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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인디게임 개발팀 필즈의 프로그래머 외돌프 카터입니다.

 

  최근에 저희 팀은 개발에 난항을 겪어 일주일 정도 작업을 중단했었는데요, 어제 이런 일과 관련해서 티스토리에 게시물을 올렸었습니다.

 

  원래는 필즈의 티스토리에만 올려둘 생각이었는데 이런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서 고민하다가 올려봅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인디게임 개발 관련 자료들을 검색하다보면 이렇게 개발 중에 실제로 겪은 난점들을 공유하는 곳은 잘 없더군요. 사실 인디게임 개발팀 입장에서 '왜 잘 됐나'도 중요하지만 '왜 잘 안됐나'에 대한 자료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이렇게 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실제 인디게임 개발팀들이 개발을 진행하면서 어떤 문제들을 겪는지 조금이나마 알아가시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개발이 난항을 겪었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문제들을 마주쳤지만 개중 몇 가지만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텀블벅 게시에 관한 것이다. 필즈는 개발 초기에 1월 10일까지 텀블벅 준비를 모두 완료해 후원을 요청하기로 계획을 짰었는데, 팀원들 사이의 의사 소통 문제로 2월 5일로 미뤄지게 되었다.

 

  오늘은 예정되었던 2월 5일 당일이다. 스스로 정한 마감날짜가 다가온 시점에서 나름대로 자기 평가를 해보자면 지금 상황은 꽤 형편없다. 텀블벅 후원 페이지에 올라갈 문서 작성은 끝난 상태이지만 문서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나 설명에 필요한 사진, 영상 등등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필즈는 배경 설정이나 설정에서 오는 분위기가 꽤 중요시 되는 개발팀이다. 필즈라는 명칭 자체도 다양한 느낌Feels 혹은 다양한 영역Fields를 포괄하자는 취지를 내포한다. 이번 게임에서도 전체적인 설정이나 분위기를 게임 플레이와 엮어 잘 표현해내는 것이 목표였고, 이런 의도를 텀블벅 사용자분들에게 잘 전달해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각 캐릭터별로 일러스트와 인게임 도트를 하나씩 올리려고 했던 것도 이런 생각에서였다. 텀블벅 페이지를 보시는 분들이 '필즈라는 팀은 설정과 분위기를 조성하고 표현하는데에 공을 많이 들이는구나', 하고 느끼게 하려면 머릿속에 정리된 설정과 배경들을 풀어 적는 것 만으로는 아무래도 약간 부족할거라고 느꼈다. 하지만 도트는 플레이어 캐릭터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제대로 받아본 작업물이 없으며, 일러스트 역시 거의 나오지 못했다.

 

  영상 제작은 프로그래밍 쪽의 문제로 조금 지연 됐었다. 전체적인 틀은 모두 만들었고 필요한 기능들도 대략적으로 모두 구현했지만, 각각 기능들의 섬세함이 조금 떨어지는 듯 했다. 간단한 소개 찍는게 가능했지만 텀블벅에 올라갈 소개 영상에서는 좀 더 다듬어진 물리엔진을 보였으면 했다. 물리엔진을 다듬고 다듬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상한 버그들을 고치느라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어떤 기능을 사용 가능하도록 구현하는 것과, '편리하고 자연스럽게' 사용 가능하도록 다듬는 것은 매우 다른 것 같다고 느꼈다. 나의 경우 전자보다는 후자가 훨씬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졌다. 아무튼 내 프로그래밍 실력의 부족으로 영상 또한 생각만큼 나오지 못했다. 원래는 보스전 플레이 영상 하나를 업로드할 생각이었는데 간단한 기능 소개 영상 몇 개 정도만 나온 상태이다. 프로그래밍 실력 부족 이외에도 일러스트 쪽에서 부족한 작업량을 내가 대신 채워주려고 하다보니 시간을 많이 쏟지 못하기도 했다. 실제로 티스토리에 올라간 디스콰즈 일러스트는 5일 정도가 걸렸다. 다행스럽게도 작업 도중 게임메이커 사이트에 업로드한 영상 하나가 나름대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했지만..

 

  텀블벅 준비 사정이 위와 같다보니 함부로 올리기가 무척 애매해진 상태이다. 물론 업로드하라면 오늘 내일 내로 올리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클라우드 펀딩의 특성상 어설프게 올리는 것보다는 시간을 더 투자하더라도 더 완벽하게 준비해 올리는 것이 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텀블벅 이외에도 몇 가지 문제들이 진행을 더디게 했다.

