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과제

by APED posted Aug 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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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있다는 것은 더없는 축복이다. 작가는 항상 퇴고단계를 필요로 하며, 스스로의 글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에 그 퇴고 과정은 진정으로 유의미한 것이 된다.

남자는 방금 정신나간 듯 써내린 글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분명 아까는 세기의 명작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글 같았는데, 지금 와서는 어린아이가 공책에 대충 끄작인 그림일기보다도 못한 수준이었다.


"제기랄!"


그는 다시 펜을 집어들었다. 5분 전까지만 해도 안락한 침대와 포근한 이불을 떠올렸던 그였지만 스스로를 향한 냉혹한 채찍은 그 스스로도 피할 수가 없었다.


"묻겠습니다. 해당 문장은 전체 글의 흐름에서 아주 무의미해 버입니다. 이 문장이 삽입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 단락은 전체 플로우의 논리 진행 과정에서 삭제해도 무방해 보입니다. 대신 다른 표현을 통해 이 부분의 논리를 부각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요?"


발표까지 몇 시간이 남았을까, 그는 멍하게 파일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가 만든 플로우에사 스스로의 논리 허점까지 찾아낼 만큼 그는 유능한 인물도, 책임감 강란 인물도 아니었다.

다만 그는 닥쳐온 발표과제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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