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6 08:07

The Daybreak

조회 수 410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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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악장.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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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평소와 다른 하늘 아래, 다른 시간에 하교한다. 보통 달밤에 뜬 12시쯤에나 집에 돌아가는데, 오늘은 즐거운 토요일. 물론 자청해서 공부할 사람은 학교에 남을 수도 있다.


 


 기진이와의 약속대로 사인이네 집에 가기로 한 날이다. 다른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교문 밖을 나서는 사람은 기진이와 나뿐.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건 내옆에서 '외계인 스탭'이라는 괴상한 걸음걸이를 구사하는 기진이 녀석때문이었다. '외계인 스탭'의 핵심을 열심히 설명하는 기진이는 말을 하면서도 흐느적거리는 걸음걸이를 멈추지 않는다. 우리가 왜 이렇게 늦게 학교를 나오게 된 황당한 이유를 생각하면 어이가 없어서인지 화조차 나지 않는다.


 


 "나참. 도대체 뇌의 구조가 어떻게 생긴거야? 이 4차원!"


 


 "왜~ 이건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라고. 넌 너무 틀에 박혀있어."


 


 너처럼 될꺼라면 차라리 틀에 박혀있을란다. 기진이는 어울리지도 않는 훈계자세를 한채 장난기 가득담긴 목소리로 나를 나무란다.


 


 "저기. 내가 생각하기엔 이건 고정관념이라든지 틀이라는걸 따지기전의 문제라고 생각해. 이건 말이지 상식이라고. 세상에 누가 화장실에서 그런 말도 안돼는 짓을..."


 


 "그봐. 도대체 어느 누구가 화장실이 볼일만 보는 곳이라고 정해 놓은거야?"


 


 "아무리 그래도 무방비 상태로 볼일을 보고 있는 타인의 뒤에서 '야!!'라고 외치고 도망치면서 즐거워하는 곳은 아니라고 봐. 완전 개념상실이지. 그나마 남자화장실이라서 망정이었지."


 


 기진이는 여전히 실실대는 얼굴로 죄를 뉘우치기는 커녕 자랑스럽게 걸어간다. 녀석의 이런 말도 안되는 짓거리는 이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일은'장님 코끼리 만지듯 하다.'라는 속담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훗. 난 앞으로 심리학의 무궁한 발전을 실현시킬 사람! 그 위대하고도 장대한 꿈의 초석을 위해 인간의 원초적인 심리반응을 연구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아무런 무방비상태의 사람에게 갑작스런 충격을 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것이 바로 실험의 동기였지. 바로 그 좋은 장소가 '화장실'이라는 것이지. 여자화장실은 칸막이라서 충격을 주더라도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눈으로 확일 할수 없기에 실험 대상은 남자화장실에서 '작은 것'을 보는 사람들로 정했지. 그리고는 그 결과 90%의 사람들이 소스라치게 놀라서 지퍼를 올리고 방어자세를 취했어. 이런 결과로 난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타인과의 사이가 매우 나빠서 언제 뒤통수


를 맞을지 모를 관계를 유지하며 살고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어때? 놀랍지?"


 


 어느 부분에서 태클을 걸어야 하는건지 엄두도 않나는 기진이의 괴변, 아니 헛소리. 심리학의 심자도 모르는 주제에 무궁이니 실현이니. 게다가 어째서 그 좋은 장소가 '화장실'인데? 그리고 '여자화장실'도 실험대상후보로 생각했었다니!  게다가 뒤에서 놀래키면 그런 반응을 안보일래야 안보일수가 없잖아! 그것 외에 다른 반응을 기대하고 있는 자신은 한치도 의심해본적이 없는거냐!? 또 고작 이 작은 도시의 학교의 화장실 사용인구를 가지고 현


대사회를 일반화시킬수 있는거냐!?!? 응!? 그리고 뒤통수를 맞을 녀석은 너지!


 


 애초에 왜 이런 짓을 생각해 낸거야!?


