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24 02:09

Lady Dragon Knight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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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희, 레이야. 이쪽으로.”


미르세린이 조심스럽게 지시를 건네자 두 사람은 미르세린 쪽으로 몸을 바짝 붙어 섰다.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미르세린은 세 사람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정면 대결은 힘들게 돼 버렸어. 그러면…….”


갑자기 미르세린은 입을 다물고는 자신의 검을 꼭 쥐었다. 잔뜩 흥분한 워 울프 무리 중 하나가 거의 앞으로 튀어 나오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공격은 없었다. 숨을 고르며 미르세린은 다시 입을 열었다.


“……레이븐은 레이야를 데리고 먼저 빠져 나가.”

“미르세린 님은?”

“나는 뒤따라갈게. 예희랑 같이.”


무슨 생각이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지시를 내리는 미르세린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녀는 두 사람에게 지시를 끝낸 동시에 예희를 불렀다.


“예희야, 듣고 있지?”

“예.”

“걱정 마. 저들은 너를 보지도 해치지도 못해. 아까 내가 공격해서 상처 입은 녀석이 있을 거야. 저 녀석을 공격해, 아직! 저들 중 하나가 공격을 하면.”

“그렇지만 전 아직…….”


예희는 잠시 망설였다. 아직 자신이 완전히 자신의 마법을 통제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서였다. 초조해진 미르세린이 다시 예희에게 말했다.


“믿는 만큼, 너는 네 힘을 부릴 수 있어. 긴장하지 마. 단지 혼란시키기만 하면 돼!!”


말을 마침과 동시에 미르세린은 몸을 살짝 틀어 레이븐과 레이야 쪽으로 옮기며 갑자기 뛰어 드는 상대의 도끼를 대적했다. 자신의 검으로 상대의 도끼를 비껴 쳐낸 미르세린이 예희에게 외쳤다.


“빨리! 더 늦기 전에!”


하지만 그녀가 외치기도 전에 예희는 이미 마력을 결집시키고 있었다. 어떤 궤적도 없이 상처 입은 워 울프의 앞에 나타난 푸르스름한 구체는 미처 상대가 그 물체를 알아보기도 전에 폭발을 일으키며 상대의 상처를 건드리고 눈을 일시적으로 멀게 만들었다.


“크악!”


주위가 술렁이는 틈을 타, 레이븐은 레이야를 일깨워 상처 입은 녀석 쪽으로 뛰어 들었다. 녀석은 눈이 먼 상태에서 그저 이리저리 팔을 내저을 뿐, 사이로 빠져 나가는 레이븐과 레이야를 붙잡지는 못했다. 그것을 본 다른 녀석 몇이 레이븐과 레이야에게 달려들었다.


“캉!”

“비켜! 악마 녀석들아!”


레이븐의 채찍이 달려드는 녀석들의 팔꿈치와 어깨를 내리치자, 녀석들은 들고 있던 무기를 일시에 놓쳐 버렸다. 뼈와 금속이 부딪치는 소음에 레이븐은 오싹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가 뒤를 돌아볼 여지는 없었다.


“그래, 잘 한다! 어서 가!”


미르세린이 환호하며 맞아 싸우던 녀석에게 일시에 세찬 공격을 퍼부어댔다. 힘에서는 밀릴지 모르지만, 일단 미르세린이 공격을 계속해서 쏟아내자 녀석은 미처 공격할 엄두도 못 내고 그저 막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 틈을 타 미르세린은 강하게 녀석의 무기를 내리치고는 부리나케 레이븐과 레이야가 향한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는 운이 미치지 못했던 것일까. 미르세린은 뭔가에 다리를 걷어차이고는 세상이 한 바퀴 빙그르르 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으윽…….흑, 큭…….”