 

  텀블벅과도 관련된 문제인데, 바로 내 경제적인 문제였다. 슬멍이와 내가 몇 번 티스토리에 적었듯이 나는 생활이 별로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이고 혼자 고시원에서 지내는 중이다. 입할 할 때 전액장학금을 받고 입학해서 학비는 크게 걱정이 없지만 매달 고시원비와 기초적인 생활비가 나간다. 텀블벅 게시일을 2월 초로 잡은 것은 내가 3월에 고시원비를 내는 것이 가능할지 확실치가 않았기 때문이었다.

 

  텀블벅을 이번달 초에 게시하지 못할 거라는 사실이 점점 명확해지기 시작하자 나는 다른 벌이 수단을 찾아야만 했다. 나는 식비가 잘 나가지 않고 사치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한 달 아르바이트를 하면 몇 달 간은 생활이 가능하겠지만, 나는 사실 별로 건강치 못한 아이이고 현재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런 사정으로 지난 한 주 동안 다른 프로젝트를 계획했고 현재는 게임 개발과 병행해 하는 중이다. 아마 다음달 고시원비는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번 수익으로 어떻게 내보고 다다음달 부터는 텀블벅 후원금으로 좀 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어느쪽도 별로 확실치는 않다.

 

  이렇게 한 주간 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이쪽에 시간을 쏟다보니 게임 개발에는 시간을 투자하지 못한 것도 개발이 지연된 이유였다.

 

 

  현재는 이런저런 문제들이 어느정도 정리되었다. 물론 완벽히 정리된 것은 아니라 당분간은 점검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져야할 것 같다.

 

  슬멍이와 며칠간 이야기를 거쳐 이번달 10일까지 팀 전체적인 점검 기간을 갖고, 이후 3주 정도의 추가 준비를 통해 다음달 초에 텀블벅에 게시를 요청하기로 했다.

 

  남은 기간 동안에는 설정을 좀 더 상세히 풀어 적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현재도 충분히 자세하기는 하지만 텀블벅에 올리기 위해서는 좀 더 살을 붙이고 남들에게 보일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정리가 끝나면 티스토리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프로그래밍 쪽으로는 일단 전체적인 시스템을 한 번 다시 보면서 더 세세하게 다듬을 생각이다. 대대적인 코드 리뷰를 먼저 진행해 이후 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것도 잊지 말아야한다. 우선 준비 기간 3주 중에 절 반 정도는 점검에 투자할 것이고 남은 기간은 플레이 영상에 담길 스테이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점검 이전에 비해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될 부분은 아마 일러스트와 도트 쪽이 아닐까 싶다. 작업 효율을 위해 방향을 좀 바꿀 생각인데 아마 게임 전체를 흑/백으로 디자인하거나 하는 식으로 좀 간략화 해나갈 것 같다. 우선 준비 기간 동안에는 텀블벅에 올라갈 자료들을 더 퀄리티 높고 완전하게 갖춰두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

 

 

  한 주간 개발을 멈춘 만큼 이제부터 더 박차를 가해야한다. 일주일 정도의 기간동안 고민이 늘었다. 올해가 되면 경제적으로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작년의 기대와는 달리 한 달 한 달 생활을 준비하는 과정이 점점 더 불투명해지는 중이다. 내가 지금 명확히 이야기 해볼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것 뿐인 것 같다.

 

  오늘은 2월 5일로 원래 텀블벅 게시를 요청해야 했을 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슬멍이의 생일이기도 하다. 사실 슬멍이의 생일에 맞춰 텀블벅에 게시를 해주고 싶었는데 내 부족함과 불찰로 혹은 가난으로 못해준 것 같아서 조금 아쉽다. 슬멍이는 내가 비교적 투명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타인 중 하나라고, 나는 게임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자랑하는 슬멍이를 보며 조금 느끼기도 하였다.

 

  당분간 티스토리 리뉴얼이나 유튜브 계정 생성 등 준비해야할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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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gcyong 2016.02.06 20:49
    안타깝게도 목표치까지 다다르지 못한건 있지만, 바로 현 상황을 깨닫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잡으신건 아주 현명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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