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6~07/17 - 다시 게임 개발을 시작하면서 6. 기대와 현실에 대해서 #1

by 외돌프카터 posted Jul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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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정이 생겨서 작업을 많이 못했다. 게임 개발 이외에 개인적으로 진행해야할 것이 생기기도 했고, 최근에 공부를 너무 하지 못해서 다시 공부 쪽으로 워밍업을 하느라 게임 개발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했다.

 

  튜토리얼 부분을 완성해놔서 다행이다.

 

  지금은 프로토타입의 나머지 부분을 구상하는 중이다. 튜토리얼 부분을 구상했을 때처럼 종이에 직접 그려보면서 하는데 확실히 튜토리얼부분보다 재밌기는 하지만 동시에 더 어렵기도 하다. 특히 종이에 그려놓은 것을 실제 코딩으로 옮기고 나면, 구상할 때 생각했던 것보다 별로이거나 심지어는 아예 느낌이 다르기 까지 하다는 것이 가장 걸림돌이다.

 

  어떤 작업을 할 때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구상할 때와 실제로 작업을 할 때는 매우 다르다. 구상할 때 상상했던 것과 실제 결과물은 더더욱 다르다. 계획 단계에서 아무리 실제적/현실적 사항들을 고려하고 또 기대감에 부풀지 않으려고 노력하더라도 말이다. 결과물은 항상 더 현실적이다. 아니 더 현실적으로 말해서, 결과물은 항상 더 나쁘다.

 

  결과물 뿐만 아니라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 역시 생각이나 기대보다 좋지 못할 때가 많다. 자기 자신을 포함한 팀원들은 항상 생각보다 생산성이 좋지 못하다. [이것은 게으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실 그보다는 우리가 작업에 익숙하지 못하고 또 능력이 아직 출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간과 예산은 항상 부족하다. 마감은 항상 너무 가깝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도 실제 개발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까지 팀원들과 작업하면서 발견한 몇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결과물의 문제는 과정의 문제로 어느 정도 환원된다. 과정의 문제로 환원되지 않는 부분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운에 맡겨야 하는 요소들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아무튼 과정의 문제가 나아지면 결과의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 될거라고 적어도 나는 생각한다.

 

  과정의 문제의 대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생산성은 시간이 지날 수록 조금이나마 오를 것이고, 시간이 많아지만 예산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감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것은 별로 도움이 되는 해결책은 아니다. 시간은 운보다도 어쩔 수 없는 문제이니까. 운은 때때로 우리를 도와주기도 하지만, 시간은 공평하게 언제나 부족하다.

 

  좋은 해결책 중 하나는 한정된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하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최소한 내가 보기에는 이러했다. 팀 작업에서는 더더욱 시간을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 관리 중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마감을 정하는 것과, 주기적으로 회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기한을 정해두는 것이 정하지 않는 것보다는 팀원들 개개인의 생산성을 위해서 좋다. 주기적으로 회의를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서로 눈치보기, 긍정적 견제 등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추가적으로 회의는 서로 의견을 맞추고 불만사항 등을 이야기하는 윤활유같은 기능을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1주일에 1회는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위 두 사항은 사실 특별한 구조의 팀이 아닌 이상 어떤 형태로든 갖추어야 하는 준필수사항이 아닐까 싶다. 저런 정도의 규칙성도 없다면 팀이 너무 해이해지기 쉬운 것 같다.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매일보고이다. 이것은 우리 필즈도 현재 사용중인 방법으로, 문자 고대로 매일매일 자기가 한 작업을 보고하는 것이다. 너무 빡빡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보고의 길이에 딱히 제약이 없고 작업을 안했으면 안했다고 보고해도 되기 때문에 생각만큼 빡빡하지는 않다.

 

  매일 보고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효율적이다. 하나는 작업을 너무 오래동안 손놓는 것을 상당 부분 방지한다. 팀원들이 서로 안면이 없지 않다면, 또 가까운 거리에서 거주하고 자주 본다면, 매일 보고를 통해 작업 안한 것이 뽀록나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봐서라도 작업을 하게 된다. 두 번째 장점은 자신의 작업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디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면 자신이 얼마만큼 일하는지 평가하기가 어렵다. 자기가 원해서 하는 일이라는 인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은 별로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상황을 평가해보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면 생업으로 삼기 보다는 취미로 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어떻게든 작업을 통해 돈을 벌 것이고, 돈을 벌지 않으면 자신이나 팀원에게 폐가 되는 상황이라면, 객관적인 자기 평가가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매일 보고는 이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쉽고 간단한 수단 중 하나이다.

 

 

  오늘은 괜히 하루 밀린게 팀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길게 적어봤다. 나 자신과 팀원들, 또 이 게시물을 보는 다른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빈다.

 

 

http://feeld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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