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7 18:42

The Daybreak

조회 수 367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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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악장. 사냥


 


+  +  +


 


 "너... 죽지 않았어?"


 


 그날 이곳에서 나는 그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그 증거로 그녀를 마주한 지금 그녀의 가슴을 꿰뚫었던 다섯손가락이 전율한다. 기억과 촉감에 반하는 시각과 현실에 순수하게 의문을 품는다.


 


 "이래뵈도 흡혈귀니까. 쉽게 죽을 수야 없는 노릇이잖아. 흐음. 그렇지만 너.에.게. 입은 상처는 꽤 치명적이었지. 회복하는데 고생좀 했으니까."


 


 이슈미아는 가슴언저리에 손을 올리며 나를 노려본다. 지금이라도 당장 나를 공격해도 이상할 것 없는 강한 적의.


 


 "나..죽일꺼지?"


 


 순수하게 의문이 들어 묻는다. 아니, 그보다 기대하고 있다. 그녀라면 정말 나를 죽여 줄지도 몰라. 이 세상사람들은 모두들 쓸떼없는 법과 규칙에 묶여서, 사람을 직접 죽인다는 일은 엄두도 못내니까. 그녀가 사람인지 괴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존재임이 틀림없다. 그러니까..


 


 


죽일수 있다면 죽여주길 바래.


 


 


 "아니, 모르겠어. 지금의 넌 확실히 뭐라고 말할수 없는 애매한 상태라서 말이지. 애초에 '새벽의 지배자'가 아닐지도 모르고. 그냥 죽이는 건 너무 잔인하잖아? 그렇다고 넘어가자니... 나한테는 꽤 중요한 약속이 걸려있거든."
 
 불확실. 굳은 표정으로 지금의 나를 그렇게 평한다. 아니,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이들도 그렇게 나를 인식한다. 그래서 죽일 수 없다. 검은색도 하얀색도 아닌 존재는 죽음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차라리 날 죽여버리고 다른 곳에서 그 '새벽의 지배자'인지 하는걸 찾는게 더 낳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안해본걸까. 하긴, 나완 상관없으니까. 어떤식으로 일을 해결하던지 그건 그녀의 몫일뿐.


 


 "너의 중요한 일이 뭔지는 모르지만, 난 상관없으니까.. 그래서 지금부터 어쩔건데?"


 


 "상관이 없다고? 너 아직도 상황파악이 덜 된것 같네. 이제부터 내가하는 말 잘들어. "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말을 이어간다.


 


 "그래, 이 세계와 지금 상황을 이해하려면 처음부터 설명하는게 좋겠네. 그러니까 시작은 정확하게 시기를 알 수 없는 아주 오랜 옛날. 솔라리스(Solaris)와 루나리스(Lunaris)라는 흡혈종이 탄생했지. 태양아래서 밖에 생활할수 없는 종과 달아래서 밖에 생활할수 없는 종을 반으로 나눈거지. 일반적으로 세상에 통용되는 흡혈귀의 이미지는 루나리스(Lunaris)쪽이 강해. 그건 악(惡)을 밤으로 연관짓는 사람들의 인식구조가 팽배하기 때문이지. 하지만 만약에 정말 진짜 악(惡)이 있다면 그건 솔라리스(Solaris)쪽이 더 가까워. 그들은 평범한 인간사회에 스며들어 정체를 감춘채 세계를 조정하고 있거든. 아, 이야기가 엉뚱한대로 가려고 하네."


 


 헛기침을 몇번하고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는 이슈미아.


 


 "흡혈종의 기원은 아직도 알 수 없어. 어떤 자는 인간의 진화형이라고도 하고, 어떤 자들은 인간의 퇴화형. 그리고 기형설, 연금술, 혹은 백혈병의 극화, 등등 수많가지 추측만이 난무할 뿐. 하여튼 흡혈종은 이 세상이 시작할때부터 있었다고 하지. 그 시작과 동시에 흡혈종을 먹이로 삼는다는 존재가 있었어. 그게 바로 '새벽의 지배자'야. 솔라리스는 태양을 뜻하고, 루나리스가 달을 뜻하는 말로, 그 둘과 같이 있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새벽의 지배자'라는 이름이 붙어지게 되었지. 그는 지금까지도 이 세계를 떠돌면서 닥치는데로 흡혈종를 사냥하고 있어.  흡혈종을 노리는 건지는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확실한건 모종의 이유로 흡혈귀를 증오하고 있다는거야. 솔라리스(Solaris)든 루나리스(Lunaris)든 구별없이."


 


 이슈미아의 복잡하고도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가 길어진다 싶더니 갑자기 멈춘다. 그리고는 나를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훑어보는 그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지쳐보이니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길어질 것 같으니까."


