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학교 가는 길
늘 갈아타는 왕십리역 스크린 도어 앞에 섰네
사실 막 떠나간 지하철 때문에
짜증이 이빠이 나기도 했었지
그런데 스크린 도어의 유리에 비친
저 모습은 뭐란 말인가
의자에 앉은 남녀가 뽀뽀를 하고 있네
아니, 과연 뽀뽀라고 부를만한 것인가
입술이 입술을 탐색하는
그 시간은
내 눈동자가 떨렸던 시간보다도 더 길었네
아이고야
성질같아서는
네이놈들, 하고 귀빵망이를 한대씩 후려치고 싶었지만
교양인으로써 차마 그럴 순 없었네
아니, 솔직히 무슨 깡으로
처음보는 사람을 후들겨 팬단 말인가
난 최철원이 아니라네
그저 나는 겁쟁이,
루저, 패배자 일뿐이지
올해에도 언제와 같이 홀로
크리스마스를 하얗게 불태울꺼야. 하얗게.. 하하. 하하하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