미르세린은 바닥을 심하게 굴렀다. 아마도 녀석들 중 하나에게 채인 모양이었다. 채인 오른 쪽 다리가 쓰라리고 부은 모양. 아무래도 어딘가 한 곳이 심하게 어긋난 모양이었다. 불쏘시개로 쑤시는 듯이 여기저기 아린 몸을 추스르며 미르세린은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몸은 그리 쉽사리 일으켜지지 않았다. 겨우 왼쪽 발을 땅에 디뎠을 뿐이다.


“미르세린 씨, 어서 일어나세요! 빨리요!”


예희가 자꾸만 그녀를 재촉했다. 레이야와 레이븐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잘 도망간 모양이지. 미르세린은 조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자꾸만 힘이 빠졌다. 그러는 사이 한 녀석이 칼을 들고 미르세린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높이 들리는 칼날이 햇빛에 빛을 반사시켜 눈이 부시다. 미르세린은 고개를 숙이더니 자신의 검을 굳게 붙들었다. 녀석은 이제 미르세린을 향해 검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카악!”


갑자기 녀석은 괴성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졌다. 동시에 미르세린의 몸도 털썩 하며 땅 위에 누었다. 이번에는 땅에 닿은 왼 쪽 어깨 부근이 막 쑤셨다. 땅에 디뎠던 왼 발을 축으로 한 바퀴 돌아 땅에 떨어졌으니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아야야…….”


온 몸으로 땅바닥을 받아낸 탓에 속이 마구 울렁거렸다. 이젠 몸을 움직이는 것도 힘에 부친다. 다른 녀석이 도끼를 드는 데도 그녀는 검을 겨우 붙들어 쥘 뿐 몸을 일으켜 세우지는 못했다. 녀석의 도끼가 자신에게 떨어져 내리는 것을 본 미르세린은 검 손잡이를 쥔 채로 땅 바닥에 자신의 검 끝을 박아 기울여 세워 공격을 막아 내었다. 워 울프의 힘 때문에 몸이 꽤 있던 자리에서 밀려 나가는 것은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다.


‘이번에 다시 공격을 받으면…….’


미르세린은 저려오는 팔을 잔뜩 움츠렸다. 검을 쥐는 손은 힘이 들어가지 않아 이상한 모양으로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었다. 그녀의 뒤쪽에 서 있는 녀석이 막 공격을 하려는 데도.


“캐앵!”

“!!”


순간 미르세린은 번쩍 정신이 들었다. 몸을 굴려 옆으로 피한 그는, 눈을 들어 상대를 볼 수 있게 되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치 거대한 불덩어리가 된 것처럼 워 울프는 불꽃에 온 몸이 휘감긴 모습이었다.


“미르세린님, 괜찮으세요?”


지금쯤이면 멀리 달아났어야 할 사람들의 목소리에 미르세린은 몸을 조금 일으킬 수 있었다. 레이야, 레이븐, 예희. 세 사람 모두 목소리가 난 그 곳에 서 있었다.


“뭐야, 진짜. 엉망이 되어 버렸는데. 이런 꼴을 보고 싶었던 거야?”


그렇게 말하는 미르세린 자신은 그렇지만 웃고 있다. 그녀는 멀쩡한 발에 체중을 더 실어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무방비인 워 울프들을 향해, 미르세린의 검이 매섭게 날아들었다.


“케엑!”

“어쩔 수 없지, 뭐!”


그녀는 다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녀석이 자신의 무기를 들어 그녀의 검을 막아 내었다.


“좋아 다시 한 번?!”


다시 검을 휘두르려던 미르세린의 눈에 한 녀석의 모습이 들어온 것은 그 때였다. 녀석은 도끼를 든 팔을 굽혀 손이 머리 옆까지 오도록 들고 있었다. 도끼를 던질 태세였지만, 미르세린 쪽은 아니었다. 그 방향을 본 미르세린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멈춰!!”


