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아무리 움직여도 역시 답답하다. 진전이 보이다가 사라진다.
몸이 자유로왔던 때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른다. 난...
'토사구팽' 이라는 말이 있었다. 나는 그토록 믿었던 자에게, 내 몸이 시일내로 고쳐지지 않으면 죽는다.
하지만, 왠지 살고 싶지가 않다. 어짜피 망친 인생 사람 죽여 돈따위 모아 봤자다.
햇살이 나를 밝게 비춰준다. 창문 위의 빗물 배수관에 앉은 새들은 내 맘을 아는지 시끄럽게 울어댄다.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다. 난 남이 들어오는게 싫었지만 막을 수가 없다.
그는 가만히 앉아서 나의 얼굴을 보고,
또 창문을 보며 공상을 하는듯 하는가 하면,
나를 위한 한숨일지 내가 그의 여유를 빼앗는지에 대한 한숨인지 모르는 한숨과,
여유를 조용히 적시고 있었다.
난-, 뭐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몸이 제대로 되어 있었더라도 말을 붙이지 못했을것이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어제 술을 마셨나, 적잖이 속이 쓰린듯 외마디 욕을 하며 나간다.
-
"엄마....아빠...어디갔어!!!! 나 버리고 어디갔어!!!!"
"으아아아악!!! 엄마!!! 아빠!!! 대답좀 해봐!!!"
붉게 물든 벽을 새벽빛이 비춘다.
실컷 울어서 몸이 마르고 머리가 아프다.
붉게 물든 벽과 새벽빛의 조화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이 상황에서. 미친...
이 집에는 우리 가족이 있다.
엄마와 아빠는 붉은 옷을 입고 하늘로 긴 여행을 갔다.
아니, 여행을 보내졌다. 검은 옷을 입은 단체에 의해서.
우리 아빠는 붉은 옷을 입고 여행을 가기 전 능력있는 검사셨다.
난 그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의 머리를 부수는 상상을 하며 잠이 들었다.
요란하다.
눈곱이 잔뜩 낀 눈으로 세상을 본다.
"엄마 - 배고파 "
"엄마-"
앗차, 엄마는 지금 이 세상에는 없지.
묵직하고 익숙하지 않은 발소리가 내 방쪽으로 다가온다.
"꼬마야. 이제 여기 있으면 안되. 일단 아저씨 따라오렴."
"아저씬 누구.."
"아저씬 경찰 아저씨란다. 힘 세고 멋진."
그는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있는것 같았다. 거짓이 아니었다.
우리 집에는 수사중 접근금지라는 긴 줄이 붙었다.
난 그 경찰아저씨가 고등학교까지 보내주셨다. 어릴때부테 체격이 남달랐던 나는,
그 지역 내에서 ' 한 주먹' 이라고 불리웠었다. 자랑스러웠었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그 경찰의 녹을 훔쳤다. 매번...
그리고 술담배를 하고, 고2때는 살인 미수로 갇혀있다가 왔다.
고교 졸업을 하니, 나를 '한때는 아껴주던' 경찰이...
한때는 아껴줬다는것은 나의 생각이다. 정말 나를 위했음에도 불구하고..
난 잠에서 깼다.
-
"제길"
일어나보니 해가 져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