말을 얼버무린다. 갑자기 대화를 끊어버리는 나를 미은이가 이상한 눈으로 보았지만, 이내 '네. 들어가세요'하고 대답하곤 교실로 돌아간다.


 


 교실로 돌아오는 중에 현드폰을 꺼내 다시 모련이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컬러링만 반복될뿐 역시 모련이는 받지 않는다.


 


 "하아."


 


 걱정이 한숨이 되어 흐른다. 어떻게 된걸까? 순간. 모련이와 처음 만났던 때가 머리를 스친다. 설마...? 아니야. 그런 기분나쁜 생각하지 말자. 갑자기 그때 생각은 또 왜나는건데. 별일 없을꺼야.


 


 애써 불안한 생각을 지우고 교실로 돌아간다.



+  +  +



 그날은 조금은 다른 하교길이었다. 중학교 2학년. 항상 날 귀찮게 굴던 기진이가 방과 후에 남아서 공부를 하겠다던 이상한 날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또 무슨 시답지 않은 짓을 꾸미려던 거겠지. 그리고 사인이도 갈데가 있다고 하면서 어디론가 가버렸다. 기진이는 그렇다고 쳐도 사인이는 정말 의외였다. 매일, 집, 학교, 집, 학교만 왔다갔다 했는데.. 아마 그때가 봄이엇으니까. 사인이한테 그 '일'이 일어난지 5개월정도 지난 때인 것같다.


 


 5개월만에 처음으로 사인이가 집으로 곧장 돌아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것은 당연히 내 호기심과 관심을 한번에 자극했다. 걱정도 되고..


 


 그렇게 나는 사인이의 뒤를 밟기로 했다.


 


 사인이의 갈 곳이라는 게, 시내인 듯 했다. 학교 정문으로 나갔으니까.


 헤어진지 얼마 안됐으니 지금이라도 뛰어가면 늦지 않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때도 난 꾸준히 수영도 운동도 했으니까 체력만큼은 자신있었다. 내가 있던 후문에서 정문은 꽤나 먼거리였으나, 쉬지 않고 달려서 정문에 도착했을때 다행히도 사인이의 뒷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가득한 거리를 따라 걷던 사인이는 곧 작은 골목으로 걸음을 옮겨 들어갔다.


 


 그 골목은 정문으로 등교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지름길이었다. 어둑어둑한 골목길로 내가 들어섰을 때는 사인이는 이미 없어졌다. 한참을 골목을 헤매며 사인이를 찾았지만, 그 쪽길은 그때가 처음이라 만만치 않았다.


 


 얼마정도는 골목의 이곳저곳을 방황했다. 그리고 곧 사인이를 다시 발견했다. 골목 모퉁이를 돌아서자 사인이의 뒷모습이 꽤 가까이 있었다. 나는 들킬새라 바로 반대편 모퉁이로 숨었고, 사인이는 내 발소리에 잠깐 뒤를 돌아봤다가 다시 걸어갔다.


 


 나는 한숨을 몰아쉬고, 다시 뒤를 밟으려던 차에.... 보았다.


 


 내가 몸을 숨긴 모퉁이는 막다른 골목이었다. 대문도 없는 그저 벽돌담 사이에 있는 작은 빈틈. 숨바꼭질할때 자주 애용될 것 같은 곳.그 막힉 골목 구석에 오른손목이 피투성이가 된 소녀가 있었다. 응급처치인지, 손목감겨있던 흰옷감도 축축히 젖어서 핏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자살미수에 그친채 쓰러져있던 그 소녀. 그것이 모련이와의 첫만남이었다.


 


 나는 곧장 119에 신고했고, 모련이는 곧 응급차에 실려갔다. 다음날 나는 모련이의 병문안을 갔었고, 그 곳에서 모련이의 부모님이 근래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았다. 뺑소니 사고였다. 이 후로 나는 모련이가 퇴원할때까지 병문안을 갔었고, 학교로 돌아왔을때도 항상 신경써주었다.


 


 모련이도 어느새 나를 많이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게 너무 미안했다. 사실 내가 모련이를 그렇게 돌봐준 이유는, 내가 구해줬으니까, 불쌍해서, 라는 것도 있었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라면...


 


 사인이 때문이었다.


 


 첫 병문안 날, 모련이의 부모님이 둘다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부터 모련이를 볼때마다 나는 사인이를 떠올렸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것저것 챙겨주고 돌봐줬다.


 


 모련이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는 어쩌면 그때, 사인이를 돌봐주는게 부담스럽고 두려워(이 일이 있기전에 나는 사인이에게 고백했었고, 단숨에 차였다. 또 그 '일'을 당한 뒤,사인이는 어린시절과는 완벽하게 달라져, 쉽게 다가가기 힘들었다. 한마디로 어색했었다.) 모련이를 마치, 사인이 인형처럼 여긴걸지도 몰라...


 


 "야! 점심시간이야 밥먹으러 가자!"


 


 "응? 어? 왜?"


 


 부르는 소리가 들려 생각이 끊어지고 자연스레 입이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언제 왔는지 기진이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야한생각?"


