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8 19:21

The Day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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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악장. 사냥


 


+  +  +


 


 그녀는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위한 배려인지 뒤로 물러선다.


 


 "그래? 역시 그럼 니가 잘못짚은 거겠지."


 


 "흥! 난 실수같은 거 안해. 이건 직감같은게 아니라, 촉감이라고. 그때 너에게서 전해지던 증오는 말이지. 착각할래야 착각할 수 없는거라고..!"


 


 신발을 벗고 방으로 올라섰다. 이슈미아는 내 말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약간 흥분하며 받아친다.


 


 "근데, 나는 무언가 이상하다?"


 


 별말없이 지나가려니 왠지 억울해서 맞받아쳤다. 쓸떼없는 의심을 받은데 대한 보복이라고나 할까.


 


 "...그게.. 그게.."


 


 더 이상 받아칠 말이 없는 모양인지 우물쭈물하는 이슈미아.


 


 "짐작가는데가 없는 건 아닌데.... 으아아앙! 어쨌든! 그 문제는 일단 나중에!! 그보다 또 습격당했어?"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 몰리자 괴성과 함께 화제를 다른쪽으로 그녀.


 


 "응."


 


 "그 검은코트인지 갈색 트렌지코트인지 입고 있었다는 여자?"


 


 이슈미아는 다시금 캐묻는다.


 


 "어, 그런데 그 여자, 사람이 아니야."


 


 내 손톱으로 전해지던 차가운 금속의 표면. 그 이질적인 그녀의 척추부분을 떠올리며 그녀를 '사람'이라는 범주에서 제외시켜버린다.


 


 "그렇겠지. 당연하잖아? 널 노리는게 보통 인간일리가 없잖아? 그래서, 뭔가 알아낸 것 같은데.. 뭐야?"


 


 "이상한 말 같지만, 기계였어. 그 여자."


 


 '기계'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순간 이슈미아의 얼굴이 굳어진다. 무언가 떠올린 모양이다.


 


 "설마...  이거 정말 골치 아프겠는걸..."


 


 "왜?"


 


 "베나리 로보리스(Venari Roboris)야. 그것도 카르니페스(Carnifex) 급의..."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요전번에 있었던 설명처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흘러나와 내 귀를 어지럽힌다. 혼자 고민에 빠진채 아무말도 하지 않는 이슈미아. 덩달아 나도 아무말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는다.


 


 초침소리가 몇십번쯤 울렸을 법한 시간이 지나자, 갑자기 이슈미아가 갑자기 고개를 든다.


 


 "저기! 너 너무 무관심한거 아니야? 지금 니가 무슨 상황에 처해있는지나 알아? 뭐라고 말이라도 해봐!"


 


 뜬금없이 가만히 있는 나에게 화를 내는 이슈미아. 적지않게 당황했으나, 이내 나는 이슈미아의 말을 받아친다.


 


 "그러니까. 내가 무슨 상황에 처해있는지 설명을 해봐.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 알다시피."


 


 "아...아.... 미안미안. 내가 그만.. 흥분해버렸네. 그렇잖아? 기껏 걱정해주고 있는데 본인은 아무렇지 않게 있다니.. 열받잖아?"


 


 나는 그 말에 고개만 살짝 끄덕인다. 이슈미아와 나는 타인이라고 해도, 아니 타인이나 마찬가지인 관계이다. 그런 나를 위해서..


 


 잠깐, 뭐때문에 이슈미아가 나를 걱정한다는 거야. 말그대로 타인인데.


 


 어딘가 이상한 지금의 상황에 잠깐동안 의문을 품는다.


 


 "그래, 설명해줄께. 베나리 로보리스(Venari Roboris). 흡혈귀를 사냥하는 존재들이야. 이들은 대부분, 솔라리스나 루나리스에게 연인, 가족들을 잃은 사람, 즉 흡혈귀에 대한 무작위한 복수심을 가진 존재야. 그들은 흡혈귀의 심장을 적출에 자신에게 이식해서 스스로 반(半)흡혈귀가 되어, 흡혈귀를 사냥해. 보통 인간으로는 흡혈귀를 죽이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니까. 아니, 불가능이라도 해도 될껄. 여튼 복수를 위해서 스스로 자기 흡혈귀가 된 모순된 자들이야."


