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9 16:24

변화하는 나 그리고 세상

조회 수 420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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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려고 여관으로 돌아왔지만 에이브가 없다. 건물 뒤쪽에 갔더니 마차도 안 보인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니 배가 고파와 빵을 하나 꺼냈다.


“너 가족은? 여기서 태어난 거야?”


고아라고 생각해서 안 물었지만 분명 키워준 사람이 있을 것이다.


“네.”


잠시 멈췄다가 말을 잇는다.


“부모님은 어렸을 때 동방으로 가셨고 지금은 친척분하고 함께 살고 있어요.”


고아가 아니라는 말에 약간은 안심이다. 왠지 고아원에서 힘들게 자란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구나.”


빵을 먹다보니 해가 완전히 떠올라 주위가 밝아졌다. 자신을 로자라고 부르라는 에이브의 모습이 뚜렷해진다. 나와 같은 동방인 이지만 여기서 태어나고 거의 집안에서만 있었는지 웬만한 아이보다 피부가 밝다. 드레스라도 입히면 공주님이 처음으로 세상에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며칠만 있으면 다 타겠지만.”


그림자 같은 건 없는 마차위에서 하루 종일 있으면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더라도 어느 정도는 피부가 타버린다.


“네?”


혼자 말을 들었나 보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손을 흔들며 빵을 얼른 먹어버리고 그대로 엎드려버렸다. 에이브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알아서 깨워 줄 거라 생각하고 눈을 감아버렸다.


 


주위가 약간 웅성거린다. 잠든 사이 사람들이 모여들었나 보다. 고개를 들어보니 로자가 아직 가만히 앉아 있다. 종이에 담긴 빵을 보니 잠든 사이에 하나 먹었나 보다.


“에이브는?”


고개를 흔든다. 아직 안 왔나 보다. 밖으로 나가 보니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도중에는 우리처럼 다음 마을로 갈려는 행상인들도 보인다.


“뭐야?”


태양을 쳐다보니 이미 아침때가 지나있다. 일찍 일어난 보람이 없어졌다. 여관으로 다시 돌아가 로자에게 정말로 에이브가 안 왔냐고 다시 물어봤더니 꼼작도 못한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여관 뒤로 가봤지만 아까 봤던 데로 우리가 타고 왔던 마차는 보이지 않는다.


“설마.”


에이브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 로자에게 돌아가려다가 일단 다른 마차들을 확인해 우리가 가져온 물건이 있는지 확인해 봤다.


“저기 어떻게 된 거죠?”


로자가 뒤따라 왔다. 말을 무시하고 다른 마차들의 짐을 확인했지만 다 행상인들의 것 일뿐. 비슷해 보이는 것조차 없다.


“혹시 마구간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냐.”


이른 아침에 혼자 보낸 게 문제였다. 분명 에이브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것이다.


“저기 마을 입구 쪽에.”


로자가 마을에서 나갈려는 마을입구 쪽으로 손을 가리킨다. 바로 뛰어나갔다. 가면서 어쩌면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약간 하기는 했지만 만나는 장소를 따로 말하지 않았는데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기인가?”


건물 앞에 꾀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말과 마차들도 있고 서로 모여 무엇인가를 예기를 하고 있다. 바로 마차들을 확인해 봤지만 상당수가 동방에서 들고 온 무역품이다. 나머지는 반대로 동방으로 가져가는 것일 테고 에이브와 타고 온 마차나 가져 온 물품들은 보이지 않는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지만 다 남자들 뿐이다. 에이브가 도중에 서 있었다면 분명 눈에 띄었을 것이다.


“저기 여기에 동방 쪽 여성이 오지 않았습니까?”


카운터로 가서 물어봤다.


“누구 말인가요?”


여기는 상인들이 오고가는 길목이다. 어쩔 땐 에이브 같은 여성을 하루 안에 몇 명씩 볼 수도 있다.


“에이브라는 이름의 여성인데.”


이름을 말하자 반응이 온다.


“에이브씨라면 어제 저녁에 왔다 가셨습니다만.”


어제 여기에 와서 예약 같은 것을 했나보다.


“오늘은 안 왔습니까?”


어제 왔다고 했지만 상황이 이러니 한 번 더 물어봤다.


“네.”


대답이 틀려질 리가 없다. 밖으로 나가 입구 쪽의 경비병에게 다가갔다. 일단 에이브가 이 마을에서 나갔는지 확인을 해봐야겠다.


“혹시 오늘 여기로 동방 쪽 여성이 지나가지 않았습니까?”


“어제는 몇 명 봤었지만 오늘은 아직 못 봤습니다.”


경비병이 초조해하는 내 모습을 보고 더 말한다.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그러고 보면 혼자서 찾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대강의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끄덕이고 따라오라고 한 뒤 마구간 옆의 큰 건물로 안내해준다.


“실종과 분실인가?”


안에 들어가 만난 고참병사의 말에 에이브의 얼굴이 다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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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에 쓰기 때문에 재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올리고 있습니다.


내용중 이상한 문구가 있다면 쪽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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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윤주[尹主] 2009.08.19 16:24
    겨우 최근 글까지 다 읽었습니다.
    너무 잘 써주시고 이야기도 재미있게 진행되어서 계속 보고 있습니다. 다만 횟수가 점차 늘어나다보니, 아직 드러내지 않은 정보들을 내놓아야 하는 압박이 점점 커질것같네요. 인물들의 사정이나 배경같은 걸 몰라도 진행은 가능하지만, 화자가 계속해 그러한 뒷배경이 있음을 상기시키는만큼 언젠가는 밝혀져야 될 부분같아서요.
    인터넷상 올리는 글은 작가건, 독자건 조급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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