미르세린의 외침을 비웃기라도 하듯 도끼는 그녀의 외침과 동시에 한 방향으로 회전하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연장선 위에 서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레이야의 모습. 그녀는 미르세린의 주위에 있는 적들을 공격하느라 미처 그 것을 보지는 못한 터였다. 그런 레이야에게 도끼는 인정사정없이 육중한 몸을 날리고 있었다. 마치 레이야를 완전히 두 동강이라도 낼 기세로.


“레이야!!”


레이야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미르세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녀는 곧 자신이 무슨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떤 반응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에, 그녀는 어떤 반응도 할 수 없다. 해서는 안 된다. 차라리 눈을 질끈 감아 버리자. 레이야는 잠시 숨을 멈추고 모든 것이 결말지어지길 기다렸다.


"……."


잠시 후, 레이야는 눈을 살짝 떴다. 결말은 이미 지어져 있었다. 단지, 모두의 얼굴에 놀란 표정이 드러나는 것은, 그 결말이 기대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레이야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 역시 의도치 않은 결말이었고, 그 자신이 일으킨 기적-그래, 차라리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그녀 자신이 일으킨 것은 아니었다. 날아들던 도끼는 허공에 멈춰 있었고 그 기적은, 언제부턴가 레이야의 조금 앞에 서 있는 여자 아이의 펼쳐진, 작은 손 위에서 일어난 것이었다.


“너. 아니. 당신은?”

“안심하세요. 전 인간의 편입니다.”


맨 손으로 도끼를 막고 있으면서도 아이는 미소 짓고 있었다. 도리어 버티지 못하는 쪽은 날아든 도끼 쪽이었다. 땅 위로 떨어진 도끼가 육중한 신음을 내지르며 깊숙이 박혀 들자, 워 울프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레이야를 부드럽게 바라보던 아이의 눈은 곧 그 워 울프들을 향했다. 눈가를 살짝 치켜 올린 아이가 제법 매섭게 그들에게 외쳤다.


“너희야? 성지를 침범한 녀석들이!”


덩치 큰 워 울프들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예희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어떤 인간도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자신이 알기로는 어떠한 인간도…….


“맞아, 쟨 인간이 아니야.”


이상하다는 듯 아이를 바라보는 예희에게 미르세린은 그 말을 던졌다. 그 말에 충격을 받은 예희가 무슨 소리냐며 미르세린에게 물었다. 하지만, 곧이어 여자 아이의 말이 그들의 시선을 다시 끌어 모았다.


“너희는 인간의 수효를 좌우할 권한이 없어. 아무리 이용당하는 처지라고는 하지만 또 다시 헛된 짓을 한다면 나도.”


아이의 발 앞에 떨어져 있던 도끼가 서서히 들어 올려졌다. 그것을 본 워 울프들은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런 워 울프들의 혼란을 바라보던 아이는 싸늘하게 끝을 맺었다. 


“가만히 있지 않겠어.”


그녀의 엄포 후에도 워 울프들은 계속 쭈뼛거리며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그런 모습은, 오히려 아이의 화만 북돋을 뿐이었다.


“돌아가. 죽고 싶지 않으면.”


좀처럼 물러설 기색 없는 그들에게 한 녀석이 던졌던 도끼가 그대로 날아들었다. 그것을 피해 몇 걸음 물러선 녀석들은 아이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들의 무기를 챙겨 어디론가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그림자까지 일행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후에 미르세린은 긴장이 풀린 탓에 아찔해하며 조금 비틀거렸다. 그런 미르세린을 부축하며 레이야가 물었다.


“괜찮으세요?”

“그 질문을 들을 건 너잖아, 레이야.”


레이야는 지긋한 미소를 지으며 미르세린을 부축해 세웠다. 순간 미르세린은 날카로운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 다시 주저앉을 뻔했다.


“아, 다리가…….”

“많이 다쳤잖아요, 미르세린 씨도!”


예희가 부어오른 미르세린의 발을 보며 말했다. 잠시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던 미르세린은 고개를 들어 아이를 바라보았다. 다른 세 사람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서 아이를 응시했다. 아직 아이는 그 자리에 서 있었던 것이다. 아이를 보며, 미르세린은 한 마디 말을 내뱉었다.