 


 이슈미아는 베나리 로보리스라는 존재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인지 말하는 동안에 얼굴을 풀지 않는다.


 


 "베나리 로보리스는 흡혈귀를 사냥한 개체수나, 그 강함에 따라 5개의 계층으로 나뉘는데, 레프라고르(Refragor)


호미사이드(Homicide), 티레나사이드(Tyrannicide), 카르니페스(Carnifex), 데이사이드(Deicide)로 나뉘지. 데이사이드(Deicide)는 한명도 없어. 왜냐면 데이사이드라는 계층은 흡혈귀의 근원이 되는 존재를 죽일정도로 강한 베나리만이 얻을 수 있거든. 그러니까 전설같은 거지. 실제로 데이사이드(Deicide)는 신을 죽인 존재라는 뜻이기도 하고. 한마디로 그냥 빈자리. 아니, 처음부터 비어있을꺼라고 생각하고 만든 허상같은 거야."


 


 유난히 울리는 가슴을 울리는 그말. 처음부터 '비움'을 위해서 만들었다는 자리. 왠지 모르는 동질감이 자라난다. 나도 다를게 없다. 나무가 되려던 나. 하지만 나는 수없이 발버둥치고, 몸부림쳤지만 결국 나무가 될 수 없었다. 그리고 절대 될 수 없을 것이다. 원래부터...


 


 


 나무가 된 사람은 비워두기 위한 자리였을테니까.


 


 


 "...무슨 생각하는거야? 내 말은 듣고 있어?"


 


 도끼눈을 뜨고 잠시 딴길로 빠진 나를 노려보는 이슈미아.


 


 "응, 듣고 있어. 계속해"


 


 그녀는 내 대답에 미간을 한번 찌푸리더니 다시 말을 이어간다.


 


 "우리 흡혈귀들조차 근원이 뭔지 모르는 마당에 데이사이드라는 존재는 없는거나 마찬가지. 그 아래가 바로 카르니페스(Carnifex). 실질적으로 이들이 베나리 중에 가장 위험하고 강한 존재들이야. 카르니페스 계층에 있는 베나리는 12명. 그리고 너를 죽이려던 그녀는 카르니페스4 '언홀리(Unholy)'라는 베나리야. 너도 알고있듯이, 그녀는 반인반귀가 아닌 반기계화된 인간이야. 다른 베나리들은 '새벽의 지배자'를 그들과 같은 베나리라고 생각하고 있어 솔라리스와 루나리스를 학살하는 '새벽의 지배자', 흡혈귀를 사냥하는 베나리랑 굳이 적대시 할 필요가 없잖아? 하지만 유독 그녀만이 오랫동안 '새벽의 지배자'를 '흡혈귀'로 취급하고 제거하려고 해. 이유는 모르겠어. 어쨌든 그녀도 너의 '증오'를 느끼고 나처럼 널 새벽의 지배자라고 생각했었겠지. 하지만 이제 그녀도 눈치채고 있겠지. 니가 이상하다는걸."


 


 긴 이야기가 끝나고 이슈미아는 한숨을 쉰다. 결국, 나를 죽이려드는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는 이야기이다.


 


 "에휴. 어쩔 수 없지. 계획을 바꿔야지. 원래는 몇일 더 상황을 보고 니가 '새벽의 지배자'가 아니라는 걸 확신하고 가려고했는데. 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고 그냥 못지나치는 착한 소녀라서.. 도와줄께. 너를 노리는 자들이 오해라는걸 알고 물러갈때까지는."


 


 이상하다. 왜 도우려는걸까? 단순히 착해서? 왜 아무런 관계도 없는 타인을 이토록 챙겨주는걸까? 아량이 넓어서? 하긴, 쓸떼없는 걱정이다. 누군가 나를 돕던지, 돕지 않던지 왜 굳이 신경쓰지? 어차피 타인이니까, 난 상관없어.


