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미지> 고립의 갈증

by Yes늙은조카Man posted Dec 1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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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이 강을 따라 흐르면서 서서히 시간도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높은 산들은 해를 집어삼켰다. 하늘에 번지는 햇빛은 구름만 더 어둡게 한다. 산 뒤로 산이 있고, 그 사이로 고요히 강만 흐른다. 완벽한 고립, 통제, 단절. 그것을 위해 나는 이곳으로 왔다.

 

  이곳으로 오기 전을 회상하면 언제나 아픔이 있었다. 인간으로 박혀버린 이래로 항상 슬프고 괴로웠다. 가을의 어느 날, 버스 정류장에 앉았다. 거리는 낙엽들로 가득했다. 걸어 다니는 낙엽들. 이미 다 말라버려 땅에서 뒹구는 것들. 그리고 낙엽들 사이로 뱀이 기어갔다. 낙엽이 바람에 쓸리는 소리에 묻혀 바로 알아채지 못했지만, “쉬쉬” 소리를 내며 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불신, 증오라는 이름의 뱀이었다. 뱀은 내 목을 감싸고 버스 정류장 천장에 매달렸다.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 깨달았다.

“고립이 필요해.”라고.

 

   길을 따라 걸으며 산을 말했다. “가파르게 솟은 산과 시린 하늘의 경계에 마치 털처럼 나무들이 돋아 따뜻하게 해주는구나.” 강을 말했다. “가감 없이 흐르며 투명하게 하늘을 비추는구나.” 갈대를 말했다. “온 몸이 말라 갈변해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구나.” 그리고 그들이 나를 말했다.

“그게 너야.”

   길 위에 멈춰 섰다. 한 무리 바람이 몸을 휘감고 지나갔다.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리고 영겁을 건너 다시 눈을 떴을 때, 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 멀리 마을도 보였다. 웃음이 났다. 눈물도 났다. 지나온 자취들이 부끄럽게 떠올랐다. 다시 걸음을 옮겼다. 다만 이번에 방향은 뒤가 아니라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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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글을 안쓰다 보니까 영 안 써집니다....

내일의 일기, 안 가본 곳, 가본 곳 전부다 쓰다가 중간에 막혀버렸습니다...

이번 것도 어떻게 쓰긴 했습니다만 마음에는 안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