 


 "내가 넌 줄 알아!?"


 


 착 가라앉았던 마음에 갑자기 휘발유가 뿌려진다. 사람 속 뒤집어지게 만드는데 천재라니까.
 


 +  +  +


 


 Return to view...


 


 +  +  +



 4교시, 국어담당 선생은 들어오지 않고 반장이 칠판에 '자습'이라고 큰 글자로 적는다. 순간 교실에는 '앗싸','나이스'라는 들뜬 목소리로 술렁인다. 삼삼오오 모여서 잡담하는 부류, 만화책, 판타지, 무협소설을 꺼내 읽기 시작하는 부류, 숙제를 급조하는 부류, 조용히 교실을 빠져나가는 부류, Mp3 이어폰을 귀에 꼽고 흥얼거리는 부류, 간혹 손거울을 보며 여드름을 짜는 녀석, 등등. 다양하지만 평범한 자습시간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자기하고싶은데로 하는 가운데서도 크게 떠들지는 않는다. 옆교실에서 수업하는 선생이 들어닥칠지도 모르니까, 암묵적으로 적당히 하자라고 약속된거겠지.


 


 특별히 할일이 있는것도 아니고, 흠집 투성이인 책상에 엎드려 눈을 감는다. 하지만 잠들지 않는다.


 


 멍하게 있다보니, 갑작스레 밤에 꾸었던 이상한 꿈이 생각났다. 선혈 소나기가 쏟아지는 한 가운데에서 춤을 추던 잿빛 장발의 존재. 그건 대체 뭐였을까.


 


 끔찍한 꿈을 꾸는 자신이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은채, 꿈 속의 존재에 대해 고민한다.


 


 흡혈귀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정신이상자였을까? 아니야, 그런 종류가 아닌것같아. 무언가 좀더 닿을 수 없는 존재. 모든 것에 무감정하고, 모든 것이 지루한 권능자같은 분위기. 하지만 그렇다면 마지막에 왜...



 눈물따위를 흘린거지?



 초점없이 투명한 회색의 눈에서 느릿느릿 볼을 타내린 짙은 피눈물이 현실의 시각으로 본듯 뇌에서 재생된다. 한 방울, 두 방울, 세 방울.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히 부서지는 붉은 조각들을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는사이에 '갈증'을 느낀다. 그로인해 다시한번 '흡혈귀'라는 자신의 존재를 자각한다. 여전히 엎드린채 고개를 새차게 흔든다. 그러나 한번 느끼기 시작한 목마름은 쉽게 사라져 주지 않는다.


 


 조용히 자리를 뜬다. 그리고 교실뒷문을 살짝 열고 복도로 나간다.


 


 "후우."


 


 '갈증'이 내뱉어지기라도 하는 듯, 숨을 크게 내쉰다. 교실에 있을때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미쳐버리겠지. 또 다시, 필름은 잘리고, 눈을 뜨면 손톱엔 검붉은 피가 말라붙어있겠지. 물론, 몸도 마음도...


 


 순간, 복도가 붉게 점멸한다.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진 그날의 복도도, 보지는 못했지만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


 


 "젠장."


 


 달린다. 별관 2층과 연결된 통로를 지나 계단으로 1층까지 단숨에 달린다. 안쪽에서 잠긴 별관의 뒷문을 열고 줄기만 엉켜있는 등나무 아래의 벤치에 몸을 뉘인다. 12월의 공기는 제법 쌀쌀하다. 조금만 지나면 용서없이 추위가 몰아치겠지. 찬 공기를 폐속에 집어넣는다


 


+  +  +  +  +  +


 


여러모로..


가장 전개시키기 힘들었던 3장.


 


후우. 그냥 손만봐서 올리는데


아직도 분량이 좀 많이 남았군요..;;


언제 다올리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800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8.27 352 1
799 The Daybreak 1 file RainShower 2009.08.27 367 1
798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8.27 376 1
797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8.27 394 1
796 The Daybreak 1 file RainShower 2009.08.28 374 1
795 The Daybreak RainShower 2009.08.29 393 1
794 The Daybreak RainShower 2009.08.29 364 1
793 The Daybreak 1 RainShower 2009.09.01 430 1
792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9.02 395 1
791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9.02 397 1
790 The Daybreak 2 file RainShower 2009.09.03 394 1
789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9.03 407 1
788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9.03 378 1
»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9.03 357 1
786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9.03 368 1
785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9.03 386 1
784 The Daybreak 1 file RainShower 2009.09.06 379 1
783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9.06 398 1
782 The Daybreak file RainShower 2009.09.10 421 1
781 The Daybreak 1 file RainShower 2009.09.10 468 1
Board Pagination Prev 1 ...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184 185 ... 220 Next
/ 220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용약관] | [제휴문의] | [후원창구] | [인디사이드연혁]

Copyright © 1999 - 2016 INdiSide.com/(주)씨엘쓰리디 All Rights Reserved.
인디사이드 운영자 : 천무(이지선) | kernys(김원배) | 사신지(김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