 


 "자자, 한참 떠들어댔더니, 배고프네. 마침 준비도 되어있으니까. 얼른 들어와."


 


 그녀의 이끌림을 따라 거실로 들어서자, 낯선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이게 뭐야!?"


 


 눈앞의 광경이 매우 생소해서, 평소에는 절대로 내지 않을 바보같은 말을 뱉어버렸다. 언제나 깨끗한 식탁이었다. 밥을 먹을때조차 그릇을 2개 이상 올려놓은적이 없는 실적부진의 식탁이 오늘은 이상할정도로 넘쳐 흐르고 있었다. 아, 그러고보니 처음부터 집에서 밥을 먹은적이 거의 없구나.


 


 "오랜만에 기합 좀 넣고 했더니이~ 그만~ 아 .걱정마 남기진 않을테니까."


 


 그녀는 내 뒤를 종종걸음으로 쫓아와 푸짐한 식탁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런걸 물어본게 아닌데.."


 


 "아하!! 에이~ 날 뭘로 보는거야!? 물론 니 몫도 있어! 애초에 이 많은걸 혼자먹겠어?"


 


 ......둘이 먹어도 무리일것같은데 이건?


 


 세상에 4인용식탁에 가장자리까지 빽빽히 그릇을 놓아두다니. 이 녀석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자자~. 어서 앉아! 나 배고프단 말이야. 그리고.. 슬슬 준비도 해둬야 될 것같고..."


 


 다짜고짜 내 옷자락을 부여잡고 의자앞에 끌어당기고 양어깨를 양손으로 거세누르는 이슈미아. 그리고는 자기도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식탁에 정갈하게 놓여진 나이프와 포크를 집는다. 평소에 하는 행동과는 전혀 다르게 얌전, 아니 기품마져 느껴지는 저 행동은 마치 중세의 귀족을 연상케한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에 속아넘어갈 내가 아니다.


 


 "너, 포크와 나이프.. 아니, 이 음식을 담고 먹기에도 부담스러운 이 호화스런 그릇은 다 어디서 난거야..?"


 


 숟가락 2개, 젓가락 2쌍, 접시 5개가 전부였던 내 식기는 주인에게 관심받기위해 새단장을 하고 새친구를 영입했을리가 없는것이다.


 


 "샀어."


 


 라고 간단히 대답해버린다. 남의 집 살림을 마음대로 하고도 의식하지 못하는 저 태도. 뭐, 내 돈이 들어간것도 아니고, 내가 피해볼건 없지만서도 찝찝한건 사실이다. 게다가 뭐라고 하기엔 내 살림상태는 도리어 미안해질정도로 민망했었으니까.


 


 "....너, 돈은 어디서 나서 그런걸 산거냐?"


 


 "당연히 방안 구석구석을 뒤져봤지. 이야~ 고생했다구~ 설마 양말서랍 밑에 테이프로 붙여놨으리라고는!!"


 


 방근전 했던 말 취소. 이 녀석, 남의 집에 붙어사는 주제에 날강도처럼 집안을 뒤적거렸구나! 얼마되지도 않는 비상금인데, 그걸 어찌되도 좋을 곳에 다 써버린거냐. 머리가 지끈지끈 아려온다.


 


 "자아, 먹자구 먹어~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분명 새벽녘쯤에는 나타나겠지..."


 


 이슈미아는 내 일그러진 표정에 일말의 양심도 느끼지 못하는 듯, 아니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태연스레 식사를 시작한다.


 


 "뭐가 나타난다는거야?"


 


 나는 하는 수 없이 나이프와 포크를 들면서 되묻는다.


 


 "리사 이폴리타."


 


+  +  +  +  +  +


 


급전개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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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09.08.28 19:21
    덕분에 잘 보고 있습니다. 아마 예전에는 이 이후부터 봤던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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