 


 노트에까지 계획부터 줄줄이 풀어서 10페이지 이상을 채우다니, 결과도 5페이지로 정리해두고. 난 정말 공부하는 줄만 알았더니 그런 쓸떼없는 짓이나하고... 차라리 그걸로 숙제를 하면 정말로 '7일동안 전교등수 100등으로 오르고도 남았겠다! 이 멍청아!


 


 속으로는 온갖 트집을 잡는다. 하나하나 꼬치꼬치 따지면서 말로하려 했는데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건성으로 들을게 뻔하니 입만 아플뿐이고. 뭐, 초등학생도 안할 장난을 과대포장시키는 기진이의 능력은 가히 칭찬해줄만했다.



 "놀라워! 대단해!!"


 


정말이지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감탄과 경의로 솔직하게 말했다.


 


 "그렇지? 그렇지?"


 


기진이는 아무런 의심없이 자신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놀람반 기쁨반이 되어 즐거워한다.


 


 "정말이지 너의 우주 에너지는 끝이 없는 것 같아~"


 


 "어이쿠. 감사의 말씀. 천만에~"


 


 그렇게 기진이와 쓸데없는 만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버스 정류장에 다달았다. 하지만 좀처럼 버스는 오지 않는다. 학교가 위치적으로 도시의 외곽에 있어 이곳으로 오는 번호를 가진 버스는 별로 없다. 학교에서도 이런 열약한 교통편 문제로 버스회사와 상의해서 등,하교 시간 이 구간의 버스구간을 늘리느라고 돈을 썼었다. 그러니까 결국 하교시간보다 한참 늦게 나온 우리가 이렇게 기다리는게 당연하다는 소리다. 돈도 많지않아 택시를 잡을 수도 없었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꽤나 뒤늦은 성냄이었다. 잠시 기진이의 장난에 혼이 빠져있어 본론을 망각했다. 물론 그 장난이 원천이 되어 지금 이 사태가 발생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어째서?"


 


기진이의 표정은 한마디로 물음표였다. 그게 나를 두배 아니 수백배 분노하게 만들었다.


 


 "니가 그 멍청한 장난을 개념없이 학주한테 하는 바람에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된거 아니냐고!? 그덕에 하교시간도 늦어졌고 아무런 죄도 없는 나까지 했잖아!?"


 


 그렇다. 나같이 연약한 미소...아니 평범한 소녀가 외계인과 친구..아니 아는사이란 죄로 냄새나는 남자화장실을 청소해야하는 거냐고! 생각같아서는 화장실 타일을 닦고 있던 대걸레로 기진이를 두들겨 줄까라는 생각까지 했었지만 꾹 참았다. 1초라도 빨리 이 찝찝한곳을 나가고 싶었던 마음이 인내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소혜야~ 옛말에 백지장도 맞들면..."


 


 퍽!


 


 말이라도 못하면 밉지나 않지! 소녀에게 그런 평생 지워지지 않을 치욕을 선사하고도 나불대는 입은...


 


 "앗! 버스다!!"


 


 기진이의 목소리와 멀리서 들리는 엔진음에 치솟던 분노가 정지했다. 뭐, 분풀이는 나중에 해도 될테니까. 지금은 기다리던 버스가 왔다는게 가장 중요했다. 일단은 두고보겠어. 김기진.


 


 버스에 몸을 싣자마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도로를 미끄러져갔다.


 


 


+  +  +


 


Return to View..


 


+  +  +


 


 


+  +  +  +  +  +


 


다시 올리면서..


평범하게 썼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드네요.


시점을 바꾸면서 쓰니..


이야기를 2개로 같이 진행하니..


 


이런 수상한짓(?) 하지말껄..


후우.


 

?
  • profile
    윤주[尹主] 2009.08.26 08:07
    평범하게 단일 시점으로 했다면 나름 장점이 있었을 테지만, 엿보는 독자 입장에서 덜 갑갑하긴 할 듯합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재미있으면 좋죠, 뭐.
    빠르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시점이 전환되고. 만화 보는 듯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싸우는 장면 묘사는 부럽기만 하네요.
    추천 올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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