“서(書). 맞지, 내 말이?”

“이곳에서 그 이름을 듣기는 처음이군요. 하긴, 당연한 걸까요, 미르세린 씨?”


아이는 이상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던 예희가 무언가를 알아차리고는 놀라 미르세린에게 외쳤다.


“어엇, 그럼 미르세린 씨, 이 아이. 아는 사이?”

“후훗, ‘서’, 다른 이름은 ‘잠’ 그리고 ‘궤’ 고대의 힘을 담고 있는 마력서 들을 일컫는 말이야. 저 아인, 그 중 하나지.”

“인격을 가진 책, 그게 바로 저희 잠입니다. 제 소개를 하죠. 전 아헤르입니다.”


아헤르의 잠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존재는 마치 아이처럼 생긋 웃어 보였다. 훨씬 경계심은 덜해졌지만, 예희에게는 생소하기만 했다. 인격을 가지고, 사람과 똑같은 몸을 가지고 말도 하고 움직이기도 하는 책이라니. 아헤르라는 이름을 들은 미르세린은 곧장 뭔가를 떠올린 모양이었다.


“아헤르, 너는 그러면 ‘인간’이구나.”

“절 기억하시는 건가요, 미르세린 씨?”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아헤르.”


미르세린은 다리가 쑤시는 것도 잊은 채 웃어 보였다. 그 말에 답하는 아헤르의 말은, 마치 평범한 대화와 같은 가벼운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후훗, 물론 알아요. 날개 잃은 자.”


이미 아헤르는 미르세린의 처지를 알아낸 듯이 보였다. 하지만,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미르세린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단 한 가지.


“도와줄 수 없을까?”


그러나 대답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정색을 하면서, 아헤르가 고개를 저은 것이다.


“아시잖아요. 제 직권 밖이라는 걸. 그리고 방법을.”

“그렇지…….”


미르세린은 쉽게 체념해 버렸다. 직권 밖이라는 이야기가 결정적인 모양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예희는 참지 못하고 결국 두 사람에게 물었다.


“저기, 당신 그러니까…….”

“아헤르, 에요.”

“네, 아헤르. 당신의 직권이란 게 뭐죠?”


아헤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예희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런 질문을 던지는 예희의 의도다. 아헤르는 결국 솔직하게 예희의 질문에 답하기로 했다.


“유니안을 보호하고 그들이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제 직권이에요. 하지만, 세계 어느 곳에도 당신에 대한 건 존재하지 않는 군요. 왜죠?”

“그보다도, 그렇다면 이분. 미르세린 씨의 일은 어때요? 당신의 직권 밖인가요?”


결국 그 얘기다. 유니안을 도와주는 것이 일인 아헤르가, 어째서 미르세린을 도와주지 못한다는 것인지. 아헤르는 가볍게 웃었다. 그 의문에 답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지만, 동시에 어려운 일이기도 한 탓에.


“제 일은 유니안을 돕는 것. 미르세린님을 돕는 일은 그래서, 더더욱 할 수 없군요.”

“그건 이해할 수 없…….”


예희는 다시 아헤르에게 따지려 했다. 하지만 그녀를 만류하는 것은, 오히려 미르세린 쪽이었다.


“미르세린 씨!”

“미안 예희야. 그쯤 해 두자. 충분하니까.”


말을 얼버무리면서 미르세린은 고개를 돌려 버렸다. 예희는 미르세린에게 다시 묻고 싶었지만, 어쩐지 미르세린은 조금도 입을 열 것 같지 않아 보였다. 두 사람을 보고 있던 아헤르가 입을 열어 그 어색함을 수습했다.


“항구까지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안전한 항구도 알고 있으니까요. 물론 그 전에 가까운 마을에서 그 발을 치료하는 게 먼저겠지만.”