 


 


 +  +  +


 


 


 거실 한가운데 앉은 이슈미아와 나. 이슈미아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문제는 흡혈종이 세대를 이어가는 것보다, '새벽의 지배자'의 폭식이 더 빨랐다는 거지. 지금에서야는 솔라리스(Solaris), 루나리스(Lunaris) 전부다해도 1만정도..? 그래서 다소 희생이 발생하더라도 그 괴물을 어떻게든 처리하려고 했고, 결국 세계의 법칙을 크게 손상시키는 인터럽트(Interrupt)를 맺어 '새벽의 지배자'를 세계의 이면인 '공간계(空間界)'에 봉인시키게 되지. 그 대가로 흡혈종의 40%가 죽었어. 그게 약 4년전의 일이지...."


 


 솔라리스? 루나리스? 인터럽트? 공간계?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하지만 받아드리기는 어렵지 않다. 말그대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흡혈귀라는게 정말 있고 엄청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겠지. 나는 그저 내가 알고 있는 세상에 '흡혈귀'라는 것을 하나 옆에다 붙여놓는걸로 모든걸 납득한다. 아니, 그냥 넘어간다.


 


 "그런데 1개월전에 공간계에 갇혀있던 '새벽의 지배자'가 사라진거야. 찾는거야 보통인간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악의(惡意)덩어리, 즉 '증오'만 감지해서 그곳이 있는 장소에 가기만 하면 되지. 문제는 대치해서 과연 그를 이길 수 있느냐지. 그런데 그 '증오'가 너에게서 발생되고 있던거야. 그래서 널 쭉 감시하고 있었지. 한달동안 아무리 지켜봐도 별다른 반응이 없길래, 직접 모습을 들어내기로 결정했지. '새벽의 지배자'는 흡혈귀만 보면 눈을 뒤집거든. 그런데 막상 넌 좀 달랐어. 너에겐 '새벽의 지배자'는 보이지 않고, '증오'만이 있었을 뿐이야. 난 내가 무언가 잘못 알았나 싶어서 기절한 널 너희집에 데려다 주었지."


 


 새벽의 지배자인줄 알았는데 아니였다.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지. 그래, 난 그런 대단한 존재가 아닐꺼야. 바람 한점에 휘날려버릴 모래같은 나인걸.


 


 "다음날 넌 다시 학교에 나왔고, 리사 이폴리타가 저지른 참극 속에서 또 다시 '증오'에 미쳐버렸지.'새벽의 지배자' 그 자체였어. 이상하잖아?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너에게 작은 인터럽트를 맺어 너의 '증오'를 가라앉혔어. 그러니까 금방 정상으로 돌아오는거야..."


 


 마치 자신이 겪은 일이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듯이 말하는 이슈미아. 이미 처음의 목적은 잊어버린지 오래인것 같다.


 


 "새벽의 지배자가 아닐거라는 생각이 더 커지면서, 나는 너를 기절시키고 네 집에 데려갔지. 혹시 안정을 취하고나면 정상적인 상태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데 너는 일어나자마자 '증오'에 미쳐서 나를 찔렀어.. 그런데 지금.. 너에게선... 이제  더 이상...


 


 


'증오'조차 느낄 수 없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봐. 나란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너의 상태로봐선 넌 또 다시 깨어날테니까. 게다가 리사 이폴리타도, 리케아 렘 베른도 너를 감시하고 있고, '새벽의 지배자'일 가능성도 있지. 그게 아니라면, 그냥 솔라리스(Solaris)일지도." 


 


 "내가 흡혈귀...?"


 


 이슈미아의 말에 조금은 놀랐지만,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았다. 학교가 피로 물든 날, 엘리베이터의 붉은 버튼, 길바닥에 빈혈로 쓰러진 것, 갈증을 느끼고 도망치듯 달려가던 것, 모두다 내가 흡혈귀라는 걸 탄탄히 뒷받침해 줄만한 것들뿐.


 


 "뭐, 단순히 가능성이 있는 것뿐이야, 어느 쪽으로도 단정 지을순 없지. 지금의 너는."


 


 이슈미아에게 나온 나에대한 말들은 전부다 나의 '불확실'만을 더 뚜렷하게 만들뿐이다.


 


 "속편히 니가 뭐가됐든 지금 죽여버리는 방법도 있지만.. 나, 이래뵈도 무고한 사람은 절대 죽이지 않는 품위있는 루나리스(Lunaris)니까. 자 어때? 이제 좀 니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있는지 알겠어? OK?"


 


 긴 설명의 끝자락의 'OK?'를 이상한 발성법으로 표현하는 이슈미아. 그런 사소한것은 내 귀에 잘들리지도 않는다. 복잡한것은 하나도 모르겠고, 단지 하나정도는 알것같다.


 


 


 내가 이 녀석들에게 해가 되는 존재라는걸.



 
 "OK~?"


 


 잠시 사고정지. 저기 마지막의 'OK' 설마 상대방에게 대답을 원하는 그런류의 말이었어?


 


 "OK~!?"


 


 게슴츠레 뜬 눈초리로 나에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이슈미아.


 


 "O,Ok......"


 


 결국 기도의 눌려 그녀가 원하는데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만스럽다는 듯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또 다시 그녀의 입이 움직인다. 근데 움직임이 무언가 이상하다.


