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5 08:47

Undertopia

조회 수 550 추천 수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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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폭탄이다.
용도불명, 목적불명, 제작자 불명, 제작기간 불명의 대형 폭탄이다.
내가 작동하면 난 그순간 반경 20km짜리 지옥이 된다.
내가 어떻게 자신이 폭탄인걸 알고있는지 나는 모른다.
그냥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난 폭탄이다.
그게 전부다.
그 외에 중요한것은 시간이 지나면 내 주변의 모든 것이 폐허로 변할것이라는 것뿐이다.











한가지 더.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게 있다.
바로 내가 왜 폭탄인지 전혀 모르겠다는거다.
내가 왜 폭탄인걸까?
언젠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그 질문은 정말로 많은 시간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난 어째서 폭탄으로 만들어진거지?
누가 나를 만든거지?
나는 왜 터져야 하는걸까?
내가 터지면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내 주변에는 뭐가 있는거지?
나는 언제 터지게 되어있는거지?
내가 정말로 터지긴 할까? 혹시 내가 터무니없는 착각을 하고 있는거 아닐까?
나 사실은 시계 아닐까?
나는 뭐지?
난 왜이렇게 모르는게 많지?
나는



뭐지?







오랜 생각 끝에 다다른 결론이란,
첫째, 내가 지금의 시간을 모른다는걸로 보아 적어도 시계는 아닐 것이라는 것,
둘째, 내가 어째서 폭탄인지에 대해 아나 모르나 바뀌는건 없다는 것,
셋째, 난 터지고싶지 않아한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까 이것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것같다.
난 폭탄이다.
그게 전부다.
이유는 필요 없다.
의문도 필요 없다.
난 그냥 폭탄이다.













틱  











나는



폭탄인가?

?
  • ?
    샤이, 2009.06.15 08:47
    멋진 글이네요..
  • profile
    misfect 2009.06.15 17:09
    영화가 '나는 인간일까?'란 질문을 하기 위해 복잡하고 구체적인 이런저런 상황을 얘기하는 이유는 보는 사람들이 주인공의 상황을 통해 그러한 질문을 왜 하게 됐는지 이해하고 좀 더 공감하기 위해서일 겁니다.
    폭탄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 무슨 계기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한 나머지 짧게 적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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