“응, 그래 주겠어?”


미르세린은 감사를 표하며 세 사람에게 눈짓을 하였다. 레이야의 부축을 받으며, 미르세린은 아헤르를 따르며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왜 괴물이 전혀 나오지 않던 성국에서 저런 녀석들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헤르는 조금 어두운 표정이 되어 있었다. 그는 잠시 고개를 들어 길을 따라 한참 앞쪽을 바라보았다. 해는 이제 그들이 지나는 언덕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솟아올라 있었지만, 정작 그 빛은 그리 밝지 못했다. 곧 아헤르의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요사이 이상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곳이 이곳 한 곳 뿐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아직 유니안들은, 그리고 땅 위의 생명들은 눈치 채지 못하고 있겠지만, 드래곤들이나 저희 잠들은 이미 알아챘겠지요. 세상은 혼돈을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한 번도 없었던, 그런 혼란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럴까…….”


잠시 미르세린도 어두운 표정으로 앞쪽을 바라보았다.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는 혼탁했다. 하지만, 조금씩 안개는 걷히고 있었다. 새벽의 가벼운 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일행의 시야는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다.


“그치만, 그 애들이 말했어. 밤이 없다면, 아침 해의 아름다움도 없을 거라구.”

“2년 전, 그들 말인가요? 멋진 말이네요.”


아헤르는 살짝 미소 지었다. 그들의 얼굴 위에 환한 아침 해의 빛이 드리우고 있었다. 2년 전의 두 사람을 기억하는 자들은 물론, 그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예희에게도 그 아침 해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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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DK> 14번째 화네요;

 이 글 쓸 당시만 해도 후속편까지 써보고 싶었습니다. 후속편이라곤 하지만 실제로는 과거 이야기, 그러니까 위에서 나오는 '2년 전'의 이야기가 되겠지요. 연재중인 <LDK>의 본래 제목에서 부제는 '르네상스'였고, 2년 전 과거의 이야기엔 '고딕'이란 제목이 붙을 참이었습니다. 내용은 <LDK>보다 훨씬 어두운 배경을 그리려고 했었지만, 개인 역량 부족 및 이래저래한 사정 탓에;;;

 무엇보다 지금 쓰고 있는 현대 배경 판타지 쪽이 저는 더 마음에 들어요. 우리에게 친근한 현실 속에 환상을 뒤섞고, 그게 언제든지 우리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그런 세계관이요 ㅎㅎ
?
  • profile
    클레어^^ 2011.07.24 03:07

    호오~. 아헤르란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했군요.

    으윽, 그러고 보니 레이븐... '우리들도 용사다'에도 레이븐이란 캐릭터가 나오는데...

    (절대로 따라한 건 아니에요 ㅠㅠ)

  • profile
    윤주[尹主] 2011.07.24 08:40

     아헤르는 이벤트 캐릭터에요...한두 화 이상 안 나올 듯;;


     이름이야 뭐...쓰다보면 겹칠수도 있고 한거죠;;

  • ?
    다시 2011.07.24 08:26

    어려운 세계관이죠

  • profile
    윤주[尹主] 2011.07.24 08:46

     꼼수가 있긴 합니다...본래 목적에 충실하면 되는 거에요;


     왜 현실 배경에 환상을 섞을 필요가 있을까요? 판타지가 사람들에게 경이를 제공하는 장르라면, 현실 중에 존재하는 환상은 소재와 배경 사이 격차를 통해 경이를 제공해줄 수 있다고 봐요. 만약 합리적 설명을 요구하지 못할 정도로 인상깊은 경이를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떻게 현실 배경에 이런 존재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같은 의문 그 자체가 의미없어지는 거죠.


     왜, 세상에 온갖 이상한 현상들, 아직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기상 현상이나 우주 환경 같은 것들 보면 그렇잖아요? 경이롭긴 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알고싶어 하는 건 극히 일부인 과학자들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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