 


 "O~ke~y~?"


 


 발음의 문제였구나! 라고 기진이의 말투가 튀어 나올뻔했다. 그녀가 타인을 자기페이스로 끌고 들어가는 블랙홀타입이라는걸 어렴풋이 알수 있었다. 기진이같이.


 


 "O~ke~y~..."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설명을 마친 이슈미아는 한숨을 푹 쉰다. 긴 연설에 목이 마른 모양인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온다. 그런데 난 우유같은거 산적없는데. 유리컵에 잔뜩 부어서 한입에 벌컥 삼키더니 '캬'하고 아저씨같은 효과음을 낸다.


 


 "자, 이제 내 얘기는 끝났으니까. 이제 니가 말해줄 차례야. 무슨일이 있던거지.. 또?"


 


 이슈미아는 내 몰골을 보고는 묻는다.


 


 "날 죽이려고 했어."


 


 그 이상은 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나 날 죽이겠다고 말한 여성. 그저 날 죽이려고 했다는것 밖에 알 수 없다.


 


 "누가? 리사? 아니면 리케아?"


 


 "아니, 다른 사람이었어. 검은 코트를 입은 여자.."


 


 이슈미아는 내 말을 듣고 한번 생각하는 척하더니 다시 고개를 치켜든다.


 


 "그것말고는?"


 


 되묻는 말에 나는 그저 고개만 저을뿐이다.


 


 "하긴. 알리가 없지..."


 


 빈 컵을 들고 주방으로 가는 이슈미아. 물로 컵을 한두번 씻고는 찬장에 거꾸로 뒤집어 놓는다. 그 순간 갑자기 그녀가 고개를 내쪽으로 휙 돌린다.


 


 "아, 참! 너 도대체 어떻게 된 애야!? 사람이야 흡혈귀야!? 응? 아, 일단 흡혈귀일 가능성도 있으니까..."


 


 갑작스럽게 성을 내는 이슈미아. 너무도 뜻밖의 행동이라 평소에 잘 놀라지 않는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자신의 말에 뭔가 모순이 있다는걸 발견한건지 잠깐 주춤한다.


 


 


 "아니! 어쨌든! 이 커다란 베다란 창문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아파트가 햋빛을 가로채고 있잖아! 거실 분위기가 사이비 종교집단의 집회장 같잖아! 덕분에 나야 이렇게 멀쩡히 있었지만. .또 한가지! 요즘 흡혈귀도 말이지 이런 곳에서는 안 살거든? 이 여백의 미가 물씬 풍겨오는 곳에서는!!!"


 


 곧 홍수처럼 몰아치는 이슈미아의 불평들.


 


 무단거주침입한 주제에 불평불만은 산더미같이 쌓아둔 모양이었다. 햇빛이 안들어오는 거야 시공사의 탓이고, 집안이 텅빈건 나혼자 사는 탓인걸. 그러고보니 이렇게 떠들석한 분위기의 집은 어느 옛날의 마지막 이야기였더라.


 


 "이만하면 먹고 자고하는데 문제 없으니까, 상관없어."
 
 왠지 모르게 기분이 들떠있다. 오랜만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이집에 와서? 아니면 단지 변덕일까. 나는 그런 마음을 감춘채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흥. 상관있어. 앞으론 내가 살아야할 곳이니까!"


 


 사고정지. 방금 이슈미아가 뭐라고 말한걸까. 혹시 고막에 문제가 생긴걸까.


 


 "에? 뭐야!? 지금 그 표정~~? 노골적으로 싫다는 그 표정!! 흥. 그래도 할 수 없어. 앞으로 '새벽의 지배자'를 찾을때까지는 이곳에 너의 친척누나인 '현수인'으로써 머물며 널 감시할테니까! 어차피 난 갈곳도 없는 신세고, 이 집에 빈방도 있으니까. 설마.... 나를 죽을정도로 찔러놓고는 이정도도 못 해주겠다고 하는건 아니겠지? 현. 사. 인."


 


 뭐라고 말을 꺼내서 거절하고 싶었지만, 이슈미아의 고집스런 눈빛을 보아선 쉽게 포기할 모양이 아니다. '너도 날 죽이려 했잖아!?"라고 반박했지만, 이슈미아는 미수에 그쳤다는 사실에 그만두었다. 나는 아예 찔러버렸는걸. 이래저래 그녀를 막을 수 없는 나는 반항을 포기했다. 어차피, 나말고는 아무도 없는 집. 누가와서 살던 변하는건 없으니까.


 


 "알았어. 나야 상관없어."


 


 나는 순순히 이 집에 사는걸 허락했다.


 


+  +  +  +  +  +


아하하; 밑에 13화..


제 친구 아이디가 로그인 되있는 줄 모르고..


 


올리고 나서 한참뒤에 아차했습니다.


오해없으시길;;;

?
  • profile
    윤주[尹主] 2009.08.27 18:42
    아아, 아이디가 달랐던 건 그런 이유가;;
    암튼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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